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353)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352화(353/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352화
초대석 근처에 앉은 한 스위치는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진짜 의현이잖아!’
밀러스는 아니라지만,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밀리어스에게는 당연히 관심이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게다가.
의현의 시선은 정확히 성해온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많이 친하긴 한가 보네.’
콘서트가 후반부로 달려간 시점에 온 게 조금 의문이긴 했지만 말이다.
‘내가 알기로 밀리어스는 지금 스케줄이 없을 텐데.’
하지만 비공식 스케줄 같은 게 있었을 수도 있기에, 스위치는 빠르게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보다.
지금은 곧 있을 팬이벤트로 인해 심각하게 떨렸다.
‘울까? 울까?’
이 스위치의 닉네임은 촉촉이었다.
‘미소년은 눈물을 촉촉하게 흘릴 때가 가장 아름답다’라는 강력하고 오래된 신조를 지녔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이 소속사가 꽤 일을 잘한단 말이야.’
슬로건 이벤트까지 손수 준비해 준 MH는 조금 감탄스러울 정도였다.
촉촉은 콘서트 입장 전, 안내 사항을 전달하던 직원 하나를 떠올렸다.
– 전광판에 타이밍이 카운팅될 테니까 헷갈리진 않으실 거예요! 그럼, 스위치 여러분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팬들에게 이 정도로 친절한 관계자는 드물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것도 있었지만…….
‘뭔가 말투나 분위기 같은 게 묘하게 해온이랑 비슷했지.’
이내 고개를 털어낸 스위치는 떨리는 호흡을 정돈했다.
자고로, 이런 팬이벤트는 연차가 낮을수록 빛을 발하는 법이다.
연차가 높은 그룹은 그만한 짬이 찼기에, 팬들이 어떤 이벤트를 해도 대강 놀란 척을 해주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다.
‘동태 녀석들이 여럿 스쳐 지나가는구만…….’
촉촉 역시 그런 동태 아이돌을 버리고 라이트온에게로 옮겨 온 팬이었다.
신인 그룹이래도 팬이벤트로 우는 아이돌은 극소수지만…….
‘라이트온은 뭔가 울 것 같다는 촉이 와.’
촉촉 역시 이벤트 곡이 정해지자마자 경악했던 기억이 있기에, 더더욱 그러했다.
‘딱 한 명이라도 울었으면 좋겠다!’
* * *
콘서트 후반부에 배치된 토크 시간.
무대 위에 세팅된 의자에 착석한 나는 핸드 마이크를 들어 올렸다.
“스위치들의 함성 덕에 힘든 줄을 모르겠어요. 벌써 콘서트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니…… 솔직히 안 믿길 정도로요.”
“분명 방금 시작한 것 같은데 말입니다!”
“조금 많이 아쉽습니다. 스위치들도 같은 마음이실까요.”
한수현이 차분하게 건넨 물음에, 관객석이 한차례 들썩였다.
끝나가는 콘서트가 아쉬운 건 스위치 역시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때, 입을 연 건 류인이었다.
“어…… 사실 이렇게 많은 팬분들 앞에 서는 게 처음이라 긴장 많이 했거든요.”
“맞아요. 이 형 원래 진짜 긴장 잘 안 하는데, 어제 잠도 설쳤어요. 이건 스위치랑 나만의 비밀~”
“승하야. 다 들리는데.”
관객석에서 웃음이 터졌고, 류인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무대에 서니까…… 으음, 아니에요. 잊어주세요.”
“뭐야아? 무슨 말을 하려고 이렇게 기대감을 높이지? 원래 말하려다가 안 하면 배로 궁금해지는 건데?!”
“푸핫, 전광판에 류인 형님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커다란 전광판엔 고개를 숙인 달콤이가 대문짝만하게 나오고 있었다.
‘조금 놀려볼까.’
나는 손을 뻗어 옆에 앉은 류인의 귀를 매만졌다.
“류인이 귀 빨개진 거 보이세요. 스위치?”
“……!”
“제 친구가 이렇게 수줍음이 많아요.”
내가 싱긋 미소 짓자, 달콤이의 눈이 커졌다.
“무슨 말을 할지 점점 더 궁금해지네.”
“해, 해온아!”
“궁금한 스위치들은 함성을 질러주세요.”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류인이 내 입을 막기 전에 사방에서 쩌렁쩌렁한 함성이 터져 나왔고, 안 그래도 붉었던 류인의 두 귀는 타오를듯 벌게졌다.
“말할게요. 대신, 놀리시면…… 안 돼요. 스위치들도, 멤버들도.”
“안 놀려, 안 놀려.”
내가 전혀 신뢰가 담기지 않은 낯짝으로 호언장담하자, 순진한 달콤이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무 당연한 거라 말하기 민망했는데…….”
모든 이의 시선이 류인에게 집중됐다.
“아이돌이 되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류인의 말은 끝맺어지지 못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함성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졌기 때문에!
그리고 길게 이어진 함성이 사그라들 무렵, 나는 입을 열었다.
“류인이 거짓말 못하는 거 아시죠? 아마 애들도 같은 생각일 거고요.”
나는 어깨를 까딱이며 멤버들을 가리켰다.
“울컥한 거 참느라 못생겨진 거 보세요. 아마 숙소 가면 내내 울걸요.”
한 차례 더 함성이 터져 나왔고, 나는 매끄럽게 웃었다.
“그런데 저도 말하고 싶은 게 있었어요.”
나는 마이크를 잡은 손에 힘을 실었다.
“그러니까, 저는요.”
……라이트온으로 살고 싶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꼭 말하고 싶었던 건데.
그럼에도.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답지 않게 망설여지는 마음에, 나는 헛웃음을 삼켰다.
이 말을 내뱉고 후회할 수도 있다.
내 처지는 안정적이지 않으니까.
하지만.
말하고 싶었다.
“스위치가 있는, 그리고 멤버들이 있는…… 라이트온이라서.”
“……!”
바닥을 바라보고 있는 터라, 멤버들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저 진심을 눌러 담은 목소리를 차곡차곡 꺼낼 수밖에 없었다.
“……벅찰 정도로 행복해요. 진심으로요.”
아.
드디어 말했다.
그리고 마침내 고개를 든 순간.
내 시야는 백금색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래, 눈이 멀 정도로 찬란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귀가 멎을 것만 같은 호응이 터져 나왔고.
나는 울렁이는 마음을 없애려, 멤버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나는 조금 뒤늦게 굳어 있는 멤버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평소였다면 능글대며 말을 받아쳤을 최승하조차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한 채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마치, 조금 전의 내 말이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들이었다.
‘의심도 많은 녀석들.’
라이트온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결심한 뒤로는, 꽤 많은 확신을 줬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정적을 깰 생각으로, 내가 마이크를 들어 올린 순간이었다.
[5] [4]……전광판에 숫자가 카운팅되기 시작한 것이다!
참고로 사전에 안내받지 못한 것이었다.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갑작스러운 상황을 파악했다.
팬이벤트 정도야 당연히 예상했다.
모니터링을 밥 먹듯이 하는 내가 그걸 모를 리 없지 않겠는가.
– 오늘 팬이벤트는 언제인지 궁금한데요.
– 아하~ 팬이벤…… 그, 그걸 왜 이렇게 자연스럽게 물어보는 거지?! 난 스태프인 줄 알았네!
– 알려주시면 여러모로 더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 하하, 으음~ 뒤에 예정이에요.
– 그렇군요.
알겠다.
이해성이 거짓말을 한 거구나.
[3] [2]웃음이 조금씩 새어 나왔다.
“……하하.”
서프라이즈라는 것에 별 의의를 두지 않는 편이었다만, 심장이 기분 좋게 달음박질쳤다.
그래, 이건.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1]전광판에서 헤아리던 5초간의 카운팅이 끝난 때였다.
아름다운 빛을 내던 팬들의 응원봉이 동시에 꺼지며 관객석에 암흑이 물든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겐 익숙한 건반 사운드가 콘서트장 내에 매끄러이 흘러나온 순간.
가장자리의 구역부터, 빛이 파도처럼 넘실거렸다.
중앙 제어를 이용한 재간이었지만…… 좀처럼 눈을 뗄 수 없었다.
시선을 돌려보니, 멤버들 역시 나와 같은 얼굴이었다.
그러니까.
잔뜩 멍청한 얼굴 말이다.
– 보이지 않는 어둠이 나를
집어삼키는 기분을 나는
정확한 타이밍에 만 명이 훌쩍 넘는 인원이 를 떼창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스위치들에게 불러줬던 노래를…….
스위치가 우리에게 불러주고 있는 것이다.
– 느껴본 적 있어 (U-U-Um)
“아, 어떡하지…… 나 진짜 울컥하는데.”
최승하가 관객석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상태로 조용히 인이어를 빼냈다.
마치…… 이 노랫소리를 더 선명하게 듣고 싶다는 듯이.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였다.
시선을 돌릴 틈도 없어 최승하가 인이어를 빼냈다는 걸 보지 못했음에도, 맞춘 듯이 인이어를 제거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였다.
– 더 어둡지 않게
마음에 빛을 비춰줄게 switch!
“가사가…… 바뀌었어요.”
혼잣말로 작게 중얼거린 한수현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본래 가사는 ‘내 마음에 빛을 비춰줘 swich!’였다.
그러니까…….
스위치들이 부름으로써, 가사가 전달하는 의미가 달라진 것이다.
원래 가사가 라이트온이 하고 싶었던 말이었다면.
……이 가사는 스위치들의 약속이었다.
가사가 조금 바뀔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가슴의 울렁임이 점점 존재감을 키워 나갔다.
타악!
노래에 가볍고 경쾌한 타격음이 뒤섞임과 동시에, 고요하던 곡의 분위기가 청량해지기 시작한 것도 그때였다.
떼창에 적응한 스위치들의 목소리도 커지기 시작했다.
– 이상하지 않아?
왜 마음이 점점 커져만 가는지
떼창이니만큼, 기교 없이 정직한 목소리였다.
하지만.
여태껏 들었던 그 어떤 노래보다…… 듣기 좋았다.
– 이 마음은 말야
사랑보다 큰 마음이니까
눈을 내리감았다가 다시 떠올린 나는 픽 웃을 수밖에 없었다.
……멤버들이 울고 있었기 때문에.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는 주제에, 닦을 생각도 하지 않고 시선을 관객석에 고정하고 있었다.
이 순간을 조금이라도 놓칠 수 없다는 것처럼 말이다.
– 더 외롭지 않게
마음에 빛을 비춰줄게 switch!
마지막 가사와 함께, 정적이 찾아왔다.
공간을 채우던 곡의 멜로디도.
스위치들의 목소리도.
모든 게 환상처럼 사라졌다.
“어떡…… 어떡해요.”
신유하가 한 손으로 마이크를 잡고, 다른 손으로 눈물범벅이 된 눈가를 훔쳤다.
“저 지금, 너무…… 흉하죠.”
함성 소리 틈에서, ‘뭐가 흉해!’라는 누군가의 고함 소리가 울려 퍼진 것도 그때였다.
“아하하! 방금 들었어요?”
최승하가 분위기 전환을 위해 그것을 콕 집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 유하는 눈물 콧물을 빼도 안 흉하죠!”
“코, 콧물은 안 흘렸…… 어!”
익숙한 최승하의 장난에 곧바로 맞받아친 신유하의 입매가 작게 달싹여진 것도 그때였다.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느릿하게 한 단어를 연속으로 입에 담은 신유하가 환하게 웃었다.
“너무 행복해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요! 스위치…… 스위치 덕분에.”
“죄송합니다만, 유하 형. 저도 제일 행복합니다.”
“앗? 나도 오늘 제일 행복한데?”
한수현과 최승하가 질 수 없다는 듯이 말을 얹은 순간이었다.
“이건 나도 양보 못 하겠는데.”
“뭐어어? 류인 형까지?!”
“리더로서 제일 행복한 건 저라고 정하겠습니다.”
나까지 끼어들자, 최승하가 기함했다.
“와아아아, 그렇게 안 봤는데 이 형들 치사하네!”
“그냥 다 같이, 흑, 제일 행복한! 걸로 정하십시오! 다 크신, 분들이, 흡, 왜 이렇게! 유치하십니까!”
눈물 때문에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차윤재의 팩트폭력에, 무대와 관객석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웃음이 터지는 건 당연했다.
웃으며 눈가를 닦는 시늉을 한 나는 마이크를 올렸다.
“맞네요. 우리 윤재의 말대로 다 같이 제일 행복한 걸로 해요.”
바로 그때, 관객석에서 무어라 소리침이 들려왔다.
‘아니’, ‘우리가’, ‘나야’ 등등의 단어가 뒤섞인 외침이었다.
“스위치들이 제일 행복하다고요?”
내 말에, 곧바로 정확하다는 호응이 터져 나왔다.
“아무리 스위치여도 곤란하네요.”
나는 입매를 끌어당기며 말을 이었다.
“지금은 저희가 가장 행복한 게 맞거든요.”
나는 멤버들과 시선을 마주쳤다.
굳이 말을 꺼내지 않아도 알 수 있다는 게 신기하지 않은가.
“다음 세트리스트는 이게 아니지만…… 다들 같은 생각인 것 같네요.”
“라이트온의~ 답장!”
“정답.”
말을 마친 내가 씨익 웃은 순간.
조금 전과 같은 멜로디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