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163)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163화(163/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163화
꽤 흥미로운 상황에, 나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역시, 류인이 맞다.
“그냥, 번호만 저장해 달라니까요! 제 자존심도 생각해 주세요……!”
연락을 하지 않는대도, 방송가의 소문이란 발이 달린 듯 재빨라서 뜬 소문이 나게 마련이다.
번호를 줘서도, 받아서도 안 된다.
과연, 저 녀석이 어떻게 행동할까.
나는 물끄러미 아래를 내다봤다.
“……저희가 아직 연애는 안 되기도 하고, 그럴 생각이 없어서요.”
말을 마친 류인이 손을 휘적였다.
“마음에 안 들거나, 무시하는 건 절대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연애 되는 회사가 어딨어요! 다 몰래몰래 만나는 거지! 혹시, 여자 친구 있으세요? 그래서 이러시는 거예요? 그럼 깔끔하게 포기할게요.”
애인의 유무를 묻는 말에, 류인이 고개를 저었다.
저 녀석 성격이야 뻔하다.
대놓고 거절하면 상대방이 상처받진 않을까 고심하며 강하게 나가지 못하는 거겠지.
이제 슬슬 도와줘 볼까.
콰앙!
일부러 비상계단의 문을 큰 소리나게 닫자-
계획대로 한 명이 자리를 피했고, 공간엔 류인 혼자 남았다.
나는 난간에 기댄 채, 아래쪽으로 고개를 쭉 내밀며 웃었다.
“인기 많네?”
“……!!”
소리의 근원지인 위층을 올려다본 류인과 내 시선이 정확히 맞물렸다.
사아아-
찰나의 정적 이후, 류인이 필사적으로 해명하기 시작했다.
“해온아, 방금은 아무 일도 없었어.”
“알아.”
처음부터 다 들었으니까.
이미 멤버들의 귀가 찢어질 정도로 연애에 빠져 버린 연예인들의 87가지 말로를 강연했기에, 적어도 멤버들은 경각심을 아주 크게 가지고 있을 거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87가지를 훌쩍 뛰어넘었었다며 질색합니다!]그럼에도 이 나이대에 그런 욕구가 드는 건 당연할 텐데, 바로 거절한 게 꽤 기특하단 말이지.
“정말 아무 일도 없었는데, 어, 으음.”
내가 이 상황을 오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류인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놀려볼까.
즉시 오해를 풀어줄 수도 있겠다만, 매사에 덤덤한 이 녀석을 놀릴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나는 계단을 내려가며 입을 열었다.
“왜 번호 안 줬어? 몰래 줄 만도 한데.”
물론 줬다면?
내가 먼저 이 녀석을 정신교육으로 반쯤 죽여놨을 거다.
“네가 하지 말랬으니까.”
1초도 고민하지 않고 나온 대답에 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자, 류인이 아차 싶었는지 바로 말을 이었다.
“……어, 물론 원래도 연애 생각은 없었어. 해온이 네가 말하지 않았어도, 절대 그런 일 없었을 거야.”
“하하, 그래?”
“응.”
나는 류인의 어깨를 퍽퍽 두드렸다.
그대로만 자라거라.
내면으로 이 녀석을 기특해하고 있을 무렵, 류인이 내 손목을 붙잡았다.
“……저기 해온아.”
“어.”
“애들한텐 비밀로 해줄래. 조금 부끄럽기도 해서.”
나는 곧장 고개를 끄덕였다.
방송에서 말할 수 있는 주제라면 언제든지 이 녀석의 뒤통수를 때리고 입을 나불거릴 준비가 되어 있다만, 그럴 수 있는 주제도 아니니까.
* * *
하지만 안타깝게도 류인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기실 문을 열자마자 스프링처럼 튀어 오른 차윤재가 류인의 옷자락을 붙잡았기 때문이다.
“형님! 어, 어떻게 되셨습니까! 호, 호, 혹시……!”
류인 뒤엔 내가 있었는데, 나까진 보지 못한 모양인지 차윤재가 속사포로 말을 이었다.
“이, 이걸 절대 해온 형님께 들키면 안 됩니다! 들키면 형님은 최소 사망-”
“나?”
“흐아아아아악!”
귀신이라도 본 듯 놀란 차윤재가 자신의 심장을 부여잡았다.
“혀, 형님도 가, 같이 오셨습니까.”
“앞에서 만나서.”
그나저나, 차윤재가 어떻게?
바로 알아챌 정도로 눈치가 좋은 녀석이 아닌데?
궁금증을 갖기 무섭게, 답을 알아낼 수 있었다.
“윤재 형, 조용히 하세요. 제가 비밀이라고 했잖아요.”
이 녀석이 먼저 눈치를 챈 거로군.
“……하지만 너무 궁금해서!”
“궁금할 수밖에 없는 주제지만, 이렇게 추궁하듯 물어선 곤란합니다. 더 엇나갈 가능성이 있고, 먼저 말해주기 전엔 기다려 주는 게 가족의 의무랄까요.”
진지하게 말하고 있지만, 한수현 이 녀석도 굉장히 궁금해 보인다.
척! 척! 척! 척! 척!
대기실 내의 모든 시선이 류인에게 꽂혔고, 류인의 귀 끝이 붉어졌다.
커다란 손으로 얼굴을 가린 류인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아무 일도 없었어.”
“정말 아무 일도 없으셨습니까!?”
“으하하학! 이 형, 부끄러워한다! 부끄러워한다!”
“최승하, 류인 형 놀리, 지 마……!”
“호흡이 이전보다 조금 빨라지셨네요. 혹시 두근거리셨나요?”
“우선, 하나도 안 두근거렸어. 연애할 생각 하나도 없으니까. ……그냥 너희한테 들킨 게 부끄러워서 그래.”
“부~ 끄러워요? 지이인짜?”
착!
“와하하, 진짜 심장 빨리 뛰네. 귀여운 형~!”
류인의 가슴에 손을 올린 최승하가 본격적인 놀리기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고, 그 난장판 속에서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모니터링해야지.’
– 포브스 선정 올해의 독기그룹
– 오늘 죽어도 본방사수
– 잠만 젊은 나이에 환청이 났나 뭐라고요? 뭐뭐뭐뭐라고요?
– 상암동 노숙자가 되는 한이 있어도 갔어야 하는데 tlqkf 한강 다이빙하러 갈게 ㅇㅇ 잘 있어라 세상아
– 오늘 의상이 크롭이라고?
하지만!
이걸 내 눈으로 못 봤다는 게 미치도록 슬퍼
But!
화면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설레
However!
근데 막상 보면 이걸 직접 본 스위치들이 개부러워서 한강 다이빙하고 싶을듯
Neverless!
본방 때까지 숨 참을 거임
진짜 내 마음은 뭘까…?
역시나 의상에 대한 언급이 많다.
사녹에 참여한 팬들이 올린 후기가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 ???? : 아이돌이 밥 먹여주냐?
네네ㅜ 라이트온은 밥 먹여주고 후식까지 먹여줘요
– 얘들아 이게 아이돌이다 이게 아이돌이야
– 라이트온은 신이다
내가 모니터링을 이어가고 있던 순간이었다.
훅!
갑작스럽게 쏠린 무게에 고개를 돌리자, 매미처럼 내 등에 매달린 최승하가 고개를 비볐다.
“스마트폰 말고, 더 유익한 걸 보는 게 어떨까요~?”
반응을 살피고 있던 건데, 그 논란을 보고 있는 건 아닐까 우려된 모양이지.
논란은 확실히 사그라들었지만 아직까지 떠드는 이들은 존재하기 때문에.
나는 스마트폰을 내려놓으며 고개를 돌렸다.
“더 유익한 거?”
내 물음에, 최승하가 헤헤 웃으며 얼굴을 가져다 댔다.
“내 얼굴~?”
스윽…….
“아니, 바로 질색하면서 일어나는 것 봐! 이건 나도 상처지!”
최승하가 왁왁대는 동안, 나는 중대한 결심을 해야 했다.
이전에 신유하 앞에서 도전했다가 큰 망신살을 겪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자 드롭했던 퀘스트.
그래.
그 빌어먹을 퀘스트를 진행할 생각이다.
골드 수급을 위해서.
‘2,000골드…….’
나는 옆에 앉은 차윤재를 붙잡았다.
“네 의상, 잘 어울려. 최고다.”
“……?”
잠시 얼굴에 의문을 띄운 차윤재가 자신의 의상과 내 의상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말을 이었다.
“저희 같은 의상입니다!”
“최고다.”
“예?”
“나는 어떻지.”
“개인적으론 민망합니다!”
“…….”
“하지만 팬분들의 반응이 무척 좋았습니다! 좋아해 주시니 마냥 들뜨기도 하면서, 어디가 좋으신 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형님은 알고 계신가요?”
순수하고도 진지한 얼굴로 질문을 던지는 차윤재에 내 입이 다물렸다.
오타쿠 자아가 실시간으로 이 의상에 대한 논문을 작성하고 있다만, 이걸 입 밖으로 내뱉을 순 없는 일이다.
나는 정신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며 이 논문을 입 밖으로 내지 않기 위해 뇌에 힘을 줬다.
자아를 진정시킨 나는 다시 한번 말문을 열었다.
“너의 의상은 최고다.”
“그, 그렇습니까!”
“내 의상은 어떻지.”
싱긋…….
협박용 미소를 만면에 걸치고, 차윤재의 어깨에 손을 올리자, 차윤재가 몸을 파르르 떨며 입을 열었다.
“혀, 형님도. 최, 최, 최고십니다!”
[최고예요] 퀘스트 성공! (3/5)“흠.”
참고로 신유하는 퀘스트가 떠오른 날 밤에 해결했다.
어떻게 해결했는지는 정신 건강을 위해 입을 다물도록 하겠다.
최승하도 그 날 성공했으니, 남은 건 두 놈이다.
아직까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의 차윤재를 제쳐둔 나는 곧장 류인의 팔목을 잡았다.
“어, 해온아?”
“존경해.”
“……응?”
“존경한다고.”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당신의 사회성에 눈물을 흘립니다!]열받는다.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친구가 없었던 건 슬퍼할 일이 아니라며 100골드를 후원합니다!]내 안색이 메마르고 있을 무렵, 류인이 작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나도.”
“…….”
참고로 이 퀘스트는 키워드를 제대로 들어야 한다.
나는 심기일전한 얼굴로 다시 입을 열었다.
“너는 그룹의 기둥 같은 느낌이지. 존경한다.”
“어, 내가 뭘 했다고 조금 쑥스럽네. 기둥은 해온이 너지.”
“아니, 기둥은 너다. 존경해.”
“……? 응, 나도 그래, 해온아.”
퍽퍽…….
“해온아, 갑자기 가슴은 왜 쳐? 혹시 체했어?”
어.
너 때문에…….
속마음과는 달리 반짝이는 안광을 걸친 나는 입을 열었다.
“아니, 널 존경하는 마음이 너무 넘쳐서.”
“……해온아, 그, 음, 내가 그 정도는 아니야. 요즘 팀의 중심점이 되어주는 건 너인걸.”
이쯤 되니 내 속에선 울화통이 치밀기 시작했다.
따지고 보면 들어야 하는 이 키워드도 칭찬의 일종이긴 하다만, 어떻게 이렇게 계속 빗겨 나갈 수 있는 건지.
나는 심호흡을 한 뒤,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나한테 하고 싶은 말 없어?”
“있어.”
드디어!
류인의 입술이 천천히 열렸고, 나는 눈을 반짝였다.
“요즘 네가 무리하는 것 같아서, 쉬엄쉬엄했으면 좋겠어. 가끔은 나한테 의지도 해주면 고마울 것 같고. 우리 활동 기니까, 그렇지. 해온아?”
부글부글…….
이 착한 놈한테 뭐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강렬한 현타에 인생에 대한 고찰을 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그리고 있잖아.”
민망한 듯 말을 늘린 녀석이 나와 시선을 마주쳤다.
“음, 우리한테 너는 최고의 리더야. 고마워.”
“……!”
류인은 작게 웃으며 그대로 굳어버린 내 팔을 툭, 쳤다.
“진심으로.”
[최고예요] 퀘스트 성공! (4/5)“흠.”
이 키워드가 튀어나올 줄은 예상 못 했는데.
잠시 마음이 간지러워졌었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흘러넘치는 동료애에 흐뭇함을 감추지 못합니다!]나는 멀어지는 류인의 등짝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 녀석이 이제 입에 기름칠도 할 줄 아는군…….’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당신의 사회성에 경악하며 머리를 쥐어뜯습니다! 그게 아니라고 합니다!]“……?”
떠오른 메시지에서 눈을 돌린 나는 한수현을 바라봤다.
대기실 안에서도 연습을 이어가던 녀석이 내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들어 나와 눈을 마주쳤다.
“나는 멤버들을 사랑-”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수현이 시선을 창밖으로 던지며 속사포로 말을 이었다.
“……흠, 가족끼리 서로 사랑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 저도 해온 형을 사랑합니다.”
[사랑해요] 퀘스트 성공! (5/5)“……?”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해결된 퀘스트에, 나는 한수현과 알림 메시지를 멍하니 번갈아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