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259)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259화(259/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259화
“형님! 형, 형님!”
영문도 모른 채 끌려 나온 차윤재가 억울하다는 억굴로 빽 소리쳤다.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그런 이유가 있어, 인마.
어?
아무튼 있다고.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했을지!”
그 사람들은 서로 입술을 문대기 바빴다, 라고 솔직하게 불지 못한 나는 시선을 돌렸다.
그런 내 시야에 누군가가 들어왔다.
“하여튼 특이하십니다…… 아, 이럴 게 아니라 얼른 올라가야 합니다!”
“그럴 필요 없겠는데.”
“예?”
“저기.”
나는 본관 계단을 가리켰다.
대기실에서 나오던 참이었는지, 우르르 내려오는 멤버들이 보였다.
“와아아아~ 저희 보러온 건가?”
“아닌데.”
빛과 같은 속도로 대답했으나, 최승하의 속도가 더 빨랐다.
순식간에 엉겨 붙었다는 뜻이다.
나는 다급하게 몸을 비틀었으나, 힘의 차이가 있다 보니 곧바로 떼어내지 못했다.
[자비(慈悲)의 손길이 베풀어집니다.]“…….”
이 빌어먹을 체력.
이러다가 양궁 하기도 전에 뒈지겠네.
* * *
– 행선실세 대체 오늘 무슨 고난을 겪었길래 사람이 저렇게 지친 거임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하필 트레이닝복도 보라색이라 진짜 가지에서 홀로 데구르르 떨어져나온 쓸쓸한 블루베리알 같아 ㅠㅠ
– 블루베리 고양이라는 말 아무리 생각해도 개찰떡인 듯
– 애들은 릴레이 준비하러 갔고 냥냥즈는 응원하려고 앉아 있는데 뒷모습 미치게 귀여움 (사진)
“저는 뛰지도 않는데 왜 긴장이 되는 겁니까?!”
차윤재가 두 주먹을 꽈악 쥐었다.
“손에 땀을 쥡니다!”
“건조한데.”
“그런 말이 아니지 않습니까! 허어어어, 시작하려는 모양입니다!”
나는 짤막하게 대답하며 트랙에 시선을 고정했다.
참고로 릴레이 계주는 아체대에 참여한 모든 그룹이 출전한다.
예선 조도 그만큼 여럿이고.
그리고 라이트온이 끼어있는 릴레이 예선조는 그야말로 죽음의 조라고 할 수 있겠다.
3년 연속 릴레이 계주 금메달을 자랑하는 블랙보이즈가 끼어있거든.
나는 조용히 주판을 튕겼다.
여기선 메달 기대 안 한다.
조에서 1위로 들어가야 결승인데, 블랙보이즈를 어떻게 제쳐?
개인전이면 몰라도 단체전에선 저 정신 나간 아체대 특화 그룹에게 비빌 건덕지가 없다.
팡!
시작을 알리는 총소리와 함께 차윤재가 제자리에서 방방 뛰며 내 팔을 잡아끌었다.
“형님! 형님!”
“……?”
“함께 응원해야 합니다!”
“…….”
하긴, 그 편이 팬석에서 좋게 보이려나.
나는 허름한 낯짝으로 일어나 차윤재가 원하는 대로 어깨동무했다.
“됐냐.”
“왼쪽부터 갑니다!”
“……?”
당황할 새도 없이, 몸이 왼쪽과 오른쪽으로 신명 나게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내 의지는 없었다.
자아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이 200%의 응원을 하고 있을 무렵, 첫 타자인 신유하가 한수현에게 바통을 넘겼다.
“유하 형님, 멋지지 않습니까?”
나는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현재 순위는 3등과 비등한 4등.
자신 없어 하기에 얼마나 못 달리나, 싶었는데 예상보다 잘 달리는군.
바로 그 순간이었다.
“……!”
한수현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류인이 쭉 뻗어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허, 허어어어어, 여, 여, 역!”
아마 역전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을 게 분명한 차윤재가 눈을 부릅뜬 채, 내 옷자락을 흔들었다.
펄럭! 펄럭! 펄럭!
일단 놔줬으면 좋겠는데.
펄럭펄럭 흔들리던 나는 퍼석한 낯짝으로 손을 떼어냈다.
동시에 눈깔을 굴려 트랙을 살폈다.
현재 선두로 달리고 있는 건 블랙보이즈.
그 뒤를 따르는 건, 작년 릴레이 종목에서 동메달을 따낸 전적이 있는 러쉬.
그리고 엄청난 기세의 라이트온이 3등으로 달리던 그룹을 제치며 러쉬의 뒤를 바짝 뒤쫓았다.
어느덧, 바통은 대망의 마지막 타자에게 당도하기 시작했다.
자고로 마지막 주자는 각 그룹의 에이스가 맡는 것이 아체대 릴레이 계주의 국룰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마아악! 바통들이 하나둘씩 마지막 선수에게 넘어가기 시작합니다아아아아!]중계석이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했고, 귀가 따가울 정도의 응원소리가 양쪽 팬석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게.
서바이벌 때부터 원수가 따로 없는 라이트온 팬덤과 러쉬 팬덤!
……응원에서부터 경쟁이 붙은 것이다!
너 나 할 거 없이 자리에서 일어난 팬들이 목이 찢어져라 응원을 시작했고, 나는 덩달아 침을 꿀꺽 삼켰다.
[아~ 최승하 선수 빠릅니다만, 처음부터 벌어진 격차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라고 말한 순간! 최승하가 저를 비웃습니다! 제가 간과했어요! 이 선수가 단거리 금메달리스트였다는 걸 간과했습니다아아!]“……!”
나는 상체를 꼿꼿이 세우며 트랙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피니시라인에 더 먼저 들어온 건.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라이트온 팬석에서 어마어마한 함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 * *
– 아ㅋㅋㅋㅋㅋㅋㅋ 라이트온 졌잘싸 졌잘싸 졌잘싸
팬덤 간의 기싸움에서 완승한 스위치는 거의 축제 분위기였다.
그리고 그건 당사자들이라고 별다를 게 없었다.
타악!
대기실 문이 닫히기 무섭게, 신유하가 작게 외쳤다.
“금메달, 보다 기분 좋아……!”
“흠.”
웃음을 참지 못한 한수현이 곧바로 점잖게 입을 가리며 말을 이었다.
“저도요. 솔직히 e스포츠에서 금메달 땄을 때보다 더 즐겁네요.”
대기실의 분위기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만큼 화기애애했다.
블랙보이즈에게 패배했다고는 믿을 수 없는 분위기였다.
당연한 일이다.
신유하의 이야기를 들은 뒤, 이 녀석들도 러쉬라면 싫어하니까.
나는 라이트온에게 역전당한 순간 조용히 일그러진 러쉬의 표정을 떠올리며 히죽댔다.
아, 방송에 나왔으면 좋겠는데.
다들 자존심이 상했는지, 경기가 끝나자마자 훌쩍 떠나더라.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한 케이만 어리둥절하며 따라갔고.
내가 소파에 앉은 순간이었다.
드르륵-
대기실의 문이 열렸고, 들어온 매니저가 밝은 얼굴로 소식을 전했다.
“여러분, 지금 라이트온이 아체대 종합 순위 3위라네요.”
“……!”
멤버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 저, 정말입니까?!”
“그럼요. 블랙보이즈, 레인보우, 라이트온 순서인 것 같더라고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했던 대로다.
저 둘은 워낙 아체대에서 유명한 그룹이다.
아예 출전 종목부터 클래스가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블랙 보이즈는 볼링, 컬링, 높이 뛰기, 승마…… 별의별 종목을 다 나가더라.
벌써 메달만 여섯 개라던데.
레인보우 역시 뛰어난 운동 신경으로 각종 종목을 석권하며 금은동 골고루 다섯 개.
하지만 첫 출전에 이만한 기록을 세운 건, 굉장히 놀라운 수준이라…….
듣기로 지금 라이트온 분량이 꽤 크게 나가고 있다고.
여러모로 우리에게 이득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나저나 매니저님! 세상에! 무척 피곤해 보이십니다!”
차윤재가 매니저에게 물을 건넸고, 한수현이 궁금증 섞인 질문을 건넸다.
“계속 다른 그룹 매니저랑 대화하시던데요. 업무적으로 바쁘신 걸까요? 고생이 많으십니다.”
“아…….”
매니저가 눈을 도로록 굴렸다.
“딱히 그런 건 아니고, 화제의 아이돌을 담당하게 되면 이런 일이 벌어지는구나…… 하고 실감했습니다.”
“……?”
차윤재의 얼굴에 커다란 물음표가 생겼다.
애매모호한 대답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나는 다시 한번 질문하려는 차윤재의 입에 과자를 쑤셔 넣었다.
“당 충전해.”
“형밈!”
알아서 그다지 좋을 거 없는 이야기다.
아무렴.
이런 이야기는 최대한 모르는 게 좋지.
매니저도 그걸 알고 빙빙 둘러댄 걸 테고.
보통 이 바닥에서 다른 연예인이 관심이 있는 연예인에게 대쉬하는 데엔 세 가지 유형이 존재한다.
직진파.
우회파.
제3자파.
직진파는 말 그대로 남들의 시선 따위 신경 쓰지 않으며 마음을 전하는 사람들.
우회파는 모임 같은 곳에 은근슬쩍 참여하며 가까워지는 것이다.
연예인들의 친목 모임은 많고, 이 바닥은 몇 다리만 건너면 통할 정도로 좁으니까.
그리고 대망의 제3자파.
이건 말 그대로 제3자를 통해 관심 있는 이의 번호를 얻어내는 것이다.
여기서 대표적으로 이용당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래. 매니저다.
아체대에서 번호 따기의 장이 열릴 거라는 건 예상했었다.
지금 라이트온의 위치를 생각하면, 인기가 보통 많은 게 아닐 테니까.
일단 건드려 보기 좋은 위치이지 않은가.
그 순간이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매니저가 결연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 것이다.
번호 사수에 성공했다는 뜻이다.
아.
이건 내가 사전에 부탁드린 거거든.
타 그룹의 매니저가 어떤 식으로 접근해도, 절대 번호를 넘겨주지 말라고.
고인물 매니저들은 예능 프로그램 따위의 핑계를 대면서 번호를 따기도 한다.
자신보다 만만한 매니저가 번호를 넘기지 않고 버틸 경우, 으름장을 놓으며 강제적으로 번호를 따 가는 경우도 흔할 정도니 말 다 했다.
나야 알아서 잘 쳐낼 자신이 있지만, 멤버들은 걱정돼서 말이다.
갑자기 자신들보다 연차가 높은 선배에게 연락이 온다 치자.
이 순해 빠진 녀석들이 그걸 단번에 쳐낼 수 있을까?
물론 연애에 관심을 둘 녀석들은 아니었지만, 괜한 잡음이 발생하기 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었다.
* * *
그 시각.
러쉬 팬덤은 잔뜩 가라앉은 상태였다.
라이트온 팬덤과의 기싸움에서 졌기 때문에!
이건 자존심의 문제였다.
게다가 러쉬의 멤버 몇몇이 릴레이 계주가 끝나기 무섭게 등을 돌려 경기장을 이탈한 게 카메라에 찍히면서, 소소하게 욕을 얻어먹고 있었다.
현장의 분위기 역시 좋지 못했지만, 이들은 라이트온을 까 내리며 기대감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지금 이 러쉬 팬들의 대화처럼.
“그거 진 게 뭐 어떰. 이제 양궁이잖아.”
“양궁은 우리 애들이 이기지.”
“아, 라이트온 빠들 짜증 나서 양궁으로 발리는 거 보고 싶은데.”
“만나지도 못할 듯. 예선 탈락할 것 같은데.”
“팩폭 미쳤냐고.”
그렇다.
러쉬는 작년 아체대 양궁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그룹이었다.
그걸로 꽤 많은 관심을 끌어모았고 말이다.
릴레이 계주 따위와 비교도 안 될 인기와 파급력을 가진 것이 양궁이었다.
이게 무얼 의미하는가?
여기서 진면모를 보여주면, 게임 끝이라는 뜻이다.
그걸 익히 알고 있는 러쉬 팬덤은 잔뜩 신이 난 라이트온 팬석을 보며 비웃었다.
* * *
나는 다가온 양궁에 잔뜩 굳어 있는 그룹들을 훑었다.
특히 인지도가 부족한 그룹 같은 경우, 양궁에서 분량을 따내는 것만큼 좋은 게 없기에 긴장감이 흐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인지도가 있는 그룹조차 목을 매는 종목이 양궁이니 말 다 했지.
하지만.
미안하게도, 양궁 금메달은 내 거다.
나는 히죽 웃으며 허공으로 시선을 옮겼다.
성좌님들, 거래의 시간입니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침을 꿀꺽 삼킵니다.] [성좌, ‘황금의 신’이 거래를 준비합니다.] [일부 성좌가 호기심을 보입니다.]어디 모은 포인트 덕 좀 봐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