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124)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124화(124/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124화
회식은 새벽 3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적지 않은 술을 받아먹고 밴에서 잠든 최승하를 힐끗 바라본 나는 모니터링이나 하기로 마음먹고 시선을 돌렸다.
“음.”
몇 시간 전, Nnet 공식 채널에 올라온 파이널 영상의 조회 수는 다른 출연진들과 비교해도 상위권이었다.
사실 생방송이 끝나자마자 곧장 회식 자리에 참석한 거라 영상은 나도 처음 본다.
꾹.
영상을 누르자, 생각보다 더 좋은 퀄리티의 무대가 재생됐다.
생방송이었음에도 감탄 나올 정도의 무대 퀄리티였다.
“…….”
일순간 회식 장소에서 망나니처럼 입에 소주병을 꽂고 있던 카메라 감독을 떠올려 버렸다.
‘떠올리지 말자…….’
나는 흐릿해진 눈으로 댓글을 살폈다.
– 진짜 이게 케이팝이다… 케이팝의 신 is here…
– ㄹㅇ 이건 진짜 위험하다 한 번 슥 봤다가 어느새 라이트온 TTT 영상 다 훑어보고 있음
– 03:50 레전드임 진짜 성해온 칼날에 깃발 찢기는 거 봐도 봐도 안 질린다
– 얘네는 진짜 예비 1군이다 칼군무 보다 보면 헉 소리밖에 안 나옴 그리고 저 다양한 컨셉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게 이 그룹의 와우 포인트임 ㅋㅋ
– 퍼포먼스도 퍼포먼스인데, 매 무대 스토리 전달력까지 뛰어남. 실력은 두말할 것도 없음. 라이트온 흥해라.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댓글에, 해외 팬의 비중도 크게 늘었다.
– These guys really show fantastic performances. I hope they get more recognition. Light on really deserves it.
– THIS TEAM’S PERPORMANCE IS AMAZING!
이전 시즌에 비해 월등한 화제성을 보인 프로그램의 막방이니만큼, 아직까지도 열기가 지속되고 있었다.
“……생각보다.”
나는 스크롤을 내리며 작게 중얼거렸다.
전체적으로 우승자에게 쏠리는 스포트라이트가 약화되어 있었다.
원래라면 러쉬가 이러한 반응을 독점했어야겠지만, 지금은 오히려 조롱을 받고 있었다.
– 러쉬는 그 논란을 겪고도 결국 1위 하네ㅋㅋㅋ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팬덤빨
– 근데 난 저쪽 빠들도 대단하다고 생각함 어떻게 그 사진들을 보고 탈빠를 안 하지?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그 와중에 재평가받고 있는 건 다름 아닌 라이트온이었다.
[이번 TTT의 실질적인 우승자]우승은 팬덤 큰 러쉬가 했다지만 그쪽은 논란 세게 터져서 오히려 피봤지ㅋㅋㅋ
이번 프로그램으로 가장 득 본 팀을 고르자면 라이트온인 듯
[라이트온이 관심받는 이유 정리]1. 멤버 전원이 비주얼임 (정말 희귀한 것)
2. 실력 빠지는 멤버 없음 (올라운더거나, 댄스, 보컬 쪽 포지션이 다 있음)
3. 팬 사랑 지극함
커뮤니티 등지에서도 우호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물론 악의적인 반응도 많지만.’
예를 들자면 이런 것.
[ㄹㅅ 무대랑 ㄹㅇㅌㅇ 무대 비슷한 거 나만 느꼈냐?]파이널이고 뭐 프로그램 자체부터 탑에 자리에 오를 그룹은~? 느낌이라 왕좌 관련 컨셉이 파이널에서 나올 것 같긴 했는데ㅋㅋ
사소한 게 너무 비슷했음;
ㄹㅇㅌㅇ이 첫 무대 해서 ㄹㅅ가 따라 한 느낌이 드는데 솔직히 ㄹㅅ가 뭐가 아쉬워서 따라 하겠음?
– 정병아 발 닦고 잠이나 자라
– 그래봤자 <전문가 평가 1위 그룹> 라이트온 무대가 더 좋았음 ^^
– 네가 글에 쓴 대로 충분히 겹칠 수 있는 주제임 뇌절로 선동질하지 마라
– 러쉬가 우승도 했는데 뭐가 아쉬워서 이러는 거임? 라이트온 반응 오는 것 같으니까 아니꼬운가
논란을 불태우고 싶어 하는 듯한, 어그로성이 짙은 글들이 꾸준히 올라왔지만 별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이유는 아마…….
‘러쉬의 무대가 정말 기대 이하였기 때문에.’
여태까지의 경연에서 좋은 무대를 보여줬던 것과 비교하면 무척 아쉬울 정도의 무대였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그런 생각을 할 거면 표정 좀 어떻게 해 보라며 질색합니다!]히죽…….
나는 웃고 있는 입매를 손으로 가렸다.
원래 이 판이라는 게 그렇다.
누군가가 하락세를 걷는다면, 누군가는 상승세를 타는 거지.
그리고 그 상승세는 우리가 타고 있는 것 같고 말이다.
“해온아! 다 왔는데, 승하 안 일어나려나? 형이 올려다 줄까?”
숙소에 가까워지자, 매니저가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괜찮습니다.”
드르륵-
밴의 뒷문을 열어 잠든 최승하를 꺼내 대충 둘러멨다.
힘겹게 발을 내디딜 때마다 최승하가 매가리 없이 끌려왔다.
질질질-
“더럽게 무겁네.”
멀쩡해 보이더니, 꼭 그런 건 아니었는지 완전히 잠들어 버렸다.
‘하긴 많이 마시긴 했지.’
이놈 생긴 거 자체가 생글생글 웃는 낯이니, 온갖 스태프가 술을 따라주더라.
“일어나라.”
“……으음.”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파고들 뿐, 일어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펄럭! 펄럭! 펄럭!
니트 자락을 움켜잡고 흔들어봐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쯧, 끌고 올라가야겠군.”
도와주겠다는 매니저를 거절하지 말 걸 그랬다는 후회가 밀려들어 왔다.
엘리베이터에 당도하자 식은땀이 주륵 흘렀다.
질질질질-
여차저차 숙소에 도착해 도어락을 눌러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건 한수현이었다.
아직까지 안 자고 있었던 건가.
“늦게 오셨네요.”
“그래.”
내 말에 고개를 작게 끄덕인 한수현이 최승하를 보며 중얼거렸다.
“……자는 건가?”
떠오른 생각에 나는 눈을 번뜩이며 말문을 열었다.
아니, 열려고 했다.
“네가 얘 좀-”
“미성년자는 자러 갑니다.”
한수현이 천사 같은 얼굴로 허리를 꾸벅 숙였다.
“형도 안녕히 주무세요.”
저런 눈치 빠른 녀석 같으니라고.
내가 최승하의 처리를 떠넘기려는 걸 눈치챈 게 틀림없다.
나는 최승하를 거실 바닥에 버린 뒤, 뻐근한 목을 뚜둑 꺾었다.
“알아서 일어나겠지.”
여기까지 끌고 와준 것만으로도 나는 모든 도리를 다했다.
“좀 씻을까.”
샤워를 하고 나온 나는 여전히 거실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최승하를 흘겼다.
순간적으로 양심이 조금 찔려왔다.
“…….”
사실 회식 자리에서 최승하는 류인의 잔은 물론 내 잔까지 대신 마셔주는 의리를 보였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고개를 끄덕이며 드디어 양심이란 게 생긴 거냐며 놀라워합니다!]펄럭! 펄럭! 펄럭!
바닥에 곱게 누워 있는 최승하의 니트를 한 번 더 틀어잡고 흔들어봤지만, 매가리 없이 상체만 흔들릴 뿐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우음…….”
펄럭! 펄럭!
“으으음…….”
최승하가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달싹거렸다.
나도 기력이 없는 상태라 옷을 갈아입혀 준다거나 하는 건 무리다.
그래, 침대에만 눕혀주자…….
* * *
처억-
류인이 내가 내민 초코 우유를 멀뚱히 바라봤다.
“해장.”
“……?”
물음표를 띄운 류인이 고개를 오른쪽으로 기울였다.
“어, 해온아. 나는 괜찮아.”
“딸기 맛도 있는데.”
“음, 단 걸 좋아하지 않아서.”
“……?”
설마 취해서 필름이 날아간 건가.
그나저나, 왜 굳이 숨기는 거지?
아직까지 단 걸 입에 밀어 넣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말이다.
나는 의문을 품은 채로 손에 들린 초코 우유를 따서 들이켰다.
‘역시 해장엔…….’
콰앙-!
“……컥.”
……굉음을 내며 열린 문 때문에 그만 입에 있는 걸 뱉을 뻔했다.
시선을 돌리자, 문 앞엔 차윤재가 서 있었다.
“……혀, 형님! 괘, 괜찮!”
“괜찮아.”
손으로 입가를 닦은 나는 본론을 말하라는 듯, 차윤재와 눈을 마주쳤다.
“이, 이거 보셨, 아니, 그, 보셨습니까!”
녀석이 내민 건 음원 사이트 화면이었다.
흥분으로 물든 얼굴의 차윤재가 몸을 들썩였다.
[79 Running mate(▲3) LIGHT ON]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새벽에 봤어.”
실제로 새벽에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차트 역주행을 할 줄은 몰랐지.’
내 말에 차윤재가 눈을 크게 떴다.
“새, 새벽부터…… 어떻게 안 알려주실 수가 있으십니까!”
“……? 잤잖아.”
“이런 건 깨워서라도 아, 알려주셔야지요! 어떻게 이런 일이……!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쁩니다!”
“음.”
나는 차윤재가 건넨 화면을 유심히 바라봤다.
‘순위가 더 올랐군.’
새벽에 확인했을 땐 80위권이었는데.
발매 직후 차트 아랫물에서 우직하게 버티던 는 여름 내내 차트에 끈질기게 붙어 있다가, 9월이 되기 무섭게 차트 아웃 했었다.
그랬던 곡이 역주행을 시작한 것이다.
‘파이널 영향인가.’
순간 최고 시청률 5%에 육박하며, 전례 없는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마지막 방송에서 선보인 곡이 였으니 이상한 일은 아니다.
어느새 방에 모인 다른 놈들의 얼굴도 묘하게 상기되어 있었다.
“……기분, 좋다.”
신유하의 말에 차윤재가 고개를 붕붕 끄덕였다.
“……저, 저희 노래가 좋긴 한가 봅니다!”
“그러게~ 우리 이러다, 하아…….”
차윤재의 말에 웃으며 대꾸하려던 최승하가 말을 잇지 못했다.
‘숙취가 올라오나 보군.’
질린 안색으로 입을 다물고 있는 류인보다야 양반이다만.
류인의 방에서 나온 나는 주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밥이나 먹을까.’
대충 레토르트 국을 데워 먹으려 찬장에 손을 뻗은 순간이었다.
타앗-!
슬금슬금 다가온 최승하가 내 손을 제지한 것이다.
“하핫, 이거 먹지 마시고. 나가서 맛있는 거 먹을까요?”
“……갑자기?”
“……그, 그냥! 나가는 데 무슨 이유가 있겠습니까!”
어느샌가 다가온 차윤재가 최승하의 의견에 동조했다.
“싫은데.”
“……!!”
곧장 나온 대답에 두 녀석의 눈이 당황으로 물들었다.
몇 달 만의 완전한 휴식이었다.
한 이틀간은 시체처럼 잠만 잘 계획이었고.
고로 나는 오늘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을 셈이다.
질질질질-
분명 그랬는데 말이다.
질질질-
이 정신 나간 놈들…….
퍼버벅! 퍽! 퍽! 파바밧!
두 녀석의 등을 주먹으로 후려쳐도 꿈쩍하지 않는다.
돌았냐는 눈빛을 보내자 차윤재가 눈을 질끈 감았다.
“죄, 죄송합니다! 근데 정말 이상한 곳이 아닙니다! 그, 그리고 너무 아픕니다! 형님!”
“아프라고 친 건데.”
“맛있는 거 먹으러 가는 거다, 생각하세요~”
“너나 먹어, X발.”
“하핫!”
내 말을 귓등으로 들은 게 분명한 최승하가 방긋 웃으며 손가락으로 택시를 가리켰다.
“제가 불러놨어요~ 저기 왔네!”
모자와 마스크까지 챙겨 쓴 둘이 내 머리 위에도 모자를 얹었다.
“어딜 가는 건데.”
맛있는 걸 먹으러 간다는 건 애초에 말도 안 된다.
“……으음, 비밀? 잠깐만 형 눈빛이 당장 저를 죽일 것 같은 눈빛인데!”
잘 아는군…….
* * *
“도착했습니다~”
택시 기사의 목소리와 동시에, 주변 풍경을 바라본 내 눈의 안광이 서서히 메말라 갔다.
사아아아-
차윤재와 최승하를 돌아보자, 놈들이 필사적으로 시선을 피해댔다.
이 녀석들, 단체로 돌아버린 게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