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152)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152화(152/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152화
뮤직비디오가 재생되는 내내, 백스테이지에 선 놈들이 난리 법석을 떨었다.
“저, 저, 저, 너무 떨립니다! 이러다가 무대에서 실수를 해버리는 게 아닐지……!”
“나, 도 너무 떨려…….”
차윤재와 신유하는 말할 것도 없었고, 평소에 긴장감을 내비치지 않는 녀석들까지도 빳빳하게 굳어 있었으니 말 다 했다.
사실 이 녀석들은 많은 관객을 동원한 행사에 참여해 본 적이 없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녹화 당시에 우리 쪽 팬은 많아봐야 50명이었고-
여태껏 가장 많은 팬을 본 건, 음. 그나마 사녹이겠군.
쇼케이스의 수용 인원은 작은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사전녹화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아까 했던 것처럼만 하면 돼.”
기자 쇼케이스에서는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완벽했다.
내 말에 상체를 홱 돌린 차윤재가 입을 열었다.
“그건, 그렇습니다만! 팬분들 앞에 서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 같습니다!”
“맞아…….”
신유하와 동시에 한숨을 내쉰 차윤재가 본인의 팔을 슥슥 쓸어내리며 중얼거렸다.
“……그나저나, 이 의상! 팬분들이 보시기에 너무 민망한 느낌이 아닐지 무척이나 걱정됩니다!”
싱긋…….
내가 조용히 미소 짓자, 귀신이라도 본 듯 몸을 파드득 떤 차윤재가 말을 이었다.
“제, 제가 호, 혹시 무슨 말실수라도 한 걸까요?”
“아니.”
참 쓸데없는 고민을 한다 싶어서 쳐다본 거였다.
이해성의 데이터상, 이 의상은 무조건 먹힌다.
회사에 이번 활동 관련 기획안을 보내느라 몇 날 밤을 새웠는지도 모르겠군.
이유는 모르겠지만 정재진이 나를 과할 정도로 믿어주는 탓에 이 의상도 곧장 통과됐다.
나는 멤버들이 입은 옷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이제 음악방송마다 의상을 여러 방면으로 자르면, 더 화제성을 끌 수 있겠지…….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질색합니다!]아, 물론 내 의상은 건들지 않을 거다.
화제성은 다른 녀석들로 끌면 되니까.
[성좌, ‘황금의 신’이 경악합니다!]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흐뭇한 얼굴로 당신의 계획을 응원합니다!]히죽…….
나는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웃음을 삼켰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뒷목을 부여잡습니다!]나는 연달아 떠오르는 메시지를 무시한 채, 한창 토크가 진행 중인 무대 쪽으로 시선을 보냈다.
“스위치 여러분, 이 자리에서 최초공개된 뮤직비디오 어떠셨나요!”
“와아아아아아악!!”
‘좋아요’, ‘너무’, ‘진짜’와도 같은 다양한 대답이 한데 섞여 함성으로 들려왔다.
“와우! 스위치 분들은 함성 소리가 어마어마하시네요. 아주 좋습니다. 이제 라이트온을 만나볼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자, 오늘의 주인공을 힘찬 함성으로 맞아주실까요?”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나저나 저 진행자분, 대단하시군.
여태껏 마주했던 여러 진행자 중에서 관객들을 이끄는 능력이 제일이다.
우리의 바로 옆에서는 스태프가 입장 사인을 주고 있었다.
3, 2, 1
스태프의 손가락이 모두 접히고 나니, 전광판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환호 소리가 쇼케이스장을 가득 메웠다.
“와아아아아아아악!!!!”
무대 중앙에 당도하자마자, 허공에서 녀석들과의 시선이 얽혔다.
‘지금?’
‘네!’
말하지 않아도, 다 들리는 기분이군.
겨우 몇 달 살을 부대끼며 살았다고, 통하는 게 있는 모양이지.
내가 설핏 웃으며 입 모양으로 신호를 보내자, 멤버들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하나.
둘.
셋.
“Switch on your light! 안녕하세요. 라이트온입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악!”
이게 오늘 최초로 공개된 공식 인사법이라는 걸 뒤늦게 인지한 팬들이 한 템포 늦게, 어마어마한 함성을 질렀다.
무대엔 진행자의 것을 포함해 7개의 의자가 놓여져 있었고, 착석하자마자 숙련된 진행자의 질문 폭탄이 시작됐다.
“뮤직비디오 속 의상을 그대로 입고 나와주셨네요! 스위치 분들, 우리 라이트온은 화면이 더 잘생겼나요? 아니면 실-”
진행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무대 아래에서 고함이 들려왔다.
“실무우우우울!!!”
“이것 참, 제 질문을 어떻게 아셨을까. 스위치분들이 실물이 더 잘생겼다고 하는데, 허허. 인정하시나요? 근데 제가 봐도 실물이 눈부십니다!”
진행자가 능청스레 우리에게 질문을 넘겼다.
“팬분들이 그렇다고 하시면, 그런 거죠. 저희는 스위치 말만 믿으니까~”
최승하의 발언에 또 한 차례 비명이 흘러나왔다.
“이거 라이트온과 스위치, 양쪽의 사랑이 아주 막상막하인데요? 과연 어떤 쪽의 애정이 더 막강할지 궁금하네요.”
“와아아아아아아악!”
‘스위치’나 ‘우리’ 같은, 팬들의 대답 섞인 함성이 울려 퍼짐과 동시에-
나는 진지한 얼굴로 마이크를 들어 올렸다.
“당연히 저희죠. 스위치도 저희를 사랑하겠지만, 저희의 애정도 만만치 않거든요.”
“와하핫, 이 형 진짜 잘도 이런 낯간지러운 멘트를~ 근데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이번만은 못 지겠어요.”
“나도 그렇네. 이건 우리가 앞설 거예요.”
“맞습니다! 이것만은 스위치에게도 양보 못 합니다!”
“저도 형들과 같은 생각이에요. 애정의 척도를 나누는 건 힘든 일이지만, 확신할 수 있어요.”
“……맞아, 이건 우리가! ……스위치를 더, 사랑해요.”
“와아아아아아아아악!!”
무대 아래에선 이미 어마어마한 함성이 쏟아지고 있었고, 그것을 둘러본 진행자가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호오. 서로 양보하지 않는 구도! 아주 좋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이 난제의 결론을 내보도록 하겠습니다!”
동시에 긴장감을 자극하는, 악센트 있는 목소리로 멘트를 이었다.
“라이트온과 스위치의 이심전심!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슈웅-
팟!
효과음과 함께, 전광판에 글자와 그림이 새겨지기 시작했다.
우리 사이에 말이 필요해?
네 마음이 곧 내 마음!
이심전심(以心傳心) GAME
“스위치 여러분은 지금 당장 손목에 있는 입장 팔찌를 살펴주십시오!”
진행자의 외침과 동시에 팬들은 허겁지겁 손목을 살폈다.
“QR코드! 찾으셨나요? 자, 이제 그럼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그것을 찰칵! 하고 찍어보십시오!”
“룰은 간단합니다! 지금부터 퀴즈가 시작됩니다. 1Round는 스위치들의 게임, 2Round는 라이트온의 게임! 조금 더 상대에 대해 깊이 알고 있는 쪽이 우승입니다!”
진행자는 작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우승은 혜택이 있어야겠죠? 스위치가 승리했을 시엔 라이트온 여섯 명의 애교 릴레이가 있겠습니다!”
“와아아아아아악!!”
“그리고 라이트온이 승리했을 시엔, 무엇이 좋을까요. 흠, 뒤돌아서 애교 릴레이?”
“우우으아아악!”
대충 잔인하다는 뜻이 담긴 걸로 추정되는 비명이 쏟아져나왔다.
나도 동의한다.
등짝만 보이는 애교 릴레이라니.
나는 붉은색 베레모를 쓴 진행자를 바라봤다.
잔인하시군…….
하지만 효과는 만점이었는지 팬들의 눈에 광기가 깃들기 시작했다.
“자, 스위치 여러분, 애교 릴레이. 보고 싶으신가요?”
“네에에에에에에!!!”
“그럼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라이트온과 스위치의, 이 심 전 심!”
전광판에 첫 번째 질문이 떠올랐다.
두 멤버 중에 떡볶이를 좋아하는 멤버는?
▶ [차윤재]
▶ [성해온]
순간적으로 팬석에서 정적이 흘렀다.
놀란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최승하에게 들어서 알고 있다만, 이건 그 어디에서도 공개된 적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니 게임이 진행될 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재미를 위해 우리 쪽도 자세한 건 전달받지 못했다.
처음 보는 건 이쪽도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아하.’
이거, 확률 싸움이로군.
공개된 적 없으니, 팬들도 답을 알 수 없다.
한마디로, 찍으라는 소리다.
말 그대로 이심전심(以心傳心).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 들으라는 거다.
팬들은 각자 나름대로 멤버들에 대한 캐릭터 해석을 했을 테니, 맞혀보라는 거고.
꽤 억지 같지만, 재밌군.
나는 작게 웃으며 무대 아래를 바라봤다.
예상대로 팬들은 엄청난 혼란에 빠져 있었다.
동시에 삑, 소리와 함께 전광판에서 5초 카운팅이 시작됐다.
전광판에 등장한 초시계가 경박스럽게 진동하며 긴장감을 더했다.
“아아아아아악!”
팬들이 비명을 지르며 스마트폰을 터치하기 시작했다.
카운팅이 끝나자, 화면에 팬들이 선택한 비율이 떠올랐다.
[차윤재] 62% [성해온] 38%“……!!”
“스위치의 선택은 이랬습니다! 자, 답을 알려주실까요?”
나는 자연스레 마이크를 들었다.
“스위치분들은 정말 말을 하지 않아도 다 통하시는, 뭔가가 있는 모양이에요. 정답입니다.”
“제, 제가 떡볶이를 좋아합니다! 어떻게 아셨는지, 대단하십니다!”
정말 놀란 얼굴의 차윤재가 멘트를 잇고 나서, 뒤이어 다른 질문지가 연속으로 떠올랐다.
최승하가 어제 먹은 점심 메뉴는?
▶ [김밥]
▶ [제육볶음]
신유하가 좋아하는 털 동물은?
▶ [강아지]
▶ [고양이]
류인이 좋아하는 운동은?
▶ [수영]
▶ [조깅]
하지만 첫 번째 승리가 무색하게도, 팬들은 3연속으로 찍기에 실패했다.
정답은 [김밥], [고양이], [수영]이었는데, 팬들의 선택은 정답지를 모두 빗겨 나갔다는 소리다.
“으아아아아아악!!”
빗겨간 정답이 공개될 때마다 무대 아래에서 고함 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 이거 난이도가 상당한데요. 이따가 저희 문제도 이렇게 어렵나요?”
류인의 말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다.
“그럼요! 라이트온에게도 아주 어려운 문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자아, 그럼 마지막 문제!”
진행자의 멘트와 동시에 전광판에 문제가 쓰여졌고.
벌떡……!
한수현이 경악 어린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중얼거렸다.
“……이게 어떻게.”
한수현의 정확한 키는?
▶ [174.2]
▶ [174.8]
“이, 이거 두 달 전에 쟀던 겁니다. 다시 재보진 않았지만 저, 성장기고…….”
조용히 변명을 시작하는 한수현의 옆에 앉은 진행자가 곧장 마이크를 들었다.
“스위치 여러분들이 과연 이 문제를 맞히실 수 있을지! 수현 씨 프로필엔 키가 몇으로 등록되어 있나요?”
진행자의 물음과 동시에 무대 아래에서 고함이 터져 나왔다
“으아아아아악!! 175!!”
……반올림된 숫자였다.
한수현이 눈을 질끈 감았다.
“……성장판 검사 결과, 최소 180까지는 클 거라고 들었습니다. ……진짜로.”
한수현이 스스로 내뱉은 TMI에 팬들의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훌륭한 아이돌 자아로군.’
나는 한층 더 성장한 한수현의 아이돌 자아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팬들의 선택을 기다렸다.
[174.2] 52% [174.8] 48%“정, 하아……. 네. 정답, 입니다…….”
반쯤 해탈한 듯한 한수현이 입을 열자, 무대 아래에선 함성이 쏟아져나왔다.
“우리 막내는 금방 키 클 거예요, 그렇죠?”
“하하, 책임지고 칼슘 많이 먹이겠습니다. 우유, 멸치, 계란, 이런 거요.”
“어으아아아악!!”
최승하와 류인의 멘트에 한 차례 함성이 더 터져 나왔다.
“자자, 좋습니다. 그럼 이제 2Round로 넘어가겠습니다. 앞선 라운드 속 스위치의 스코어는 2점! 과연 라이트온이 이 수치를 넘어설 수 있을지!”
진행자의 말과 동시에 우리에겐 스마트폰이 아닌 스위치가 전달됐다.
“라이트온은 이 스위치로 게임을 진행합니다! 어라, 스위치, 스위치? 자, 첫 번째 문제!”
무대 아래와 우리가 든 스위치를 번갈아 바라보며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조성한 진행자가 곧장 말을 이었다.
“이건 지금 스위치가 투표한, 따끈따끈한 질문지입니다!”
스위치들이 가장 좋아하는 찌개는?
▶ [김치찌개]
▶ [된장찌개]
아, 퀴즈가 끝나고도 팬들이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이유가 이거였군.
실시간으로 팬들에게 응답을 얻고, 우리에게 질문을 내는 방식인 모양.
“으앗, 이, 이걸 어떻게 맞춘답니까!”
“……모, 르겠.”
“이거 난이도 너무한 거 아니에요~? 으음, 스위치 이겨야 하는데.”
곧장 반응이 터져 나왔다.
“방금 스위치가 느꼈을 막막함입니다! 사랑은 이심전심! 라이트온 여러분도 느껴보십시오!”
“한국인이라면 둘 다 사랑하는 찌개잖아요. 하지만 스위치의 마음, 느껴보도록 하겠습니다.”
내가 눈을 질끈 감으며 멘트를 치자, 무대 아래에서 즐거운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결과는 3연패였다.
안색이 칙칙해진 멤버들 사이에서 진행자가 멘트를 이었다.
“충격의 3연패! 스위치들의 승리인가요?”
“아닙니다. 동점승, 만들어보겠습니다.”
내 결연한 대답에 곧바로 다음 문제가 떠올랐다.
스위치들이 라이트온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 [사랑해]
▶ [고마워]
“앗! 이건 바로 선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핫, 저도 금방 고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어? 이건 쉬운데요.”
류인의 말에 한수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동점, 만들 수 있겠는데요.”
“……저도, 이번 문제는 맞힐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얹었다.
“난 이미 선택했어.”
아마 다른 놈들도 나와 같은 선택지를 눌렀을 거다.
곧이어 전광판에 선택결과가 떠올랐다.
[사랑해] 100% [고마워] 0%“몰표! 몰표입니다! 라이트온 여섯 명 전원, [사랑해]에 투표했습니다!”
“스위치들은 저희한테 고마워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항상 고마워해야하는 건 저흽니다.”
이건 진심이다.
고마워해야 할 건 이쪽이지.
“아니야아아악!”
“와아아아아아아악!”
“우리가 더 고마워!!”
귀가 먹먹할 정도의 함성 속에서, 팬들이 전하는 메시지가 드문드문 들려왔다.
어쩐지 감동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쇼케이스 현장에서, 진행자가 말을 이음과 동시에 화면엔 팬들의 선택 결과가 떠올랐다.
슈웅, 팟-!
“……!!”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결과에, 내 눈이 서서히 커졌다.
압도적으로 [고마워]에 쏠려 있던 것이다.
“라이트온의 4연패! 사랑의 힘을 증명한 건 우리, 스위치였습니다!”
“와아아아아아아악!”
대체 뭐가 고맙단 말인가.
객관적으로 매번 무언가를 받는 건 우린데, 대체 무엇이.
……마음이 이상해진다.
불쑥 머리를 들이미는 낯선 감정에, 나는 고개를 숙인 채 죄 없는 입술을 짓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