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244)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244화(244/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244화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당신의 양심을 지적합니다!]양심은 원래 없었으니 괜찮다.
나는 스마트폰을 들어올려 반응을 살피기 시작했다.
– 왜요? 제가 스위치로 보이세요? 스위치로 보이시냐고요 ㅋㅋ 저기요 제가 스위치로 보이시나 본데 ㅋㅋ 네 제가 바로 그 스위치입니다 ㅋㅋ
– 처음부터 끝까지 뮤비 테마가 전부 사랑이었어 근데 그 주어가 스위치야 이게 말이 됨?
그래.
이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은 우리만이 아니었다.
스위치도 주인공이었다.
멤버들과 함께 했던 생각이었고, 우린 이걸 기획에 녹여냈다.
그것을 정확히 파악한 해석본의 등장으로, 이미 뜨거웠던 반응이 더 달궈지기 시작했다.
나는 초 단위로 올라오는 반응을 보며, 한숨 돌렸다.
솔직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지금에서야 말하지만, 이건 사실상 말도 안되는 스케줄이었다.
안무가 없었으니 가능한 것이었지만, 그 모든 걸 따져도 정신 나간 일정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는 기획부터 완성까지 3주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의식을 차린 뒤로부터 2주가 소요됐다.
내가 정신을 차리지 못한 10일.
그때부터 기획이 시작되었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내가 의식이 없었는데 어떻게 가능했냐고?
나는 잠시 과거를 회상했다.
그러니까…… 아마 내가 의식을 차린 지 2일 차쯤이었나?
* * *
나는 무언가를 빤히 바라봤다.
내게 다가오는 신유하의 손에 작곡 노트가 들려 있었기 때문이다.
강찬혁에게 배우러 갈 때만 소중하게 품고 나가던 걸 왜 병실에?
내 시선을 눈치챘는지, 신유하가 느릿하게 운을 뗐다.
“사실…….”
“……?”
“형이, 저번에 말씀, 하셨던 거…….”
신유하의 말과 동시에, 나는 흠칫했다.
이 녀석이 말하는 게 뭔지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설마, 팬송?
멤버가 프로듀싱에 참여한 곡은, 그 자체만으로도 팬덤에게 큰 파급력을 자랑한다.
하물며 그 첫 단추가 팬송이라면 말 다 했지.
이것 탈덕하고도 못 잊는다.
이해성의 오타쿠 자아를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이게 얼마나 좋은지 알고 있으니, 이전에 지나가는 식으로 말을 건넨 적이 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네가 참여해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하지만 배우는 단계기도 했고, 부담을 주고 싶지도 않아서 그냥 그렇게 넘겼지.
그런데.
……그걸 만들어왔다고?
심지어, 내가 정신을 차리지도 못했을 때?
평소 신유하는 작업실에서 있었던 일들을 내게 조잘조잘 떠들곤 했다.
사고 전에 이런 걸 작업하고 있다는 이야긴 듣지 못했으니…….
나는 곧바로 손을 까딱였다.
가까이 오라는 뜻이었다.
신유하는 익숙하게 침상 옆 의자에 앉았고, 나는 노트를 받아들여 천천히 넘겼다.
병실에 정적이 깔렸다.
“……역, 시 이상할까요?”
“아니.”
곧장 튀어나온 대답에, 긴장으로 점철되어 있던 신유하의 눈이 단번에 커졌다.
그리고.
……더 놀란 건 나다.
나는 낯짝에서 놀라움을 감추지도 못한 채, 녀석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이 녀석, 어쩌면.
내 예상보다 더…….
“프로듀서님이랑 같이 만든 건가?”
내 침착한 물음에, 신유하의 고개가 가로저어졌다.
“……조금씩, 만들어봤어요.”
신유하의 고개가 숙어지며,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형이, 일어났을 때…… 웃을 수 있는 일이, 있었으면 좋겠어서…….”
나는 헛웃음을 삼켰다.
그러니까.
의식을 언제 되찾을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 내가 깨어났을 때 기뻐할 만한 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 일념 하나로.
……이걸 만들어냈다고?
자기도 제정신이 아니었을 거면서?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거야?
“사실, 팬송은 의미, 있는 거니까 …… 제 실력으론 안 될 것, 읍, 읍!”
나는 신유하의 입을 틀어막았다.
“안 되긴 뭘 안 돼?”
“읍, 읍……!”
“진짜 좋은데. 거짓말이 아니고, 정말로.”
“……!”
눈이 화등잔만 해진 신유하가 내 손등을 톡톡 두드렸다.
할 말이 있다는 뜻이었다.
내가 손을 내리자, 신유하의 눈이 질끈 감겼다.
“……솔, 직히 아직 자신이 있는, 건 아니지만! 더, 더, 손을 봐서! 멋진, 곡으로 만들어볼게요……! 믿어주신다면……!”
나는 피식 웃으며 답했다.
“그거 좋은 생각이군.”
* * *
뭐, 아무튼 이렇게 된 일이었다.
그날 이후로 신유하는 작업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언제쯤 마무리가 될 것 같냐는 내 물음에 6개월이면 될 것 같다고 대답하더라.
반년, 첫 곡이라는 걸 감안할 때 꽤 빠른 기간이었다.
하지만.
‘어림도 없지.’
나는 당장 이 분위기를 뒤집을 패가 필요했다.
그것으로는 팬송이 제격이었고.
내가 홀로 계획한 이미지 바꾸기 프로젝트를 알 리 없는 신유하를 이끌고 강찬혁에게 간 것도 그런 연유였다.
[성좌, ‘황금의 신’이 당신의 극악무도함을 떠올리며 이를 바득 갑니다!]양심이 꽤나 찔리는 일이었지만, 나에게 이걸 보여준 신유하의 업보였다.
[성좌, ‘황금의 신’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당신을 응시합니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가슴에 손을 얹고 정말 양심이 찔렸는지 묻습니다!]나는 애는 강하게 키운다는 신조라서 말이다.
게다가 서바이벌 때, 단 며칠 만에 온갖 편곡을 해낸 경력직. 강찬혁이 있으니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이었다.
신유하는 내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하면서도, 이미 어느 정도 각오했던 일인 덕인지 의연하게 받아들였다.
내가 촉박하다 못해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간을 입 밖으로 내뱉었을 땐 경악을 감추지 못했지만 말이다.
[성좌, ‘황금의 신’이 그때 아해의 얼굴을 잊지 못하겠다며 눈물을 콕콕 닦습니다!]당시 신유하의 얼굴을 떠올리니 갑작스레 양심이 저려온 나는 시선을 돌려, 구석에 찌그러져 있는 신유하를 응시했다.
……뭔데 저렇게 창백해?
이 녀석이 곡에 참여했다는 건, 내일 음원이 발매하고 나서야 공개될 것이다.
즉…… 내일이면 더 난리가 날 거라는 거지.
그 전에 맛있는 걸 먹여야겠군. 칭찬도 해줄 겸.
그리고 그 무렵.
서서히 어떤 반응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 이 뮤비 사고 나기 전에 찍어둔 건가 봐… 좋은데 마음이 너무 아파…
바로 이런 반응 말이다.
팬송이 워낙 빠르게 제작되었기에, 얽힌 비하인드를 모르는 팬들은 사고 이전에 제작되었을 거라 추측하고 있었다.
나는 히죽 웃으며 시간을 기다렸다.
는 실물 앨범이 없는 디지털 싱글로 제작됐다.
공개 타임라인은 뮤직비디오 공개가 오늘 오후 6시.
음원 발매는 내일 오후 6시.
그리고 오늘, 오후 10시.
스위치들이 한참 뮤직비디오의 여운에 빠져 있을 그 시각에.
* * *
“……어?”
곽덕배의 방 안에 정적이 흘렀다.
알티 이벤트는 물론, 할 수 있는 모든 주접을 다 떨고 있던 와중이었다.
……어라?
곽덕배는 눈을 껌뻑였다.
지금 자신의 눈앞에 떠오른 건.
무려…….
오늘 뜬 뮤직비디오의 비하인드 영상이었다!
곽덕배는 조용히 입을 틀어막았다.
……명훈이 진짜 노망났나 봐!
라이트온의 사고 이후, 얕게 덕질하던 많은 스위치들은 팬덤을 떠나기 직전이었다.
그들은 재미를 찾아온 것이었으니까…… 씁쓸하지만, 이해 못 할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렇게 덕질할 거리를 연달아주면 탈덕할 수 있을 리가!
다른 스위치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 반응이 난리 법석이었다.
영상이 시작됨과 동시에 곽덕배는 숨을 들이켰다.
한수현과 신유하가 화면에 얼굴을 가까이 붙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 수현) 아, 유하 형. 이거 켜진 것 같은데요? ] [ 유하) ……! 어, 정말! 켜졌다! 잘 나오나……? ]화면에 둘의 정신 나간 얼굴이 가득 찼고, 곽덕배는 자연스럽게 무릎을 꿇었다.
꽤나 경건한 자세가 된 곽덕배는 화면으로 시선을 고정했다.
어느새 다가온 최승하가 둘의 어깨에 팔을 걸치며 가운데에 얼굴을 파고들었다.
[ 승하) 여기는 어딜까요~? 막내가 알려줘! ] [ 수현) 뮤직비디오 촬영장입니다. ] [ 승하) 근데 오늘 진짜 춥네?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 막내도 춥지? 자! 이리 와! 안아줄게! ] [ 수현) (빠르게 회피하는) ]“감기 바이러스, 좋은 말로 할 때 나대지 말고 미남은 알아서 피해 가도록.”
주접을 내뱉던 곽덕배의 눈이 부릅떠졌다.
화면에 성해온이 등장한 것이다!
“이 냉동 블루베리 누구야! 깜찍이블루베리소다 누구야!”
그런 곽덕배의 얼굴에 충격이 스치는 건,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해온) 승하 말대로네요. 입원 전보다 날이 추워진 것 같아요. 숨쉬기만 해도 입김이…… 근데 괜찮아요. 저희 이 패딩 안에. ] [ (수줍게 패딩을 여는) ] [ 해온) 핫팩이 이렇게 많이 붙어 있거든요. ]패딩 안쪽에 붙은 핫팩을 자랑하는 성해온이 미치도록 깜찍했지만, 곽덕배는 다른 키워드에 꽂혀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입, 입, 입원 전?”
곽덕배의 두뇌가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이 뮤직비디오가 퇴원 후에 촬영됐다는 건가?
팬덤 내에서도 의견이 갈렸지만, 대다수가 사고 이전에 찍어둔 것이라고 확신했다.
곽덕배 역시 그러했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쌩쌩해 보이는 뮤직비디오 속 멤버들도 이유 중 한 부분을 차지했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 봐도, 기간이 말도 안 됐기 때문.
퇴원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곽덕배의 얼굴에 복잡한 감정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고마움과 걱정, 벅차오름 같은 감정들이 말이다.
아마 다른 스위치들도 자신과 다르지 않으리라.
화면 속, 성해온이 팔을 이리저리 휘젓다가 멈칫했다.
[ 해온) 스위치들, 지금도 제 걱정 하고 있죠? 저 정말 건강한데. ]캠코더는 최승하가 쥔 상태였는데, 성해온이 몸을 캠코더 쪽으로 빙글 돌렸다.
설핏 웃는 얼굴에서 새하얀 입김이 퍼졌다.
[ 해온) 사실 회사에선 천천히 찍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는데, 제가 너무 뻐근했어요. 사실 별거 아니었는데 검사할 게 있다고 입원이 길어진 거거든요. 근데 아무런 이상 없다고 나왔고- ]화면 속 성해온이 캠코더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댔다.
[ 해온) 그러니까 스위치들이 제 걱정을 덜 해줬으면 좋겠어요. 마음이 아프거든요. 아. ]장난스레 가슴을 부여잡으며 말을 잇던 성해온이 웃으며 속닥였다.
[ 해온) 제 생각은 더 많이 해주시고요. 걱정 말고 생각. 욕심인가요? ]“어 그래. 죽을 때까지 네 생각만 해주마.”
어느새 곽덕배의 얼굴은 완전히 풀어져 있었다.
팬덤의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뮤직비디오에 감동하면서도, 멤버들의 현 상태를 걱정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 비하인드 영상으로 이게 퇴원 후에 진행된 일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병색이라곤 조금도 보이지 않는 라이트온의 정신나간 얼굴까지 더해지자…….
고인물들조차 회복에 1년은 걸릴 거라 예상했던 팬덤의 분위기가 완전히.
그래, 완전히 풀리게 된다.
모두 성해온의 계획대로였다.
* * *
나는 올라오는 반응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비하인드 영상이 올라오기 무섭게, 팬덤은 경악했다.
– 단체로 어디 간다고 사생발 사진 떴던 게 이거 촬영장 가는 거였나 보네 미친
– 라이트온 몸 몇 개냐고 말도 안 돼 이게 실화야?
그리고 이들의 경악은 곧, 감동으로 바뀐다.
– 아 진짜 어떡함 얘네 스위치 너무 사랑해요…
– 나 아직도 울고 있는 게 실화야 알고 나서 뮤직비디오 다시 보니까 더 눈물 나 우리 안심시켜 주려고 갓기들아 ㅠㅠㅠ
– 진짜 라이트온은 최고의 아이도루다 어떻게 이런 아이도루가 실존할 수 있는 거임? 라이트온도?
– 앞으로 라이트온에 대한 공격은 나에 대한 공격으로 어쩌구저쩌구웅얼웅얼…
나는 스마트폰을 내리며 웃었다.
기분이 좋군.
사고 이후 내내 걱정이던 팬덤 분위기가 완벽하게 회복되니, 앓던 이가 빠진 기분이다.
내가 히죽대고 있을 무렵이었다.
“와, 이 형 지금 무슨 생각하길래 얼굴이 이렇게 무서워졌지?”
“에이, 승하 형님도 참. 방금까진 기분 좋게 웃고 계셨, 허어어어억!”
고개를 돌려 내 낯짝을 마주한 차윤재가 기겁했다.
히죽…….
“왜, 왜 이렇게 무섭게 웃으시는 겁니까! 무, 무슨 생각을 하시길래!”
“그냥 기분 좋은 건데.”
무슨 일이 닥쳐올지도 모른 채.
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