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302)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302화(302/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302화
“하나, 둘, 에이 투 더 원! 안녕하세요. 에이원입니다!”
“와!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최승하에 이어 차윤재가 인사를 받아치자, 에이원의 한 멤버가 덩달아 꾸벅이며 손을 내저었다.
“아, 선배님! 말 편하게 해주세요. 항상 배우고 있습니다!”
음.
나는 에이원을 훑었다.
오늘 데뷔 무대를 치르는 신인답게, 온몸에서 열정이 넘쳐 흐르는군.
라이트온도 군기가 잡혀 있는 편임에도, 여긴 거의 군대였다.
에이원은 데뷔 앨범부터 헉 소리가 나올 정도로 호화로운 라인업을 동반했다.
– 와 에이원 프로듀서 라인업부터 지린다고 생각했는데 안무가도 개쩌네 ㅋㅋㅋㅋ 해외 유명 안무가잖아 돈 좀 쓰는구나
하지만 성적은, 글쎄.
에이원은 대중들의 예상보다는 조금 실망스러운 성적을 기록했다.
– BK 망조 듦? 기대 이하
– 팬덤 잡으려고 컨셉추얼한 노래로 나온 건 알겠는데 음…
– 그래도 얼굴은 ㄱㅊ다 ㅋㅋㅋㅋ 애들 귀여운데
내가 말하지 않았는가.
요즘 음원판은 보통이 아니라고.
하지만 대형의 프레임을 씌우지 않은 기준에선 썩 훌륭한 성적이었다.
[-][13위] 경계선 – LIGHT ON [▲8][69위] Black – A.one차트인을 하는 신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바닥이니까.
나는 입을 살며시 가렸다.
당연히 입매는 미친 듯이 꿈틀대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게, 이 녀석들이 알아서 우리 밑으로 들어와 준 덕에…… 라이트온의 성적은 더더욱 부각되기 시작했거든.
– 솔직히 시기 좀 겹치길래 에이원이 압살할 거라 생각했는데… 라이트온 언제 이렇게 떴냐 ㄷㄷ
– 김명훈 1승 백준영 1패
– ㅈ소의 희망 라이트온
되레 우리가 올려치기 당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에이원은 아직 신인이니 큰 타격은 없을 것이다.
초장부터 망했네, 적자네, 투자 실패네 등등 말이 많기야 하겠지만…… 이미지의 손상까진 가지 않을 거란 뜻이다.
말마따나 갓 데뷔한 아이돌이니까.
다음 앨범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 확신의 망돌 프레임이 씌워지겠지만 아직까진 괜찮다.
하지만 배는 아프겠지.
당장 BK의 대표만 해도 지금 배를 잡고 구르고 있을 것이다.
‘자신이 생각한 상황과 완전히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지 않은가.’
우릴 지나가는 돌보다 만만하게 본 업보니 불쌍하진 않다만.
그 순간.
에이원의 리더가 무언가를 꾸물꾸물 꺼내 들었다.
“선배님, 여기…… 어딨지? 여기 있다. 그, 사인 앨범입니다!”
어린 티가 만연한, 덤벙대는 행동.
하지만 이 녀석이 그 녀석인 것 같은데.
– 걔네 만만하게 보지 마. 곰 탈 쓴 여우 수준이 아니라 구미호니까.
도진이 경고했던 놈 말이다.
‘이름이…… 박재연이었던가.’
활동명은 성을 떼고 재연.
참고로 이 녀석은 나와 포지션이 매우 흡사하다.
맏형 라인.
리더.
메인보컬.
‘물론 생김새는 딴판이다만.’
이쪽은 귀여운 상이었다.
금발에 처진 눈꼬리.
재연이 밝게 웃으며 내게 앨범을 내밀었다.
“라이트온 선배님, 오늘 1위 후보 축하드립니다!”
“고마워요.”
나는 눈을 접어 웃으며 앨범을 받았다.
그래, 라이트온은 활동 2주 차부터 곧바로 1위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음원과 음반이 고루 좋은 성적을 내고 있으니 말이다.
시스템적으로 활동 첫 주는 음악방송 1위 후보에 드는 게 불가능하니, 가장 빠르게 이름을 올린 것이다.
– 2주 차에 바로 1위 후보 캬
– 라이트온 망돌이라 하는 새끼들 이젠 민망할 듯 그래 계속 망돌이라 주장해라
– 진짜 상승세 제대로 타는구나 얘들아
신난 팬들 사이에서, 열기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정작 라이트온은 멍했지만 말이다.
욕심이 없냐고 묻는다면, 아니었다.
오히려 열정은 넘칠 지경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이런 상황만으로도, 이 녀석들 입장에선 감사함의 한계치인 것이다.
‘감히 이것까지 노려도 될까?’라는 생각이라고 할까.
그리고 나는 넋이 나간 얼굴의 멤버들에게 딱 한마디만을 건넸다.
“고마우면, 스위치들한테 더 잘하면 돼.”
“……!”
음원, 음반.
이 두 가지 성적을 핵심으로, 소셜 미디어 점수, 글로벌 팬 투표 점수, 방송과 동영상 점수, 실시간 문자투표 점수 등등…….
1위 후보는 이렇게 다양한 데이터를 합산해 선정한다.
그리고 이것들은 사실상 팬들의 업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부분이다.
그리고 스위치들은 아마도…… 이 녀석들이 실컷 기뻐하는 얼굴을 보고 싶으실 거다.
“눈치 보지 말고, 마음 가는 대로 웃어.”
짤막한 말을 마친 나는 픽 웃으며 시선을 돌렸다.
이제 무대에 오를 시간이었다.
* * *
경쾌한 소리를 내며 터진 팡파레와 함께, 멤버들의 머리 위에 색색의 종이가 내려앉았다.
“1위는 라이트온! 축하드립니다!”
“……!”
멤버들의 눈이 휘둥그레 커지기 시작했고, 한손에 트로피를 쥔 나는 웃으며 마이크에 다가섰다.
그리고 라이트온의 상승세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다음 날인 금요일 음악방송에서까지 1위를 거머쥔 것이다.
참고로 금요일은 공중파였다.
– 공중파 1위까지 ㅁㅊ ㅋㅋㅋㅋ 와 지금 너무 좋아서 소름 돋음 내가 상 받는 것도 아닌데
– 1위 호명될 때마다 애들 단체로 얼음 상태 되는 거 왜 이렇게 귀엽냐 ㅠㅠㅠ? 다가가서 땡! 해주고 싶음
– 랕온은 천재 아기들이에요…
– 라이트온 기세 미쳤네;; 와우다 진심
물론 시비도 존재했다.
– 걍 빈집털이잖어 팬덤 괜찮은 아이돌 나왔으면 못 받았을 확률 크지 ㅋㅋㅋ
– 이야~ 컴백 시기는 기가 막히게 잡은 듯
– ㄹㅇ 빈집털이가 완벽한 수준임
빈집털이라는 조롱이 은은하게 이어졌으나, 그게 뭐?
원래 운도 실력인 것이다.
물론 나는 유인성을 들기름처럼 짜내 이 아름다운 빈집털이를 성공시킨 거지만 말이다.
그리고 현재 라이트온의 성적을 생각하자면, 타 그룹과 동발이었대도 어지간해선 우위에 섰을 것이다.
그걸 아는 스위치들은 코웃음 치며 조롱에 대처했다.
– 어지간히 부러운가 보다
– 아무리 떠들어봤자 우리 애들은 2주 차에 바로 음방 1위 휩쓸었어요 응응
– 그리고 지금 따지고 보면 그렇게 빈집도 아님 ㅋㅋㅋㅋ 음원 성적 좋은 사람이 한 트럭인뎁쇼?
타격이 제로에 수렴하니 빈집털이라고 비아냥대던 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취를 감췄고, 라이트온 팬덤은 기쁨을 만끽했다.
라이트온 역시 그러했다.
물론 음악방송 1위가 처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활동 2주 차에, 그것도 연속으로 트로피를 거머쥐니…… 멤버들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꿈인 것 같다’며 자신의 뺨을 셀프로 후려갈기는 건 기본이었으며, 하루에도 수십 번씩 표정이 바뀌었다.
물론 전부 행복에서 비롯된 얼굴들이었다.
그리고 밝아온 토요일.
사전녹화를 위해 대기하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우리를 불러세웠다.
“오, 라이트온! 사인 한 장만 해주고 가요.”
몇 번 마주쳐 안면이 있는 방송국 조명 감독이 종이를 팔랑였다.
“라이트온 요즘 인기 많아~ 우리 딸이 좋아해. 저번주에 사인 안 받아 왔다고 얼마나 성질을 내던지, 원.”
“언제든지 편하게 말해주세요.”
비즈니스 낯짝을 걸친 나는 고개를 까딱이며 웃었다.
그리고 대기실로 향하기 위해 코너를 돌자, 최승하가 하핫 웃었다.
“저는 다른 분인 줄 알았어요.”
장난조로 말하고 있지만, 명백히 비꼬는 말이었다.
방금 말은 건 조명 감독은 틈만나면 라이트온을 무시하던 사람 중 하나거든.
라이트온뿐만 아니라, 모든 망돌에게 그런 태도였지만 말이다.
전형적인 강약약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인지도 있는 아이돌에겐 아주 친절하던데.
뭐, 그런 걸 신경 쓰는 타입은 아닌지라 별생각은 없었다만.
무엇보다 저렇게 태도가 바뀐 인간이 한둘이어야지.
‘놀라울 정도로 많다.’
이 말을 거꾸로 뒤집자면, 여태껏 눈물겨울 정도로 무시와 천대를 받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원래 이 바닥이 그렇게 생겨먹었다.
성적과 인기가 모든 걸 증명하는 곳이니까.
그렇다 보니 당연하게도, 곱지 않은 시선들도 동반됐다.
이를테면, 질투나 시기, 비교, 열등감 같은 감정들.
그렇지 않은가.
대형 소속사에서 칼을 갈고 데뷔시킨 그룹은 인기가 하늘을 뚫어도 그러려니 한다.
하지만.
라이트온과 같이 밑바닥에서 올라온 그룹은 사람들의 아니꼬운 감정을 자극한다.
‘뭔데 떠?’
‘쟤네보단 우리가…….’
‘뭐 있는 거 아닌가?’
이런 것들 말이다.
아무리 라이트온이 실력 증명을 해도, 이런 꼬리표는 떨어지지 않는다.
그냥 즐기는 게 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이런 시선은 사실 인기의 반증이라서 말이다.
화제성이고 인기고 아무것도 없으면 그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는 게 현실이다.
내가 생각을 이어가고 있을 무렵이었다.
“해온 형.”
상체를 빙글 돌리자, 한수현이 곧장 본론을 꺼냈다.
“괜찮으시다면, 올라가기 전에 맞춰주실 수 있으실까요.”
안무 말이로군.
나는 고개를 주억이며 답했다.
“그래.”
<경계선>의 포인트 안무인 거울 안무는 나와 한수현, 최승하와 신유하, 류인과 차윤재.
이렇게 짝을 지어 마주 보고 진행한다.
보는 재미를 위해 매 음악방송마다 동작을 조금씩 바꾸고 있으니, 연습벌레인 이 녀석에겐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요즘 힘들어 보이는데.”
“전혀요.”
내가 짧게 건넨 말에, 한수현이 곧바로 반박했다.
그러곤 살짝 웃었다.
“오히려 재밌어요. 실력이 느는 것도 느껴지고요.”
“네가 그렇다면.”
짧게 답한 나는 한수현과 마주 보고 섰다.
“그럼 시작할까.”
녀석과 두어 번 합을 맞춘 나는 대기실 소파에 앉았다.
대기 시간이 꽤 길어서 말이다.
– 라이트온 오늘도 1위 가자고
– 문자 투표 해달라고 여기저기 구걸하고 다니는 중 (사진)
– 인간적으로 딱 한 번만 투표해주라 트친비 납부해주라
스위치들은 열심히 투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 투표 방법 정리한 트윗! 이거 보고 하면 쉽습니다! (링크)
– 아 라이트온 화력 붙은 거 왜 내가 이렇게 신나냐
– 하루 종일 입가에서 웃음이 안 떠남 아 행복해 ㅋㅋㅋㅋㅋㅋ
들뜬 분위기가 이어질 무렵, 먼 곳에서는 무언가 파동이 일기 시작했다.
아직은 잔잔한 파동이 말이다.
“……?”
모니터링을 이어가던 나는 실시간 트렌드 하단에 위치한 ‘음원 사재기’라는 키워드를 눈에 담았다.
– ???? 뭐임???
– 블잭 노빠꾸네 대낮부터 술 마신 거 아님? ㅋㅋㅋㅋㅋ ㄱㅇㄱ
– 블랙재규어가 인스타 스토리로 공론화함 대박
블랙재규어는 이름만 대면 알법한 유명 프로듀서다.
그가 자신의 SNS에 이런 글을 올린 것이다.
파인차트의 상위권을 캡처한 사진.
그리고 그 위엔 작은 타이포가 덧붙여져 있었다.
[ 상위권 차트에 보이는 것만 5개 ㅎ #내가_바보된_기분 ] [ 떳떳하게 삽시다 좀 ]그래.
누가 봐도 음원 사재기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듯한 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