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27)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27화(27/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27화
스튜디오 측 스태프가 당부하듯 말을 전했다.
“사인이 떨어지면 한 명씩 뒤로 누우면 됩니다. 옷이 젖으니까, 꼭 한 번에 성공하셔야 해요.”
요컨대, 친구들끼리 놀 듯이 장난스레 웃으며 릴레이 잠수를 하라는 소리였다.
쉬워 보여도 뻥 뚫린 수영장에서 웃으며 뒤로 누워 버리기는 여간 겁나는 일이 아니다.
게다가 수중 촬영 특성상 재촬영이 힘드니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몇십 명의 눈초리를 받게 될 게 뻔했다.
“그리고 풀샷도 찍을 거니까, 마지막 멤버가 입수할 때까지 물속에서 참아주셔야 해요.”
이건 무슨 소리지.
잠수, 그러니까 물 안에서 숨도 쉬지 말고 버티라고?
“아. 여섯 입수하는 건 금방이니, 괜찮을 겁니다~”
미리 협의되지 않은 내용인지 정재진이 당황한 눈빛으로 되물었다.
“……예? 아니, 사, 사전에.”
“원래 촬영장에서 변수는 많죠~ 혹시 뭐, 안 되시나요? 그럼 감독님께 전달드리겠습니다.”
심지어 양해를 구하는 어투도 아닌, 그냥 까라면 까라는 식이었다.
일개 스태프조차, 우리를 무시하는 거다.
“혹시 물 무서워하는 사람 있어?”
류인이 작게 묻자 멤버들이 고개를 저었다.
다행히도 물에 대한 공포가 있는 멤버는 없었다.
나는 촬영 스태프와 눈을 마주쳤다.
“괜찮습니다. 해볼게요.”
곧바로 풍덩! 하는 입수 소리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오케이, 컷!”
감독의 만족스러운 목소리와 함께 수면 위로 여섯 명이 떠올랐다.
“……하아, 흐.”
가장 오래 물속에서 버텨야 했던, 첫 번째 입수를 자처한 류인이 젖은 머리를 쓸어넘기며 숨을 몰아쉬었다.
한 명씩 릴레이로 입수하는 형식의 촬영이라서, 이 녀석의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일 거다.
세 번째에 입수한 나도 폐부가 찢어질 듯 아파오는데.
주변에서도 콜록 소리와 켁켁 소리 등 힘겨워하는 소리가 들렸으나 촬영팀 스태프들은 아무도 이쪽을 신경 쓰지 않았다.
“자, 자 수건! 고생했어요!”
그나마 신경을 써주는 건 우리 쪽 스태프들이었다.
물에 젖은 생쥐 꼴이 된 우리는 풀 밖으로 나와 수건으로 몸을 말렸다.
컴백 전에 누구 하나 감기라도 걸리면 큰일이니까.
바로 그때였다.
“아, 추가로 촬영을 제안드리려 했는데-”
‘음, 정말 이 새끼들은 우릴 물로 보는군.’
눈앞의 촬영 스태프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이었다.
“물에 들어간 상태에서 개인 컷을 뽑고 싶거든요.”
사실상 이런 촬영은 워낙 즉석에서 변동되는 사항이 많으니, 그럴 수 있다.
물에 들어가기 전이나 우리가 몸을 말리기 전에 알려줄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뭐, 이해하자면 못 할 것도 없지.
화가 나는 건 우리를 우습게 보는 태도였다.
본인들은 아쉬울 것 없는 위치다, 이거다.
그러니 숨 쉬듯 자연스럽게 갑질을 하는 걸 테다.
‘악질이군.’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어서 한 대 치자고 부추깁니다!]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골드 주머니를 짤랑거립니다!]“……큽.”
난데없이 떠오른 메시지 때문에 저항 없이 바람 소리가 새어 나오고 말았다.
물론 가장 당황한 건 나 자신이었다. 순식간에 모든 시선이 내게 모여들었다.
이 심각한 분위기에 ‘큽’이라니.
나는 그냥 고개를 아래로 푹 떨군 채 웃음을 속으로 삼켰다.
여기서 웃으면 진짜 미친놈 인증이니까.
바로 그때였다.
“……우, 울어?”
신유하가 작게 중얼거리자, 옆에 있던 최승하가 어쩔 줄 몰라 하며 내 등을 토닥이기 시작했다.
돌겠네 X발.
등골이 서늘했다.
“혀엉! 울지 마요!”
……안 운다고.
손 떼라.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재미있는 구경에 대한 답례로 200골드를 후원합니다!]“……지, 진짜 우십니까?”
진짜 아니라고.
* * *
“엣취! 푸엣취!”
“헷취! ……콜록, 콜록!”
X됐다.
“세상에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를……!”
그나마 차윤재는 눈빛에 걱정이라도 담겨 있었다.
진짜배기는 이 녀석이었다.
“몸 컨디션 챙기는 것도 실력이에요. 형들은 프로라고요.”
18살 주제에 180 먹은 노인처럼 말을 하는군.
역시 이놈은 성해온의 인성과 비슷-
“…….”
“헤, 헷취!”
거의 쓰러지기 직전의 몰골로 보이는 신유하가 가련하게 기침을 해댔다.
안 그래도 얄팍한 몸이 기침할 때마다 사정없이 펄럭였다.
물론 나도 화음을 쌓듯…….
“엣취! 하, X발. 에, 엣취!”
그렇다.
수영장 촬영이 끝나기 무섭게 나와 신유하는 여름 감기에 걸려 버린 것이다.
다른 놈들은 멀쩡한 걸로 봐서, 우리 둘의 체력이 바닥이긴 한 모양이다.
계속 마른기침을 해대니 안쓰럽다는 눈빛들이 꽂혔다.
“괜찮으니 너희는 연습, 푸에취! 하루만 약 먹고 쉬면 괜찮아질, 콜록, 얼른 가라.”
이렇게 된 이상, 나와 신유하는 하루를 쉬어가기로 했다.
“그럼 제가 간호-”
“형님은 연습하셔야지, 어딜 내빼십니까!”
번쩍 손을 들고 벙글 웃는 최승하를 차윤재가 질질 끌고 나갔다.
“너무해! 형이랑 유하 갑자기 쓰러지면 어쩔래!”
“어떡하긴 어떡합니까! 그땐 제 판단에 사과드리겠습니다!”
“대체 누가 형인지…….”
류인이 허허 웃었다.
멀쩡한 놈들은 연습실로 출근했고, 나와 신유하는 각자 방에 누워 눈을 감았다.
“콜록! 으, 콜록!”
망할 몸뚱아리!
목은 따끔따끔했지만, 쌓인 피로에 금세 졸음이 쏟아졌다.
* * *
“죽이라도 사놓고 갈까요? 역시 걱정되는데……”
최승하의 중얼거림에 안대를 낀 한수현이 중얼거렸다.
“편의점 죽이랑 약 사다놨잖아요. 그거 아니더라도 숙소에 전자레인지만 돌리면 먹을 수 있는 것들 천지예요. 형들이 갓난애기도 아니고요.”
“그래도!”
“시끄러워요, 저 잘 겁니다.”
“우리 귀여운 막내~!”
한수현이 목베개로 최승하의 얼굴을 눌렀다.
“하아…… 그렇게 아무 데나 입술 들이밀고 싶으면, 자. 여기에 하세요.”
“읍! 으븝! 븝!
질끈!
난장판을 1열에서 관람하던 차윤재는 눈을 감는 것을 택했다.
하지만 눈을 감는대도 귀는 마음대로 닫을 수 없었다.
최승하가 특유의 능글거리는 목소리로 한수현의 심기를 콕콕 건드리기 시작했다.
‘저 형님도 분명 문제가 있어!’
사람 못 놀리면 죽는 병이라도 걸린 사람마냥!
“어라? 수현아! 너 지금 형한테 화낸 거야?”
“…….”
“수현아!”
“아! 잔다고 했잖아요! 짜증 나게 하지 마세요!”
“하하핫~!”
질끈!
계속해서 들려오는 대화에 차윤재는 눈에 더욱더 힘을 줘서 감았다.
‘저, 저, 저! 막내라는 녀석이……!’
“아, 정말 귀찮아 죽겠네. 그럴 거면 숙소 돌아가요. 내려요. 얼른 내려.”
한수현이 최승하의 등짝을 팡팡 두드리기 시작했고, 최승하는 솜방망이가 간지럽다며 그 상황에도 한수현을 자극했다.
“희승 쌤한테 뭐라 할지는 제 마음이겠죠? 가! 가! 얼른 가세요. 매니저님한테 차 세워달라고 할까요? 매니저님, 세워주세요.”
“어떻게 형을 고자질할 생각을!”
“형이 형다워야 형이지! 능글거리지 좀 말고 비켜요. 떨어지라고요.”
“난 네가 말랑해서 좋아~”
“씨.”
“씨이이이? 어라, 어라? 씨이이이? 지금 나한테? 나한테?”
평소에 멤버들을 놀려먹는 걸로는 최강자인 최승하가 눈을 크게 뜨며 손가락으로 본인을 쿡 찔렀다.
“욕한 거 아니에요. 쯧.”
“윤재야! 수현이가 아무래도 사춘기인 것 같다!”
“윤재야! 자니? 윤재야!”
질끈!
물론 최승하가 쥐락펴락하는 모양새지만!
‘……앓느니 죽지.’
아득한 얼굴로 눈을 감은 차윤재의 귓가에 더욱더 속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 나 스마트폰을 숙소에 두고 왔-”
차윤재는 불같은 눈으로 류인을 째려봤다.
“……형님은 그걸 또 두고 오셨습니까?!”
“응. 근데 없어도 되니까, 괜찮아.”
차윤재는 주먹을 쥐고 가슴을 퍽퍽 내리쳤다.
한참 전에 먹은 아침 식사가 얹히는 기분이었다.
그때, 최승하가 류인의 반팔 티를 주욱- 잡아당겼다.
“어라? 형, 반팔 거꾸로 입었네요. 또!”
“……어. 진짜?”
질끈!
차윤재의 낯빛은 점점 아연실색해져 갔다.
‘허우대는 저렇게 멀쩡하게 생겨서는, 하는 짓은 나사가 빠져 있는지……!’
길 가는 사람 열 명을 붙잡고 류인이 사실은 허술한 인간이라고 말하면, 열이 모두 ‘에이, 그렇게 안 보이는데’라고 대답할 거다.
‘남을 외적으로 판단하는 건 옳지 못한 것이지만……!’
어떻게 멀쩡한 사람이 하나도 없는지!
차윤재는 무척이나, 무척이나 통탄스러웠다…….
* * *
흔들, 흔들!
“이 형 안색이 너무 안 좋은데…….”
흔들, 흔들!
“……?”
흔들리는 몸에 눈을 떠보니 최승하가 방긋 웃으며 죽이 담긴 봉투를 흔들었다.
“형! 밥은 먹어야죠!”
“넌 여기 왜 왔어? 연습은?”
“으으응? 지금 어두워진 거 안 보여요? 연습하고 온 거죠! 설마 아무것도 안 먹고 잠만 잤어요?”
나는 곧장 일어나 커튼을 걷었다.
촤르륵-!
설마, 하루 종일 잤다고……?
어두컴컴한 하늘 색을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수면이 도움이 되었는지, 병든 닭마냥 콜록대던 잔기침이 어느새 사라졌다.
역시 내 체력이 그 정도로 쓰레기는 아니지.
“신유하는?”
“아 유하는 지금 다른 애들이-”
“……엣취.”
쓰레기 맞구나.
* * *
새벽 2시.
어제 하루 종일 잠만 잔 탓일까, 일찍 깨어났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나는 팔을 붕붕 흔들었다.
컨디션은 최상이군.
“콜록.”
작은 잔기침은 있지만, 이 정도면 거의 회복이다.
요 근래 잠을 제대로 자본 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는데, 더할 나위 없이 상쾌했다.
다른 놈들이 깰세라 조용히 발걸음을 뗀 나는 거실 소파에 앉았다.
‘상태창.’
[성해온]체력 B-
정신력 S+
비주얼 B+
노래 A
춤 B-
특성
▶[K팝 망령의 눈(A)]
▶[……그런가?(B)]
진행 중인 미션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망돌의 그림자를 없애라!
보유 골드 1,100G
“……음.”
나는 상점의 스크롤을 빠르게 내렸다.
[패자의 역습(15일)] [다들 내게 주목해(D)] [거짓말 탐지기(E)] [신묘한 효험이 깃든 영약(3분)]보이는 특성과 아이템만 해도 수십 개였지만, 단발성이거나 현 상황에서 별 쓸모가 없는 것들이었다.
“딱히 이거다 싶은 게 없군.”
영구적으로 스탯을 높여준다든가 하는 것을 찾아 헤맸으나 보이지 않았다.
“이 물음표 처리 된 것 중의 하나일지도.”
쯧, 치사한 놈들.
골드가 부족하면 보여주지도 않겠다는 거지.
‘우선 착실히 모아봐야겠군.’
오랜만에 서치를 해보니 그룹과 멤버에 관한 언급이 꽤 보였다.
– 라… 로 시작하는 네 글자 남성들에게 요즘 관심이 간다
– 요즘 라이트온 괜찮더라 근데 얘넨 컴백 언제한대? 너무 수납 같은데
– 핑크 에이프런남이 나를 잡았다 다시는 이 바닥에 발을 들이지 않겠다고 결심했건만
– 뭐야? 이렇게 내 취향을 뭉쳐 만든 것 같은 애가 존재하는데 왜 아무도 내게 삐삐 쳐주지 않았어? 오타쿠의 도리가 언제 이렇게 사라진 거냐고 (성해온 사진)
└ 그야… 우리도 처음 알았으니까…
└ 눈물이 지리게 난다
저번 자체 컨텐츠 덕분인지 얕은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하지만 그래 봤자 정말 얕은 관심이었고, 여전히 듣보 신세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제부터 중요한 건 이 사람들을 코어팬으로 만드는 것이지.
나는 한숨을 삼키며 캘린더를 확인했다.
‘오늘이 아마 티저가 뜨는 날이었던가.’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면서 티저용 영상도 같이 촬영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우리도 아직 결과물을 확인하지 못한 터라 조금 긴장되긴 했다.
생각한 대로 잘 나왔으면 좋겠는데.
* * *
“……어?”
자칭 타칭, 라이트온 영업사원 곽덕배(닉네임이다)는 스마트폰을 손에 쥔 상태로 굳어버렸다.
공식 계정에 무언가 올라올 때마다 알림이 뜨도록 설정해 놨는데, 오랜만에 반가운 알림이 울린 것이다.
‘셀카 올렸나~?’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알림을 확인한 그녀는 소리조차 지를 수 없었다. 그저 손과 동공만 떨릴 뿐이었다.
이유인즉슨, 계정에 올라온 건 팬들이 오매불망 기다리던 컴백 티저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