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252)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252화(252/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252화
이른 아침, 나는 실내 수영장으로 향하고 있다.
멤버들을 주렁주렁 이끌고서.
한창 잠에 빠져 있을 시간인 7시에, 녀석들의 이불을 들추며 강제적으로 기상시켰다.
수영.
2년 전, 아이돌 체육 대회에 남성 출연진을 대상으로 신설된 종목.
이 종목으로 말할 것 같으면, 신설되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인기를 끈 종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유는 당연하다.
우선 복장부터 팬들의 마음을 자극하는 것 아니겠는가.
각 그룹에서 몸 좀 잘 만들었다, 하는 멤버들이 나오곤 한다.
그랬기에 별생각 없이 나는 한 녀석을 추천했다.
– 네가 나가라.
– ……어, 내가?
– 수영할 줄 몰라?
당연히 할 줄 몰라도 배우라고 등 떠밀 작정이었다.
아니면 최승하를 내보내든가.
하지만 류인은 금세 고개를 끄덕였었다.
– 음…… 내가 나갈게.
그리고 사실 별 기대는 안 한다.
수영이라는 이 종목은 팬들조차도 기록을 많이 신경 쓰진 않는다.
‘지금까지 눈에 띄게 잘했던 선수도 얼마 없었고.’
그냥 보통의 수영 실력을 가진 출연진들이 많이 나온다.
사실상 실력보단 몸을 자랑하러 나오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달콤이가 거기서 꿇리진 않겠지.
류인은 운동 신경도 좋으니 중간은 갈 거라고 생각했고.
종목이 픽스된 뒤, 류인은 새벽마다 수영장으로 향했다.
뭐, 성실한 건 알고 있었다만 매일같이 이른 시간에 숙소를 나서는 걸 보니 기특하기도 했고.
그래서 오늘은 응원차 이 녀석들을 데리고 그곳에 서프라이즈로…….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양심에 손을 얹고 말하라고 일갈합니다!]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당신의 변치 않는 모습을 좋아합니다.]그래.
솔직히 불자면 찍으러 왔다.
연습 장면을 말이다.
팬들을 관객석에 앉혀놓고 진행하는 아체대지만, 수영은 팬들의 방청이 불가능하다.
그저 전광판으로만 확인할 수 있을 뿐.
물론 공중파인 MBS에서도 해당 장면을 보여준다만, 그래봤자 짤막하게 자른 경기 장면이었다.
레인이 여럿인 만큼, 운이 나쁘면 단체샷을 제외하고 분량이 증발하기도 했고.
그러니 팬덤들의 아쉬움 섞인 한탄은 매해 동반될 수밖에 없었다.
– 아체대 맛못알 수영을 팬들이 보게 해야지 티비로 만족하라 이거냐? 에잉쯧 난 만족 못 해! (밥상엎기)
– 수영이라는 종목을 만들었으면 어? 그걸 200%로 보여줘야지 경기만 보여주면 만족할 줄 알았냐고 흑흑 멤버별 직캠 줘
– 수영장 방청되는 그날까지 정권찌르기
그래서 나는 스위치들을 위해 이렇게 나왔다.
수영장 비하인드 영상을 찍어, 아체대가 끝나면 올릴 생각이다.
좋아하시겠지?
음음.
분명 좋아하실 거다.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더 솔직하게 말해보라고 합니다!]솔직한 마음이라.
내가 벗을 생각은 전혀 없으니 더더욱 남이 벗은 모습을 올려 드려야하지 않겠는가.
히죽…….
“형님, 무슨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얼굴이 무서워지셨습니다!”
“아무 생각도.”
“그렇습니까……?”
빠르게 튀어나온 내 대답에 아리송한 얼굴을 했던 차윤재가 눈을 빛냈다.
“그나저나, 조금 설렙니다! 수영장에 갈 생각은 해보지 않았는데요!”
멤버들의 얼굴엔 약간의 기대가 감돌고 있었다.
“멋있을 것, 같아요. 수영……!”
“류인 형은 뭔가 잘할 것 같지 않아요? 피지컬부터가 좋잖아.”
최승하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완전 잘하는 거 아니야~?”
“에이, 근데 되게 떨떠름하지 않으셨습니까? 알고 보니 수영을 해본 적이 없으시다든가!”
차윤재의 말에 모두 고개를 주억였다.
사실 무슨 종목에 자신이 있으면, 먼저 나서는 게 보통인데 류인은 그렇지 않았으니까.
내가 등 떠민 것에 가깝지.
“하지만 매일 연습을 그렇게 열심히 나가셨으니, 분명 좋은 결과를 가져오실 겁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을 올렸다.
실내 수영장 건물이 들어왔고, 나는 캠코더를 손에 쥔 채 멤버들을 이끌었다.
“들어가자.”
* * *
진심으로 캠코더 떨어뜨릴 뻔했다.
이봐, 이해성 진정해.
진정하란 말이다.
나는 한바탕 난리가 난 오타쿠 자아를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기다란 레인을 엄청난 속도로 유영하는 인영을 마주한 순간, 오타쿠 자아가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 것이다.
슬렌더형 몸에 박힌 광배근과 전거근이 끝내주는 건 알겠으니까 제발 진정해라.
대체 근육 부위는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는 거냐.
하지만 이해성의 오타쿠 자아를 제외하고도, 나 역시 충격받은 건 마찬가지였다.
솔직히 망치로 대가리를 얻어맞은 기분이다.
멤버들은 입을 다물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시선을 빼앗긴 상태였다.
잘 짜여진 몸이 물살을 빠르게 갈랐다.
“마, 마, 말도 안 됩니다아……!”
2층 난간, 펜스를 붙잡은 차윤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세상에! 너무 멋집니다! 형님! 제대로 찍고 계십니까?”
캠코더에 담긴 내 음험한 계획을 알 리 없는 멤버들은 그저 추억 기록 용도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진지한 낯짝으로 입을 열었다.
“당연하지.”
그 어느 때보다 집중해서 촬영하고 있었다.
이런 월척이 굴러들어올 줄은.
나는 비열한 낯짝으로 줌을 당겼다.
“형님! 저도! 저도 그걸로 보고 싶습니다! 가까이!”
“와아, 나도~”
“저도……!”
아무래도 거리감이 있다 보니, 멤버들이 캠코더 주위로 우르르 몰려들었다.
“일반인의 실력이라고 하기엔, 너무 잘하시는데요.”
한수현이 말을 이었다.
“역시 형들은 못하시는 게 없으십니다.”
의심인 줄 알았더니, 가족 필터였냐.
그리고 내 저주받은 게임 실력을 옆에서 봤으면서도 저런 말을 하다니, 놀랍군.
바로 그 순간이었다.
캠코더 속 류인이 쉼도 없이 레인을 왕복하더니, 순식간에 물 바깥으로 몸을 꺼낸 것이다.
“혀, 혀, 형님! 방금 찍으셨습니까!”
“너는 당연한 걸 물어, 윤재야!”
혀를 끌끌 찬 최승하가 내 어깨를 붙잡았다.
“이 형, 지금 집중한 것 봐! 눈이 무섭잖아! 세상에 눈도 한번 안 깜빡여!”
미안하지만 눈깔을 시퍼렇게 뜨고 있던 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해성의 오타쿠 자아가 비집고 나올까 봐서다.
확실히 방금의 장면은 이 녀석들이 호들갑을 피울 정도로 대단했다.
레인의 끝까지 단숨에 도달한 류인이 수경과 수영모를 동시에 벗으며 물에 젖은 머리를 탈탈 털며 쓸어 올리는…….
캠코더를 들고 오지 않았다면 오타쿠 자아에게 몇 날 며칠을 매도당했을 정도로, 엄청난 모멘트였다.
“흉통! 형님! 저기 좀 잡아주십시오! 와아,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합니다!”
격한 운동이다 보니 그런 게 유독 잘 보였다.
그리고 당연히 찍고 있었다.
날 뭘로 보고!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자랑이냐고 묻습니다!]나는 조금의 손 떨림조차 허락하지 않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었다.
“와아. 근데 류인 형 몸 진~ 짜 좋지 않아요? 어깨 넓은 것 봐. 허리는 또 엄청 얇아. 벗은 거 보니까 또 새롭네~”
“……변태 같아!”
“유하야 뭐라고? 벗어달라고?”
“벗지 마……! 공공장소야……!”
멤버들이 난리를 치고 있을 무렵, 숨을 돌리며 휴식을 취하던 류인의 고개가 기울어졌다.
그리고.
타악!
이쪽으로……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가 있는 쪽으로, 시선이 옮겨졌다.
“……!”
놀란 모양인지 류인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확장되기 시작했다.
* * *
몸에 커다란 타월을 두른 류인이 웃으며 다가왔다.
“얘들아, 아침부터 무슨 일-”
녀석의 말이 마쳐지기도 전에, 멤버들이 우르르 달려들었다.
류인의 젖은 팔뚝을 붙잡은 차윤재가 그것을 짤짤 흔들기 시작했다.
“형님! 형니이임! 대체 정체가 뭡니까?”
“응? 뭐가-”
“수영 말입니다! 세상에, 이렇게 잘하시면서 어떻게 지금까지 숨기셨답니까?”
“숨긴 적은 없…….”
볼을 긁적이던 류인이 멈칫했다.
호기심이 가득한 멤버들의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한 것이다.
류인이 멋쩍게 운을 뗐다.
“그게…….”
녀석의 말이 이어짐과 동시에, 내 낯짝에 물음표가 커졌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몸에 두른 타월을 올려 얼굴을 닦는 류인을 응시했다.
……뭐지.
이 자식?
* * *
그러니까, 류인은 계속 수영을 하다가 중학생때쯤 자연스럽게 관뒀다고 한다.
나는 소식을 듣자마자, 인터넷을 뒤적였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별 볼 일 없는 선수라서?
전혀.
오히려 그 반대다.
아주 어릴 때 규모가 있는 대회에서 메달을 차지한 류인은 관련 감독들의 눈에 띄었다고 한다.
당연히 선수로서의 길이 펼쳐졌으나, 무슨 일인지 류인은 본인의 의지로 공식 대회에 전혀 출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식 석상에 얼굴을 들이밀지 않는대도…… 좁은 바닥에서 실력은 알음알음 퍼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 결과로, 수영을 완전히 관뒀을 때까지도 러브콜이 끊기지 않았다고.
이러니 팬들이 알아내지 못한 것이다.
오래전 일인 데다가……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는데, 기사가 있을 리가 없지.
동창들이 익명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면 모를까, 그런 것도 없다 보니 전혀 알려지지 않은 모양이었다.
처음엔 부상을 의심했으나, 그런 이유는 절대 아니었다고.
– 음…… 수영은 처음부터 내 의지로 시작한 게 아니었거든. 그래서 그런지 즐겁지가 않았어. 성적이 잘 나와도, 그냥 숙제 해낸 느낌이었고.
– 근데 지금은 즐거워. 나는 너희랑 활동하는 게 좋거든.
이런 말을 해서 멤버들에게 감동을 주기까지 했다.
– 나는 연습 조금 더 하다 갈게. 사실 수영도 오랜만이라 조금 어색하다.
그게 어딜 봐서 어색한 실력인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만, 우린 연습을 재개하겠다는 류인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아직까지도 감동이 사라지지 않았는지, 반짝이는 얼굴을 한 차윤재가 입을 열었다.
“정말 멋지지 않았습니까?”
“내 말이! 내가 여자였으면 류인 형이랑 결혼했을 것 같아~”
최승하의 말에, 신유하가 잔잔하게 대답했다.
“류인 형, 의견도…… 들어봐야지.”
“큭.”
“와, 와아아아! 유하 너는 정말! 게다가 방금 수현이 너 웃었지 않아? 웃은 것 같은데?”
순식간에 웃음기를 지워낸 한수현이 입을 꽉 다물었다.
“안 웃었어요.”
“아닌데? 들은 것 같은데?”
“흠. 날씨가 좋네요.”
“이렇게 추운데 말 돌리는 것 봐!”
최승하가 억울해하고 있을 무렵, 차윤재가 히히 웃었다.
“그런데 말입니다! 류인 형님의 실력이 저 정도인데, 금메달은 따놓은 당상 아니겠습니까?”
우뚝.
앞서가던 내가 멈춰서자, 멤버들이 덩달아 놀라 멈췄다.
서둘러 입을 가린 나는 아무렇지 않게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손바닥에 가려진 입매는 쉴 새 없이 요동치고 있었다.
금메달을 물고 올 달콤이를 생각하자, 마음이 절로 풍요로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미션 클리어에 한 발자국 다가간 느낌이랄까.
달콤이 이 녀석.
아주 굴러들어 온 복덩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