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304)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304화(304/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304화
음원 사재기.
이 문제는 아주 오래전부터, 가요계가 앓고 있는 염증이었다.
그리고 아이돌 그룹의 팬덤에 몸담고 있는 이들은, 이와 같은 논란이 불거짐과 동시에 곧바로 공격 태세를 갖췄다.
– 진짜 양심도 없지 머글들은 저걸 믿는다는 게 웃겨 정말
– 음원 사이트 조작 루틴 개뻔함! 갓반인들 우글우글한 SNS에 홍보 때리고 난 뒤에 슬금슬금 음원 작업 시작~ 정신 차리면 갑자기 듣보 가수가 최상위권에 짜자잔~ ^^
– 여기서 진짜 유머인 건 우리 갓반인 여러분들은 이게 정말 ‘희대의 명곡’이라 차트 등반을 했다고 생각한다는 점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코미디셔~!
그렇다.
이들은 쌓인 게 많았던 것이다.
소위 말하는 ‘머글픽’ 곡과 ‘덕후픽’ 곡엔 커다란 간극이 존재했다.
전자의 대표 격은 발라드나 솔로 가수, 듀엣 가수 등으로 구성된 ‘이지리스닝’곡이었고.
후자의 대표 격은 대부분이 아이돌 그룹의 ‘컨셉추얼’한 곡이었다.
그리고 언제나 억울하게 까인 역사가 있는 건 후자였다.
……그것도 아주 오래되고, 유구한 역사가!
팬덤을 크게 보유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의 신곡이 발매되면, 팬덤의 화력으로 곡은 높은 순위에 안착한다.
그것도 수록곡까지 줄줄이.
그럼 이런 어그로가 올라오곤 한다.
– 음원 차트 잘 몰라서 궁금한 건데… 아이돌들 노래도 좀 쎄하지 않우? 얼굴도 잘 모르겠구만 발매하면 수록곡까지 줄 세우기 하잖스…
물론.
이름만 들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그룹에겐 이런 시비가 자주 걸리지 않는다.
이런 시비가 주로 걸리는 건, 팬덤은 크지만 대중성에서 약한 그룹들이었다.
그뿐인가?
– 아이돌 노래는 차트 진입 솔직히 음스럽긴 함; 그냥 그쪽 팬들만 들을 것 같은 난해하고 기괴함이 덕지덕지 묻어서
– 소신발언 하자면 아이돌 노래… 특히 남돌 노래는 그냥 귀만 아픔 ㅎㅎ
– 이런 거 왜 듣지? 이해가 안 가긴 해
– 솔직히 아이돌 그룹 곡은 팬덤빨이지 노래는 전부 그닥 ㅋㅋ
이런 식의 취향 무시는 기본 옵션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이런 논란이 터지니, 이들은 전투적인 의지를 불태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 할렌 곡 역대급으로 좋다고 빨아주던 머글들 나와라 아주 쉽다 쉬워! 기계 돌려서 위에 올려주면 바로 찬양 시작! 아~~ 정말 다루기 쉽다~~ 쉬워~~!
└ 222 사재기한 놈들 쉴드 쳐주는 놈들이 꼭 아이돌 노래는 팬덤빨이다 난해하다 ezr을 함 느그 노래는 음원 기계다 이 새끼야
종합적으로 보자면, 이런 이유 등이 한데 뭉쳐 커진 논란이었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논란에 라이트온을 엮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 근데 솔직히 의심 가는 아이돌 그룹 하나 보이지 않아? 갑자기 차트 급부상한 아이돌 ㅇㅇ 요즘 대형 출신 신인들도 빌빌 기는데 좀 과하게 잘되긴 했음 (사진)(사진)
라이트온의 음원 순위와 에이원의 음원 순위를 나란히 붙인 사진.
언뜻 보면, 두 팬덤에 속하지 않은 이의 주장같지만…… 그럴 리가.
– 학생~ 에이블인 거 티나~ 글 내려~
– 걍 에이원 곡이 개쓰레기라 처망한 건데 왜 정신승리 하세용?
– ㄹㅇㅌㅇ 머리채 그만 잡아 ㅋㅋㅋㅋㅋ 열등감 넘치는 건 알겠는데 보기 씹스럽다 얘
Able, 에이블.
에이원의 팬덤명이다.
그래.
이건 라이트온과 활동이 겹치고 있는 에이원의 팬덤의 선동이었다.
– 근데 난 요즘 음원판 만만치 않은 거 에이원 보면서 느끼긴 했음 ㄷㄷ 대형의 자본 두르고 나왔는데 음원 빌빌대잖아 근데 라이트온 음원이 좀 잘되긴 했지
– ㄹㅇㅌㅇ은 그냥 노래가 좋아서 잘된 것 같기도 하고 아 모르겠다;; 머리 아퍼;;
하지만 우습게도, 이런 주장에 혹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심지어 라이트온 팬덤의 내부에서까지!
– 아나 사재기 진짜면 우뜩해? 나 얼마전에 윾하랑 해궁이 포카 매입했는데 시세 떨어지면 안된다고~ 나 포카 되팔고 나면 망하라고~ㅠㅠ
– 나 스위치인데 지금 너무 신남 라이트온 다시 망돌되나? 팬싸 컷 과거로 회귀하나? 논란 더 불타올라라 더 더 더
모든 팬이 아이돌에게 둥근 형태의 애정을 줄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었다.
그리고 이런 이들로 인해, 라이트온 팬덤의 분위기는 날로 험악해져만 갔다.
내부에서조차 크고 작은 싸움이 터지고 있을 무렵, 일은 순식간에 벌어진다.
하필이면 1위 후보.
카메라는 라이트온을 단독으로 비추고 있었다.
– ??????????????
– 내가 뭘 본 거임 성해온 왜 갑자기 비틀거려
– 해온이 어디 아픈가 안색이 안 좋은데
눈에 띌 정도로 비틀거리던 성해온.
물음표를 띄운 채로 프로그램을 시청하던 이들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드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어떡해 잠깐만 이게 무슨 일이야
– 카메라 바로 돌아가서 제대로 못 봤는데 설마 진짜 코피예요? 지금 본방 참여하신 분 있으세요?
생방송이었으니 편집은 당연히 불가능했다.
성해온이 완전히 정신을 잃기 직전, 카메라 감독은 앵글을 황급히 진행자 쪽으로 돌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완벽하게 숨기지는 못했다.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고, 이걸 수습하기엔 무척 촉박한 시간이었기에.
– 진행자들도 멘붕 왔네 표정 봐
– 타 팬인데도 뇌정지 옴
진행자들의 굳은 얼굴까지 그대로 방송을 타며…….
불길은 순식간에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 본방 참여한 스위치입니다. 딱 한마디만 할게요. 인생 그렇게 살지 마세요. 남 헐뜯고, 상처 주고, 그렇게 살지 말라고요. 라이트온이 무얼 잘못했나요? 대체 무엇이 당신들의 심기를 건드렸나요?
– 애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저기서 쓰러져 미친 새끼들아 죽어 제발
– 이건 스트레스 안 받을 수가 없지 ㅋㅋ 쉽게 말 얹고 죄 없는 애들 매도하는 너네가 살인자랑 뭐가 다르니?
스위치들은 이를 들고 일어섰지만, 모든 이들의 마음이 같을 순 없었다.
누군가는 ‘억울함’에 스트레스를 받다가 결국 일이 터졌다고 생각했지만.
누군가는 이 일에 ‘찔림’을 느낀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 해궁이 보니까 갑자기 신빙성 화아악 추가되네
└ 너도? 나도 ㅋㅋㅋㅋㅋ
– 그래그래 쫄릴 만하지 쫄릴 만해… 들통나면 팬들도 다 정털려서 탈빠할 테니깐… ㅜㅜ
게다가.
단기간에 급부상한 라이트온을 아니꼬워하는 이들은 지천에 널렸을 정도로 많았다.
무엇보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라이트온을 짓밟으려면 지금과 같은 기회가 없다는 것을!
그리고 이런 기회에, 진위 여부 따위는 필요치 않다는 것을!
* * *
– 과로입니다. 그러니 무엇보다 안정을 취하게 해주시고…….
성해온의 몸 상태에 대한 의사의 진단이었다.
사실상, 이상을 찾아볼 수 없었다.
모든 수치가 정상을 가리키니, 의사는 그런 진단밖에 내릴 수 없었던 것이다.
– 수치는 정상이라 저도 의문입니다만, 혼절할 정도라면 본인도 몸에 무리가 오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을 겁니다.
의사가 별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었지만, 이러한 말은…… 멤버들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특히나 한수현에겐.
한수현은 성해온을 내려다봤다.
조금은 이해되기도 했다.
모든 면에서 부족한 자신은 언제나 한계치까지 몸을 내던졌으니까.
그럼에도.
‘이건 아니야.’
한수현은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한수현은 욕심이 많다.
이 활동을 끝까지 잘해내고 싶은 욕심.
만약 자신이 지금의 성해온이라면, 어떻게든 해내겠다 우겼을 것이다.
그리고 한수현은 알고 있었다.
자신과 성해온은 꽤 닮았다는 걸.
아마 성해온 역시 이런 주장을 내뱉을 거다.
하지만.
반대의 상황이라면?
그러니까, 멤버들의 몸이 좋지 않은 상태라면?
성해온은 고민도 없이 그 멤버의 활동을 막을 것이다.
성해온은 자신에게만 박한 사람이니까.
그러니, 한수현은 막아야만 했다.
“저도 형들의 의견에 동의해요.”
한수현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이번 활동에서 제외해요.”
커다란 눈이 침대에 누워 있는 인영을 담았다.
“해온 형을.”
* * *
빛 하나 들지 않는 어두운 공간.
눈을 뜬 나는 느릿하게 눈을 껌뻑였다.
그리고 미약하게나마 시야가 맞춰진 순간.
“……!”
다급하게 상체를 일으킨 내 동공이 확장되기 시작했다.
[66:41:58]환각 따위가 아니었다.
마치 타이머 같은 모양새의 홀로그램이 허공에 떠올라 있었다.
[66:41:56] [66:41:53]……심지어.
시간까지 줄어들고 있고 말이다.
나는 초 단위로 깜빡이는 홀로그램을 바라보다가, 곧바로 스마트폰을 손에 쥐었다.
현재 시간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혹시라도 날이 바뀌었다면, 이건 그야말로 멸망이다.
나는 짧은 심호흡 후 곧바로 시간을 살폈다.
오후 9시 52분.
‘다행히 오늘이군.’
1위 후보가 무대에 오른 건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이었으니, 다섯 시간 정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던 것이다.
쓰러지기 전에 어떤 메시지를 흐릿하게 본 것 같기도 한데…… 이거였나.
나는 타이머 밑에 작게 떠올라 있는 메시지를 살폈다.
[66:40:02] [상태이상, ‘어지럼증’이 지속 중입니다.]어쩐지,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
자각하고 나니 더더욱 울렁거리는 시야에, 나는 눈살을 콱 찌푸렸다.
통증도 통증이었지만.
무대 위에서부터 시작되었다면, 약 ‘72시간’ 정도의 상태이상이었을 거라는 간단한 생각을 하자마자…… 이런 어처구니없는 메시지가 추가로 떠올랐거든.
[주어진 시간 내에 교주로서의 위엄을 복구하지 못할 시, 추가적인 상태이상이 부여됩니다.]이 말인즉슨, 논란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상태이상이 계속해서 내 몸뚱어리를 후릴 거라는 뜻이군.
같은 종류의 상태이상이든, 다른 종류의 상태이상이든지 간에 말이다.
나는 그 아래에 떠오른 메시지로 시선을 옮겼다.
[신도들이 보내는 믿음을 실망시켜선 안됩니다.] [신도들의 신뢰가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세요.] [시련을 극복할수록 당신의 성력(聖力)이 증대될 것입니다.]그러니까.
이 일을 해결하고, 오해임을 밝혀내면…….
“결과적으로, 내게 이득으로 돌아온다는 것이군.”
팬들의 믿음 증명에 실패하면, 그에 따른 페널티가 부여된다.
팬들의 믿음 증명에 성공하면, 그에 따른 보상이 주어진다.
이건 엿같을 만큼 간단한 이치인 것이다.
“그래, 재밌군.”
아주 빌어먹게도 말이야.
나는 헛웃음을 작게 흘리며, 침대 아래로 발을 내디뎠다.
일단,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녀석들부터 해결해야 한다.
허튼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적어도 나는, 활동을 이어가야 하니까.
아니.
그래야만 하니까.
생각을 이어가며 문고리에 손을 올린 내 낯짝이 일순 굳어 들어갔다.
철컥.
왜 지금까지 눈치를 채지 못했을까, 의아할 정도로 고요한 숙소.
헛발질을 이어가는 쇳소리만이 공간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철컥.
철컥, 철컥, 철컥, 철컥.
갈 길 잃은 손가락이 허공에서 멍청하게 까딱였다.
……문이
열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