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145)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145화(145/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145화
번쩍!
아마 모두가 잠에 빠져 있을 시각, 눈을 뜬 나는 상반신을 일으켰다.
어제 완벽하게 망친 퀘스트를 만회하기 위해서다.
그나마 가장 만만한 퀘스트, 밥 차리기를 할 생각이었는데…….
“……음식 냄새?”
류인인가.
하지만 스케줄이 바쁘니 굳이 힘들게 음식을 하지 말라고 이미 몇 번이고 말했는데?
나는 의문을 품은 채로 방 문고리를 잡아당겼다.
복도를 지나, 주방.
그리고 보이는 광경에 나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아, 해온 형. 일어났어요?”
내 안의 오타쿠 자아가 캠코더를 왜 안 챙긴 거냐며 나를 강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그런 게 들리지도 않을 정도로 황당하다.
“……이 시간부터, 뭐 하는 거야?”
“아침 식사 준비요.”
“그러니까 네가 왜?”
“……? 가족끼리 이런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너무나도 확고한 태도에 말문이 막혔다.
등을 돌린 채 요리를 이어가던 한수현이 잠시 멈칫하더니 작게 중얼거렸다.
“아, 이건 꼭 해보고 싶었는데…….”
“……뭘?”
작게 묻자, 녀석이 눈을 조금 빛내며 내게 숟가락과 젓가락 뭉치를 내밀었다.
“펼쳐놔 주실래요?”
해보고 싶었던 게 겨우 이건가?
나는 곧장 그것을 받아들여 식탁에 펼쳤다.
“제가 할 거니까, 잠깐 거기 앉아 계세요.”
시키는 대로 의자에 앉은 나는 계란말이를 뒤집고 있는 놈을 빤히 바라봤다.
된장찌개에 계란말이, 제육볶음까지.
꽤 훌륭한 한 상이었다.
음식 냄새에 멤버들이 하나둘씩 물음표를 띄우며 거실로 나왔고, 반응은 나와 별다를 바 없었다.
“무, 무슨, 어디가 아프기라도 한 거야? 체, 체온계가 어딨, 아니다! 내 손등으로……!”
“윤재 형, 저 괜찮아요. 아프지도 않고, 미치지도 않았어요.”
“우리 막내가 이게! 무슨! 일이야! 갑자기 밥? 이걸 아까워서 어떻게 먹지!”
“승하 형, 이 팔 좀 빼주시겠어요? 덥고 조금 성격이 나빠질 것 같기도 해요. 뭣보다 제육볶음 섞어야 합니다. 지금 타는 것 같은데.”
“아니, 수현아. 이게 음. 어, 요리를 어떻게……?”
“……어렵지 않았어요. 대단한 것도 아니고.”
“이걸 혼자, 다……! 대단해, 맛있어 보여…….”
“이사 온 첫날이니까, 이 정도야 어렵지 않죠. 원하신다면 자주 할 수도 있고요.”
마지막 말끝엔 ‘가족끼리…….’를 작게 덧붙였으나 들은 건 아마 나뿐인 듯했다.
어느덧 테이블이 음식으로 채워졌고, 신난 최승하가 젓가락을 들이밀었다.
“와~ 그럼 어디 맛을 봐보실까, 으악.”
아니, 그러려고 했다.
“……? 사진 찍어야지.”
진심이 담긴 정색에 최승하가 헤헤 웃으며 젓가락을 내려놨다.
차차차차차차착!
셀카도 찍고 싶었다만, 방금 일어나서 대부분 얼굴이 부어있으니 패스다.
나는 찍은 사진을 곧장 공식 계정에 업로드했다.
아직 이른 시간임에도, 반응은 빠르게 터져 나왔다.
– 뭔데? 말랑 아기 토끼가 밥을 해도 되는 거임? 소동물노동위반법에 걸리는 거 아님?
– 한수현 도토리 먹는 착한 다람쥐인 줄 알았는데 나 빼고 제육볶음 먹네
– 잠깐만 나 물음표 살인마 됨 이 끝내주는 상을 수현이가 차렸다고
– 라이트온 대체 뭐 하는 그룹임 류떤남자는 쉐프급으로 요릴 하고, 한떤남자는 18살인데 이런 요릴 한다고
– 이런 말 해서 미안한데 핑크 에이프런 입은 수현이 사진은 없는 걸까?
잠시 반응을 살피던 나는 조용히 스마트폰을 내려놨다.
‘……마지막에 수상한 걸 본 것 같은데.’
그리고 한수현이 한 요리를 입에 넣자마자, 모두의 말이 뚝 끊겼다.
생각 외로, 아니, 예상 밖으로.
……맛있다.
“으음~? 너무 맛있는데?”
최승하의 감탄에 신유하와 차윤재가 고개를 빠르게 끄덕였다.
“진짜, 맛있어……!”
“정말입니다! 간도 딱이고, 마, 맛있습니다! 제육볶음도 저희가 자주 가는 식당만큼 맛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맛있다. 수현이는 요리를 원래 잘하는 건가.”
류인의 물음에 한수현이 고개를 작게 내저었다.
“아니요. 하지만 계량스푼과 저울을 사용해 오차 없이 조리하면, 봐줄 만한 결과물이 나오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류인 형처럼 계량 없이 요리하는 게 대단한 일이죠.”
식재료는 매니저가 채워둔 걸로 알고 있는데, ……대체 계량 도구는 어디서 가져왔단 말인가.
역시 보면 볼수록 놀라운 놈이다.
식사를 끝낸 나는,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다.
“해온아, 같이 할까? 주면 내가 헹굴게.”
“괜찮아.”
도와주겠다는 류인을 즉각 거절하자, 메시지가 떠올랐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한숨을 내쉽니다!]……골드도 없이 한숨을?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분노합니다!]주지도 않을 거면서.
쯧쯧…….
곧바로 메시지가 연거푸 떠올랐지만, 나는 흐린 눈으로 그것들을 무시하며 설거지에 집중했다.
“해온아, 매니저 님한테 전화 왔는데.”
“……? 귀에 좀 붙여줄래.”
물이 뚝뚝 흐르는 고무장갑을 끼고 있는 내 손 대신, 류인이 전화를 받아 내 귀에 가져다 댔다.
잠자코 매니저의 이야기를 듣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애들한테도 말해놓겠습니다.”
간단한 인사 후에 전화가 끊겼고, 나는 멤버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오늘은 바로 연습실이 아니고, 녹음실에 잠깐 들러야겠는데.”
“며칠 전에 이미 녹음을 마치지 않았습니까?”
차윤재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녀석의 말대로 녹음은 이미 끝났으나, 방금 전해 듣기론 수록곡 하나의 녹음을 다시 진행해야 하는 모양.
설거지를 빠르게 끝마친 나는 고무장갑을 벗으며 입을 열었다.
“매니저님 곧 오신다니까, 준비하자.”
* * *
……뭔가 이상하다.
“해온 씨! 방금 너무 좋았습니다. 정말 완벽합니다!”
“……?”
나는 의문이 가득 담긴 얼굴로 고개를 기울였다.
“오늘따라 컨디션이 너무 좋으신데요? 다시 안 가도 될 것 같아요.”
“프로듀서님, 그래도 한 번은 더 …….”
“원하신다면 당연히 가능하죠! 한 번 더 가겠습니다!”
강찬혁의 밝은 목소리와 함께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나는 멜로디에 맞춰 파트를 시작했다.
탁-!
프로듀서와 연결된 녹음 부스의 스피커가 켜지는 소리와 함께 강찬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좋았습니다. 저는 너무 좋아요! 제가 원하던 느낌 그대로예요. 베스트입니다. 다시 할 필요도 없을 것 같아요.”
반짝반짝…….
프로듀싱룸과 녹음 부스 사이의 창으로 강찬혁의 반짝이는 눈빛이 여실히 느껴졌다.
“……예.”
오늘따라 과하다.
칭찬 말이다.
강찬혁은 평소에도 우리에게 칭찬을 자주 해주지만, 이 정도는 아니다.
이렇게 민망할 정도의 극찬은 강찬혁과 첫 녹음을 진행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드륵-
녹음 부스 문을 열고 복도로 나오자, 나는 수상한 게 강찬혁만이 아님을 깨닫는다.
저 멀리서 다가오는 다음 녹음 타자, 차윤재가 감탄 섞인 얼굴로 말을 걸었다.
“형님! 몰래 연습이라도 하신 겁니까?”
그럴 리가.
잠잘 시간도 없는데 미쳤다고 멤버들 몰래 연습을 하겠는가.
내가 고개를 가로젓자, 차윤재가 말을 이었다.
“형님 노래는 평소와 비슷한데, 이상하게 더 집중이 잘됩니다!”
뜻 모를 말을 늘어놓는 차윤재의 옆에 선 류인이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음, 사람을 끌어당기는 느낌? 보컬 더 좋아진 것 같은데.”
“……?”
물론 성해온의 보컬 스탯은 무척 높고, 객관적으로 봤을 때도 상위권이다.
보컬적으로 칭찬은 수도 없이 들었기에, 이걸로 의문을 품는 게 아니다.
이 사람들은 모두 내가 노래하는 걸 수십 번, 아니, 수백 번 본 사람들이다.
근데 이렇게 난데없이, 칭찬을 해준다고?
심지어 내가 듣기엔 이전과 별다를 바 없다.
그때, 어떤 가정이 뇌리를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설마…….’
내 추측이 맞다면, 퍼즐이 얼추 들어맞는다.
[교주의 아우라(S)]얼마 전 얻은 이 특성 말이다.
분명 지배력을 상승시켜 주는 특성이었다.
자세한 설명 따위 없이 ‘지배력’이라고만 써져 있었기에, 여태껏 의문만을 품고 있었는데…….
이게 ‘무대 지배력’이라면?
그렇다면, 비슷한 실력임에도 이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게 설명된다.
“……흠.”
프로듀싱 룸으로 들어와 소파에 착석하자, 다른 놈들까지 눈을 반짝였다.
“진짜, 좋았어요……!”
“형, 진짜 뭐지? 가면 갈수록 뭐가 더 늘어.”
나는 딱히 할 말이 없어서 시선을 피하며 입을 다물었다.
이상한 특성을 얻었는데, 그 특성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당기는 거라고 어떻게 말하겠는가.
바로 그 순간, 누군가가 내게 종이를 가져다 댔다.
“해온 형, 저 이 부분 한 번만 봐주실 수 있으실까요.”
곡이 최종적으로 나왔을 무렵에 배부받은, 각자의 파트가 적혀 있는 종이였는데…….
얼마나 연습한 건지, 원래 프린팅된 글자가 제대로 보이지 않을 만큼 고쳐야 할 점 같은 게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불러봐.”
내 말에 한수현이 곧장 자신의 파트를 소화했고, 나는 아쉬운 점을 꼽아 전달했다.
“다시 해볼래?”
“……좋아요.”
* * *
다음 날, 우리는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새벽부터 길을 나섰다.
진작 촬영했어야 하는 거지만, 일정이 밀리고 밀려 오늘에야 찍게 됐다.
거의 웬만한 스튜디오의 일정이 찬 상태였고, 사측에서 발에 땀 나게 뛰어다닌 결과 픽스된 게 오늘이라지.
프로그램으로 얻은 인지도 수혜가 끝나기 전에 서둘러 컴백하려는 계획인 데다가, 정규로 퀄리티까지 챙기려 들다 보니 일정이 많이 꼬인 것이다.
이전에 공개된 티저 영상은 사정 사정해서 미리 찍기도 했고.
아, 참고로 촬영을 주관하는 스튜디오는 이전 앨범과 동일한 곳이다.
[STUDIO.HERO]여기 말이다.
굳이 여길 선택하게 된 것도 일정상의 문제였다.
굵직한 스튜디오들은 이미 분기별 일정 예약이 꽉 차 있어서 명함을 들이밀 수도 없었고…….
남은 스튜디오 중에 트렌디한 실력을 보유한 곳을 찾자니 선택지가 이곳 하나였다.
게다가 난 아직 원한을 잊지 않았다.
‘부탁합니다.’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고개를 끄덕입니다!]콰당!
우당탕탕!
콱!
콰당탕!
익숙한 면면의 스튜디오 스태프들이 바닥에 고꾸라지듯 넘어졌다.
“오늘, 바닥 관리 누가 했어! 이거 왜 이래!”
음, 굉장히 볼만하다.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만족하냐 묻습니다!]저 파란 셔츠 저기, 저 새끼. 저거 한 번 더.
내 생각과 동시에, 파란 셔츠를 입은 스태프가 바닥에 한 번 더 넘어졌다.
우당탕!
“……어? 어?”
연속으로 고꾸라진 스태프가 귀신이라도 본 듯, 하얗게 질린 얼굴로 주위를 살폈다.
싱긋…….
참고로 저 새끼는 우리가 수영장 컷을 찍을 때, 가장 앞에서 비웃었던 놈이다.
내가 이날을 위해 저 씹다 뱉은 껌 같은 얼굴을 기억해 왔지.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흐뭇한 얼굴로 당신을 내려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