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242)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242화(242/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242화
예고도 없이 올라온 뮤직비디오.
……노래 제목부터, 였다.
자신의 눈이 잘못된 게 아니라면 이건 분명!
“……팬송?”
곽덕배의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사고가 최근이었으니, 최소한 반년은 활동이 없겠거니 했다.
그랬던 상황에서…….
이런 게 올라올 것이라고 누가 감히 예상이나 했겠는가!
톡.
손가락이 액정에 닿음과 동시에 뮤직비디오가 재생됐고, 곽덕배의 얼굴엔 짤막한 의문이 스쳤다.
화면엔 완전한 어둠뿐이었기 때문이다.
그 어둠 속에서, 인트로가 시작된다.
차분한 건반 사운드가 고막을 작게 두드린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사운드는 차츰 영향력을 키워 나간다.
끼이이-
낡은 나무 문이 열리는 사운드가 뒤섞임과 동시에 화면에 자연스러운 빛이 스며든다.
“……!”
곽덕배의 눈이 미친 듯이 확장되기 시작했다.
문이 열림과 함께, 앵글에 라이트온 멤버들이 가득 찼기 때문에!
……그러니까, 이 어둠은.
이 뮤직비디오를 보는 사람의 시점이었던 것이다.
꼭 컴컴한 어둠 속에 갇혀 있던 이를, 라이트온이 구해주러 온 것 같은 구도였다.
한수현이 그 나이 또래 아이같이 웃으며 어둠 속으로 손을 뻗었다.
그 손에 끌어당겨지는 화면 모션과 함께, 화면 전환.
푸르른 녹음이 가득 들어차 있어 아름다운 액자 같기도 한 대형 통창.
그 앞에 있는 기다란 원목 테이블.
누군가가 그 위에 걸터앉아 등을 내보이고 있었다.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는 구도.
카메라 역시 움직임 없이 멈춘 상태다.
하지만 곽덕배는 이 인영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성해온.
– 보이지 않는 어둠이 나를
집어삼키는 기분을 나는
그런 정적인 구도에서 첫 파트가 시작됐다.
누군가에게 읊조리듯이, 잔잔하게 시작하는 인트로.
그래서 더더욱 성해온 특유의 멜로디컬한 보이스가 돋보이는 파트였다.
– 느껴본 적 있어 (U-U-Um)
내지르는 음이 아닌, 고요한 음.
벌써부터 눈물이 날 것 같아서, 곽덕배는 눈에 힘을 줬다.
바로 그 순간.
등을 돌리고 있던 성해온이 상체를 빙글 돌리며 카메라와.
아니, 이 영상을 보고 있는 스위치들과 눈을 마주쳤다.
성해온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리며 올라간다.
– 더 어둡지 않게
내 마음에 빛을 비춰줘 switch!
동시에.
타악!
노래에 경쾌한 타격음이 섞이며, 곡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변모된다.
이지리스닝으로 즐길 수 있을 만큼, 가볍고 청량한 사운드.
동시에 화면은 전환되어 구름이 보기 좋게 떠오른 파란 하늘이 가득 담긴다.
곽덕배가 눈을 껌뻑였다.
이건 꼭…….
의 뮤직비디오와 연계된 것 같은 구도이지 않은가!
그러고 보니, 의상도 교복과 유사한 형태였다!
과몰입 오타쿠는 이렇게 이어지는 것 같은 요소에 약한 법.
울컥거리는 마음을 가까스로 진정시킨 곽덕배가 화면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 마음은 얼마 안 가 무너져 내렸지만 말이다.
하늘을 잡던 앵글이 내려오며, 눈밭 속 여섯 인영을 잡은 것이다!
멤버들은 말갛게 웃으며, 화면 쪽으로 꽃을 내민다.
앵글이 순식간에 하얀색의 들꽃으로 가득 찼다.
동시에.
하얀 눈으로 가득 찬 풍경, 그 위에 꽃잎이 잔뜩 흩날리는 천재 연출이 들어갔다.
이것만으로도 기함할 노릇이었지만, 아무래도 라이트온은 오늘 곽덕배의 수명을 줄이려는 게 틀림없었다.
눈밭에 누운 성해온이 몸을 데굴 굴려, 턱을 괸 채로 카메라와 시선을 마주친 것이다!
씨익 웃은 성해온이 파트를 소화했다.
– Um 조금은 낯간지러운 말
나 사실 매일같이 연습해
“뭘, 뭘, 연습했는데!”
곽덕배는 분노했다.
뮤비 찍으라고 했더니 화보를 찍고 있잖아!
옆에서 동생이 질색하든 말든, 대답 없는 스마트폰을 부여잡고 고함을 내지른 곽덕배가 이내 스스로의 이마를 강타했다.
그도 그럴 게, 화면 속 멤버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깜찍한 행동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눈사람을 만들거나, 폭신한 눈 위에 드러누워 팔다리를 휘적인다든가, 눈싸움을 한다든가!
“너네 이렇게 굴면 천상 아이돌밖에 못 한다고.”
각자 다른 행동을 하던 멤버들이 시선을 교환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가운데로 모인 멤버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했다.
마치 낙엽으로 글자를 만드는 것처럼, 새하얀 눈을 뭉쳐 어떤 모양새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정체를 보여주겠다는 듯, 카메라 앵글은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허공에서 내려다본 글자의 정체는.
♡
직경이 2m쯤은 훌쩍 넘을 것 같은 대형 눈 하트를 만든 멤버들은 뿌듯한 얼굴로 그 주위에 드러눕는다.
– 내 옆에 있어주지 않을래?
내 손을 잡아주지 않을래?
차윤재와 최승하가 주거니 받거니 파트를 나눠 가지며, 눈으로 뒤덮인 건물로 향한다.
건물의 정체는 오래된 도서관.
낡은 나무 문을 열어젖힌 차윤재가 히히 웃으며 분필을 손에 쥐었고, 최승하도 뒤를 이었다.
그들은 먼지가 내려앉은, 짙은 초록색의 칠판 위를 누비기 시작했다.
왼쪽 끝에선 차윤재가, 오른쪽 끝에선 최승하가.
커다랗게 SWITCH를 써 내린 차윤재가 자신의 몫을 마쳤다는 듯, 뿌듯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히죽 웃고 있는 최승하와 눈이 마주친다.
차윤재의 얼굴에 경악이 물들기 시작했다.
[SWITCH ♡ 승하]칠판의 상태가 이러했기 때문이다.
최승하는 칠판지우개 두 개를 모조리 사수한 상태로 푸하핫 웃었고, 그 뒤에서 나타난 류인이 최승하의 손에 들린 지우개를 뺏었다.
파앙!
칠판지우개 두 개가 맞부딪히며, 분필 가루가 안개처럼 솟아올랐다.
여기서 슬로우까지 걸리자, 조금 아름다워 보일 지경이었다.
……건강에 유해하기만 했던 추억의 분필 가루가, 저렇게 보일 수 있는 거였나?
곽덕배는 역시 잘생긴 게 최고라는 결론을 내놨다.
화면 속 류인은 최승하가 장난쳐 놓은 오른쪽 메시지를 제대로 채워냈다.
[SWITCH ♡ LIGHT ON]앵글이 칠판 속 메시지로 가득 참과 동시에 화면 전환.
도서관 구석.
책장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는 한수현이 종잇장을 휙휙 넘겼다.
– 이상하지 않아?
왜 마음이 점점 커져만 가는지
한수현은 수십 권의 책을 양옆에 쌓아둔 채, 그것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책에서 그 감정을 찾아내고야 말겠다는 듯이.
그리고 화면 전환.
한수현이 등을 기대고 있던 책장의 반대편.
그곳에 등을 기대고 선 인영이 책으로 얼굴을 가린 채 쿡쿡 웃었다.
작은 얼굴이 책에 완벽하게 가려졌지만, 삐져나온 머리카락만으로도 곽덕배는 정체를 유추할 수 있었다.
“신유하……!”
곽덕배의 작은 외침과 동시에, 책이 스르륵 입가 쪽으로 내려오며 얼굴이 공개된다.
– 이 마음은 말야
사랑보다 큰 마음이니까
신유하가 들고 있는 책엔 사랑에 관한 정의가 적혀 있었다.
사랑
1.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신유하는 부드럽게 웃으며 만년필을 꺼냈다.
듣기 좋은 사각거림과 함께, 사랑의 정의가 다시 쓰여졌다.
사랑 < Switch
1.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
그러니까, 이건.
스위치에 대한 마음은 사랑으로도 정의할 수 없다는 뜻일 테다.
……그보다도 훨씬 큰 마음!
곽덕배는 눈물을 참기 위해 입을 꾹 다물었다.
다른 스위치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화면은 전환된다.
처음의 그 어두운 공간으로 말이다.
하지만, 처음과는 확연히 달랐다.
텅 비어져 있던 어두운 공간에, 인영들이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어슴푸레한 어둠 속에서 인영들의 윤곽이 비쳤다.
보이는 거라곤 콧날이나 턱선뿐인데도 남달랐다.
굴러가면서 봐도 라이트온이네.
감정이 북받친 와중에도 주접을 떼내지 못한 곽덕배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그 순간이었다.
화륵-
좁은 공간 속에서, 성해온이 양초에 불을 붙인 것이다!
어두운 공간에서 피어난 자그마한 불은 멤버들의 얼굴을 희미하게 비쳤다.
어둠 속에서 서로를 의지하듯, 어깨를 맞대고 있던 멤버들의 얼굴이 단번에 밝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양초가 녹아내릴 때마다, 멤버들의 얼굴에 불안함과 두려움이 스친다.
촛대 위에 올라간 양초의 길이가 처음부터 굉장히 짤막했기 때문이다.
금방이라도 전부 녹아내려 꺼질 것처럼.
하지만 성해온만은 여유로웠다.
한 손으론 촛대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론 턱을 괸 성해온은 여유로운 얼굴로 눈꺼풀을 내렸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끼이이-
어두운 공간.
라이트온을 가두고 있던 공간의 문이 열리며, 찬란한 빛이 스며들었다.
……마치 처음에 라이트온이 문을 열어줬을 때처럼!
가장 먼저 어둠 밖으로 발을 내디딘 성해온은 멤버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앵글은 로우 앵글로, 멤버들의 얼굴이 아닌 다리만을 촬영했다.
망설이던 멤버들은 성해온의 손을 잡으며 밖으로 발을 내디뎠다.
짤막한 양초는 바닥에 나뒹굴며, 멤버들에게 짓밟힌 지 오래였다.
– 더 외롭지 않게
내 마음에 빛을 비춰줘 switch!
어둠 밖으로 뛰쳐나가는 연출과 함께, 멤버들의 목소리가 수면에 퍼진 잉크처럼 잔잔하게 퍼져 나간다.
그리고 영상이 종료되며, 진짜 마지막을 알리는 검은 화면이 떠올랐다.
“…….”
곽덕배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평소 같았으면 진즉 멀티 플레이로 SNS에 주접을 떨었겠으나, 그마저도 불가능했다.
“어떡해…….”
과몰입 오타쿠의 버튼이 제대로 눌려 버렸다.
곽덕배는 서둘러 제정신을 주워 담은 뒤, SNS에 접속했다.
이미 스위치들은 눈물을 쏟고 있었다.
– 어떻게 곡 제목이 우리일 수가 있는 거임?
– 미쳤다 눈물 멈추는 방법 아시는 분
한강과 다를 바 없는 타임라인을 내리던 곽덕배가 멈칫했다.
– 천재 스위치가 벌써 해석 내놨다 tlqkf 이걸 어쩜 좋냐 라이트온은 천재다 (링크)
곽덕배는 별생각 없이 뮤직비디오 해석을 늘어놨다는 링크에 접속했다.
‘어디 한번, 봐볼까.’
어떤 해석이길래, 이렇게 난리가 났는지.
* * *
그리고 그 시각.
라이트온의 숙소.
“……!”
순식간에 천 단위의 알티를 타고 있는 트윗을 눈에 담은 나는 눈을 크게 떴다.
뮤직비디오 속에 담긴 메시지를 해석하고, 떡밥을 연결하는 건 덕질의 유구한 재미 요소 중 하나다.
그러니 누군가가 예측하실 거라 예상하긴 했다만…… 이렇게 빨리?
내가 눈을 껌뻑이고 있을 무렵, 여기저기서 앓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
당연한 일이다.
이 곡, 정말 촉박하게 진행한 거거든.
체력과 기력을 모두 갈아 넣었다고 볼 수 있겠다.
“와아아, 진짜, 이게 되긴 되는구나…….”
소파에 빨랫감처럼 널부러진 최승하가 중얼거렸다.
체력으론 따라잡을 수 없는 녀석이 이 정도라면, 다른 멤버들은 어떨까.
아니, 가장 체력이 거지 같은 난 어떨까?
정답은.
“……뒈지겠군.”
그래.
뒈지기 직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