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346)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346화(346/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346화
서럽게 앙다문 입으로 생긴 차윤재 턱의 호두는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이틀간의 휴식이 정해졌을 당시, 성해온은 조금이라도 더 붙어 있겠다는 멤버들을 단번에 만류했다.
– 너희는 너희의 할 일에 집중해야지. 콘서트가 당장인데. 안 그러냐.
– 하지만 형님……!
– 내가 걱정돼?
– ……예.
– 그렇다면 연습에 매진해. 그게 날 돕는 거다.
……성해온에 대한 걱정이 더 컸다.
하지만 작게 웃으며 저렇게 말하는 성해온 앞에서 무어라 입을 뗄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래서 차윤재는 성해온의 말을 따랐다.
조금이라도 마음이 가벼워질 수 있다면, 연습쯤이야 별거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성해온이 이렇게 자신들을 기다리는 줄 알았더라면…….
조금이라도 성해온을 더 생각했더라면…….
그 말이 진심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했더라면…….
헛다리에 헛다리에 헛다리를 짚은 차윤재의 동그란 눈에 물기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차윤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니, 성해온의 품에 안겨 있었다.
* * *
“수현아, 밖에 비 오니?”
“아니요. 무척 건조한 날씨입니다.”
“난 또 창으로 비가 새는 줄 알았는데…….”
나는 안광 잃은 눈깔을 굴려, 덩달아 축축해지고 있는 내 가슴팍을 응시했다.
눈물을 얼마나 뽑아내면 잠옷이 이 정도로 젖을 수가 있단 말인가.
“형님!”
“그래, 그래. 네 형님 안 뒈지고 살아 있다.”
차윤재의 동그란 뒤통수를 톡톡 쓰다듬으며 말하자, 녀석이 발끈했다.
“그, 끕, 그런 말씀은 장난으로라도 하지 마십시오!”
차윤재가 속상한 얼굴로 내 허리를 더 바짝 끌어당겼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대체 뭐가 죄송한데?”
“조금이라도 일찍 들어왔어야 했는데.”
말을 잇던 차윤재의 목소리에 서러움이 더해졌다.
“푹신한 침대를, 흐읍, 두고! 여기서 왜…….”
그거야 빌어먹을 돌멩이랑 씨름을 하다가…….
“형님은 사람을 걱정시키는 재주가 있으십니다!”
녀석이 눈물을 꾹꾹 삼켰다.
“다음부턴…… 이렇게 기다리지 않으셔도 됩니다!”
“무슨 뒷방 늙은이 취급 하는 대사냐. 그게.”
여기서 문제가 있다면, 아련한 얼굴인 게…… 이 녀석뿐이 아니라는 것이다.
“……해온 형.”
한수현이 복잡한 얼굴로 내 오른손을 맞잡았다.
“조금 더 쉬셔야 합니다.”
“뭘 쉬어. 너희가 떨어지면 그게 내 휴식이다.”
“……그렇게 아닌 척하셔도 다 압니다. 해온 형은 너무 다정하세요.”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지금 자신의 귀가 잘못된 것인지 궁금해합니다.]“…….”
분명 내 칭찬인데, 칭찬으로 들리지 않았다.
다정이라니.
대체 어느 관점에서 봐야 그렇게 보이는 거냐.
“저는 해온 형이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무리시키는 건 너희라는 걸 기억해라…….”
“그만 말씀하세요. 안색이 점점 나빠지고 계십니다. 역시 서둘러 휴식을…….”
“…….”
내 낮짝이 볼만해졌다면, 그건 너희 때문이다.
[자비(慈悲)의 손길이 베풀어집니다.] [자비(慈悲)의 손길이 베풀어집니다.]나는 차곡차곡 쌓이는 포인트를 은은하게 바라보다가, 양팔을 휘저으며 달라붙은 녀석들을 떼어내기 시작했다.
“끕, 형님! 저는 정말…….”
“정말이고 나발이고, 좋은 말 할 때 떨어져라.”
나는 끈질기게 달라붙어 내 옷자락을 적시고 있는 차윤재에게 물었다.
“너는 대체 뭐 때문에 이러는 건데?”
“형님이, 흑, 그렇게 태연하게 구시는 게, 마음이 아픕니다!”
“내가 언제 안 태연했다고.”
“그건 그렇…….”
녀석이 방심한 틈을 타 빠져나온 나는 다른 벽을 마주했다.
“하핫.”
“…….”
내가 오른쪽으로 향하면, 새로운 벽이 오른쪽으로 움직여 길을 막았다.
당연히 왼쪽도 그러했고 말이다.
한마디로.
……갇혔다는 뜻이다.
“뭐 하는 거냐. 비켜.”
“으음, 싫은데.”
최승하가 생글 웃으며 손에 든 하얀 이불을 넓게 펼쳤다.
“돌돌돌~ 김밥!”
“…….”
순식간에 이불에 말린 나는 흐릿해진 눈을 껌뻑였다.
* * *
눈을 한번 껌뻑이니 침대로 이송된 나는 갓 잡힌 활어처럼 몸을 파닥였다.
“…….”
밧줄이 둘러진 것도 아닌데 몸뚱아리가 움직이질 않으니, 가히 기함할 노릇이었다.
이내 파닥임을 포기한 내가 헉헉대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내 침대맡에 걸터앉았다.
“대체 얼마나 두껍게 말았으면 몸이 안 빠지는 거냐.”
“아무래도 사랑이 담기면 튼튼해지고 그런 거죠~”
“…….”
헤헤 웃은 최승하가 내 침대맡에 걸터앉았다.
“그래서.”
“…….”
“내일부터 연습을 나가시겠다~?”
장난스러운 목소리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물음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계산을 마친 나는 천천히 운을 뗐다.
“너도 알다시피, 요즘 내가 연습에 통 집중을 못 했지.”
“집중을 못 했다기보다는…… 몸이 안 따라줬던 거죠. 형 요즘 힘들어했잖아요.”
우선, 어느 정도의 인정이 먼저다.
“네 말대로 몸이 좋지 않았던 건 사실이야. 그런데 이젠 아닐 거다.”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형, 겨우 하루 쉬었어요. 적어도 내일까지는─!”
“네 눈으로 보고 판단하면 될 일이지. 연습실에서 말이야.”
“…….”
무언가를 저울에 올려둔 게 분명한 최승하가 침음을 흘리다가, 애써 웃었다.
“으음, 하하…….”
“…….”
“그래요. 알겠어요.”
“…….”
“그런데 형도 알죠? 여기서 바로 믿는 게…… 어떻게 가능하겠어요.”
“…….”
“하지만 이번에도 믿어볼게요.”
“…….”
최승하의 시선이 나와 맞부딪혔다.
“하지만 기억해요. 형은 방금 나에게 선택권을 쥐여줬고…….”
“…….”
“두 번은 없을 거예요.”
“…….”
“……진심이에요.”
“알아.”
나는 침묵으로 발을 빼지 않고 말을 이었다.
“약속했으니까.”
“…….”
“걱정해 줘서 고맙다.”
“……알면 얼른 더 쉬기나 해요.”
복잡한 얼굴인 주제에, 최승하는 평소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녀석이 나가며 문이 닫힌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문이 소심하게 열렸다.
“눈치 보지 말고 들어와라.”
“……예에.”
문을 조심스럽게 연 차윤재가 쭈뼛쭈뼛 방 안으로 들어왔다.
“이왕 들어온 김에 이것 좀 풀어주면 고맙겠고.”
“……!”
눈을 동그랗게 뜬 차윤재가 빠르게 다가와 이불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이제야 살겠군.”
한숨을 돌리며 침대에 대자로 누운 나는 질문을 던졌다.
“다른 애들은?”
“아, 형님의 건강 증진을 위한 스무디 레시피를 만들어야겠다며 토론 중이십니다! 류인 형님은 벌써 재료를 주문하셨습니다!”
“…….”
내가 눅눅한 낯짝으로 고개를 저은 순간, 차윤재가 맑게 웃었다.
“형님이 휴식을 해주시니 너무 좋습니다!”
“좋을 것도 많다.”
“형님이 계속 마음 편히 쉬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은퇴하라는 거냐.”
“……!”
화들짝 놀란 차윤재가 고개가 떨어질 정도로 도리질치기 시작했다.
“제, 제 말은 그게 아닙니다! 은퇴, 은퇴라니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나는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은퇴가 아니면, 으음…… 이쯤 살았으면 충분하니 눈이나 감으라는 건가.”
“형니이이이이이임! 그만 놀리십시오!”
얼굴이 새빨개진 차윤재가 눈을 질끈 감은 채 말을 이었다.
“제 마음이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아시면서요!”
“알지, 그럼.”
“……정말이지 짓궂으십니다!”
조금 뾰루퉁해진 차윤재가 나를 힐끔 살폈다.
“그나저나 형님. ……오늘 정말 기분이 좋으신 겁니까?”
“아까까지만 해도 내 웃음이 진심이 아니라며 엉엉 울더니?”
“이익! 굳이 꺼내서 놀리지 마십시오!”
차윤재가 말아쥔 주먹으로 내 어깨를 콩콩 두드렸다.
당연히 안마 수준의 가소로운 세기였다.
픽 웃은 나는 손목으로 시선을 돌렸다.
내 입매가 절로 히죽 올라갔다.
기분이 좋냐 묻는다면, 당연히 좋았다.
원석은 말을 하지 못했지만, 나와 계약으로 이루어진 녀석이라 그런지 감정이 느껴졌다.
– 너도 이게 필요한 거겠지. 나를 통해서 필요한 욕구를 채우는 과정이 말이야.
– […….]
원석이 내게 악의가 없다는 것은 진작에 알 수 있었다.
말마따나, 이 녀석은 나를 통해 필요한 것을 채우고 있을 뿐이었다.
‘내게 해가 되지 않을 거라는 것도 들었으니.’
결론적으로…… 나는 이것에 별다른 유감이 없다.
이 녀석은 거래가 남긴 유일한 물건이고, 나는 거래를 함으로써 멤버들을 살렸으니까.
가능한 선에서는 협조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 주제에선, 절충안을 제시할 수 있었다.
– 그러니 제안한다. 나는 스케줄을 방해받고 싶지 않아.
나는 뒤이어 내가 원하는 것들을 말했다.
카메라 앞, 무대 위, 연습 도중, 어딘가를 걷고 있을 때.
즉, 의심을 살 수 있는 모든 곳에서는 건들지 말아줬으면 한다고.
– 그 외엔, 원하는 대로 내어줄 테니.
내 말을 끝까지 들은 원석은 지금까지와 다른 느낌으로 진동했다.
그리고 나는 그게 수락의 의미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스케줄이 아닐 땐 이전보다 더 속절없이 잠에 빠져들 테지만, 일에 지장을 줄 일은 없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내가 짧은 회상을 가지고 있을 때쯤, 차윤재가 자리를 피해주려는 듯 몸을 일으켰다.
“형님은 이제 주무십시오!”
“아직 졸리진 않은데.”
이렇게 스케줄이 없는 지금은 원석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오늘 종일 잠만 자서인지, 그닥 졸리진 않았다.
‘그래도 돌멩이가 양심은 있군.’
내가 고개를 주억이고 있을 무렵, 차윤재가 이불을 끌어 올려 꼼꼼하게 덮어주기 시작했다.
……아주 목 끝까지 말이다.
“역시 내가 세상을 떠나기를…….”
“으으, 조금이라도 안 놀리시면 입에 가시가 돋으시는 모양입니다!”
입을 삐쭉 내민 차윤재가 척척 걸어가 문을 세게 닫았다.
─콰앙!
“바, 방금은 바람 때문에 세게 닫힌 겁니다!”
금세 다시 열고 이런 말을 내뱉었지만 말이다.
“정말 실수…… 으응?”
빼꼼 고개를 내민 채, 내부를 살피던 차윤재의 눈이 동그래졌다.
“안 주무신다더니?”
방금까지 자신과 대화하던 성해온이 그새 숙면에 빠져 있었다.
* * *
그리고 다음 날.
……라이트온은 심각했다.
그것도 굉장히.
연습실 한편에 동그랗게 모인 멤버들이 성해온에게 들릴세라 작게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에 갈아준 스무디가 뭔가 이상했던 걸까?”
류인의 중얼거림에, 한수현이 답했다.
“이런 상황에선 스무디의 효과가 좋았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너무…… 음.”
“뭐, 뭔가가 이상합니다! 저 형님이 연습실에 들어오자마자 눕지 않으셨습니다!”
그렇다.
성해온은 원석이고 나발이고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연습실에 들어오면 일단 누웠다.
그게 하루의 시작 루틴이었다.
괜히 지정석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의 성해온은 달랐다.
“……혹시 연습실에 카메라가 달렸을 확률은?”
한수현이 진지하게 주장하자, 신유하가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라면…… 우리한테도, 전달이 됐을 거야.”
그들의 시선이 어딘가로 모였다.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연습에 집중하고 있는 성해온에게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