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133)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133화(133/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133화
그리고 상황은 예상치 못한 국면으로 흘러가게 된다.
“좀 잘까.”
회사에서 숙소로 돌아온 나는 곧장 침대에 엎어졌다.
특성 덕에 피로함은 거의 느끼지 않고 있지만, 이렇게 남발해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다.
처음 특성을 뽑았을 때는 연습량이나 스케줄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활동기에나 사용하려 했는데, 이거 꽤 중독성이 있다.
‘성해온의 체력이 워낙 밑바닥이니,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달까.’
부작용이 있다는 주의 사항까지 있으니 적당히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생각을 이어가던 순간,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흐음, 우리 형 요즘 안색이 묘하게 좋단 말이지.”
옆 침대에 누워 있던 최승하가 고개를 돌리더니 내 쪽을 바라봤다.
“……우리 형?”
고개를 끄덕이며 저벅저벅 다가온 최승하가 내 침대에 걸터앉았다.
“네! 우리 형! 형도 저를 우리 승하~ 라고 불러보세요.”
“싫은데.”
“이렇게 섭섭할 수가 없어! 나는 형을 우리 친형으로 생각하는데!”
“너 같은 동생 둔 적 없다.”
“으음, 역시 형은 쌀쌀맞은 게 매력이에요.”
어느샌가 자연스럽게 침대에 누운 녀석과 시선이 마주치기 무섭게, 나는 곧장 눈을 곱게 접으며 입을 열었다.
“어딜 올라와…….”
틈만 나면 사람한테 붙으려는 게 강아지가 따로 없군.
최승하의 허리춤을 발로 차는 순간, 문이 열렸다.
그리고 나는 뜻밖의 인물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앗? 수현이가 무슨 일이지? 우리 귀여운 막둥, 으아아, 형!”
쭈우욱-
한수현에게 치대려는 듯, 문으로 달려가던 최승하의 옷자락을 빠르게 붙잡았다.
“이 형이 참~ 이거 옷 늘어나요!”
“늘어나라고 한 건데.”
“설마 옷 늘어뜨려서 제 속살을 보려는 음흉한 속내으브븝.”
최승하의 헛소리를 틀어막은 나는 한수현과 눈을 마주쳤다.
“무슨 일이야?”
“할 말이 있어서요.”
방에서 말하기엔 조금 그렇다며, 주방으로 날 불러낸 한수현이 작은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먼저 이건 확실한 게 아니에요.”
“……?”
의문 섞인 시선을 보내자, 녀석이 말을 이었다.
“형이 이런 거 잘 아는 것 같아서 물어보고 싶어요.”
“뭔데?”
내가 고개를 기울이며 대답하자, 한수현이 상체를 내 쪽으로 기울였다.
“……!”
한수현의 입에서 나오는 충격적인 내용에, 내 눈이 순식간에 커졌다.
“그게 정말이야?”
“스치듯 본 거라, 솔직히 제대로 보진 못했어요. 하지만 넘어가기엔 걸리는 게 많아요.”
팽! 팽! 팽!
그 시각, 내 머리는 그 무엇보다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다.
사생 문제가 커지면서, 덩달아 커진 문제가 있는데 바로 개인 정보 유출이었다.
시도 때도 없이 문자와 전화가 울려서 배터리가 닳을 정도니 말 다 했다.
정보가 팔리는 건 인지도가 생기면 딸려오는 일이기에 별생각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녀석이 말해준 게 정말이라면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김민성, 정말 정신이 나간 놈이로군.’
사실 이미 김민성을 자를 수 있을 만한 증거는 모아 뒀다.
수두룩한 근무 태만과 언행이 담긴 녹음본까지 마련해 놨다는 소리다.
‘조만간 터뜨릴 생각이었고.’
하지만 한수현이 말한 게 진실이라면, 이 새끼는 MH에서 나가리 되는 수준이 아니라 업계 매장이다.
히죽…….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이 상황에 흥미를 느끼며 100골드를 후원합니다!]“……형은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나와 눈을 마주친 한수현이 눈을 느릿하게 깜빡였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음, 대충은.”
자꾸만 움직이려고 하는 입매를 정돈한 나는 한수현과 눈을 마주쳤다.
“네가 도와줘야겠다. 아니, 다른 멤버들도 다.”
“제가 도울 일이 있어요? 있다면 할게요.”
“그럼 우선 애들 좀 모아줄래.”
한수현은 곧장 멤버들을 불러냈고, 나는 얼굴에 물음표를 띄우고 있는 면면을 빠르게 훑었다.
라이트온 멤버들은 유독 팬들에 관한 감정이 커다랗다.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와서 그런가, 확실히 남다르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이 녀석들 중 매니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이는 제로에 수렴한다.
매니저로서 일을 못하는 건 둘째 치고, 매번 팬들에 대한 혐오감을 부추기는데 어떻게 좋게 봐주겠는가.
그중에서도 매니저를 인간 취급 안 하는 놈이 있다면, 그건.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당신이라고 합니다!]……그래.
나도 매니저를 인간 취급을 안 해주긴 하지만, 나 다음으로 한수현일 거다.
나는 한수현을 조용히 바라봤다.
이 녀석은 이상하리만큼 팬들의 애정에 목을 맨다.
처음엔 그저 이미지 관리를 잘하는 천상 연예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겪으면 겪을수록 그것과는 결이 다르단 게 느껴진다.
확실히 이 녀석은 무언가에 쫓기듯 사는 놈이다.
강박으로 보일 만큼.
나이도 어린 놈이 연습에 목매는 것부터 수상했지만, 자신을 한계치까지 몰아가는 느낌이랄까.
“흠.”
나는 거실에 둘러앉은 멤버들에게 내가 생각하는 정황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사아아-
충격적인 내용에 멤버들의 안면이 굳어들어갔다.
“……형, 그게 정말이에요?”
최승하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심증이지만, 반쯤은.”
“……그, 럼 번호를 계속, 바꿔도 바로, 왔던 게.”
눈이 커다래진 신유하가 드문드문 말을 잇자, 아연해진 얼굴의 차윤재가 고개를 저었다.
“미, 믿, 믿기지가 않습니다. 그게 정말이라면, 어떻게 인두겁을 쓰고 그런 짓을!”
“……그러게. 나도 믿기 힘드네.”
류인이 고개를 끄덕이자, 차윤재가 말을 이었다.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겠습니까? 저희가 증거를 찾아내는 게 아니라면 쉽게 처, 처분이 나지 않을 텐데…….”
“윤재 말이 맞아. 이건 좀 더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은-”
나는 류인의 말허리를 잘랐다.
“아니, 해결할 수 있어.”
순식간에 다섯 쌍의 시선이 내게로 모여들었다.
나는 그 눈들과 시선을 마주치며 말을 이었다.
“너희가 도와주면, 할 수 있다.”
* * *
매니저, 그러니까 김민성은 하루에 한 번 숙소로 음식을 가져다준다.
“얘들아~ 먹을 거 사 왔다.”
바로 이렇게 말이다.
내가 멤버들에게 눈짓하자, 멤버들은 곧장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매니저 형~ 제가 옷 산 게 있는데, 안 맞아서 형한테 맞으면 드리고 싶은데.”
최승하가 방긋 웃으며 매니저의 앞을 가로막자, 매니저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옷? 승하, 너 옷 비싼 것만 입잖아. 형 줘도 괜찮아?”
“으음~ 당연하죠. 매니저 형한테 아까울 게 뭐 있겠어요?”
평소 최승하는 누구에게나 넉살이 좋은 편이지만, 매니저에게만은 벽을 세우곤 한다.
‘매니저는 그것조차 눈치 못 채는 것 같다만.’
대답만 친절하게 할 뿐, 그 이상을 허락해 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 최승하가 먼저 옷 선물을 주겠다는 제안을 하니, 매니저의 얼굴이 금세 헤벌쭉해졌다.
“자~ 외투랑 가방 내려놓으시고! 제 방으로 가요.”
최승하는 매니저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친근하게 말을 이었다.
“형 마음에 드는 옷 있음 더 드릴게요. 안 입는 게 많아서.”
“어어, 그래그래. 내가 받아도 될지 모르겠다, 야.”
“아, 외투는 이리 주십시오! 제가 옷걸이에 걸어두겠습니다!”
동시에 멤버들이 매니저의 주변을 둘러싸며 외투와 가방을 건네받았다.
“오우, 너네 왜 이렇게 오늘따라 서비스가 극진해?”
처음이자 마지막 서비스다.
정신 나간 새끼야.
“얼른 입으러 가볼까요오~”
매니저의 어깨를 팡팡 치며 말을 걸던 최승하가 상체를 반쯤 돌리더니 나와 눈을 마주쳤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눈을 반쯤 접어 헤실 웃은 최승하가 매니저를 방으로 완전히 밀어 넣는 데 성공했다.
거실에 홀로 남은 나는 곧바로 매니저의 가방을 열었다.
지이익-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흥미진진한 상황에 감탄하며 200골드를 후원합니다!]김민성은 차 안이나 담배를 태우러 갈 때를 제외하고, 이 작은 가방에 스마트폰을 넣어두곤 한다.
‘역시.’
예상대로 스마트폰이 안에 있었고, 나는 곧장 스마트폰의 홈버튼을 눌렀다.
‘비밀번호가 8자리…….’
보통이라면 절대 풀지 못할 잠금이다.
‘하지만 난 아니거든.’
나는 곧장 히죽 웃으며 속으로 아이템을 불러냈다.
발동 확률은 있지만, 높은 확률이라 아마도 통할 것이다.
[황금 열쇠(A)]가 발동됩니다!메시지와 함께 여덟 자리의 숫자가 내 눈앞에 떠올랐고, 나는 망설임 없이 잠금을 해제했다.
“……!”
그리고 내 눈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한수현의 말이 맞았다.’
녀석의 입에서 나왔던 단어는 음지에서 이루어지는 정보 거래의 은어.
한수현은 몰랐을 테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이해성은 고인물이지만 이런 불법적인 거래는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고인물 중의 고인물이기에 알 수 있다.
이 은어를 말이다.
그래서 사실 한수현의 말을 전해 듣고는 무척 놀랐다.
김민성이 쓰레기인 줄은 알았지만, 그 정도로 막 나갈 줄은 몰랐거든.
어쩐지 번호를 바꿔도 바꿔도, 기가 막히게 알아낸다 싶었지.
나는 곧장 그 대화 내역들을 내 스마트폰으로 옮겼다.
깔아놓은 무음 카메라 어플로 증거들을 찍고, 전송이 가능한 것들은 내 스마트폰으로 옮겼다.
증거야 많을수록 좋으니, 하나하나 살피고 있는데 방 안에서 필사적인 소리들이 들려왔다.
“멋지십니다! 잘 어울리십니다!”
“아, 정말? 승하 옷이라 조금 크지 않나?”
“……요즘은, 그런 핏이, 대세.”
“유하가 나한테 말을 걸어준 게 대체 얼마 만이냐! 진짜 잘 어울리나 보네?”
“네, 진짜 잘 어울려요.”
“하핫, 수현아. 네가 봐도 그래?”
“으음~ 내가 봐도 진짜 잘 어울리시는데? 매니저 형, 이것도 입어보실래요?”
“응? 허어억. 이, 이 브랜드는 진짜 비싼 거잖아. 승하야 근데 이, 이것도 너 안 입는 거 아니야? 사이즈가 나한테 괜찮을 것 같은데.”
“하핫, 이건 팬분이 주신 거라 안 되는데요.”
“그, 그래? 나도 장난친 거야.”
사운드만 들어도 애쓰는 모습들이 눈에 선했다.
“……다들 고생하는군.”
조용히 중얼거린 나는 스마트폰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 정도면 됐나.’
얼추 증거들을 다 모았다.
그 순간이었다.
매니저의 스마트폰을 빠르게 살피던 내 손이 일시적으로 멈췄다.
‘이건…….’
사아아-
내 안광이 순식간에 메말랐다.
정말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내가 마주한 건, INT의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와 나눈 대화 기록이다.
‘……파이널 무대 컨셉을 유출한 게, 이놈이었군.’
게다가 돈까지 받아드셨고.
파이널 컨셉이 겹친 일을 돌이켜 보면, 결과적으로 큰 후환은 없었다.
‘되레 우리가 올려치기를 당했지.’
첫인상부터 긍정적으로 보려야 볼 수가 없는 놈이었어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나는 눈을 데굴 굴렸다.
업계에서 지우는 걸로 만족하려 했다만…….
이렇게 되면?
“내 생각도 달라지지.”
꾹.
나는 작게 읊조리며 김민성의 스마트폰 속 내 흔적을 모두 지워냈다.
드르륵-
곧바로 멤버들과 김민성이 있는 방문을 연 나는 화사하게 웃었다.
“와, 진짜 잘 어울리시는데요.”
이제 안녕이다, X새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