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131)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131화(131/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131화
“뭐야?”
곽덕배는 밥숟가락을 든 채 그대로 굳어버렸다.
“뭐, 뭐야?”
이 공간엔 아무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곽덕배는 혼잣말을 이어갔다.
“자, 자, 자, 자체 컨텐츠?”
곽덕배의 숨이 조금씩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그럴 만도 한 게, 무려 캠핑.
아이돌이라면 한 번씩 간다는 그 캠핑이다.
“잠만 심장이 너무 뛰는데…….”
하지만 곽덕배에겐 서둘러 영상을 보고 일당백의 트윗을 할 의무가 있었다.
꾹!
영상을 누르자마자, 여행에 신나서 붕방거리는 라이트온 멤버들이 등장했다.
“오타쿠 암살 사건…….”
곽덕배는 조용히 읊조리며 영상에 시선을 고정했다.
영상을 보고 있는 팬들이 실시간으로 트윗을 올리고 있었다.
– 천사들이 장도 볼 수 있는 건가요?
– 너무 갑작스러운데 너무 행복하다
– 애들 얼굴이 기대감 만땅이야 신나나 봐
고기를 사 오겠다고 자신만만하게 홀로 떠난 최승하가 쇼케이스에 팔을 올리고 사장님께 말을 걸었다.
[ 승하) 사장님! 이거 바비큐용으로 두껍게 썰어주실 수 있으실까요! ] [ 사장님) 몇 명이서 먹어요? ] [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한다) ] [ 승하) 음~ 18인분 정도요? ]이 말을 하는 순간, 최승하가 카메라에 대고 ‘인당 3인분씩!’을 작게 속닥였다.
그 순간, 최승하의 대답을 오해한 육류코너 사장님은 18명이면 25인분은 먹어줘야 할 거라며 25인분을 순식간에 썰어 저울에 올렸다.
[ 승하) (잠깐 당황) ……하핫, 네! 주세요! ]이미 썰려 버린 고기를 힐끔 본 최승하가 방긋 웃으며 그것을 건네받고는, 성해온에게 달려갔다.
[ (포착) ] [ (눈을 피하는) ]성해온의 서늘한 눈빛을 이중 편집으로 구성하고, 식은땀 이펙트를 최승하에게 붙여놨다.
물론 성해온이 최승하의 등짝을 갈긴 건 편집됐다.
쾅!
곽덕배는 주먹으로 테이블을 강타했다.
“개귀엽네…….”
[ 수현) 형들, 저희 카트 터지겠어요. 더 이상은 못 담아요. ]갖가지 식재료들과 과자, 음료수 같은 간식거리까지 더해지니 정말 포화 상태였다.
[ 류인) 찌개 두부를 사야 하는데. ] [ 윤재) 아! 형님! 제가 지금 가져왔습니다! ]“하아아아아…….”
류인이 온 가정에 보급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비통해진 곽덕배가 한숨을 내쉬었다.
장보기를 마친 멤버들은 글램핑장으로 향했다.
잠깐 짐 푸는 영상이 짤막하게 나왔고, 자연스레 이어지는 광경에 SNS는 그대로 초토화됐다.
– 수영장 돌았나요?
– 래쉬가드 tlqkf 아니 류최는 근육형인 거 알았지만 다른 애들도 잔근육 엄청 탄탄하네
– 아주 나를 죽이려고 작정을 해라 작정을 해
– 너흰 갑자기 아이돌 오빠들이 단체로 개핫한 래쉬가드랑 반바지 입고 나오면 어떨 것 같아? 인용으로 MBTI랑 반응 알려줘!
“래, 래래래래, 래쉬가드.”
본인의 이마를 연거푸 내려친 곽덕배가 눈을 부릅떴다.
“김명훈 이 지독한 새끼…….”
어쩜 오타쿠들의 취향에 부합하는 짓만 하는지 어이없을 지경이다.
성해온의 계획이었다는 걸 알 리 없는 사람들은 놀라워했다.
– 와 최떤남자 류떤남자 가슴 미쳤나
– 래쉬가드 핏 개돌았다
– 성해온 래쉬가드 반바지에 임종
– 흉부가 기가막혀 흉부가 기가막혀 흉부가 기가막혀 흉부가 기가막혀
“노망났나 봐.”
아직도 이 광경이 믿기지 않는 곽덕배는 김명훈이 노망났음을 확신했다.
시각적인 충격이 주는 놀라움이 지나가고, 팬들에겐 걱정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 그나저나 추워 보이는데ㅜㅜ
– 이거 언제 찍은 거임? 요즘 날씨 개추운데
– 아 미온수라네요 다행이다
물론 온수가 3% 이내로 섞인 미온수긴 하다만, 팬들은 미온수라는 착한 거짓말에 안심하며 마음을 놨다.
곧장 이어지는 피튀기는, 아니, 물 튀기는 물놀이 전쟁에 곽덕배는 주먹으로 벽을 내려쳤다.
“진짜 미쳤나.”
지금 라이트온은 물총 하나만을 가지고, 이보다 재밌게 놀 수 없을 정도로 즐기고 있었다.
– 아니 내가 말했잖아 성해온 은근히 웃수저라니까 어떻게 저런 상황이 연출될 수가 있는 거임?
– 해온이 집중공격 당하는 거 미안하지만 ㅈㄴ귀엽다 리더몰이 그 자체다
– 아 ㅅㅂ 류인이 성해온 들어 올리는 부분에서 개터짐 너무 매가리 없이 대롱대롱 들려짐
– 다 큰 남자들이 물총 가지고 저렇게 신나게 놀 일이냐고
나름의 이성을 지키고 있던 곽덕배는, 젖어서 걸리적거리는 앞머리를 쓸어넘기는 성해온에 경악했다.
“성해온 돌았나!”
짤막한 고함에 많은 감정이 담겨있었다.
심지어 편집팀도 이게 개쩐다고 생각했는지, 쓸어넘기는 부분에 슬로우를 걸어서 레전드 장면이 탄생했다.
본인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닌지, 팬덤도 난리법석이었다.
– 저는 도저히 못 보겠습니다 이 남자가 물에 젖은 머리를 쓸어넘길 때마다 제 심장이 만 갈래로 찢깁니다 이걸 화면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더 보기]
* * *
물론 가장 난리법석인 건, 이쪽이었다.
벅벅…….
래쉬가드를 뚫을 것처럼 바라보던 근돌이 아연실색한 얼굴로 눈가를 비볐다.
하지만 아득함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바비큐가 시작되자, 류인이 칼을 잡은 것이다.
“하, X발.”
라이트온에 관심이 생긴 근돌이 가장 먼저 찾아봤던 영상이 류인의 앞치마 영상이었다.
질끈!
그걸 보고 난 뒤,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그것만 아른거릴 지경에 다다랐었던 근돌은 눈을 거세게 감았다.
이걸 무료로 봐도 되는 것일지, 깊은 의문이 스쳤다.
– 류인+요리 = 필승 조합
– 에이프런이 없어서 아쉬운 저, 비정상인가요?
– 칼질할 때마다 팔근육 돌았어
뒤이어 토치질에 낑낑대는 멤버들이 등장했다.
“이거 류인이가 갑자기 나와서 붙여주는 거 아니야?”
근돌은 기대감에 눈을 빛냈지만, 등장한 건 의외의 멤버였다.
– 한수현 레전드다… 개쿨하게 불붙이고 떠나는 거 레전드다… 귀엽게 생겨서는 갭모에 무슨 일인데…
– 성해온 ㅈㄴ 허망하게 한수현 바라보는 거 개웃김 ssiba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나쁘진 않네.”
라이트온은 그런 게 있다.
개인팬 성향이 짙은 근돌임에도, 다른 멤버들까지 나름 흐뭇하게 바라보게 된달까.
‘역시 얼굴의 힘인가…….’
고개를 끄덕인 근돌은 영상에 시선을 집중했다.
이제 영상 속 하늘이 완전히 어두워졌고, 식사를 끝낸 멤버들이 모닥불을 사이에 두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아 둘이 너무 떨어져 앉았네.”
자신의 최차애의 거리가 먼 것을 아쉬워하며, 영상을 덤덤하게 바라보던 근돌의 눈이 서서히 커지기 시작했다.
쿵.
근돌은 자신의 심장이 무겁게 내려앉는 느낌에 눈을 부릅떴다.
“……!!”
근돌은 라이트온에 입덕했다지만, 그다지 과몰입은 하고 있지 않았다.
그냥 다음 앨범 활동 시작하면, 어련히 과몰입하겠지.
-라는 생각을 품고 있었을 뿐.
하지만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던 멤버들이 눈물을 흘린 순간.
사아아아-
“……어.”
심장이 진득하게 뛰어버린 것이다.
“X됐다.”
이건 그녀가 아주 잘 알고 있는 느낌이었다.
……명백한 과몰입의 신호.
근돌의 시선이 서랍장 위에 올려진 카메라와 렌즈로 느릿하게 향했다.
블랙보이즈 사진 계정을 더는 운영하지 않으니, 판매하려고 꺼내놓은 것들이었다.
“나, 이번엔 라이트 팬 하려고 했는데……?”
* * *
“흠.”
이번 자체 컨텐츠의 편집도 무척 좋았다.
외주라더니, 정말 실력 있는 사람을 발견한 모양.
게다가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도 랭크됐다.
‘끄트머리지만, 이게 어딘가.’
첫 자체 컨텐츠 때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침대에 누운 채 여러 반응을 살폈다.
– 라이트온은 가족이다… 반박 시 김명훈…
– 마지막에 진짜 눈물 줄줄 흘림 애들도 마음고생 많았구나 싶어서
– 슬픈 와중에 단 거 싫다는 류인이 입에 마시멜로우 넣어주는 성해온이 너무 웃김
– 나 진짜 과몰입 오타쿠 됨 이거 어떡함? 쟤네가 우는 순간 내 마음도 천 갈래로 박박 찢김
으로 인해 라이트온에 얕은 관심이 생긴 이들을 코어팬으로 만드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가장 확실한 건 빠른 컴백이겠지만, 진심이 담긴 무언가도 그에 못지않은 화력을 자랑한다.
바랐던 대로, 멤버 몇이 보인 눈물이 팬들의 마음에 불을 지피는 도화선이 된 모양이다.
슥, 슥-
그나저나, 스크롤을 내려도 내려도 언급이 끝이 없었다.
‘이 정도라고?’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유입이 는 거야,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요즘이 아이돌들 공백기라 더한 건가.’
그렇다.
소위 말하는 비수기로, 웬만한 그룹들이 전부 공백기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주먹을 억세게 말아쥐었다.
“이럴 때 빈집털이를 해야 하는데…….”
빈집털이란 무엇인가.
쟁쟁한 경쟁 상대가 없을 때 음악방송 등에서 1위를 쟁취하는 것이다.
현재 라이트온의 위치라면, 운 좋게 빈집털이를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음악방송의 1위 타이틀은, 가수에게나 팬덤에게나 꽤 중요한 부분이라서 더 아깝다.
“쯧.”
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스크롤을 내렸다.
이번에 올라온 자체 컨텐츠 래쉬가드 봄? ㄹㅇ 와 감탄 나옴
이 정도면 음습한 오타쿠 하나가 MH의 요직에 붙어 있다고 봐도 되는 거 아니냐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당신을 말하는 거 아니냐고 묻습니다!]“…….”
내가 흐릿한 눈으로 글과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린 순간, 방문이 열렸다.
“형!”
최승하가 침대에 털썩 누우며 헤실 웃었다.
“저희 점심 시켜 먹어요.”
“안 나가기로 했나 보네.”
“……으음, 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나는 방에서 나와 베란다로 향했다.
드르륵-
베란다의 문을 열고 발을 내디디려는 순간, 류인이 제지했다.
“해온아, 안 돼.”
“가까이 안 갈게.”
베란다 창에서 멀리 떨어진 채, 아래를 살폈다.
‘곤란하군.’
아파트 아래에 인영이 모여 있었다.
흔히 사생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이들이다.
“……흠.”
사실 갑작스러운 상황은 아니다.
몇 달 전부터 이어져 오던 행태지만, 요즘 들어 극심해진 거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꼽자면 역시 주거 시설이다.
현재 우리의 숙소는 보안이 없는 것과 다름없는, 구식 아파트다.
애초에 MH는 배우 소속사.
배우들의 사생 문제는 그다지 심각하지 않다.
MH 간판 배우인 서유현 정도 되면 모를까, 웬만한 유명세가 아닌 이상 이런 문제로 골머리를 썩이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돌의 사생 문제는 배우 쪽과 차원이 다르다.
라이트온이 인지도가 처참한 수납 망돌일 때, 그러니까 로 컴백하기 전에도 숙소 앞에서 종종 봤을 정도니까.
하지만 그때만 해도 이렇게 상황이 심각하지 않았다.
라이징이라는 칭호가 달릴 정도로 인지도가 급격하게 올라간 지금에서야 그 문제가 터진 것이다.
어디서 보안 없는 숙소라고 소문이라도 난 게 틀림없다.
회사에서도 이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지, 최근에 정재진으로부터 이사에 관련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사측에서도 숙소 이전에 관련된 논의를 진행 중이니, 이사는 거의 확정됐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언제, 어디로 가냐는 거지.’
요새 서울의 땅값이 고공 행진 중이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
오래된 아파트라지만, 이 숙소도 매매가로 따지면 값이 어마어마할 거다.
그렇다 보니 숙소 이전은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손쉽게 진행될 만한 일이 아니다.
‘아마 시일이 좀 걸리겠지.’
최대한 빠르게 가야 할 텐데 말이다.
잡념을 이어가고 있던 순간이었다.
쾅쾅쾅!
굉음과 함께 문이 두드려졌다.
“형님……!”
겁에 질려 있는 얼굴의 차윤재가 대문을 응시했다.
“흠.”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군.
지금 숙소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우리가 오고 갈 때 사진을 찍거나, 말을 거는 수준이다.
하지만 두 명에서 세 명.
소수의 인원이 이렇게 숙소 앞까지 올라와서 문을 두드리면서 대화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엔 매니저가 이들을 신고했으나, 객관적으로는 문을 두드린 것뿐이기에 별다른 조치 없이 훈방됐다.
이런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난 뒤, 회사에서 매니저 둘을 보내줬다.
매니저들이 번갈아가며 숙소 앞을 지켜주고 있지만, 그들이 자리를 비울 때마다 기가 막히게 찾아온다.
“얘들아! 맛있는 거 사 왔어~!”
밝은 목소리와 함께 바스락거리는 비닐 소리가 작게 들려온다.
띵-동!
띵동! 띵동!
“놓고 갈게~ 맛있게 먹어!”
초인종을 소리가 울려 퍼진 뒤, 저벅저벅 소리와 함께 발소리가 작아져 갔다.
나는 고개를 돌려 멤버들을 살폈다.
나야 괜찮지만, 이 녀석들은 꽤 무서울 거다.
‘이걸 어떻게 해결할까.’
조용히 고민을 이어가던 내 눈이 살짝 커졌다.
……콰앙!
발로 대문을 찬 모양인지, 큰 소리가 울려 퍼졌기 때문이다.
“안에 있는 거 다 아는데, 왜 안 가져가? 내 성의 무시해? 너네 팬사랑 극진하다며, 좀 떴다고 벌써 군기 빠진 거야? 초심 잃었어?”
사아아아-
이쯤 되니 차윤재의 안색은 희끄무레하게 질려 있었다.
“혀, 형님…….”
내 옷자락을 부여잡은 차윤재가 불안한 얼굴로 몸을 작게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