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359)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359화(359/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359화
“우중충한 이야기죠~?”
헤헤 웃은 최승하가 비어 있는 잔을 내밀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심각한 얼굴 하지 말아요. 우리 엄마 그때 사셨거든요. 최승하의 감 덕분에!”
“……미안하다. 예상 못 했어.”
“형이 뭐가 미안해요? 음…….”
내가 잔을 채워주자, 절반쯤을 들이켠 최승하가 말을 이었다.
“당시엔 보통 난리가 아니긴 했어요. 이미지 안 좋아진다고 절대 안 해주던 이혼도 단번에 해주더라고요. 그 인간도 이혼한 남자 프레임보다 아내를 죽게 만든 남자 프레임이 더 별로란 걸 그제야 안 거겠죠.”
녀석이 손목을 작게 흔들었다.
“그리고 사람은 족쇄가 풀리는 것만으로도 많이 좋아지더라고요. 그길로 엄마는 받지 않던 상담도 받고, 몰래 버리던 약도 챙겨 먹고, 조금씩 그 인간을 만나기 전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어요. 물론 오래 걸렸지만요.”
“그럼 지금 어머니는?”
“저도 솔직히 믿기지 않지만…….”
조심스레 건넨 물음에 최승하가 심각한 얼굴로 눈썹을 까딱였다.
덩달아 긴장한 내가 침을 느릿하게 삼켰을 때였다.
“지금은 완~ 전 다른 사람이에요. 엄마 머리가 워낙 좋아서 외할아버지 밑에서 일도 금방 적응했어요. 틈날 때마다 해외 여행 다니면서 책도 냈고요. 나중에 보여줄게요!”
“…….”
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최승하의 등짝을 후려쳤다.
“그걸 먼저 말했어야지.”
“으하핫! 형이 너무 진지한 얼굴이니까 괜히 놀리고 싶어서 그렇죠! 아무튼…… 일은 잘 풀렸지만 아직까지 불쑥불쑥 생각이 들긴해요. 만약 내가 조금이라도 늦게 눈을 떴다면? 엄마가 잠근 방의 문을 열 마스터키의 위치를 알지 못했다면? 이런 의미 없는 가정들 말이에요.”
“…….”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누군가가 엄마와 겹쳐 보이기 시작했어요.”
누군가는 당연히 나일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최승하가 나를 병원에 감금 안 한 게 다행이다 싶을 정도라서 말이다.
이건 뭐…… 내가 거의 최승하의 트라우마 버튼 위에서 브레이크 댄스를 춘 셈 아닌가.
나는 그저 내가 정상이 아닌 모습을 가장 많이 목격한 녀석 정도로 생각했는데 완벽한 오판이었다.
내가 생각을 이어가고 있을 무렵, 최승하의 얼굴에 순식간에 장난기가 담기기 시작했다.
“형도 누군지 알겠죠? 성으로 시작하고 온으로 끝나는~ 으븝븝, 프하하!”
내게 입을 틀어막히고도 무엇이 그렇게 좋은지, 최승하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미안해요.”
이내 웃음기를 거두고 말을 잇기 시작했지만 말이다.
“솔직히 이야기 들으면서도 조금 싫었죠? 나 같아도 싫을 거예요.”
“최승하.”
“엄마도 지금 멀쩡히 계신데…… 겨우 그 과거에 사로잡혀서 이러는 게 조금 우습죠? 고쳐 나갈 생각이에요.”
“최승하.”
“그러니까 저한테 실망하지 않아줬으면 좋겠어요. 저 나름 용기 내서 말한 거…….”
“최승하.”
자리에서 일어나 최승하의 옆으로 향한 나는 녀석을 안았다.
“거든…… 요.”
순간적으로 놀랐는지 말끝을 흐린 최승하가 이내 생긋 웃었다.
“뭐야아~ 놀랐잖아요. 달라질 최승하를 응원해 주는 건가?”
“지금 네 모습이 어떤 줄 아냐. 혹시라도 혼날세라 준비해 놨던 말을 급하게 내뱉는 사람같아.”
“……!”
“나는 너한테 실망 안 해. 네가 어떤 모습이든 너를 떠나지도 않을 거고.”
최승하의 몸이 순간 떨렸다.
금세 그 기색을 없애고 웃음기를 걸쳤지만 말이다.
“이렇게 감동적으로 위로해 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우리 엄마 살아 계시다니까요. 그것도 멋진 인생을…….”
“그런 거 말고, 너.”
나는 최승하를 더 꽉 끌어안았다.
“잘 컸다고. 고생 많았다.”
“……!”
한참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최승하가 나지막이 입을 연 건, 내가 슬슬 몸을 빼려 했을 때였다.
“……형이 먼저 시작한 거예요.”
최승하가 나를 역으로 끌어안은 것이다.
얼마나 지났을까.
녀석의 등을 순순히 토닥여 주던 나는 입을 열었다.
“조금 숨이 안 쉬어지고 조금 죽을 것 같은데…….”
힘이 얼마나 센 건지, 무게에 눌려 숨이 턱 막힐 지경이었다.
“저기서 하나님이랑 부처님이 손잡고 날 기다리는 것 같기도 하고.”
“형 무교잖아요.”
최승하가 내 가슴팍에 고개를 비비적거리며 말을 이었다.
“……제가 괜찮다고 할 때까지 떨어지지 말아요. 부끄럽단 말이에요.”
“이미 옷이 축축해지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
“눈물 아니에요. 침이에요.”
“……보통 눈물보다 침 흘리는 쪽이 좀 더 부끄러운 거 아니냐?”
“진짜 침이라니까요.”
“그런 걸로 치자.”
“사실 저 어릴 때 엄마 따라가고 싶었거든요. 근데 제가 아빠랑 닮았으니까…… 혹시라도 생각날까 봐 일부러 아빠랑 살고 싶다고 우겼어요.”
“……!”
“근데 후회는 없어요. 엄마 자주 만났거든요! 그리고 엄마가 그러는데, 저는 크면 클수록 엄마를 빼닮아간대요.”
“어머니가 미인이시겠네.”
“그럼요~ 우리 엄마 진짜 예뻐요. 그래서 저는 이제 제 얼굴도 좋고…… 진짜 좋아요.”
최승하가 내 허리춤을 더 세게 붙잡으며 더 깊게 파고든 것도 그때였다.
“근데…… 아까 한 말 한 번만 다시 해주면 안 돼요? 안 떠난다고.”
“너한테 실망도 안 하고, 떠나지도 않을 거다.”
“달래려고 하는 말 아니죠?”
“그래, 내가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할 만큼 착하지도 않아서.”
“정말 절 떠나지 않을 거예요?”
“그래, 안 떠나.”
“정말로?”
“어.”
“…….”
잠시 아무런 말이 없던 최승하가 입을 연 건 한참이 지난 뒤였다.
“있잖아요, 형. 제가 공원에서 한 말 기억나요? 저 그거 취소할래요.”
최승하가 내 품에 고개를 파묻은 채로 말을 이었다.
“왜냐면 저 지금 정말 빈틈없이 행복한 것 같거든요.”
“…….”
“이건 평생 안 채워질 줄 알았는데…… 기분이 이상해요.”
“그래, 그래.”
픽 웃은 나는 최승하의 등을 다시금 토닥이기 시작했다.
“원하는 만큼 울어.”
지금까지 최승하와 꽤 오랜 시간을 보냈지만, 이 녀석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다른 멤버들이 울먹거릴 때도 최승하는 멤버들을 달래주며 분위기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쪽이었으니까.
……그러니까, 이건.
최승하의 진짜 모습인 거다.
드디어 마주하는, 이 녀석의 진짜 모습 말이다.
* * *
[이제는 정말 이판사판이야!] [너 그런 단어는 어디서 배웠어? 되게 똑똑해 보인다!] [난 원래 똑똑하다고!]우쭐해하며 어깨를 으쓱이던 시스템 관리자가 불현듯 정신을 차렸다.
[잠깐만!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 [그래! 우린 비상대책회의를 해야 해!]시스템 관리자들은 언제나 비상이었지만, 최근은 초비상이었다.
그도 그럴 게.
성해온이 가진 [교주의 신성(SS)]이 시스템 관리자들을 거치지 않고 메시지를 보낸 데에 이어서 또다른 오류가 발생해 버린 것이다.
……심지어 이번엔 그들의 권한 아래 있는 시스템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오류였다!
시스템 관리자가 무언가를 입력하자, 이들이 성해온에게 내렸던 미션창 두 개가 떠올랐다.
가장 최근에 이들이 내렸던 미션인 음원 TOP10 미션과 콘서트 관련 미션이었다.
두 관리자의 시선이 미션창 하단에 위치한 보상으로 향했다.
성공 시 ▶ 신성의 파편 지급
성공 시 ▶ 신성의 파편 지급
두 미션 모두 같은 보상이 적혀 있었다.
그래.
신성의 파편이라는 보상 말이다.
여기서 문제가 있다면.
……이게 이들이 내린 보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치겠어! 미션은 분명 우리가 내렸는데!] [내렸는데!] [중간에 보상이 바꿔치기 됐어!] [바꿔치기 됐어!] [내 말 따라 하지마 바보야!] [안 따라 할게!]따라 하지 않겠다는 말에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 시스템 관리자가 물었다.
[너는 이 보상이 뭔지 알겠어?] [아니! 모르겠어! 신성의 파편이란 게 뭘까? 높으신 분들은 아실까?] [일단 우리는 모르고, 우린 신들께 여쭤볼 수 없는 위치라는 게 중요하지!] [왜 못 여쭤봐?] [여쭤보는 순간 시스템 관리자인 우리가 통제권을 잃어버린 데다가, 한술 더 떠 오류까지 해결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탄로날 테니까!] [너 진짜 똑똑하다!] [자~ 다음 문제! 그것들을 들키면 우린 어떻게 될까?] [당연히 우린 소멸…… 허업!]말을 잇던 시스템 관리자가 자신의 입을 틀어막음과 동시에, 끝도 없이 긴 정적이 흐르기 시작했다.
……금세 시끌벅적해졌지만 말이다.
[억울해! 정말 정말 억울해! 원래 보상은 분명 골드였단 말이야!] [그래, 골드였어! 내가 확실히 기억해!] [근데 왜 저 신성의 파편이란 게 들어간 걸까?] [바보야! 누군가가 간섭한 거겠지!] [그러니까 그 간섭이 어떻게 가능하냐고! 신들조차 건들지 못하는 시스템을 누가, 무슨 수로!]두 시스템 관리자가 동시에 금빛 머리칼을 헤집었다.
[나는 정말이지 무서워서 기절할 것 같아!] [나도 무서워서 눈물이 자꾸만 흘러!] [넌 그만 좀 울어!] [알겠어!]그나마 침착한 시스템 관리자가 입을 열었다.
[이 근원조차 모를 오류의 시작은…… 분명 인간이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특성을 지니기 시작했을 때부터야!] [그래! 그때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어!] [빨리 방법을 찾아야 해. 이러다간 우린 정말 끝이야. 영원한 비밀은 없는 법이니까!] [네 말이 맞아! 서둘러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해!]그때, 시스템 관리자가 화면에 커다랗게 보이는 성해온을 보며 심각한 얼굴을 했다.
[그런데 이 인간…… 점점 더 이상해지고 있어. 너도 느끼고 있지?] [응! 원래도 이상했지만…….]시스템 관리자의 고개가 모로 기울었다.
[망각의 강물이 조금이지만 흐려지고 있잖아.] [그런데 이게 말이 되나? 원래라면 죽어서도 그 기억을 떠올리지 못해야 정상이라고!] [아직 완전히 흐려진 건 아니지만…… 이대로라면 언젠가 기억이 되돌아올지도…….] [그런 불길한 소리 하지마!]시스템 관리자의 얼굴이 진지해졌다.
[너도 그때를 기억하지?] [인간이 기억을 되찾았을 때 말이야?] [그래. 그때는 정말 영혼이 바스라질 뻔했다고! 그러니까 저 인간을 위해서라도 그 기억은 돌아오면 안 돼.] [……대체 무엇이 잘못되고 있는 걸까?] [있잖아. 이건 나 혼자만의 생각일 뿐이지만…….]시스템 관리자 하나가 침을 꿀꺽 삼켰다.
[……저 인간 자체가 특별한 게 아닐까?]* * *
요즘 라이트온은 바빴다.
개인 스케줄이 있는 나를 제외한 멤버 역시 그러했다.
콘서트가 끝난 뒤 정확히 이틀의 휴식 시간만을 가지고 컴백 준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꽤 잤군.”
이른 시간부터 만날 이가 있던 나는 채비를 마치고 조용히 숙소를 빠져나왔다.
“걸려든 거면 좋겠는데.”
[성좌, ‘희곡의 설계자’가 한 번은 넘어가 주기로 결심한 줄 알았다고 합니다.]그럴 리가.
제대로 된 증거도 없이 회사를 엎을 수는 없으니, 때를 기다렸던 것뿐.
나는 이번에 라이트온의 컴백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덫을 쳐놓은 상태였다.
겁도 없이 라이트온의 기밀을 빼돌린 쥐새끼를 잡을 덫 말이다.
결과론적으로 라이트온이 에이원을 누르며, 기밀 유출에 대한 손해는 보지 않았다지만…….
굉장히 안타깝게도.
“내가 그렇게 성격이 좋진 못해서.”
나는 몇 가지 경우의 수를 떠올리며, 상쾌한 발걸음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