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266)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266화(266/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266화
……시선이 몰렸던 이유가 이거였군.
우리보다 먼저 도착했던 이들은 이미 의현이 보낸 밥차를 본 것이다.
보낸 이의 이름 석 자는 쓰여 있지 않았지만, 듣자 하니 트럭이 설치될 때 기사가 말해줬다고.
“라이트온, 여기 사진 찍으실 거죠?”
“제가 찍어드릴게요! 저 잘 찍습니다~”
매니저에게 부탁하려 했건만, 눈치가 빠른 스태프들이 먼저 제안하기 시작했다.
눅눅한 낯짝으로 서 있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인증샷을 안 찍어 올린다면?
욕을 배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을 거라 장담하겠다.
그 밀리어스가 보내준 밥차니까.
* * *
드라마 촬영장엔 보조 아르바이트들이 널리고 널렸다.
그리고 그런 이들 중 하나인 남자가 스마트폰을 꺼냈다.
찰칵!
밥차 앞에서 브이를 그리며 사진 찍고 있는 성해온과 차윤재를 멀찍이서 담아낸 남자가, 즐겨하는 커뮤니티에 해당 사진을 올렸다.
[ㅋㅋㅋ 라이트온 의현한테 밥차 받을 정도로 친했나 보네 알바 중인데 옴]밥차를 보낸 게 밀리어스 의현이라는 스태프들의 대화도 주워들었기에, 그 내용도 함께 업로드했다.
사진까지 첨부된데다가, 내용도 주목을 끌 만한 내용인지라 남자의 게시글은 순식간에 퍼지게 된다.
각 팬덤에게까지 말이다.
– 의혀니 진짜 ㄹㅇㅌㅇ ㅎㅇ 후배님이랑 친한가 봐 이렇게 조공 보낸 거 처음 아닌가? (사진)
– 아 정의현 귀여워 죽겠넼ㅋㅋㅋ 조공인데 자기가 보냈다는 티 하나도 안내는 거 너무 정의현다움
– 걍 남돌들은 멤버들이랑만 놀았으면 좋겠음 쩝
내키지 않아 하는 반응도 존재했지만, 딱히 시비를 걸 지점이 없으니 불만을 표하진 못했다.
객관적으로 라이트온의 이미지는 좋은 편이었으니까.
밀러스들은 라이트온의 언급은 적게 하되, 의현의 인성을 칭찬해 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기 시작했다.
– 의현이 진짜 너무 아름다운 존재임 어떻게 세상에 이런 아이돌이 존재할 수가 있음 얼굴도 실력도 인성도 다 된다고
– 오! 지금 라이트온 공계에도 올라왔음 ㅎㅎㅎ 의현이가 보내준 거 맞나 봐 ㅎㅎㅎ
* * *
“형님, 아까 허기지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갑자기 입맛이 뚝 떨어졌다, 라고 말할 수 없었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얼른 먹으러 갑시다! 형님에게 보내주신 걸 테니, 맛있게 먹어야지요!”
내 팔을 붙잡은 차윤재가 나를 이끌고 밥차 줄로 향하기 시작했다.
질질 끌려간 내가 밥차 줄에 선 순간.
……우리 둘은 인파 사이에 갇히게 된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한마디씩 건네기 시작한 것이다.
“라이트온 인맥 좋네~ 밥차 두 개 얻어먹기는 처음인데!”
“잘 먹을게요. 라이트온.”
“어떻게 메뉴도 안 겹쳐? 오늘 우리 스태프들 복 터졌다. 고맙다고 전해줘요~”
간신히 음식을 퍼 자리에 앉는 데에 성공한 나는 허름한 낯짝으로 눈을 껌뻑였다.
지켜보는 시선이 한둘이 아니니, 일단 맛있게 먹는 척이라도 해야겠지.
내가 숟가락을 들어 올린 순간이었다.
“형님, 제가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요!”
내 맞은편에 앉은 차윤재가 다리를 허공에 달랑거렸다.
“의현 선배님은 정말 상냥하신 것 같습니다.”
“쿨럭…….”
“괘, 괜찮으십니까? 여, 여기 티슈 받으십시오!”
이 녀석은 내가 의현에게 오늘 촬영이 있다는 사실을 알렸고, 그걸 기억하고 있던 의현이 서프라이즈로 밥차를 보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A부터 Z까지 전부 헛다리였다.
내가 미치지 않은 이상, 그 자식한테 연락을 먼저 할 리가.
내가 혀를 끌끌 차며 테이블 아래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혹시 지금 의현 선배님께 메시지 보내시는 겁니까?”
“……음.”
그렇게 보였나 보군.
나는 양심 없는 낯짝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문자 정도는 보낼 생각이었으니.
“아주 맛있고, 감사하다고 전해주십시오!”
“그래.”
“덕분에 힘이 난다고도요!”
“그래그래.”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당신이 보내려는 메시지를 보고 경악합니다!]뭘 경악까지야.
나는 단숨에 완성된 메시지를 발송시켰다.
[열받게 하지 마]내가 밥을 입에 욱여넣고 씹을 무렵, 스마트폰이 반짝였다.
답장이 도착한 것이다.
[연락해 줄 줄은 몰랐는데, 감동이다.]기껏 보내준 밥차에 저런 말을 들었으면 열받을 법도 한데, 감동이라니.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로군.
그리고 곧바로 메시지가 이어졌다.
[우리 곧 볼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뜻 모를 메시지에 눈썹을 까딱였다.
답장을 써 내려가던 나는 이내 스마트폰을 뒤집었다.
그냥 무시해야지.
하지만 눈앞의 저 반짝이는 시선만큼은 무시할 수 없었다.
“형님! 말씀 전해주셨습니까?”
“어, 감사하다고 했지.”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을 내뱉는 당신을 흐뭇하게 바라봅니다.]“오오! 답장도 도착했습니까?”
“맛있게 먹으라던데.”
“근데 정말 음식이 맛있긴 합니다!”
차윤재가 헤헤 웃은 순간이었다.
나와 차윤재의 스마트폰이 동시에 울린 것이다.
단톡방 알림 같은 게 아니었다.
“……!”
화면을 확인한 차윤재의 눈이 차츰 커지기 시작했다.
……입금 알림.
우리의 첫 정산이다.
원래 진작 나왔어야 하는 건데, 사고로 회사가 뒤집어진 탓에 조금 지연됐다.
1억이 되지 않는 금액.
수십억, 수백억 정산을 받는 그룹과 비교하자면 무척이나 소소한 금액이다.
현재 라이트온의 인지도를 생각해 보자면, 턱없이 적은 금액이기도 하고.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라이트온은 서바이벌과 이어진 앨범으로 ‘국내 인지도’만 올라갔을 뿐.
수익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CF, 콘서트, 해외 투어 중에 경험해 본 게 없으니까.
라이트온은 그나마 국내 팬덤이 크고, 의 음반이 잘 팔린 덕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이다.
적다 하면 적고, 크다 하면 큰 돈이겠지만…….
연습생 신분으로 들어와서 지금까지, 여태껏 1원 한 푼 정산받지 못한 멤버들에겐 큰 힘이 될 게 분명했다.
당장 차윤재의 얼굴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놓을 생각조차 안 하는군.
“형님……!”
“그래.”
나는 피식 웃으며 먹던 음식을 마저 입에 넣었다.
식사도 잊은 채 눈을 빛내던 차윤재가 다시 입을 연 것도 그때였다.
“사실 대표님께 정산 이야기를 듣자마자 봐둔 게 있습니다!”
“뭔데?”
“집입니다! 혹시 함께 봐주시겠습니까? 형님은 어쩐지 이런 걸 잘 보실 것 같아서요!”
말을 잇던 차윤재가 손을 파닥였다.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데, 제가 살 집은 아닙니다! 저는 숙소에서 살아야지요!”
“내가 뭘.”
“형님 눈빛에 의심이 가득하십니다!”
들켰군.
나는 눈깔을 빠르게 정돈했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신 거랍니까?”
나는 먼 산을 바라보며, 다급하게 말을 돌렸다.
“무슨 집인데.”
“아! 할머니의 집을 옮겨 드리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알아본 게 많은지, 차윤재가 신나게 조잘댔다.
“매매나 전세는 부족할 게 뻔하니 월세 위주로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차윤재가 작게 속닥였다.
“제 생각보다는 정산금이 크기도 하고요!”
나는 차윤재의 손에 쥐인 스마트폰을 훑었다.
위치는 숙소와 멀지 않은 장소들 위주로군.
아마 무슨 일이 있으면 달려갈 수 있는 거리에 모시고 싶은 걸 테지.
매물은 원룸, 혹은 투룸 수준.
아무리 10평대의 구식 아파트여도, 서울 땅 내에서 1억 남짓한 돈으로 보증금을 마련할 수 없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좋냐.”
“당연합니다! 이날만을 기다렸는데요!”
* * *
숙소로 향하는 길.
차윤재가 춥지도 않은지 몸을 빙그르르 돌리며 웃었다.
“오늘 저녁은 제가 사겠습니다!”
“됐다.”
미안하지만, 내 통장엔 십억대를 넘어 백억대의 자산이 존재한다.
그걸 제외하고도, 골드 상점에서 100골드를 현금 100만 원으로 교환할 수 있지 않은가.
현금을 골드로 바꿔주는 기능이 있다면 애용했을 테지만, 돈은 이미 넘칠 정도로 많아서 필요 없는 기능이었다.
숨만 쉬어도 돈이 생길 정돈데, 필요할 리가.
“형님!”
차윤재가 약간 다그치듯 내 옷자락을 붙잡았다.
“연장자라고 모든 일에 나설 필요는 없습니다!”
“……?”
“매번 가장 많이 계산하는 게 형님이시지 않습니까!”
그야 당연하지.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정산조차 받지 못한 녀석들에게 밥을 얻어먹겠는가.
물론 종종 멤버들이 선수를 쳐 계산하긴 했지만.
쌓인 게 많은 모양인지, 차윤재가 랩하듯 말을 이었다.
“물론 감사하지만, 형님께도 부담일 게 뻔하지 않습니까!”
씩씩대며 말을 끝낸 차윤재가 가슴을 통통 두드렸다.
“그러니까 이번만은 제가 계산하게 해주십시오! 아니, 이다음에도요! 저희도 정산을 받지 않았습니까!”
말하면서도 좋은지, 차윤재가 히히 웃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녀석을 바라보며 상태창을 불러냈다.
[차윤재]체력 A-
정신력 B+
비주얼 A+
노래 B+
춤 A-
※ 망돌의 그림자 수치 : 33%(*위험 1단계)
틈날 때마다 보는 거지만, 놀랍군.
차윤재의 초반 그림자 수치를 떠올리자면, 솔직히 믿기지 않을 정도다.
<한양연가> 촬영장에서만 해도 34%였던 차윤재의 그림자가 1% 옅어졌다.
나는 상태창을 유심히 훑었다.
고지가 머지않았다.
* * *
빌어먹을.
유난을 떨 녀석이 차윤재 하나가 아니라는 걸 간과했다.
숙소에 발을 내딛기 무섭게, 네 마리의 하이에나가 눈을 번들거리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아예 현관문에서 대기하고 있던 한수현이 벌떡 일어났다.
깜짝이야.
“해온 형, 놀라셨나요? 죄송합니다.”
덩달아 심장을 부여잡은 차윤재가 심호흡했다.
“귀, 귀, 귀신인 줄 알았어!”
“본의 아니게 놀라게 만들었군요.”
목을 살짝 까딱인 한수현의 시선이 내게 꽂혔다.
“지난번 스위치들에게 역조공할 때 쓰였던 금액을 정확히 알려주세요. 이제 드릴 수 있습니다.”
“맞아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래, 해온아. 그래야 우리 마음이 편해.”
따라 들어온 차윤재가 눈을 빛냈다.
“맞습니다. 형님! 말씀해주십시오!”
“저리 가.”
나는 손을 휘적 저으며 멤버들을 털어냈다.
“안 그래도 피곤한데 달라붙지 말고.”
“이 형 이럴 줄 알았어!”
최승하가 결심한 듯 고개를 주억였다.
“안 알려주면 우리도 가만히 안 있지!”
“승하 형님,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알려줄 때까지 달라붙기~”
철썩! 철썩! 철썩!
등짝을 연속으로 강타당한 최승하가 거실 한편에 싸늘하게 버려졌다.
“흑흑…… 나만 미워해…….”
한참 왁왁대는 녀석들을 간신히 떼어낸 나는 혀를 끌끌 차며 방문을 닫았다.
이 녀석들의 성격상, 이럴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끈질기군.
저 녀석들이 설령 로또에 당첨되어 벼락부자가 된대도 받을 생각 따윈 없다.
과할 정도의 역조공을 제안한 것도 내 욕심이었으니까.
다 같이 준비해 준 마음이면 된 거다.
풀썩-
푹신한 침대에 드러누운 나는.
“음.”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타닥거리기 시작했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당신의 생각에 입을 틀어막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