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373)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373화(373/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373화
시간이 흘러갈수록 멤버들의 얼굴에 긴장이 크게 스며들었다.
“윤재 많이 떨려?”
“……예.”
차윤재가 고개를 느릿하게 끄덕이자, 최승하가 다시 물었다.
“결과 때문에?”
“물론 결과가 좋으면 좋겠습니다만…… 성적 부분에서 좋지 못하대도 전혀 실망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과분해서…….”
차윤재가 우물쭈물 말을 이었다.
“……그저 저희가 준비한 것을 스위치들에게 보여 드릴 때 오는 긴장감인 것 같습니다. 혹시 실망하실까 봐요.”
“와~ 윤재 진짜 귀엽네~”
“으으! 머리카락 다 흐트러집니다. 형님!”
“뭐 어때. 우리밖에 없는 연습실인데!”
최승하가 푸핫 웃자, 차윤재가 무언가 결심한 듯 말했다.
“이제 그만 떨겠습니다. 어떤 결과가 기다린대도 초연하게 받아들일 겁니다!”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대망의 시간은 1분 전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새로고침을 이어가던 내 손가락이 뒤바뀐 차트에 멈칫한 순간.
“……어?”
누구의 목소리인지도 모를 음성이 들려왔다.
어떤 결과가 기다린대도 초연하게 받아들일 거라는 차윤재는 숨을 쉬는 법을 잊은 사람마냥 굳어 있었고,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나 역시도.
[NEW][9위] Illusion – LIGHT ON나는 조금 커진 눈을 껌뻑였다.
진입 순위는 팬덤의 파워만으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부분이다.
그리고 이 진입이라는 것은…… 쉬운 게 아니다.
파인차트가 대대적으로 개편된 이후 더 어려워졌다.
최근 몇 년 간 진입 순위로 1위를 차지한 그룹이 밀리어스 하나뿐이니 말 다 한 것이다.
팬덤의 크기가 남부러울 것 없이 큰 그룹들 같은 경우 보통 10위권 안쪽으로만 진입해도 호재다.
4위, 6위, 7위, 9위.
이런 식으로 진입해 거세지는 스트리밍 화력으로 1위를 찍는 그림이 주로 나오곤 하니까.
그러니까.
지금 라이트온은.
그러한 ‘가능성’을 지닌 궤도에 오른 것이다.
* * *
그리고 그 시각.
팬덤 역시 이 결과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 와 미친
– 진입 9위 진짜 찢었다 열스밍 가보자고
– 스위치라서 자랑스러워 ㄹㅇ로
– 차트 보자마자 눈 비볐음 이게 말이 돼? 어떡해 스밍하는데 진짜 손 떨림
– 난 솔직히 진입 한 20위권만 돼도 개쩌는 거라 생각했는데 스위치들 뭐야 대체?
– 수록곡까지 올 차트인… 이게 라이트온이다… 지금 스위치 뽕 치사량임…
‘순위’라는 객관적인 결과.
그것도 상상도 하지 못했던 엄청난 결과가 도출되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 라이트온은 매일매일 팬들한테 안부 전하면서 은글슬쩍이라도 스밍 강요 안 하는 게 너무 좋음 그래서 더 열심히 해주고 싶음
– 여러분 진입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가 중요한 거 아시죠? 우리 열심히 해봅시다!
– 나 지금 공기계 3개 포함해서 5개로 스밍 돌리고 있어 ㅅㅂ 나도 내가 놀랍다 전에 파던 그룹은 스밍 남이 해주겠지… 하면서 거의 안 했는데… 랕온깅이 날 바꿔놨다…
– 스밍하는 게 행복하다 노래가 너무 좋아서 심장이 뜀 수록곡도 하나같이 좋아서 미치겠네
스위치들은 스트리밍에 열정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오직 하나의 목표만을 가지고.
– 1위 한번 찍어보자~ 짱스위치들아~
– 새벽 시간대가 중요합니다! 조금만 더 힘냅시다! 으쌰으쌰!
– 버튼소녀들은 할 수 있다고
그리고 마침내 새벽 1시 차트.
[▲2][1위] Illusion – LIGHT ON스위치들은 기어코 일을 냈다.
* * *
“……!”
내 동공이 확장되기 시작했다.
나는 조금 멍한 얼굴로 갱신된 차트 화면을 바라봤다.
정확히 말하자면.
……가장 높은 곳에 안착해 있는 라이트온을.
– 스위치들이 해냄 (사진)
– 차트 갱신되자마자 진짜 비명 지름 미친 아 아 아 할 수 있잖아!!
– 진짜 어떡해 나 눈물나
– 내 수능 성적 확인할 때보다 더 떨리는데 이게 맞아?
– 버튼소녀들 멋있는 점 다들 한다면 하는 여자들임
동시에 숙소에서 우당탕탕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래.
여태껏 잠도 이루지 못하던 녀석들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각자 방에서 뛰쳐나온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듯했다.
“스위치…… 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지금 당장.”
혼잣말에 가까운 한수현의 중얼거림에 최승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아까 저녁에도 라이브 했는데 다시 켜도 될까요? 음…… 저는 다시 켜고 싶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멤버들을 바라보며 픽 웃었다.
원래 유라이브 같은 건, 진행하기 전에 허락을 구해야 한다.
그럼에도.
지금은 그냥 이러고 싶었다.
“하자.”
“……!”
이 소속사의 장점 중 하나는 우리에게 큰 관여를 하지 않는다는 거다.
이게 무슨 말이냐 묻는다면.
라이브를 켜도 사고만 안 친다면 별 소릴 안 듣고 넘어갈 확률이 크다는 뜻이다.
“뭐…… 한 소리 듣는다면 내가 대표로 듣고 오면 되는 거지.”
내가 별생각 없이 중얼거리듯 말을 내뱉은 순간이었다.
다섯 녀석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자신이 혼나겠다며 나선 것이다.
금세 시끄러워진 거실에 나는 헛웃음을 흘렸다.
어떻게 이렇게 바보 같을 정도로 순해 빠진 건지.
“됐고, 귀 아프니까 그만 떠들어라.”
순식간에 입을 합 다문 멤버들이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우려가 되는 것을 덧붙였다.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거지만 스트리밍에 대한 강요는…….”
내가 아니어도 팬들에게 그런 강요를 할 녀석들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지만, 주의해서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내 말은 끝마쳐지지 못했다.
“절대 할 생각 없습니다!”
“그냥 감사함만, 전하고 싶어요…… 얼른 주무시라고…… 순위보다, 스위치들이 더 중요, 하니까…….”
“스위치들에게 무언가를 강요하는 양심 없는 짓을 할 바엔 죽음을 택하겠습니다.”
이봐.
너무 극단적인 거 아니냐.
* * *
컴백 이후 첫 번째 음악방송이 진행되는 목요일.
새벽부터 시작되는 사녹을 위해 이동하는 밴 안에서 나는 창에 머리를 기댔다.
“흠.”
이 업계의 천장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시장과 팬덤의 성장을 등에 업고 이례적인 수치를 기록해 나가는 이들이 있으니까.
대표적인 예로 밀리어스가 있다.
몇 달 전 컴백했던 밀리어스는 꺾어지 않는 성장세로 300만 장이 훌쩍 넘는 초동 기록을 세우며 한국에서 발매된 역대 음반들을 통틀어 초동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참고로 갈아치워지며 2위로 밀려난 음반도 밀리어스의 이전 활동 음반이었다.
‘영 재수가 없군…….’
떠오르는 의현의 낯짝을 빠르게 지워낸 나는 라이트온에 대한 생각을 시작했다.
‘시기 운이 좋았다.’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탑 가수나, 밀리어스 같은 이들과 발매일이 겹쳤다면…… 팬덤이 이를 악물었어도 쉽지 않았을 거다.
아무리 팬덤이 커졌다 해도, 절대적인 강자와 맞붙는다면 1위라는 기록은 힘들었을 테니까.
은 차트의 1위에 도달한 뒤, 보통의 아이돌 그룹과 같이 내려왔다.
차트의 상위권일수록 순위 유지가 힘들어지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가장 많은 대중이 이용하는 이 음원사이트에서 1위에 도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단한 상징성을 지니는 것이니까.
‘솔직히 이번 활동에서 음원차트 1위까지는 바라지 않았는데.’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생각을 조금 내려놨었다.
‘다음 활동에서나 운이 좋으면 가능할 거라 생각했지.’
그래서인지 아직까지 믿기지가 않았다.
……기분이 조금 떠다니는 것 같기도 했다.
‘아주 신났군.’
나는 스스로에게 혀를 차며 눈을 내리감았다.
* * *
음악방송의 대기실.
우리 쪽의 스태프가 의상들이 걸린 행거를 끌고 들어왔다.
아, 참고로 뮤직비디오 속 그 의상이었다.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이거겠지.’
붕대를 손에 쥔 내가 ‘제가 해도 될까요?’라고 묻자, 스태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 붕대가 어디에 쓰이냐 묻는다면, 바로 이 녀석에게 쓰인다.
등을 두드리자, 류인이 흠칫하며 상체를 돌렸다.
“……! 뒤에 있는 줄 몰랐네. 해온아, 왜?”
“이거 해주려고.”
내가 붕대를 흔들자, 류인의 동공이 이리저리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도 그렇게 수줍어하더니, 여전히 수줍은 모양이로군.
– 아예 도포가 여기까지 내려오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 ……거기까지? 등이 다 드러나면 너무 보기 그럴 것 같은데.
아직까지 이 말을 듣고 그렇긴 뭐가 그렇냐며 극대노하던 오타쿠 자아가 잊혀지지 않는군.
그래.
원래 기획은 류인의 도포가 어깨를 보일 정도로만 내려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말이다.
나는 뮤직비디오를 위해 세팅된 공간에 오자마자 확신했다.
이건 벗겨야 한다고…….
나는 다소 양심 없는 낯짝으로 회상을 이어갔다.
– 그런데 일단 찍어봐도 괜찮을 것 같은데. 감독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 내 생각에도 이거 카메라에 멋있게 담길 것 같다. 한번 찍어봐요. 별로면 원래 버전으로 가도 되니까.
그림을 예상한 듯한 인규호가 적극적으로 동조했고, 결국 뮤직비디오의 도입 영상은 두 개의 버전으로 촬영됐다.
‘최종적으로 채택된 건 내가 주장했던 버전이고.’
그리고 그 장면은, 실제로 공개된 뮤직비디오에서 반응이 가장 좋았던 장면 중 하나였다.
‘보아하니 달콤이 팬도 늘었던데.’
누가 봐도 감탄사를 내뱉을 만큼 멋있는 장면이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 붕대의 사용처는 간단하다.
류인의 무대의상인 도포는 안쪽이 맨몸이다.
이 말인즉슨.
격한 안무를 소화할 때 보이면 안 될 게 보일 수도 있다는 소리다.
한 쪽은 괜찮지만, 두 쪽이 모두 보이는 건 방송 심의에 걸리기에…….
그런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맨몸에 붕대를 감기로 결정한 것이다.
도포와도 잘 어울리고 꽤 멋있을 테니까.
그때, 류인이 붕대를 달라는 듯 손을 내밀었다.
“해온아…… 그, 내가 할게.”
“볼 거 다 본 사이에 수줍을 것도 많군.”
무엇보다.
내가 붕대를 받아 든 이유는 따로 있었다.
기왕지사 붕대로 몸을 가린다면…….
‘이렇게 해야지.’
류인에게 다가간 나는 류인이 입고 있는 도포의 허리띠를 풀어 다른 위치에 매기 시작했다.
허리의 윗부분에 매여져 있던 허리띠는 허리의 중간 부분으로 이동했고…….
허리띠의 위치가 내려가니 당연하게도.
상체는 더더욱 활짝 드러났다.
“해온아. 이건 너무…… 훤한 것 같아!”
“어차피 붕대로 가릴 곳은 가릴 건데 뭐가 부끄러워?”
“……!”
“팬분들도 의상이 조금 새로워지면 더 좋아하실걸.”
비열하다라.
그런 말로는 내게 타격을 줄 수 없다.
안타깝게도…….
비겁하게 성공하자는 게 인생의 모토라서 말이다.
히죽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다듬은 나는 눈을 사르르 접어 웃었다.
그러고는 멤버들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속삭였다.
“좋은 말할 때 이리 와. 달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