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315)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315화(315/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315화
나는 눈을 굴려 멤버들을 훑었다.
긴장한 얼굴을 애써 숨기며 웃는 얼굴들.
무대에 대한 긴장보다는…….
논란에서 벗어난 뒤 처음으로 서는 무대라는 이유가 클 것이다.
아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게 분명한 류인이 작게 웃으며 멤버들에게 말을 건넸다.
“오늘 잘할 수 있을 거야.”
녀석이 내게 시선을 보냈다.
“그렇지, 해온아?”
“당연한 걸 묻는군.”
조금의 망설임도 없는 내 답에, 멤버들이 푸핫 웃은 순간이었다.
무대의 입장 사인이 떨어진 것이다.
멤버들을 이끈 나는, 가장 먼저 무대 위로 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기다려 왔던 함성이 우리에게 쏟아졌다.
* * *
라이트온 팬덤의 분위기는 빠르게 회복되는 수준이 아니었다.
이미 다들 축배를 들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다.
논란이 가장 깔끔하고 뒤탈 없는 방법으로 해결됨은 물론…….
라이트온의 이미지까지 급상승하고 있었기 때문에!
– 이번에 뭔 사재기 논란 그거 유튭 영상으로 접해서 알게 됐는데 ㄹㅇㅌㅇ 불쌍하더라 정병들한테 머리채 제대로 잡혔었던데
– 타팬인데도 아찔함;; 오해 정정 안 됐으면 어쩔 건데? 진짜 정신머리 없는 것들 개많아 정신 좀 차리고 살아 제발
– 스타성 대박이긴 한 듯 온갖 어그로가 다 붙음 이게 뜨는 신호다 ㄹㅇ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와중에도 에이원의 팬덤 중 일부는.
– 1위 못 하면 어떰 ㅎ? 우리 애들은 푸릇푸릇한 신인이고 상대방은 아니잖아
이런 식의 견제를 이어가고 있었다.
라이트온의 연차도 적은 편임에도 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스위치들을 열받게 만들기엔 부족했다.
– 너무 귀여운 견제라 기별도 안감… 어떡하지…
– 라이트온이 정정당당한 성적으로 트로피 싹쓸이할 땐 빈집털이라는 조롱 여론 살살 만들면서 별 지랄을 다 떨더니 이제는 입 싹 닫고 에이원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좋아 죽겠대 그저 우습기만
– 분명 견제받고 있는데 누가 내 입으로 스프라이트 꽂아주고 있음 당연히 랕온깅들이 1위 할 걸 알아서일까?
– 저 친구들 궁지에 몰려서 자기세뇌만 지리게 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만 함
– 개콘이 망한 이유는 에이블 때문이었구나
에이블은 기억해야 했다.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스위치들은 강해질 대로 강해졌다는 것을…….
* * *
“본방! 본방!”
라이트온의 한 학생 팬은 독서실도 스킵한 채, 곧바로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사실 음악방송 하나에 이렇게까지 하진 않지만, 그 논란이 해결된 뒤의 첫 무대지 않은가!
그런고로, 오늘은 스위치들에게도 특별한 날이었다.
가방을 내려놓을 시간도 없이 리모컨을 누르자, 음악방송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세이프, 세이프! 후우…… 너무 뛰어왔다.”
학생팬은 숨을 몰아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지만, 이 팬은 수많은 그룹을 거쳐간…… 그래, 고인물이었다.
게다가 영상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있는 이 학생은, 거쳐간 그룹마다 덕질판의 필수 요소인 영상 계정 등을 만들어 운영해 온 전적이 있었다.
“아, 화면 녹화 준비해야지!”
서둘러 장비 세팅을 마친 학생 팬은 경건하게 착석했다.
그리고 에이원의 무대를 보던 팬의 입에서 짤막한 탄식이 나왔다.
“어우, 쟤 어떡하냐.”
라이브 실수는 진짜…… 조리돌림당하기 딱 좋은데.
하지만 별 관심이 없는 그룹이었기에, 팬은 곧바로 생각을 지워냈다.
라이트온의 무대가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에!
이윽고 무대가 시작되자.
“잠…… 깐만.”
학생 팬의 얼굴에 놀라움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이거 설마, 라이브야?”
팬은 서둘러 스마트폰을 들어 올렸다.
벌써 트윗들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었다.
– 아 미친 오늘 애들 라이브같은데
– 진심 구라 안 치고 나 초반엔 라이브인 줄 몰랐어 너무 음이 안정적이라 그냥 음원 튼 줄 알았어
“와아, 진짜로오?!”
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미리 녹음해 둔 음원에 살짝씩 라이브를 얹는 경우는 발에 채이도록 많지만, 이렇게 라이브의 비중이 큰 본무대는…… 사실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없다.
학생 팬은 조금 넋이 나간 얼굴로 귀를 쫑긋 세웠다.
……이건 부정할 수도 없이, 라이브였다.
안정적인 멜로디 속에 옅게 섞이는 숨소리가 그것을 증명했다.
사실, 라이트온의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은 스위치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연말 무대나, 커다란 무대에서 보여줬던 라이브들이 화제가 되어왔으니까.
하지만.
<경계선>은 안무의 난이도가 높을뿐더러…… 노래 자체의 음역대가 워낙 어려운 편이기에, 팬들은 이렇게 과감한 라이브를 선보이리라고는 예상조차 하지 못했다.
더 말이 안 되는 건…….
“어떻게 이게…… 이 정도로 안정적이야?”
그만한 연습을 해왔기 때문이지만…… 단번에 믿기 힘들 만큼 완성도 있는 무대에, 학생 팬이 무의식적으로 숨을 참았다.
그리고 성해온의 파트가 돌아왔을 때.
“어, 어…… 어어어어!”
두 손을 모아 입을 가린 팬의 손가락 사이로, 감탄사가 연달아 새어 나왔다.
언제나 그랬듯이, 끝내주는 목소리도 그렇지만…….
그뿐만이 아니었다.
자신이 본 성해온의 모습 중에…….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하지?”
무대를 온전히 즐기는 얼굴.
……그래, 생각났다.
이건.
아이돌로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학생 팬의 머릿속은 이미 어떤 생각으로 가득 찼다.
밤을 꼬박 새우는 한이 있더라도…….
“오늘 안에 MR 제거 영상 만들어서 올린다.”
이건 그래야만 했다.
무조건!
“진짜, 라이트온은 짱이야…….”
자신이 만들어낼 이 무대의 MR 제거 영상이 어떤 파동을 몰고 올 것인지, 아직은 알지 못한 팬이 전율에 쿵쿵 뛰는 심장을 붙잡았다.
* * *
다채로운 아티스트가 모이는 음악방송답게, 본방에 참여한 팬덤은 여럿이었다.
스위치들은 그중 일부에 불과했음에도, 커다란 스튜디오가 단번에 달아오를 정도의 열기를 보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함성이 끊기지 않았고, 근돌은 멍한 얼굴로 라이트온의 무대에 시선을 고정했다.
실력에 구멍이 있는 멤버가 없다시피 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건 생각보다 더…….
음악방송의 무대 세팅은 화려하지 않다.
그런데 전혀 그런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
여섯 명으로 무대가 가득찼다.
조금의 빈틈을 찾아볼 수도 없이.
근돌은 주위를 힐끔 둘러봤다.
당장이라도 눈물을 흘려 버릴 것같이, 눈가가 그렁그렁해진 팬들이 여럿이었다.
그리고 그런 마음을, 근돌 역시 모르지 않았다.
걱정과 안도, 벅차오름이 뒤섞인 것이다.
당장 며칠 전엔, 이런 생방송 무대에서…… 난리가 났었지 않은가.
근돌만 해도 그게 겹쳐 보이는 탓에, 가슴께가 묘하게 울렁이고 있었으니 말 다 했다.
근돌은 응원봉을 더 억세게 쥐었다.
평소였다면 최애들에게만 시선을 보냈을 근돌이 성해온을 응시했다.
라이브 무대에서 메인보컬인 성해온이 유난히 돋보이는 것도 있었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근돌 역시 학생 팬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의 성해온은 평소보다도 빛나고 있다는 것을.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라이트온 모두가 그 어느 때보다 반짝거리고 있다는 것을.
……눈을 떼기 힘들 정도로 말이다.
* * *
성해온은 확실히 무대를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유독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밝게 전환되는 곡의 하이라이트 변곡점.
그러니까, 자신의 파트가 시작될 무렵에…….
기다리던 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기 때문에.
– Look at me Look at you
파트를 소화하던 성해온은 마주하게 된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축하합니다! 미션 클리어!] [성공 보상이 지급됩니다!]미션 성공 알림을 말이다.
메시지를 확인한 성해온은 씨익 웃으며 파트를 이었다.
– 잠든 날 깨워주는 하늘 그 아래
하지만 여기서 성해온이 예상하지 못한, 재미있는 일이 발생한다.
마침 무대 효과로 허공에서 색색의 콘페티가 떨어지고 있을 때였던 것이다!
그 결과로, 찬란하게 쏟아지는 콘페티를 힐끔 올려다본 성해온이 말갛게 웃으며 골반을 튕긴 뒤 노래를 이어 부르는 장면이 탄생했다.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는 전설의 장면이었다.
콘페티가 아닌 시스템 메시지를 보았다는 것은, 성해온 본인만 아는 일이었으니까.
그리고 성해온뿐만이 아니었다.
라이트온은 모두 한계선을 넘어 최대한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므로.
스위치들은 느낄 수 있었다.
눈으로, 귀로, 모든 것으로.
라이트온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함성 속에서 노래가 끝을 향해 달음박질치기 시작했고, 어느새 찾아온 마지막.
멤버들은 흥분이 뒤섞인 얼굴로 엔딩 대형을 잡았고, 조용히 숨을 골랐다.
그리고 카메라가 진행자로 넘어간 순간.
휘익!
미리 맞추지 않았음에도, 라이트온은 동시에 팬덤석을 향해 허리를 굽혔다.
무대이니만큼, 라이트온은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메시지가 전해졌다.
……라이트온이 자신들에게 전하고 있는 메시지가 말이다.
본방에 참여한 스위치든, 바깥에서 급하게 시간을 내 무대를 보고 있는 스위치든, 집에서 무대를 보고 있는 스위치든…… 그런 건 상관없었다.
거리와 관계없이 와닿는 라이트온의 진심에, 스위치들은 벅차오르는 감정을 참을 수 없었다.
이미 많은 팬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감정이 터져 버린 건 팬들만이 아니었다.
라이트온 역시, 무대 아래에 내려오자마자…… 분위기가 미묘해진 것이다.
이미 눈시울이 붉어진 차윤재가 스태프에게 음향 장비를 반납한 뒤, 애써 눈물을 참으려는 듯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으, 사실은! 조금…… 속상했었나 봅니다!”
차윤재가 울지 않으려 눈에 힘을 줬다.
“정말 열심히 준비한 활동인데, 그렇게 되었다는 게…….”
그래봤자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지만 말이다.
“……속상, 흡, 했습니다. 무섭기도 했고요.”
“에구구.”
속상한 얼굴의 최승하가 팔을 벌려 멤버들을 전부 끌어안는 시늉을 했다.
“다들 이렇게 눈물이 많아서 어떡해~”
“난 안 우는데.”
“하핫, 뭐라고요~?”
내 발언을 가볍게 무시한 최승하가 눈물을 참고 있는 멤버들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을 이었다.
“사실 저도 무대하다가 울컥한 거 있죠? 으음…… 스위치들이 우니까, 막 눈물이 날 것 같더라고요.”
“……?”
신유하의 눈이 동그래졌다.
“팬, 팬…… 분들도, 우셨, 어?”
“확실하진 않지만, 그런 것 같은데…… 다들 못 봤어요?”
최승하는 별생각 없이 한 말이었다.
하지만.
녀석의 발언은 몇몇 멤버들이 어떻게든 틀어막고 있던 눈물댐을 오픈시키기에 충분했다…….
나는 그들의 턱에 박힌 서러운 호두가 부피를 키워가고 있을 때, 참사를 막아보려 다급하게 튀어나갔으나.
……안타깝게도, 역부족이었다.
그래.
걷잡을 수 없는 눈물 파티가 열려 버렸다는 뜻이다.
그것도 관계자들이 이렇게 많이 돌아다니는 백스테이지에서 말이다!
우리의 사정을 아는 이들은 안타까움이 섞인 시선을 힐끔 보내고 있었고, 나는 흐릿한 낯짝으로 이 난장판을 살폈다.
……환장하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