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265)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265화(265/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265화
그리고 그 시각.
갑작스럽게 전해진 소식에, 스위치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 한복? 걍 죽을게
– 드라마 스틸컷 떴는데 윤재랑 해온이도 있어요 ㅠㅠㅠㅠ (사진)
그렇다.
현재 <한양연가>는 4회 차를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참고로 성해온과 차윤재가 출연하는 회차는 7회 차.
아직 때가 되지 않았지만, 드라마 측에서 어그로 겸 홍보를 위해 현장 스틸 컷을 업로드한 것이다.
주연 배우들의 스틸컷과 바위 위에 나란히 앉아 오들오들 떨고 있는 성해온과 차윤재의 스틸컷이 등장했다.
– 롱패딩 설마 두 개씩 입은 거임? 아니 이게 뭐라고 이렇게 귀엽냐 ㅋㅋㅋㅋㅋㅋㅋ 절대 감기 걸리지 않겠다는 거센 의지가 보임
– 아 추워서 얼굴 빨개진 것 봐 ㅠㅠ 스틸 컷인데 주위에 입김 있어 너무 너무 귀여워
– 사극 카메오? 풀어헤친 장발은 안 보여주겠지? 제발
– 롱패딩 끝에 도포자락 살짝 보임요 윤재는 파란색 한복인 듯? 해온이는 진짜 잘 안 보이는데 분홍빛인 것 같음 (사진)
스위치들은 사진을 나노 단위로 분석하기 시작했다.
아직 둘의 배역도 공개되지 않았고, 한복으로 추정되는 의상조차 롱패딩으로 꽁꽁 감싸져 있었기 때문에!
게다가 화제가 되는 포인트는 하나 더 있었다.
– 나… 냥냥즈 사랑하는 듯…
– 블루베리 고양이와 아기 고양이의 만남이라
그렇다.
요즘 스위치 사이에서 이 조합은 떠오르는 샛별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별다른 모에화 동물이 없었던 성해온 최애들이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 그래 용인지 미친인지 그런 그지 같은 동물 말고 고양이 같은 거 얼마나 좋니
– 내가 말했잖아!! 내가 말했잖아!! 내가 말했잖아!! 성해온은 냉미남이라 고양이라고!! (침존나튀기면서열변토하기)
– 그나저나 성해온은 여기서도 왜 이렇게 기력 없이 앉아 있냐 개웃기다 이 남자
└ 직장인들 오후 2시쯤 얼굴이 딱 저럼
└ 옆에 윤재는 그나마 초롱초롱한데 성해온 혼자 인생 다 산 얼굴이라는 게
– 이 남자 촬영은 할 수 있는 거임? 당장 온수매트에 넣어줘야 할 것 같은데
└ 내 말이 이거 블루베리 고양이 학대임
* * *
하지만 스위치들의 예상과 달리, 성해온은 무척이나 생생했다.
당연히 템빨 덕이었다.
“컷!”
컷사인이 촬영장에 울려 퍼졌고, 감독이 허허 웃었다.
“이렇게 잘할 거면서, 아까는 왜 그랬대?”
나는 수줍은 낯짝을 걸친 뒤, 뒷목을 매만졌다.
“긴장했던 모양입니다.”
납득했는지, 감독이 나에게서 시선을 거뒀다.
“윤재 씨도 애드립 좋았어요.”
내가 차윤재의 손목을 붙잡고 냅다 달리기 시작했을 때, 차윤재가 신은 신발 한쪽이 벗겨지는 NG가 났다.
하지만 차윤재는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현실감 넘치게 장면을 소화해 냈다.
“아이돌 아니랄까 봐 순발력이 좋던데? 거기서 신발 힐끔 쳐다보다가, 그 뒤에 윤홍택 발견하고 상황 파악한 듯이 버선발로 뛰는 게 훌륭했어.”
“……! 감사합니다!”
놀란 듯한 차윤재가 허리를 꾸벅 숙였고, 감독이 웃으며 등을 돌렸다.
“다음 씬은 연습 좀 하고 있어요.”
“예.”
원래대로라면, 우리의 촬영은 여기서 끝이다.
저분이 아니었다면 말이다.
나는 이쪽으로 다가오는 인영에게 꾸벅 인사했다.
“오랜만에 뵙는 것 같습니다.”
“그렇죠? 그때 프로그램 이후에 처음이니까요.”
여정민의 보조작가로 보이는 사람이 우리에게 커피를 나눠줬다.
감사를 전하며 그것을 받자, 여정민이 큭큭 웃었다.
“대본 분량 는 게 안 기뻐요? 내가 아는 배우들은 이거 되게 좋아하는데.”
나는 놀란 얼굴로 손을 파닥대자, 여정민이 곧바로 말을 이었다.
“장난이에요. 장난. 사실 희서로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녹록지 않아서 다 던졌거든요.”
처음 듣는 이야기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불현듯 이거에 팍, 꽂힌 거야. 분량은 크게 늘지 않으면서도…… 희서의 매력을 살려주는 거!”
“그게 국궁이군요.”
“그래요. 사실 드라마는 주연 위주로 굴러가야 해. 주연보다 매력 있는 조연은 없애는 게 맞거든.”
“……?”
내 고개가 살짝 기울어졌다.
수정된 대본을 받자마자 생각한 거였지만, 윤희서는 일회성 조연치곤 임팩트가 컸기 때문에.
“아, 해온 씨는 본인 대본만 받았죠? 그 씬에 유현 씨도 낄 거거든.”
내 낯짝에 물음표가 커졌고, 그걸 캐치한 여정민이 급하게 덧붙였다.
“주고받는 대사는 없으니까 걱정 말고! 우리 라이트온은 수정된 대본만 보면 돼요. 서유현은 그냥 멀리서 지켜보는 게 끝이야.”
아.
드디어 의문이 풀렸다.
고작 카메오의 매력을 살려주려 대본 수정까지 감행한 여정민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는데 말이다.
과연.
뜬금없는 국궁의 등장이 의아했는데, 그렇게 엮이는군.
이건 윤희서의 매력을 업그레이드시켜 주면서, 주인공인 윤희재의 매력까지 끌어올려 줄 장치인 것이다.
“여기까지만 말했는데도, 후후. 이해됐다는 얼굴이네요?”
“남모르게 동생을 지켜주려는 윤희재일까요. 잘 어울립니다.”
“정확해요. 원래 대본에선 윤홍택의 쓸모없는 아들, 윤희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죠.”
여정민이 다 마신 커피 잔을 구겼다.
“하지만 이 장면으로 희서를 둘러싼 배역들의 매력이 증폭될 거예요. 어리석은 윤홍택부터 동생을 숨겨주는 윤희재까지.”
“자신이 괴로웠으니까요?”
“네. 본인은 억압을 받으며 성장했으니, 희서는 자유롭게 살아가길 원하는 거지.”
“……좋은데요.”
“그렇죠? 역시 이틀 밤새 수정한 보람이 있다니까!”
* * *
“형님!”
차윤재가 국궁을 이리저리 살폈다.
“사실 또 활을 잡을 줄은 몰랐는데, 양궁과는 색다릅니다!”
“그러게.”
“여길 와도 되는 것이냐? 이곳은 너희 아버지와 형님이…….”
차윤재가 뜬금없이 말을 뱉고는 발을 동동 굴렀다.
“어떡합니까? 대사는 방금같이 치면 되는 걸까요? 정말 너무 떨립니다!”
앞으로 배우들을 존경하겠다며 차윤재가 심장을 쓸어내린 순간이었다.
“방금 좋았어요.”
“……!”
기척도 없이 등장한 서유현에, 차윤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놀랐어요? 미안해라.”
“아닙니다!”
차윤재가 손을 휘적 젓자, 서유현이 웃었다.
“저 여러분 양궁하는 거 봤거든요. 본방으로.”
말을 마친 서유현이 머쓱한 얼굴로 음, 소리를 냈다.
“……그렇게 안 어울리나요? 작가님도 그렇고, 여러분도 그렇고. 놀란 얼굴이네요.”
“솔직히 조, 조금 의외긴 합니다! 봐주셨다니 감사하기도 하고요!”
“하하, 그런가요? 근데 너무 잘하셔서 놀랐어요. 저도 사극 들어가기 전엔 활이나 승마 같은 거 배우거든요.”
“오오! 그렇습니까?”
차윤재가 눈을 반짝였고, 서유현이 대화를 부드럽게 이끌어 나갔다.
그리고 난 그런 서유현을 조용히 응시했다.
아까 전, 감독이 지나가듯 한 말이 신경 쓰여서 말이다.
– 라이트온은 유현 씨랑 친한가? 오늘 라이트온 온다고 기대 많이 하던데.
– ……서유현 선배님이요?
– 엉, 난 친한가 했는데 아니야?
친하긴 무슨, 같은 소속사라는 접점만 있을 뿐이다.
그나저나…… 기대했다고?
처음 우릴 마주쳤을 때의 얼굴.
그게 기대한 사람의 얼굴인가?
반갑게 맞아주긴 했으나, 딱 거기까지였는데.
찰나여서 확신할 수는 없다만…… 조금 실망한 얼굴 같기도 했고.
저렇게 사람 좋게 웃고 있는 걸 보니, 잘못 본 건가.
내가 생각에 빠져 있을 무렵, 차윤재가 내 팔을 쥐고 흔들었다.
“형님, 이제 촬영이 시작될 모양입니다!”
* * *
촬영 장소는 윤홍택의 자택 뒤편에 위치한 연무장이다.
타악!
촬영의 시작을 알리는 슬레이트가 맞부딪혔다.
“여길 와도 되는 것이냐?”
차윤재가 살금살금 말을 이었다.
“이곳은 너희 아버지와 형님이 사용하는 곳일 텐데.”
“가끔 온다.”
윤희서는 본인의 친우에게도 일관적인 싸가지를 자랑하며 활을 집어 들었다.
바뀐 대본 속 윤희서는 어렸을 적부터 국궁에 흥미가 있었다.
하지만 윤홍택은 그런 걸 어린 아이들의 놀이로만 치부하며 윤희서를 같잖아했고, 자식이 무에 재능이 있다는 것도 알지 못한다.
왜?
관심이 없으니까.
그런 윤홍택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윤희서는 딱히 자신의 재능을 알아달라 청하지 않는다.
가끔 이렇게 주인없는 연무장에서 시간을 떼울 뿐.
“나도 이 집안의 차남인데, 쓰지 못할 이유가 있겠느냐.”
윤희서의 멘트와 동시에 그의 친우가 버럭한다.
“이 사람아! 저번에 근신당하면서 외출도 금지당했다면서, 연무장까지 들락날락한 거 들키면 큰일이지 않아!”
“어차피 아버지는 이 시간에 들어오지 않아. 혹, 귀가하신다면 우리 귀여운 돌패가 허겁지겁 달려오겠지.”
나는 웃으며 화살을 끼웠다.
그리고 저 멀리 있는 과녁을 향해 조준했다.
‘확실히 가볍군.’
나는 국궁의 활을 힐끔 응시했다.
양궁에선 부족한 힘을 채우기 위해 아이템을 구매했으나, 이번엔 그럴 필요가 없었다.
두세 번만 쏘면 되는데다가…….
연습할 때부터 느꼈다만, 양궁의 활보다 경량성이 좋기 때문에.
거지 같은 근력을 소유한 내게 알맞은 종목이라 할 수 있겠다.
처음엔 어색하긴 했으나, 나와 차윤재는 몇 번의 연습으로 감을 잡았다.
아직 특훈으로 쌓아놓은 활에 대한 감이 죽지 않아서 말이다.
끼리릭!
나는 대본에 쓰여진 대로 입꼬리를 끌어당기며 시위를 당겼다.
* * *
“이야! 진짜 잘하던데?”
“두 번 만에 둘 다 명중 맞추고 오케이라니, 정말 기대 이상이야. 난 최소 다섯 번은 생각했거든.”
“난 일곱 번.”
“난 아예 기대 안 했어. 솔직히 활 못 다루는 배우가 너무 많아서…… 난 마지막에 대역 뒷모습 쓰지 않을까? 그럼 촬영 또 딜레이되겠지? 하면서 막 걱정했다니까!”
감독을 필두로 스태프들이 감탄사를 내뱉기 시작했다.
워낙 시선이 몰렸었기에, 이렇게 열띤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듣자 하니, 사극에서 활이 등장하는 씬은 원래 단골 NG장면이라고.
근데 나와 차윤재가 단 두 번 만에 성공시켰으니, 이들도 놀라운 것이다.
“해온 씨랑 윤재 씨 둘 다 활 쏘는 폼이, 캬…….”
조명 감독이 얼큰한 목소리로 띄워주자, 차윤재의 얼굴이 토마토처럼 벌게졌다.
껄껄 웃은 조명감독과 스태프들이 말을 이었다.
“라이트온 촬영 수고했고, 밥 든든하게 먹고 가요. 서유현 씨 팬덤이 오늘 밥차 보냈다고 하더라고.”
“안 먹고 가면 섭섭해~?”
“감사히 먹겠습니다.”
우린 고개를 끄덕이며 밥차가 왔다는 장소로 향했다.
그리고 나와 차윤재의 얼굴엔 점차 의문이 감돌았다.
“……형님, 왠지 이상하지 않습니까?”
차윤재가 작게 속삭였고, 나 역시 고개를 주억였다.
배우고, 스태프고, 할 것 없이 시선이 꽂히고 있었거든.
우리에게 말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시선들을 받으며 도착한 자리엔 서유현의 팬덤이 보낸 밥차가 있었다.
……하지만 한 대가 아니었다.
밥차 트럭이 양쪽으로 두 대였다.
[윤희재, 서유현의 꽃길을 응원합니다!]트럭 하나는 현수막부터 서유현 얼굴로 도배된 것이, 누가 봐도 그의 팬덤에서 보낸 거였다.
하지만 그 맞은편에 있는 트럭은 출처가 불분명했다.
그 흔한 사진도 없었으니까.
담백한 문구뿐이었다.
[추운 날에 고생이 많으십니다. 한양연가, 라이트온 응원합니다.]라이트온이 언급된 걸 보면, 우리쪽으로 온 걸 텐데.
……스위치들이?
아니.
말이 안 된다.
애초에 비공개 스케줄이었고, 오늘 스틸컷이 떴다지만…… 그걸 보고 준비하셨다기엔 너무 촉박하지 않은가.
대체 누가?
그리고 나는 얼마 안가 그 정체를 알게 된다.
트럭 근처에 선 스태프 하나가 우리에게 얼른 와보라고 손짓하며 외쳤기 때문이다.
“이거 의현 씨가 보내주신 거래요!”
내 낯짝이 순식간에 아득해지기 시작했다.
이 정신 나간 새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