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225)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225화(225/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225화
링거대가 밀리며 바닥으로 추락했고, 이미 팔에서 뽑아낸 주삿바늘과 연결된 영양제들도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얘네는 무슨 죄예요?”
“말 돌리지 말고.”
“하핫, 무서워라! 눈에 힘 풀어요, 형.”
최승하가 부드럽게 웃으며 내 손을 맞잡듯 그러쥐었다.
“형도 알잖아요? 그 스케줄은 충분히 미룰 수 있는 거였어요.”
“그걸 왜 네가 판단-”
내가 말을 끝마치기도 전, 내 어깨를 눌러 침대에 앉힌 최승하가 침음성을 냈다.
“저도 판단 정도는 할 수 있죠? 음~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눈을 내리깔며 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순식간에 훑어낸 최승하가 작게 중얼거렸다.
“그 몸으로 스케줄 갈 생각이었던 건 아니죠?”
최승하의 눈이 사르륵 접혔다.
“에이, 설마!”
“…….”
나는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속을 진정시켰다.
이 녀석 말이 틀리지 않다.
입장을 바꿔서, 나였어도 스케줄 취소시켰을 거잖아.
외부에 노출되는 게 아닌, 내부의 스케줄이었으니 수습도 할 수 있다.
애초에 내 잘못이다.
제때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게 난데, 누굴 탓한단 말인가.
알람을 듣지 못한…….
그래.
알람을 듣지 못한 내 잘못…….
스으윽-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네가 알람 껐어?”
내 스마트폰 잠금은 지문 인식이다.
풀려면 얼마든지 풀 수 있다는 뜻이다.
심지어 그 상대가 기절하듯 잠든 나라면 더더욱.
“으하핫, 어차피 속여도 안 믿을 거죠? 맞아요. 제가 껐, 아야!”
최승하가 방정맞게 몸을 움츠리며 과장된 소릴 냈다.
철썩!
철썩!
철썩!
등짝을 연달아 강타당한 최승하가 슬픈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우리 형, 힘이 얼마나 없으면 아프지가 않아…….”
그리고 흐르지도 않는 눈물을 콕콕 닦는 시늉까지.
“흑흑…….”
그 광경을 바로 앞에서 마주한 내 낯짝이 심각하게 눅눅해졌다.
“하핫, 화 풀렸어요?”
“때릴 힘도 없어. 저리 가라.”
몸을 치대오는 최승하를 밀어낸 나는 흐린 낯짝으로 고갤 저었다.
“그나저나, 형은 알람을 무슨 분 단위로 맞춰놔요? 끄는 데도 한참이었네.”
그야, 혹시라도 정신줄을 놓았을 시를 대비해서다.
그 정도로 울리면 한 번은 일어나겠지 싶어서.
“그리고 미팅은 무사히 끝났다니까, 표정 풀어요.”
“……어떻게?”
“제가 설마 수습도 안 했을까! 회사 대 회사로 해결하시겠다고 하셨어요. 아, 형이 아프단 소린 안 했으니까 걱정 말고!”
나는 한숨을 삼키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애들도 걱정하겠네. 얼른 가자.”
“으으음~”
최승하가 앉은 자리에서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애들은 형 여기 있는 거 몰라요. 지금 삐졌을걸~?”
“삐지다니?”
“하핫! 그런 게 있어요!”
* * *
시간을 거슬러, SBC 토크쇼를 끝마친 시각.
성해온은 택시를 타고 호텔로 떠났고, 나머지 멤버들은 밴에 올랐다.
“해온 형님이 수상합니다!”
차윤재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혹시, 형님이 연애를?”
사아아-
차윤재의 발언에, 정차된 밴 안이 정적으로 휩싸였다.
매니저는 커피를 사러 간 상태였다.
“그럴, 리 없어. 윤재야…….”
고개를 내저은 건 신유하였다.
그렇다.
성해온은 연애의 연 자만 꺼내도 얼굴이 살벌해지는 사람이었다.
“그런 소리, 하면…….”
신유하가 중얼거림과 동시에.
“우리 굴비처럼 천장에 매달릴걸~?”
상체를 내뺀 최승하가 앞자리에 앉은 차윤재의 어깨를 잡고 흔들기 시작했다.
“하핫, 윤재가 제일 먼저 대롱대롱 매달리겠다!”
동시에 멤버들의 입이 다물렸다.
……정말 일리 있었기 때문이다.
굴비처럼 매달린 자신의 미래를 상상해 버렸는지, 차윤재의 얼굴이 잠시 허여멀건해졌다.
상체를 빙글 돌린 차윤재가 최승하와 시선을 마주쳤다.
“혀, 형님! 혹시 말하시려는 겁니까!”
“윤재가 여기에 뽀뽀해 주면 안 말할게~!”
최승하가 자신의 볼을 톡톡 치자, 극대노한 차윤재가 밴에서 벌떡 일어났다.
콩!
곧바로 천장에 머리를 부딪혔지만 말이다.
억울한 얼굴의 차윤재가 머리를 감싸 쥐었고, 최승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우리 윤재, 키가 몇인데 그렇게 차 안에서 벌떡 일어난담!”
“이이이익!”
차윤재의 혈압이 오르기 시작한 순간, 류인이 눈치 좋게 최승하를 제압했다.
방실대며 순순히 제압당해 준 최승하는 창틀에 팔을 괸 채,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조용해졌다.
반대로 밴 안은 다시금 떠들썩해졌다.
주제는 역시나 성해온의 이상행동이었다.
“저는 정말이지 서운합니다! 호텔 위치도 알려주지 않으시는 게요!”
“윤재, 입 튀어나왔다.”
스윽…….
류인의 말에, 자신의 입술을 무의식적으로 매만진 차윤재가 분기탱천했다.
“하, 하나도 안 나왔지 않습니까! 놀리지 마십시오!”
“하하.”
귀엽다는 듯이 웃은 류인이 차윤재를 진정시켰다.
“공백기니까, 해온이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지. 요즘은 호텔에서 혼자 묵는 것도 인기라던데. 호캉스라고.”
류인이 어쩐지 퍼석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아까 해온이가 그런 것도 모르냐고, 유행에 뒤떨어지지 말라고 하더라…….”
“푸하핫! 저도 들어본 건데 형님이 모르십니까!”
한참 웃던 차윤재가 정색했다.
“아, 아니, 웃을 일이 아닙니다! 평소에 꼼! 짝! 도! 하기 싫어하는 그 형님이 익숙한 침대를 두고 굳이 나가셨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역시 여자 친, 읍! 읍!”
“우리 귀여운 윤재~ 매니저님 오신다.”
타이밍 좋게 차윤재의 입을 틀어막은 최승하는 장문의 메시지가 도착한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데뷔 이래 연락을 끊었던 이에게서 온 것이었다.
끝이 없을 정도로 긴 메시지는 자신에 대한 걱정, 그리고 가족들이 얼굴을 보고 싶어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것들을 읽지도 않고 넘긴 최승하는 마지막 줄만을 살폈다.
어딘가의 위치가 적혀져 있었다.
“으음.”
최승하의 다리가 까딱여졌다.
지금 당장 가보고 싶다만…… 역시 내일까지 참자.
최승하는 스마트폰을 입가에 가져다 대며, 곁눈질로 창밖을 살폈다.
* * *
그리고 시간은 흘러, 다음 날 아침이 밝았다.
여전히 차윤재는 성해온의 애인설을 주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가 한 명 생겼다.
“아무래도 저희의 직업은 열애설이 커다란 타격이니까요. 물론 해온 형이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지만, 걱정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절대 의심하는 건 아닙니다. 가족을 의심할 리 없죠.”
……한수현이었다.
어젯 밤,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두 막내는 무언가 대화를 나눴다.
그렇다.
평소였다면, 지독한 논리형인 한수현은 이런 주장을 전혀 믿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이번 일은 아무리 봐도 성해온답지 않은 행동이었다.
……물론 성해온과 이성? 이것만큼 안 어울리는 키워드도 없다.
하지만!
드라마나 영화에선 사랑에 눈이 먼 사람이 흔하지 않은가!
연애라곤 해본 적도, 할 생각도 없었던 한수현은 이것에 대해 알 턱이 없었던 것이다.
A부터 Z까지 전부 잘못 짚었다는 걸 알 리 없는 한수현은 구석에 찌그러져, 잔뜩 우중충한 분위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류인 형님도 저번에 여성 연예인분께 대쉬를 받았지 않습니까? 해온 형님도 비슷한 연배에, 잘생기셨으니 분명 받으셨을 겁니다!”
“……푸으읍.”
뜬금없이 저격당한 류인이 물을 뿜었다.
“윤재야, 갑자기 그 이야기는 왜…….”
……벌떡!
자리에서 일어난 차윤재는 심각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혀, 형님을 이대로 둘 수는 없습니다!”
이미 성해온의 호텔행에 이성이 껴 있을 거라 확신한 차윤재가 입술을 꾹 말아 닫았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 형님을 설득해서 이성과 헤어지게 해야 합니다!”
차윤재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걸 지켜보던 최승하가 실없이 웃었다.
“만약에~ 사랑해서 못 헤어지겠다고 하면?”
“그, 그, 그래도, 헤, 헤어져야 합니다! 해온 형님이 저희에게도 그러지 않으셨습니까! 저희는 연애의 이응 자도 관심 없는데요!”
라이트온은 신기하리만큼 이성에 관심이 없었다.
성해온은 그걸 잘 알면서도, 틈이 날 때마다 세뇌했다.
-연애가 하고 싶으면 은퇴하고 해라.
“정, 사아아…… 랑하신다면, 은퇴 이후에 교제를 하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으음, 윤재 학생~ 우문현답이군요. 하지만 그랬다가 해온 형이 사랑 찾아 떠나겠다며 20대에 은퇴 선언을 한다면?”
최승하의 장난 섞인 물음에, 차윤재의 얼굴이 창백해지기 시작했다.
“그, 그럼 어, 어, 어떡해야…….”
그 분위기를 깬 건, 류인이었다.
“승하야, 윤재 울겠다. 그만 놀려.”
“으하하하, 너무 놀렸어요? 내가?”
“그래. 윤재 얼굴 좀 봐. 툭 치면 울겠다.”
“투욱~”
주르륵……!
숙소에 있는 모든 인영의 사고회로가 정지됐다.
“어라……?”
최승하의 고개가 오른쪽으로 기울여질 무렵, 신유하가 그 등짝을 매우 쳤다.
“너, 너는 왜 애를, 놀려……!”
“아니이! 진짜 울 줄은 몰랐지! 윤재야, 뚝!”
“아, 아, 안 웁, 흐어, 어엉…….”
“울잖아!”
“안 웁니, 흑, 흐극! 끅!”
……난장판이 된 숙소에서 최승하는 차윤재를 실컷 토닥여 주다가,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잠깐 외출~!”
“승하야, 어디 가?”
“으음, 잠깐 운동?”
누군가가 더 캐묻기 전, 최승하는 빠르게 등을 돌렸다.
잠시 멈칫하고 몸을 빙글 돌렸지만 말이다.
“윤재야, 형이 너 사랑하는 거 알지?”
“모, 모릅니다!”
“알아야 할 텐데! 뽀뽀해 줄까?!”
“빨리, 끕! 나가십시오!”
드르륵, 탁!
눈 깜짝할 새에 현관문이 닫혔고, 차윤재는 훌쩍이며 물었다.
“류인 형님이 보시기에, 연애는 아닌 것 같습니까?”
“으음, 나는?”
류인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아닐 것 같은데?”
“저도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형님들과, 흡! 오래오래 활동하고 싶단 말입니다!”
남은 멤버들이 거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무렵이었다.
지이잉-
멤버들의 스마트폰이 동시에 진동하거나, 알림음을 내뱉은 것이다.
류인은 가벼운 마음으로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라이트온의 단톡방에서 온 알림이었다.
최승하가 보낸 메시지였다.
평소에도 메시지를 자주 보내는 멤버라서, 류인은 별생각 없이 메시지를 눌렀다.
그리고 보이는 것에, 류인은 눈을 껌뻑였다.
……어?
방금 나간 애가, 왜 거기 있어?
[(사진)]첫 번째로 첨부된 사진은, 처음 영상통화를 했을 당시 보였던 배경과 최승하의 단독 셀카였다.
하지만 경악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메시지가 실시간으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윤재야 내가 봤는데 여자 친구는 없어 (눈을 빛내는 강아지 이모티콘)] [다행이지? 내가 확인하려고 여기까지 왔다니까!] [그러니까 뚝~!!] [(사진)] [(사진)]이어지는 사진들은 이불에 꾸물꾸물 기어들어 간 최승하가 눈만 내놓은 상태로, 성해온의 머리칼과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아 맞다] [승하랑 해온이는 외박입니다아아~ >스으윽…….
류인은 서서히 고개를 돌려, 멤버들의 얼굴을 살폈다.
다들 하나같이 뒤로 넘어가기 직전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 * *
나는 가느스름한 눈으로 최승하를 응시했다.
지금쯤 멤버들이 삐졌을 거라는 의미심장한 말도 그렇고…….
뭔가 일을 저지른 것 같은데.
무슨 안정을 취해야 한다며 내 스마트폰을 돌려주지도 않아서 답답해 뒈질 지경이다.
“으음, 별일은 아닐걸요? 아마도?”
“네가 그렇게 웃으니까 더 불안한데.”
“아 맞다!”
“……?”
“호텔은 제가 체크아웃했어요!”
……뭐라고?
순간적으로 뇌가 정지됐다.
침을 느릿하게 삼킨 나는, 평소와 같은 얼굴로 생글생글 웃고 있는 최승하를 응시했다.
……퇴로가, 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