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270)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270화(270/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270화
“와악, 나 얼굴!”
“저, 저, 눈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아아!”
단번에 소란스러워진 공간에서, 신유하가 자신의 얼굴에 튄 생크림을 콕 찍어 입에 넣었다.
“……아! 우리 설탕 안, 넣었다.”
– 진짜 광기는 유하인 거임
– 놀라운 건 저 지경이어도 얼굴들이 잘생겼다는 거다
“얼른 이걸로 닦으면 돼. 많이 안 튀었어, 괜찮아 얘들아.”
시무룩해져 있는 멤버들을 달랜 류인이 차근차근 설명했다.
“휘핑은 저속으로 시작해야 해. 그나저나, 설탕은…….”
다가간 류인이 생크림을 콕 찍어 입에 넣었다.
“음, 유하 말대로 정말 안 넣었구나.”
“……!”
“지금 넣어도 전혀 문제없으니까, 걱정 마.”
– 이게 바로 연장자의 맛?
– 나 이 남자랑 결혼해야겠다
– 애들 형아 말에 바로 밝아지는 거 ㄱㅇㅇ ㅠㅠㅠㅠ
“서, 설탕은 제가 계량해 놨습니다! 여기요!”
“역시 우리 윤재가 행동이 빨라~”
“와악, 생크림 튄 얼굴 부비지 마십시오!”
“그럼 나는 잠깐 시트 상태 보고 올 테니까, 크림이 뭉친다싶으면 멈추고 나 불러야 해?”
“저희만 믿으십시오!”
“척하면 척이죠. 편하게 보고 와요.”
류인이 웃으며 프레임에서 벗어난 순간, 스위치들은 경악했다.
– 아니 잠만 류인아 다시 생각해 봐 자컨에서 그 요리 실력을 보여준 저 둘을 믿는다고?
– 류떤남자 안 돼 생크림이 널 붙잡고 있어
– 스위치들 단체로 손톱 물어뜯고 있는 거 ㅈㄴ 웃겨서 숨넘어갈 것 같음
“아, 이거네! 진짜 저속으로 하니까 괜찮다~ 그치?”
차분한 위이잉, 소리와 함께 최승하와 차윤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형님, 제가 어제 영상도 잠깐 봤는데 설탕이 뭉치지 않게 골고루 저어줘야 한답니다.”
“응!”
– 최승하 뭐가 응이야 지금 멈춰야한다고 ㅠㅠㅠ
– 돌겠네 잘생긴 얼굴이면 다냐? 생각해 보니 다긴 함
– 나 진짜 지금 소리 지름 누가 저 둘한테서 휘핑기 좀 뺏어봐
댓글창 속 스위치들이 간절하게 외쳤으나, 애석하게도…….
각자 할 일에 집중하고 있는 멤버들은 댓글을 확인하지 못했다.
그리고 몇 분 뒤.
류인이 이 광경을 목격해 버린다.
“……음, 오버휘핑된 것 같은데.”
“허어억, 크, 큰일인 겁니까? 빵집에서 파는 생크림과 비슷한 느낌인데요!”
“아이싱하는 크림은 훨씬 묽게 해야 해서.”
“으아, 정말요? 몰랐어요. 큰일 났다.”
최승하가 곧장 겉옷을 집어 들었다.
“제가 지금 나가서 새로 사 올게요. 빨리 사 오면 시간 맞출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아니야, 승하야.”
조용히 생각을 이어가던 류인이 작게 말했다.
“……데코로 가려 버리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 심각한 얼굴로 나온 결론 : 사기 치자
– 라이트온의 이런 점이 참 좋다
– 킬포는 류떤남자도 자신이 없다는 거임 의문형으로 끝남
“맞아요! 케이크에, 올릴 만한 게, 많으니까!”
신유하가 결연한 얼굴로 냉장고에서 무언가를 척척 꺼내기 시작했다.
팩에 담긴 블루베리와 초콜릿, 스프링클 등이었다.
– 공식에서 하는 모에화 어떤데
– 얘네도 성해온이 블루베리라는 것을 알 수밖에 없는 거임 팬들이 하도 블루베리 블루베리 하니까
– 라이트온도 블루베리라이팅당해 버린 거지
* * *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약속을 어긴 당신을 지적합니다!]“…….”
맹세코 보려고 본 게 아니었다.
이해성과 한 약속도 있겠다, SNS 근처엔 가지도 않았단 말이다.
단지 인터넷을 하던 중…… 작은 연예 관련 신문사에서 실시간으로 올린 기사를 봐버린 것이었다.
곧바로 껐지만, 중요 내용은 제목으로 알아버렸달까.
녀석들이 라이브에서 케이크를 만들고 있다는 것 말이다.
하지만 사진은 보지 않았으니, 계획대로 놀랄 자신이 있다.
달콤이가 있으니 비주얼이 제대로 나왔을 테지.
보자마자 ‘파는 건 줄 알았다’며 놀라움을 삼키자.
하지만 의문이 하나 있다.
라이브 알림이 울리지 않았다는 것.
곧 스마트폰의 설정에서 알림이 오프되어 있다는 걸 알게된 나는 작게 중얼거렸다.
“이걸 꺼놨을 줄은 몰랐는데.”
기특한 놈들.
아이돌 다 됐군.
이런 컨텐츠를 남길 생각을 하다니, 칭찬해 줘야 마땅한 일이었다.
나는 벤치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봤다.
대충 한 시간 쯤 뒤에 들어가면 타이밍이 맞으려나.
“에취.”
쌀쌀하군.
팔을 쓸어내린 나는 회사에서 챙겨 온 편지를 꺼냈다.
읽으면서 기다려야지.
* * *
[라이브가 종료됩니다.]라이트온의 깜짝 라이브는 스위치들에게 큰 웃음을 주며 마무리됐다.
스위치들은 완성된 케이크를 보며 폭소를 참지 못했다.
– [긴급속보] 라만케(라이트온이 만든 케이크) 비주얼 대폭망
– 케이크 완성되자마자 다들 망연자실한 얼굴된 거 웃겨 죽을 것 같아
– 베이킹 전공자로서 말하는데 케이크의 신이 강림한대도 오버휘핑된 생크림은 못 되돌림 저 정도로 아이싱했다는 게 오히려 놀라운 거임
– 이 상황을 지켜보던 막내 토끼… 다가와 블루베리 와르르 쏟아버림… 웃긴 건 진짜 비주얼이 살아났다는 점임…
한참 시끌벅적했던 스위치들의 관심은 점차 오늘의 주인공에게 쏠리기 시작했다.
– 저거 받은 해온이 반응 궁금하다 애들이 이따가 사진 찍어서 공계에 올린다고 했으니 숨 참고 기다리기
– 저기 해온아 미안한데 딱… 따아악… 한 번만 울어주면 안 될까? 어림도 없을까?
– 성해온 지금 뭐 하고 있을지 궁금해짐
* * *
그리고 그 시각.
성해온은 필사적인 낯짝 연습 중이었다.
가식적인 건 아니었다.
정말 감동받은 상태였으니까.
하지만.
낯짝이 이렇게 생겨먹은 관계로, 감동을 먹었음에도 이딴 얼굴이었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흠칫 놀랍니다.]이번에도 아니란 말이야?
나는 혀를 끌끌 차며 심기일전했다.
반짝반짝…….
눈에 반짝거리는 생기를 담은 나는 허공을 응시했다.
성좌님들.
이번엔 어떠신가요?
[성좌, ‘황금의 신’이 헛기침하며 시선을 돌립니다.]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원래 얼굴이 그런 걸 어쩌겠냐며 당신을 위로합니다.]“…….”
실망을 주고 싶진 않은데.
겉으로 드러나는 얼굴은 중요하지 않은가.
나를 위해 그렇게 준비해 줬는데, 나도 그에 맞는 반응을 보여주고 싶다.
나는 엘리베이터 거울을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기겁합니다!]이것도 아냐?
나는 눈을 도로록 굴리며 수줍게 속눈썹을 내리깔았다.
이건?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당신의 노력에 눈물을 콕콕 닦습니다.]“…….”
이쯤 되니 진득한 현타가 몰려온 나는 더 이상의 연습을 포기한 채 도어락에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나는 진심으로 승부한다.
띠리릭!
경쾌한 소리와 함께, 숙소에서 우당탕탕하는 굉음이…….
굉음이?
“해온 형, 오셨어요?”
대체 무슨 짓을 한 건지, 얼굴과 옷에 초콜릿과 생크림이 잔뜩 튀어 있는 한수현이 다가왔다.
나를 붙잡은 한수현이 조용히 맴돌기 시작했다.
“찬 기운이 엄청나네요. 잠깐만 기다려 주시면 제가 따뜻한 차를 타 오겠습니다. 승하 형, 물 좀 올려주세요.”
“응~ 내가 타 올게!”
쿠당탕!
“승하 형이 커피포트를 떨어뜨리신 모양입니다. 참 칠칠맞으시단 말이죠.”
누가 들어도 커피포트 떨어지는 소리가 아니었는데, 놀라울 정도로 뻔뻔하군.
하지만 속아줘야겠지.
“난 차 말고 그냥 물.”
한수현이 날 소파에 앉혔다.
“여기 앉아서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그래.”
녀석이 주방으로 들어갔고, 얼마 안 가.
타악.
숙소의 모든 등이 꺼졌다.
그리고 멤버들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다가오기 시작했다.
초에 피어난 불이 꺼질까 아주 조심스럽게.
……뭐야.
미리 표정을 연습할 필요도 없었군.
이 하찮은 모양새의 케이크를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나지 않는가.
달콤이가 있는데 어쩌다가 저런 비주얼이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뭐든 좋았다.
푸핫 웃은 나는 ‘건강’, ‘행복’, 뭐 이런 종류의…… 뻔하디뻔한 소원들을 속으로 되뇌이며, 초를 불었다.
그와 동시에.
펑!
색색의 종이가 내게 날아들었다.
양옆에 선 멤버들이 폭죽을 터뜨린 것이다.
방심한 내가 얼굴에 올라온 종이를 걷어내고 있을 타이밍이었다.
“……!”
볼에 닿은 무언가에, 내 눈이 커졌다.
“하핫, 제가 말했잖아요!”
최승하가 웃으며 생크림을 한 번 더 내 코에 묻혔다.
“복수할 거라고~”
동시에 나는 고개를 휙휙 돌렸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카메라를 살핀 것이다.
“없나?”
“카메라를 말씀하시는 거라면, 지금은 없습니다.”
싱긋…….
“와, 와아악! 잠, 잠깐마아안! 형도 나한테 묻혔었잖아요!”
“증거 있어?”
“……사람이 이렇게 뻔뻔할 수가 없어!”
* * *
엄청난 가짓수의 음식을 준비한 멤버들의 기대감 어린 눈빛을 받다 보니 무리했다.
디저트고 뭐고, 더 들어갈 구석이 없었지만.
만들어준 케이크 맛은 봐야지.
내가 케이크를 꺼내자, 류인이 볼을 긁적였다.
“해온아, 그…… 비주얼이.”
“왜, 괜찮던데.”
“예에에에? 저,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고개를 끄덕인 나는 곧바로 케이크를 한 조각 썰어 접시에 담았다.
멤버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게 느껴졌다.
포크로 크게 뜬 케이크를 입에 넣은 나는 운을 뗐다.
“맛은.”
멤버들의 얼굴이 긴장으로 물들었다.
“당연히 맛있고.”
파아앗-
멤버들의 얼굴이 순식간에 환해지기 시작했다.
“만든 놈들이 맛도 모르면 어떡해?”
나는 케이크를 썰어 멤버들에게 건네기 시작했다.
“맛있으니까, 먹어봐. 그리고.”
나는 다섯 개의 접시를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오늘 감동받았어. 고맙다.”
“……!!”
단체로 굳은 멤버들이 고장 난 듯 아무 말이나 내뱉기 시작했다.
“와아아, 그럴 줄 알았다니까? 감동이죠? 저희가 최고죠?”
“그러게.”
“네에…… 에에?”
말끝을 늘린 최승하의 입이 벌어졌다.
나도 맨 정신으로 이런 말을 하는 게 조금 민망하지만, 솔직하게 말하고 싶었다.
며칠 전부터 예상했던 것이니, 한편으론 별 감흥이 없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전혀.
정말 내가 온전히 축하받는 기분이었다.
하필이면 생일이 같아서.
……어쩐지 마음이 조금 울렁거렸다.
* * *
[2월 6일 11시 56분]다시 말해, 성해온의 생일 4분 전.
먼저 잠든 성해온의 방 밖에서 멤버들이 열띤 토론을 나눴다.
‘이미 생일 파티는 했으니 자게 두자!’라는 의견을 펼치는 파와.
‘그래도 생일인데 정각에 축하해 주는 게 낫지 않겠냐!’라는 파.
승자는 전자였다.
하루 종일 외출했던 성해온이 피곤해 보였으니, 자게 두자라는 의견이 채택된 것이다.
그리고 멤버들의 말대로.
성해온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이상하게 잠이 쏟아지는 탓에, 멤버들을 두고 잠에 든 것이다.
그런 성해온의 미간이 움찔한 건, 날이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2월 6일 23시 59분 54초] [2월 7일 00시 00분 00초]그러니까.
정확히 2월 7일이 된 순간.
띠링!
띠링!
띠링!
띠링!
띠링!
불길한 시스템 알림 소리가 내 귓가를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으.”
자연스럽게 앓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사람 자는데 이게 무슨.
나는 졸음에 젖어 무거운 눈을 천천히 떠올렸다.
그리고 보이는 것에, 나는 숨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
“……!”
눈앞에 둥실 떠오른, 비현실적으로 거대한 시계.
끼릭!
끼리릭!
끼리리릭!
시곗바늘의 초침이 미친 듯이 끼릭거리며 회전을 시작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