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255)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255화(255/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255화
“푸학, 진짜로? 진짜?”
“못 할 이유 있어요?”
한 무리가 대기실 외곽에서 떠들기 시작했다.
라이트온이 으로 활동할 당시에, 말도 안 되는 시비를 붙여왔던 이들이다.
7인조 그룹, 페이즈.
그의 멤버인 한영과 예준이 킬킬댔다.
“한영 형이 먼저 말한 거잖아요. 해보라고.”
“예준이는 진짜, 애가 상남자야.”
“계주 보니까 라이트온이 우리 옆 트랙이던데요? 어차피 메달 가능성도 없는 거…… 넘어지는 척하면서 같이 죽지 뭐.”
한영이 배를 잡고 웃었다.
“미친 새끼, 큭, 큭.”
“생각해 보니까, 형 말이 맞는 것 같아. 우린 뭐 운 좋아서 메달 따봤자 통편집될걸? 사장 개새끼가 MBS랑 연이 있어서 매년 섭외만 되는 거지.”
“아님 10초 나오거나~”
그렇다.
까놓고 말하자면, 아체대는 공정하지 않다.
메달을 따낼 만큼의 실력을 내보여도, 인지도가 바닥이라면 편집된다.
어떤 이들에겐 억울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이 분노가 만만한 라이트온에게로 향하는 이유는, 열등감이었다.
원래 열등감이란 처음부터 격차가 있었던 이보다는…….
자신들과 처지가 어느 정도 비슷했던 이에게 느끼게 되는 것이니.
“등신 새끼들, 스폰 물어서 뜨니까 좋은가?”
“그니까! 그때 그…… 걔 이름이 뭐지? 한수현? 눈깔 시퍼렇게 뜨고 대들었잖아.”
– 상상력이 훌륭하시네요. 우선 선배님들에겐 그런 제의가 오지도 않으실 것 같다만.
– ……? 너 뭐야?
– 아, 한수현입니다. 아까 통성명도 했는데 기억력이 그닥 좋지 않으신 듯하네요.
– ……!
– 열심히 하셔야겠는데요. 연예계를 벗어나도 그다지 할 일이 없어 보이시니…….
당시엔 한수현과 성해온 앞에서는 제대로 된 반격도 하지 못한 한영이 킥킥댔다.
“그래, 예준아. 한번 해봐. 재밌겠다. 걔네 표정 볼만하겠는데?”
바로 그 순간이었다.
페이즈 내에서 항상 움츠러들어 있는, 희운이 입을 연 것이다.
“근데 그 친구들 다친 지 얼마 안 됐잖아요…… 그냥 넘어지는 것도 크게 다칠 수 있고…….”
희운의 우려 섞인 말은 곧바로 묵살 됐다.
“등신 새끼는 여기 있었네. 누가 너더러 하래? 지켜만 보라고. 욕을 먹어도 넘어뜨린 예준이가 먹겠지. 네가 뭔데 말을 얹어?”
“그래~ 우리가 이제 무서울 게 있어? 쫄보 새끼.”
그룹에까지 피해가 오잖아요.
-라고 말하려던 희운은 입을 꾹 다물었다.
페이즈의 불화는 오래전부터 지속됐다.
데뷔 2년 차가 넘었음에도, 이렇다 할 성적은 없다.
당연히 정산도 0원.
빚이 수두룩한데 정산을 받을 수 있을 리가 있나?
아무리 성정이 포악한 인간들이래도, 평소에 이렇게까지 겁대가리 없이 막 나갈 위인들은 아니었다.
하지만 몇 주 전.
원한다면 계약 해지를 해주겠노라는 대표의 의견을 전해 들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냥, 해체하라는 소리다.
그러니까 이들이 이렇게 막 나가는 것이다.
두려울 게 없으니까.
욕먹으면 뭐?
대중들의 비난은 금세 잊힌다.
얼굴도 알려지지 않은 페이즈라면 더더욱.
이들은 평소 숙소에서도 틈만 나면 라이트온에 대한 열등감을 표출했다.
희운이 보기에, 라이트온은 뜰만 해서 떴다.
비주얼이나, 실력이나, 여태껏 안 뜬 게 이상할 정도였으니까.
페이즈와는 처음부터 다른 그룹이었다.
– 페이즈 씹망돌 새끼들 ㅋㅋㅋㅋ 뜨지도 못했으면서 인성은 빠그러져서 빠혐만 조지게 하는 거 ㅈㄴㅇㄱ 그냥 뜰 생각이 없는 수준임; 아 물론 와꾸도 실력도 안 됨 ㅇㅇ
자신이 속한 그룹이지만, 페이즈는 여러모로 답이 없었다.
멤버들은 해체에 대한 두려움조차 없었다.
열등감만 똘똘 뭉쳐 있었을 뿐.
목소리가 작은 희운의 의견은 언제나 묵살될 뿐이었다.
희운은 이 급 낮은 대화를 더 이상 듣기 싫어, 등을 돌리는 것을 택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희운의 입이 서서히 열렸다.
“……어.”
복도 끝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그러니까.
……라이트온의 멤버가 말이다.
“……!!”
희운의 얼굴에 당황이 물들었다.
자신이 대화에 참여한 건 아니지만, 방금 대화 내용을 라이트온이 듣다니!
게다가 멤버들이 매일 입에 달고 사는 욕을 듣자 하니, 성해온의 인성은 장난이 아니다.
그때 이 인성 쓰레기들을 상대로 한 마디도 안 졌다는데?
희운은 눈을 질끈 감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키득대고 있는 멤버들의 입을 꼬매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의 얼굴이 수치스러움으로 가득 찼을 때, 성해온이 사르륵 미소 지었다.
그리고 자신의 검지를 입에 가져다 댔다.
아무런 말도 전하지 말라는 듯이.
쉿.
희운은 홀린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을 향해 목을 까딱인 성해온은 망설임 없이 등을 돌렸다.
희운은 바보같이 눈을 껌뻑일 수밖에 없었다.
……뭐지?
* * *
수영 종목이 진행될 실내 수영장.
환복을 마친 뒤, 상체에 집업을 걸친 류인이 다가오며 웃었다.
“류인 형, 컨디션은 어떠세요?”
“좋아.”
류인은 웃으며 경기장으로 향했고, 우린 관중석으로 향했다.
일반인의 출입은 안 되고, 같은 그룹들의 출연만 가능하다더라.
지금 수영과 동 시간대에 진행되는 종목에 참여하는 멤버는 없어서 다 같이 올 수 있었고 말이다.
경기를 기다리다 보니, 어느덧 선수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수영은 100M와 200M로 나뉜다.
참가 선수가 많다 보니 동시 참여는 불가능해서, 류인은 200M에 출전하고.
비교적 쉬운 100M는 인기가 엄청나서 말이다.
“다, 다들 몸이 어마어마하게 좋으십니다!”
“그러게……!”
살색의 향연 속에, 다섯 번째로 등장한 류인이 5번 레인 위에 올라섰다.
그리고 시작을 알리는 소리가 장내에 힘차게 울려 퍼진다.
삐!
일시에 물속으로 날아든 여덟 레인의 인영이 물살을 빠르게 가르기 시작했다.
“어, 어, 어떡합니까! 블랙보이즈 선배님과 호각입니다!”
수영이라는 종목이 신설되고 나서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는 블랙보이즈의 찬형이 두각을 보였다.
확실히 일반인의 범주를 넘어선 실력이다.
이 블랙보이즈 멤버는 18살 때까지 수영을 전문적으로 한 선수거든.
과연, 난리가 났겠군.
시청자들의 입장에서야 첫 출전한 선수가 작년 금메달리스트와 동등하게 겨루니 얼마나 흥미진진하겠는가.
여기서 들리지는 않는다만, 중계진들도 한바탕 난리를 떨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류인의 진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 * *
[류, 류, 류인 선수! 슈퍼 루키의 등장입니다! 블랙보이즈의 찬형 선수에게 뒤처지지 않습니다!] [그런 정도가 아닙니다! 첫 번째 턴은 류인 선수가 미세하게 빨랐습니다! 아주 유려한 턴이었습니다!] [찬형 선수는 작년보다 기록이 더 단축된 것 같은데요?] [류인 선수를 의식해 초반 러쉬를 주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찬형 선수도 적잖이 당황했을 거예요. 수영의 왕좌는 언제나 블랙보이즈였거든요!]“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전광판에서 보여주는 수영 현장에, 온갖 팬석에서 고함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각 팬덤이 아수라장이 되고 있을 무렵, 중계진이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세상에! 류인 선수! 라이트온의 류인 선수가 스퍼트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와, 와하! 말~ 도 안 되는 속도입니다! 이게 말이 되나요? 지금까진 맛보기였습니다!] [새로운 수영 황제의 등장이 임박했습니다! 남은 50M! 찬형 선수가 따라잡을 수 있을지!]* * *
이럴 줄 알았다.
나는 히죽 올라가려는 입매를 다잡았다.
그래, 류인은 처음부터 스퍼트를 내지 않는다.
체력을 적당히 배분했다가 마지막에 몰아치는 스타일이지.
찬형과 호각을 겨루던 류인은 순식간에 선두로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솨아아-
물살이 시원하게 갈렸고, 경기장 벽면에 위치한 전광판에 스코어가 새겨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멤버들이 환호하는 틈을 타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칭찬은 조금 미뤄야지.
나는 할 일이 있어서 말이다.
포인트.
인간들의 사랑과 애정을 기준으로 적립되는 무언가.
참고로 이 포인트는 아주 예전부터 성좌들이 침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걸 무기로 내세우며, 협조를 요청했다.
* * *
“잘나신 후배님이 웬일로 나를 불러?”
“아, 한영 선배님.”
“오~ 이번엔 이름 제대로 외우셨네?”
“그나저나, 선배님. 무슨 좋은 일 있으신가요?”
“어?”
“계속 실실 웃으시길래요.”
“아하하하학! 좋은 일은 아니고~ 재밌는 일은 하나 있지!”
내가 대화 내용을 들었다는 걸 알 리 없는 한영이 광대를 씰룩거리며 웃었고, 나는 환하게 웃으며 손뼉을 부딪혔다.
“와아, 저한테도 알려주시겠어요?”
“내가? 너한테?”
“예. 대신 제가 먼저 재밌는 일 알려 드릴게요.”
“……?”
“주제도 모르는 날파리가 저희한테 끼었거든요.”
나는 가느다랗게 접었던 눈을 떠올렸다.
시선이 정통으로 마주치자, 한영의 상판이 단번에 굳어 들어갔다.
내가 지칭하는 게 누구인지, 분위기로 파악한 것이다.
“허!”
한영이 헛웃음을 쳤다.
“……누구한테 들었어? 이건 기가 센 거야, 겁이 없는 거야, 아니면 멍청한 거야?”
“하긴.”
나는 한영에게 가까이 다가가 고개를 기울였다.
“아체대에선 흔한 일이죠? 넘어지다가 함께 걸려 넘어지는 건.”
“그치, 흔한 일이지! 방금은 좀 마음에 든다? 진작-”
한영의 말허리를 끊은 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선배님. 근데…… 저희 사고난 지 얼마 안 된 건 아세요? 이게 회복하자마자 나온 첫 스케줄이라는 것도?”
“하하하하하! 당연히 알지. 그리고 너희 안 다쳤잖아. 이 약아빠진 새끼들, 너희 그걸로 언플 맛 좀 달달하게 봤냐?”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
“크~ 목숨 가지고도 장사하는 라이트온, 멋져? 대단해? 응?”
“선배님도 추천드릴게요. 이름 하나는 빠르게 퍼지더라고요.”
“……지금 나한테 자살이나 하라는 거냐?”
나는 눈을 반짝이며 양손을 휘적휘적 내저었다.
“그럴 리가요! 선배님은 장사라도 하셔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꺼낸 말이었는데, 그렇게 느껴지셨다니…… 굉장히 유감입니다!”
내 가증스러운 낯짝에 화가 머리 끝까지 난 한영이 손을 번쩍 들며 위협했다.
“X발, 이 새끼가 맞고 싶어 환장했나!”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은 나는 말을 이었다.
“선배님, 여기 아무도 없는 거 아시죠? CCTV도 없어요.”
“알지. 지금이라도 ‘싸가지 없어서 죄송합니다~’ 하면서 싹싹 빌면 봐줄게. 보는 사람 없으니 무릎이라도 꿇든가!”
“아체대 옷엔 주머니도 없으니 스마트폰도 없으실 테고요.”
“풉, 설마 꼰지르기라도 하게?”
“선배님. 그거 아세요?”
나는 만면에 화사한 미소를 띠었다.
“저희 애들, 죽을 뻔했어요.”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손짓합니다.]메시지와 동시에, 짝다리를 짚고 서 있던 한영의 몸뚱어리가 기울어졌다.
콰당, 소리와 함께 넘어진 한영이 피가 조금 흐르는 뒤통수를 매만졌다.
넘어지면서 의자에 찍힌 모양이지.
나는 귀신이라도 본 듯 얼빠진 얼굴로 자빠져 있는 한영에게 다가갔다.
“선배님! 괜찮으세요?”
“피, 피가…….”
나는 한영의 손가락에 묻은 피를 훔치며, 되뇌였다.
당신에게, 축복을?
파아앗-!
순식간에 한영의 상처가 치유됐다.
역시, 되는군.
자비의 손길은 내게 호감이 있는 신도에게만 발동된다.
하지만 내 포인트를 소모해야 하는 [당신에게 축복을!]은 그런 기준이 없다.
“바닥이 미끄러웠던 모양입니다. 다치진 않으셨으니, 걱정 마세요.”
“개소리야! 피, 피가 난 걸 봤는데!”
한영이 상처 따위 없는 뒤통수를 계속해서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분명 피가 났었는데?”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낄낄댑니다.]나는 넋이 나간 멍청한 얼굴을 조용히 내려봤다.
어차피 아체대에서 행동을 못 하게 만들 협박거리는 있다.
하지만.
……화가 안 풀리네?
미안하게도, 내가 속이 좁아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