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207)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207화(207/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207화
척!
나는 숙소로 발을 내딛기 무섭게, 외출의 알리바이용으로 구매한 아이스크림을 내밀었다.
“오오, 형님! 편의점에 다녀오신 겁니까!”
“으음? 갑자기 형이 숙소에 안 보여서 얼마나 놀랐는 줄 알아요? 전화도 안 받고! 근데, 편의점 간 것치곤 조금 늦지 않았나~?”
“편의점 가는 길에, 정 대리님한테 전화가 와서 대화하다 보니까 좀 늦었나.”
이번에도 정재진을 팔아먹은 나는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굳이 잴 거 없지.’
활동이 끝난 뒤, 익월에 첫 정산이 들어올 거란 소식을 전한 내 낯짝에 의문이 감돌았다.
“……?”
이 정적은 뭐란 말인가.
사실 난리가 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가장 먼저 정적을 깬 건 한수현이었다.
“정말 속을 뻔했어요. 역시 해온 형은 빼어난 연기력까지 갖추셨군요.”
아하.
이 녀석들 애초에 이게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군.
사실 내년에 잡혀 있다던 정산도 망돌의 소속사치고는 빠른 편이다.
정산 체계가 잘 갖춰진 아티스트 친화적인 곳들은 더더욱 빠르다만, MH도 느린 편은 아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정산 이야기를 들었으니, 이 녀석들 입장에선 이렇게 생각할 만하다.
내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입을 다물고 있자…… 녀석들의 얼굴에 서서히 경악이 물들었다.
“설마, 진짜……?”
“마, 마, 마, 마, 마, 마, 말도 안 됩니다!”
“따, 딸꾹……!”
“해온 형, 확실한 정보인 걸까요? 아니지, 형이 이상한 정보를 가지고 오실 리는 없는…….”
한수현조차 당황했는지, 말문이 막혔다.
“해온아, 그게 진짜야? 음, 믿기지가 않네…… 생각도 못 하고 있었어.”
너 나 할 거 없이 충격으로 물든 멤버들 사이, 차윤재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저, 정말이십니까?”
순식간에 내 쪽으로 다가온 차윤재가 내 어깨를 붙잡고 탈탈 털기 시작했다.
……정말 탈수기라도 돌리는 것처럼, 탈탈.
“장난이라면 지금 말씀해 주십시오! ……정말 믿기지가 않아서 그렇습니다!”
펄럭! 펄럭! 펄럭! 펄럭!
“유, 윤재야……! 해온 형, 죽어……!”
“세상에 몸 좀 흔든다고 죽는 사람이 어딨답…….”
큰 눈을 도록 굴린 차윤재가 뒤늦게 내 뒈져가는 낯짝을 마주했다.
“형니이이이임! 죄, 죄, 죄송합-”
“안 뒈졌으니까 진정해.”
“오호, 그래서 정말 저희 정산일이 이렇게 일찍 잡혔다고요?”
“그래.”
헤실 웃은 최승하가 나를 바라보며, 입 모양으로 ‘리더 형이 최고네~’를 외쳤다.
……이 녀석은 벌써 눈치챈 것 같군.
물론 눈치 못 챈 이들도 있지만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꿈인 것 같습니다! 처, 처, 첫 정산이 들어올 거라곤 생각도 안 하고 있, 있었는데!”
그래 보인다.
나는 소파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막방이 내일이니까, 금방이겠네.”
“으하하, 형이 그런 말 하면 우리 윤재는 숨이 넘어간다고요~!”
“윤재, 야……! 숨 쉬어……!”
“……! 마음대로 되지가 않습니다!”
눈을 질끈 감은 차윤재가 말을 이었다.
“유하 형님! 절 한 대만 때려주시겠습니까? 도무지 믿기지가 않아서……!”
“안 돼. 못, 때려……!”
“와! 신유하, 나는 잘 때리면서! 진짜 어이가 없, 으억!”
“조용히 해.”
최승하의 등짝을 후려갈긴 나는 침을 느릿하게 삼켰다.
꿀꺽…….
12월의 꽃말.
연말 정산을 시작해 볼까.
내 목숨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이라 그런지, 조금 긴장되는군.
차윤재를 바라보며 상태창을 되뇌이자, 곧바로 창이 떠올랐다.
[차윤재]체력 A-
정신력 B+
비주얼 A+
노래 B+
춤 A-
※ 망돌의 그림자 수치 : 34%(*위험 1단계)
“……!”
꾸준히, 그리고 조금씩 옅어지고 있었던 차윤재의 그림자는 오늘 아침만 해도 36%였다.
방금 그 소식을 들은 것만으로도 2%가 옅어졌다는 뜻이다.
나는 보고도 믿기지 않는 수치에 눈을 빠르게 껌뻑였다.
이 정도라면……!
정산이 실제로 들어오기라도 하는 날엔, 30%에 접어들며 소멸될 수도 있을 것 같지 않은가!
“뭐지? 이 형,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 보이지?”
흐음, 소리를 내며 탐정에라도 빙의한 것처럼 기웃대는 최승하의 얼굴을 꾹꾹 밀어낸 나는 곧장 신유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상태창.’
[신유하]체력 C+
정신력 C
비주얼 S-
노래 A-
춤 B+
※ 망돌의 그림자 수치 : 36%(*위험 1단계)
“……!”
내 눈이 동그래졌다.
나는 차윤재를 토닥거려 주며 진정시켜 주고 있는 신유하를 응시했다.
그러니까, AMA로 호텔에 묵었을 때…… 신유하가 내 병간호를 해줬을 때 말이다.
다음 날, 무슨 감정의 변화인지 이 녀석의 그림자가 무려 2%나 옅어져 있었다.
그런 커다란 변동이 최근에 있었기에, 솔직히 불자면 기대 안 했다.
신유하의 그림자는 이번 일로 변동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는 뜻이다.
바로 눈에 보이는 성과에, 계속해서 씰룩거리던 내 입매는 곧 진정됐다.
이 녀석들의 상태창을 보다 보니, 이전부터 느꼈던 강렬한 현타가 밀려왔기 때문이다.
바로 스탯 말이다.
최근, 그림자가 소멸되며 스탯이 대폭 상승 조정된 한수현을 제외하고도…… 멤버들의 스탯이 상승폭을 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그림자가 옅어지며 정신력 스탯이 상승했던 차윤재. 이 녀석은 최근 체력 스탯이 B+에서 A-로 상승했다.
마찬가지로 신유하는 그림자가 옅어지며 체력과 정신력 스탯이 크게 좋아졌기에 조만간 변화는 없을 줄 알았다만, 그 예상을 깨고 C-였던 정신력이 C로 올랐다.
그림자가 없는 놈들도 마찬가지다.
류인은 체력 스탯이 A에서 A+로 상승.
최승하는 댄스 스탯이 B+에서 A-로 상승했다.
“…….”
나는 눅눅한 낯짝으로 멤버들의 상태창을 둘러보다가, 이내 시선을 돌렸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위로를 건넵니다! 가장 많은 성장을 이뤄낸 건 당신이라고 전합니다!]맞는 말이다.
가장 커다란 성장을 한 건 나다.
개처럼 미션과 퀘스트 클리어하고, 골드를 눈물겹게 모아서 올렸으니까…….
왜 나는 자연적으로 오르지 않는 건지, 무척 억울하다.
이 녀석들이랑 연습량도 같고!
똑같이 연습하는데!
체력이 후달리는 내가 힘들면 더 힘들었지, 꿀 빨진 않았단 말이다!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당신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어합니다.]“……?”
물음표를 띄움과 동시에 내 낯짝이 흐릿해졌다.
허공에…… 그러니까, 내 시야에.
내가 연습실 구석탱이에서 시체처럼 퍼질러져 있었던 모습이…… 하나, 둘, 셋, X발.
셀 수도 없을 정도로, 수십 개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
알겠으니까, 치워라.
스탯은 성장에 영향을 받는다.
그림자가 옅어지거나 소멸되면, 그에 따라 스탯이 올라가는 것도 그 일환이다.
“흠.”
나는 스탯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으니 자연적인 성장이 제한되는 건가.
따지자면 원하는 스탯을 자유롭게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내 능력이 사기긴 하지만, 조금 아쉽군.
나는 이내 고개를 털어냈다.
사실 지금 내 상태창도 만족스러워서 말이다.
빌어먹을 개복치 몸뚱어리만 제외하면, 나름 마음에 든다.
이번에 올린 보컬 스탯으로도 화제성을 실컷 뽑아먹었기도 하고.
그리고 이 녀석들의 성장은 그룹 자체에 무조건적인 플러스 요소고, 더 나아가 내 목표에 커다란 도움이 되니 기꺼운 일이다.
* * *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스위치들의 함성이 끊기지 않았다.
한참 무대에서 발을 떼지 못하다가, 스태프의 사인에 결국 등을 돌릴 때까지도 함성이 계속됐다.
그래.
오늘로 활동의 종지부를 찍었다.
정규 활동인 데다가, 반응까지 좋아서 활동이 꽤 길어졌다.
– 마지막까지 ㄹㅈㄷ 독기 의상 입어주는 라이트온이 참 좋다…^^
– 막방 너무 너무 수고했어 라이트온이 있어서 행복해 고마워
– 오늘 자 랕온 출근길 롱패딩 펭귄 여섯 마리 귀여워서 임종할랍니다 (사진)
“바로 밴으로 가시면 됩니다.”
매니저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앗! 어제 눈에다가 비까지 내려서 그런가, 엄청 미끄럽네? 다들 조심해요!”
“승하 말이 맞네. 다들 패딩 주머니에서 손 빼고 걸어. 넘어지면 큰일 나겠다.”
나는 류인의 의견에 공감하며 패딩에서 손을 뺐다.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일이지.
빙판길에서는 조심만 하면, 넘어질 일이 드물다.
나는 바닥이 뚫릴 듯이 노려보며 걸음을 옮겼다.
이런 빙판길에서 넘어지면, 남들은 그냥 무릎 털고 일어나겠지만 나는 상황이 다르다.
노인들에게 빙판 미끄러짐 사고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고 있는가.
아마도 나는 그것보다 더 치명적일 것이다.
빌어처먹을 개복치 몸뚱어리임을 스스로 알고 있기에, 분명 한 발자국을 뗄 때마다 심혈을 기울였는데 말이다.
미끌─!
……방금 내가 빙판을 밟았나?
분명 얼지 않은 땅이었는데?
몸이 기울어지며, 시야에 하늘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앞으로 넘어지면 모를까, 무게중심이 뒤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이 몸뚱어리를 두고 판단했을 때, 대가리가 깨질 수도 있겠다 싶군.
안타깝게도 내가 가장 앞에서 걷고 있었기에, 붙잡아 줄 사람 따윈 없었다.
“혀, 형니이이이임!”
“해온 형!”
녀석들의 경악하는 목소리가 0.3배속으로 느릿하게 들려오는 듯한 착각마저 일었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딱딱하고 차가운 바닥이 아닌, 폭신한.
폭신?
……대체 뭐가 폭신한데?
“하핫, 세이프다!”
내 밑에 깔린 최승하가 실없이 웃었다.
분명 저 뒤에 있던 녀석이 어느새에?
“……뭐야?”
“생명의 은인에게 뭐야? 이건 아니지! 잇차!”
나를 일으켜 세운 최승하가 곧바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 패딩에 묻은 눈을 탈탈 털었다.
폭신함의 정체는 패딩이었군.
“안 다쳤죠?”
“나야 당연히 네 위에 엎어졌으니 안 다쳤는데, 너는?”
“저는 당연히 튼튼하니까 하나도~ 흐음.”
말을 하다 말고 눈썹을 꿈틀거린 최승하가 갑자기 어깨를 통통 두드리기 시작했다.
“뼈가 부러진 것 같은데!”
“승하 형, 해온 형은 아까 승하형의 복부 쪽으로 넘어지셨는데, 어째서 어깨를 두드리시는 건가요.”
한수현의 논리적인 물음에, 입술에 검지를 가져다 대며 ‘쉿!’을 외친 최승하가 내 팔을 붙잡았다.
“형, 나 배에 멍들었으면 어떡해요?”
“어떡하긴 어떡해. 활동 끝나서 크롭 의상 안 입으니 타이밍 좋은 거지.”
“와아, 와아아아! 이 사람 좀 봐!”
“장난이고, 고맙…….”
나는 감사 인사를 전하려 상체를 돌렸다가, 전신이 오싹해짐을 경험했다.
지금 내가 이 꼬라지를 보인 장소가 보통 장소가 아니었음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그래, 지금 여기…….
‘퇴근길이었지.’
차착착착착착착착!
제정신을 차리니 확실하게 들려오는 플래시 소리에, 내 낯짝에 경악이 물들기 시작했다.
동시에 내 어깨에 팔을 두른 최승하가 귓가에 대고 속닥였다.
“하핫, 막방에 스위치들한테 재밌는 거 보여 드렸다. 그쵸?”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좋은 구경 했다며 휘파람을 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