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28화(28/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28화
LIGHT ON ⓥ
LIGHT ON ‘Runnig mate’ Official Teaser
(캠코더 이모티콘) youtobe/SbOGDnkSD……
“X발, X발, 침착하자.”
경건하게 허리를 펴고 침을 꿀꺽 삼킨 곽덕배는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수납된 망돌의 컴백을 오매불망 기다리던 팬들의 심정은 누구도 설명할 수 없을 거다.
손이 덜덜 떨려왔다.
꾹!
링크를 누르자 약 30초간의 짤막한 티저 영상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햇살이 쏟아져 내리는 널찍한 교실에 금발의 남자가 엎드려 있다.
인기 없는 아이돌은 컴백 전 비밀스러운 염색에 대한 입소문 따위 없는 게 당연해서 팬조차도 이게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X발 이 금발, 너 누구야! 얼굴! 얼굴 들어!”
“뭐야, 미쳤어? 갑자기 왜 고함을 질러?”
갑작스러운 곽덕배의 행동에, 그녀의 친동생이 질색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대화불능 상태였다.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바들바들 떨던 곽덕배는 계속 무언가 중얼거렸다.
“X발, 미, 미미, 미쳤나 봐.”
이윽고 화면 속엔 부드러운 흑갈색 머리칼의 남자가 등장하더니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의 옆자리에 착석한다.
힐끗 금발남을 바라본 그가 상체를 의자에 나른하게 기댄다.
흑갈색 머리칼의 주인공은 최승하였다.
“……X나 잘생겼다.”
화면 속 최승하는 이어폰을 꺼내더니 느긋하게 귀에 가져다 댄다.
곽덕배는 눈을 부릅떴다.
처음엔 웅웅대듯 들렸던 멜로디가, 이어폰이 최승하의 귀에 다가오는 속도에 맞춰 점점 선명하게 들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아마 타이틀곡으로 추정되는, 청량한 느낌의 멜로디였다!
이어지는 얼굴 클로즈업.
“아, 아 X발 미친 X나 잘생겼어.”
원래도 연한 톤의 최승하의 갈색빛 눈은 자연광을 듬뿍 받아 호박색 보석처럼 반짝인다.
클로즈업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신비로운 눈동자를 숨기지 않던 눈은 천천히 감긴다.
그의 눈이 완전히 감기기 무섭게-
뚝.
단번에 끊긴 노래와 함께 검은 화면이 등장했고, 음원과 뮤직비디오 공개 날짜가 파란 글씨로 새겨지기 시작했다.
[ JUN 12, 06:00 PM KST ]“와 X발.”
‘……노래도 좋은 것 같은데?’
지금 이렇게 멍때리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한줌단일수록, 한 명이라도 더 떠들어야 한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팬들의 수가 적어 반응이 쉴 새 없이 몰아치진 않았지만 기존 팬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특히 티저에서 주인공급으로 분량이 많았던 최승하에 대한 반응이 가장 도드라졌다.
– 최승하 얼굴 드르륵 탁… 드르륵 탁… 드르륵 탁… 드르륵 탁…
– 아이돌들아 얼굴로 말해ㅋㅋ
└ 최승하 얼굴 : 네 무슨 할 말이라도?
– 얼굴에 자신 있는 멤버만 가능하다는 뮤비 얼빡 클로즈업… 라이트온은 모든 멤버가 가능하다는 충격적 사실
– 40초 동안 얼굴 구경만 하다 끝났는데 이렇게 즐거워도 되는 거임?
– 얼굴이 미래다
– 그래서 저 금발은 누군데. 덩치로 볼 때 해온이? 아님 유하?
└ 나는 윤재 같기도?
└ 제발 일어나 봐 금발 미남아
티저의 특성상, 짧게 들린 노래에 대한 반응도 좋았다.
– 그나저나 청량 컨셉이라니… 현실 맞냐? 꿈 아냐? 어? 어? 어?
– 나 어떡해 음원 공개 날까지 못 기다려 죽어줄게 ㅇㅇ
– 30초짜리 티저 계속 돌려보는 중 노래 너무 취향이다 벌써
* * *
컴백일이 다가와 연습실에서 살다시피 하는 우리도 공개된 티저를 확인하자는 명목으로 휴식을 취했다.
“으악. 저 연기 너무 어색한 것 같아요.”
“나쁘지 않았어.”
실제로 지금 SNS 반응을 서치해 보니 최승하가 꽤 화제 되고 있었으니까.
나는 공개된 티저의 반응을 서치하며 입매를 살짝 올렸다.
티저 의상은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반 교복이었다.
이제 뮤비에서 반바지가 공개되면 반응이 어떨까.
화제성이 터졌으면 좋겠는데.
“형 왜 갑자기 무섭게 웃어요?”
“안 웃었어.”
“……아닌데? 진짜 무섭게 웃었는데?”
쓸데없이 예리한 놈.
대충 눈을 부라렸더니 최승하가 방긋 웃으며 입을 다물었다.
“그만 쉬고 이제 연습이나 하시죠.”
자리에서 일어난 한수현이 퉁명스레 말했다.
“아앗! 윤재야! 왜 갑자기 뒷목을!”
* * *
[라이트온, 컴백 초읽기…… 6월의 기대주?](사진)
라이트온/사진=MH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라이트온(LIGHT ON)이 6월 컴백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중략)
1년이 넘는 공백기를 가진 후 내보내는 곡인 만큼 자신 있다는 후문이다.
사측에서도 나름 돈을 써서 언론 플레이를 하는지, 이런 느낌의 기사들도 몇몇 눈에 보였다.
수납만 주야장천 해댔으면서, 이 앨범만을 위해 오랜 공백기를 가졌다는 듯이 써놔서 어이가 없긴 했지만.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뮤비와 음원 공개 약 30분 전이었다.
30초짜리 티저는 노래와 컨셉에 대한 기대감을 모두 불러일으키기 충분했기에 팬들도 오매불망 기다리는 눈치였다.
– 6시 땡치면 몰래 화장실 가서 본다 떨려서 일이 안 잡혀 ㅅㅂ
– 청춘미남 + 청량 + 교복 삼합이라니 진짜 미친 거 아니냐고 엉엉
– 시계 고장 난 거 아냐? 왜 이렇게 늦게 감
사실 제일 떨고 있는 건 오히려 이놈들이었다.
다들 태연하게 연습 중이지만, 얼굴들이 영 창백했다.
계속 시계만 힐끔 쳐다보며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결국 6시까지 쉬자고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탁! 탁!
달그닥!
가만히 있으니 더욱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는지 손톱을 탁탁, 치고 있거나 다리를 달달 떨고 있는 건 기본이었다.
모든 아티스트가 새로운 앨범을 공개할 때 떨리겠지만, 망돌은 그 떨림 이상이다.
그 이유를 묻는다면, 망돌은 성적이 연달아 좋지 못하면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해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런 경우도 많고.’
나는 이번 곡이 잘될 거라는 어느 정도의 확신이 있지만, 옆에서 이렇게 불안하고 초조한 모습을 보이니 마음이 쓰였다.
나도 목숨이 걸린 일이지만, 얘네한테도 비슷한 의미일 테지.
그 와중에도 약속된 시간, 6시는 찾아왔다.
LIGHT ON ⓥ
LIGHT ON ‘Runnig mate’ Official MV
(캠코더 이모티콘) youtobe/LOPnhDnkmD……
“……다 같이 볼까요?”
최승하가 패드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연습실 바닥에 둥글게 모여 앉아 링크를 누르자 곧바로 뮤직비디오가 재생되기 시작했다.
뮤직비디오는 전체적으로 스토리 라인이 많이 들어간 느낌으로 기획되었다.
첫 화면은 햇살이 가득한 교내에서 엎드려 있는 신유하로 시작한다.
하지만 티저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의 옆엔 아무도 없었다.
최승하가 앉았던 자리에 한 짝의 이어폰만 존재할 뿐.
신유하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옆자리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이어폰을 들어 귀에 가져다 댄다.
동시에 바뀌는 화면, 초록색 잔디를 둥글게 감싸고 있는 육상 트랙, 스타트라인에 서 있는 멤버들과 심판을 비친다.
멤버들은 B 의상을 입고 각자 자유롭게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참고로 A 의상은 교복 느낌이 나는 오버핏 자켓 + 넥타이 + 반바지.
B 의상은 트레이닝복 느낌이 나는 카라 티셔츠 + 반바지.
마지막으로 C 의상은 양심상 긴 바지의 교복이었다.
‘나도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진절머리를 칩니다!] [ SCORE 0:0 ]가 크게 쓰여 있는 스케치북을 목에 걸고 있는 한수현이 장난기 넘치는 얼굴로 휘슬을 힘차게 분다.휘이익!
휘슬 소리와 동시에 노래가 시작되고 스타트라인에 섰던 멤버들이 전력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 이미 시작된 휘슬 멈출 수 없어
달리자마자 넘어질 기세인 성해온이 혼자만 죽지 않겠다는 듯, 류인의 옷자락을 움켜쥐더니 같이 잘생긴 포즈로 넘어진다.
실제 상황에선 누구라도 ‘죽을 거면 혼자 죽어’라고 침 튀기며 화낼 일이지만 청춘 드라마 느낌이 물씬 나는 뮤비 주인공들답게 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아하하, 마주 보며 청량하게 웃는다.
운동장에서 교실로 장면이 전환된다.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는 교실, 차윤재가 집중한 얼굴로 책을 읽고 있다.
문이 요란스레 열리고 멤버들이 우르르 다가오더니 차윤재의 책을 뺏어 공중에 휙, 던져 버리고 차윤재를 끌고 나간다.
이것 역시 원래 차윤재 성격이라면 정색하면서 팔을 쳐내겠지만, 상큼한 웃음을 지으며 끌려 나가준다.
– Oh 예감이 좋아
준비되었다면 (Three, Two, One-)
달려가도 될까?
장면이 전환되며 한 폭의 그림 같은 푸른 하늘이 화면에 가득 찬다.
하늘을 찍고 있던 카메라가 서서히 내려오며 잔디밭에 앉아 있는 최승하가 나온다.
처음엔 무표정이었던 녀석이 카메라와 눈을 마주치자마자 대형견상 특유의 무해한 웃음을 사르르 지으며 등 뒤에 숨겨뒀던 귀여운 들꽃 뭉치를 꺼내 화면에 가져다 댄다.
보는 입장에서 마치 꽃을 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만큼 잘 나온 컷이었다.
곧이어 지지 않겠다는 듯 다른 잘생긴 얼굴들이 최승하 근처로 모여 하나둘씩 꽃을 화면에 가져다 댄다.
‘여기에 사람이 어딨어? 꽃밖에 없는데?’와 같은 주접 반응이 나올 거라고 확신할 수 있는 장면이다.
그리고 다시 장면이 전환된다.
미술실, 진지한 얼굴의 신유하가 큰 캔버스 앞에 앉아 프로의 느낌을 풍기며 한수현을 그리고 있다.
한쪽 눈을 찡그린 채 팔을 내밀어 열정적으로 구도를 잡는 등 어디서 본 화가의 포즈는 다 지어대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신유하는 본인의 작품에 만족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박차고 나간다.
그리고 살며시 일어나 그 그림을 기대감이 잔뜩 깃든 얼굴로 확인하는 한수현.
당연하게도 캔버스에는 초등학생이 그려도 이것보단 나을 정도의 암울한 결과물이 담겨 있다.
애석하게도 신유하는 이미 도망쳐 버린 후였고, 한수현은 도망가는 신유하를 쫓아간다.
이렇게 중간중간 재미있는 요소를 섞은, 청춘 분위기의 스토리 라인 위주 뮤직비디오다.
그런 와중에도 단체 군무는 중간중간 계속 들어가 뮤직비디오 특유의 분위기마저 제대로 살려주고 있다.
‘그 스튜디오, 돈값은 하는군.’
열받는 부분은 아직까지 그 개고생을 하며 찍은 수영장 컷은 나오지도 않는다는 거다.
‘안 쓸 생각인가.’
노래가 끝나갈 무렵, 연신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던 뮤직비디오의 분위기가 뒤바뀐다.
이번엔 불까지 꺼진 텅 빈 교무실.
각자 손전등을 들고 있는 멤버들은 ‘쉿’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검지를 입에 가져다 댄 채 살금살금 교무실로 들어간다.
멤버들은 무언가를 찾는 듯 두리번거린다.
그때 최승하가 신비로워 보이는 느낌의 열쇠를 찾아냈는지 환한 표정으로 그것에 손을 뻗는다.
최승하는 열쇠를 손에 쥔 채 미소를 지으며 친구들이 있을 등 뒤를 돌아본다.
하지만 교무실에는 자신 외에 아무도 없었다.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이.
뚝-!
영상이 끝이 난 듯 검은 화면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