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380)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380화(380/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380화
[……!] [……!]내 제안에, 시스템 관리자들의 시선이 마구 흔들렸다.
고작 인간이 무얼 할 수 있겠냐는 감정과…….
그래도 믿어보고 싶다는 감정이 뒤섞인 혼란스러운 얼굴이었다.
‘아무래도 구슬려야겠군.’
나 역시도 이 녀석들의 협조가 필요한지라.
나는 시스템 관리자들에게 물었다.
“무언가를 먹을 수 있나?”
[……우린 음식을 먹지 않아도 살 수 있어!]“먹는 데는 무리가 없다는 뜻이로군.”
욕실에서 나간 나는 거실에 있는 초콜릿을 한 움큼 꺼내 가져왔다.
“자.”
[뇌, 뇌물인 건가?] [……뇌물이 뭐야?] [그런 게 있어. 바보야!]시스템 관리자가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
[그 어두운 색을 가진 불길한 음식이 뭔진 모르겠지만! 나는 절대 먹지 않을 거…… 헙.]시스템 관리자가 충격받은 얼굴로 자신의 입을 터업 가렸다.
조잘대는 타이밍에 맞춰 입속으로 초콜릿을 던졌거든.
[도, 도, 독을 먹인 거지! 뇌물을 거절하니까 독을 먹인 게 틀림없어!] [어떡해! 어떡해! 너 죽는 거야?] [독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어!]“맛이 괜찮을걸.”
[독이 어떻게 맛이 괜찮아!] [정말 사악해! 나에게 독을 먹여놓고 비열하게 웃고 있…… 어라?]시스템 관리자의 눈이 커졌다.
[마…… 맛있어! 지금껏 먹어본 것 중에 가장 달콤해!] [나, 나도 먹어볼래!]내가 가져온 초콜릿이 동나는 건 순식간이었다.
그리고 나를 잔뜩 경계하던 시스템 관리자들의 분위기도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과연, 놀라울 만큼 단순하군.
[착한 인간인가 봐!] [편견과 외적으로 판단하면 안 되는 모양이야!] [그러게! 겉으로 보면 진짜 못된 생각을 품고 있는 인간 같은데!]생각보다 눈치가 좋은데?
나는 입을 다물고 최대한 무해한 낯짝을 걸쳤다.
그러자.
내 눈치를 힐끔 보던 시스템 관리자들이 고개를 숙인 채, 작전 회의라도 하는 것처럼 속삭이기 시작했다.
[인간의 말을 믿어보는 건 어떨까?] [……! 너!] [아니, 어차피 우리는 이판사판이잖아!] [하지만 저 무서운 인간을 믿어도 될까? 더러운 속셈이 있는 거 아닐까?]이봐.
다 들린다.
[나는 오히려 그래서 믿음이 가! 신들께도 스스럼없이 대하는 포부가 있는 인간이잖아!] [듣다 보니…… 그런 것 같기도?]성좌들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무시하고, 틈이 날 때마다 막말을 한 보람이 느껴지는군.
내가 고개를 주억이고 있을 무렵이었다.
[좋았어!]두 녀석 중에 좀 더 말을 잘하는 녀석이 당차게 고개를 돌려 나와 시선을 맞춘 것이다.
[네 손을 잡을게!]드디어 걸려들었군.
나는 비열하게 올라가려는 입매를 빠르게 가다듬은 뒤 눈을 접어 웃었다.
“서로 간의 신뢰를 유지할 무언가가 있었으면 하는데.”
[아하! 계약서라면 어느 정도의 효력을 지닌 계약서를 가져올 수 있어!]“굳이 그럴 필요 없어.”
자, 이제 슬슬.
사기에 시동을 걸어볼까.
나는 더없이 말갛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우리 ‘영혼의 계약’을 하자.”
[……! 그, 그걸 인간 네가 어떻게!]어떻게 알기는.
포포와 관련된 계약을 했을 당시, 성좌와 나눴던 게 바로 ‘영혼의 계약’이었으니까 알고 있지.
하지만.
이 녀석들은 그 계약의 성립 자체를 모르니 당황할 수밖에.
나는 대충 어깨를 으쓱이는 걸 택했다.
“뭐, 어쩌다가 알았지.”
[뭐, 뭐, 뭘 저렇게 태연히 답해? 인간이 그걸 알아도 되는 건가?] [모, 몰라! 안 되지 않을까? 모르겠어! 정말 상식 밖의 인간이야!]“내 조건은 간단해. 나와 관련된 것, 그리고 너희가 본 것을 그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을 것.”
나는 눈을 접어 웃었다.
“어때. 너희에게도 남는 장사지?”
여기선 전략적으로 나가야 했다.
안 그래도 겁이 많은 녀석들이지 않은가.
나는 다정한 목소리를 냈다.
“나는 강요하지 않아. 선택은 스스로의 몫이니까.”
[어…… 어떡하지!] [나는 일단 뭐라도 붙잡아야겠어! 좋아! 우린 이대로라면 죽는다고!] [좋았어! 나도 결심했어!]“좋은 선택이야.”
사람 좋은 미소를 지은 나는 ‘아’ 소리를 내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계약하기 전에 말할 게 있는데, 미션 받았다는 건 거짓말이야.”
나는 당당하게 덧붙였다.
“떠보고 싶었거든. 미안.”
[가, 가, 갑자기 엄청나게 믿음이 안 가!]“하지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말한 게 솔직한 것 아닐까?”
[확실히 그런 것 같기도…… 잠깐만! 하마터면 넘어갈 뻔 했네!] [뻔뻔해! 뻔뻔해!]나는 둘의 말을 대충 한 귀로 흘리며, 초콜릿을 가져올 때 챙겼던 바늘로 손을 찔렀다.
붉은 피가 한 방울 배어 나왔고…….
“그래서.”
나는 만면에 화사한 미소를 띠었다.
“나랑 계약 안 할 거야?”
[……! 하, 할 거야!]눈을 질끈 감은 시스템 관리자가 날아와 내 손가락을 핥짝였다.
날개도 없는데 날아다니는 게 신기하단 말이지.
[그럼 이제 우리의 것을 나눌 차례네.]내가 바늘을 들어 올리자, 시스템 관리자들이 경악했다.
[그건 사, 살인 무기야!] [우리를 죽이려고! 죽이려고!]하기야.
이 작은 녀석들에게 바늘은 꽤나 흉측한 무기겠군.
시스템 관리자는 자신들의 팔을 입으로 가져가 콰득 깨물었다.
그러자, 금빛 액체가 조금 흘러나왔…….
“금빛?”
이전에 보았던 성좌의 피는 그저 붉은빛이었는데.
어쩐지 우쭐해진 시스템 관리자가 입매를 씰룩이며 답했고, 나는 돋보기로 살펴야 보일 것처럼 적은 양인 액체를 받아먹었다.
당연하게도.
나는 계약의 존재만 알고 있을 뿐 진행 방법은 모른다.
‘애초에 인간들이 쓰는 계약이 아니니 알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그럼, 시작할게.]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내리감았다.
계약은 순식간에 끝이 났고, 눈을 떠올린 나는 양심 없는 낯짝으로 운을 뗐다.
“그럼 이제 내 몸을 살펴보도록 해.”
그리고 사르르 미소 지으며 덧붙였다.
“수상한 게 있어도 놀라지 말고.”
* * *
[이 배신자!] [이 파렴치한!] [이 비겁자!] [이 거짓말쟁이!]이 녀석들의 머리에 들어차 있는 온갖 욕은 다 나오는 것 같군.
이유는 간단하다.
[이, 이, 인간! 대체 뭘 숨기고 있었던 거야!] [왜 안에 저런 분이 있으시냐고!]시스템 관리자들이 내 몸 안을 보면서, 포포를 목격했거든.
내 사기 행각을 알아차렸다는 뜻이다.
[망했어! 이런 비밀을 가진 인간과 계약이라니! 비밀에 비밀이 더해졌잖아!] [이런 존재를 지니고 있으니 시스템의 영향력이 닿지 않지!] [……! 그렇구나! 너 되게 똑똑하다!]너는 드디어 깨달은 거냐.
뒤늦게 깨달은 시스템 관리자 쪽이 몸을 바들바들 떨며 제 딴에 할 수 있는 가장 심한 폭언을 입에 담았다.
[이, 이, 이…… 못되먹은 인간!]“그런 소리 종종 들어.”
[이 사기꾼!]“그 소린 좀 더 자주 듣고.”
옅은 미소를 띠자, 전투 의지를 상실한 시스템 관리자들이 현기증을 느끼는 것처럼 이마를 붙잡았다.
그리고 난 그런 시스템 관리자들에게 질문했다.
“시스템은 확실히 내게서 영향력을 잃은 것 같은데, 어째서 그 특성은 아무런 이상이 없는 거지?”
내가 가진 특성 중, 가장 등급이 높은 신성 특성 말이다.
[……!]“축복, 신도와 대신도 지정, 자비, 통증 전이, 지침서…… 이 특성에 속한 모든 것들은 이전과 같아. 아니, 오히려 강해졌지.”
나는 시스템 관리자와 시선을 곧게 마주했다.
“너희는 무언가 알고 있을 것 같은데, 내 말이 틀린가?”
[틀리지 않아. 사실…… 그 특성은 우리, 그러니까 시스템이 내린 게 아니니까.] [너도 기억하겠지만, 그 특성의 시작은 잔뜩 깨진 에러 메시지였어. 기억해?]기억하다마다.
처음으로 멤버의 그림자.
그러니까.
한수현의 그림자를 지운 날이었다.
어지러울 정도의 에러 메시지가 떠오르더니…….
[축하합니다!] [ЭiδεЮ땳sЯф] 획득!보유 중인 특성에 [ЭiδεЮ땳sЯф]를 합성해 보세요!
이런 정체 모를 보상이 떠오르더니,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특성과 멋대로 초월합성됐다.
‘그 결과로 나왔던 게 [교주의 아우라(S)]고.’
그리고 이 특성에 한 차례 격변이 생겼던 건…….
‘교통사고.’
그래.
내가 멤버들을 살렸던 날 말이다.
한참 뒤 의식을 되찾아 깨어났던 그날에는.
[업적을 계산 중입니다!] [Loading…….] [이루 말할 수 없는 놀라운 업적!] [축하합니다! 최초의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이런 메시지와 함께 [교주의 신성(SS)]으로 업그레이드되지 않았나.
시스템이 당황하는 듯한 메시지도 종종 떠올랐으니, 이 신성 특성이 시스템의 의도가 아니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지만…….
[그때, 시스템은 갑자기 먹통이 됐어!] [꼭 누군가가 시스템을 방해하는 것처럼!]“……시스템은 신들조차 건들 수 없는 영역이 아닌가? 아니, 질문을 달리하지. 신이 건드렸을 확률은?”
[전혀 없어!] [맞아, 0%야!] [신들께선 시스템을 건들지 못해! 우리가 먼저 도움을 청하지 않는 이상, 그분들은 시스템에 관여할 수 없어. 아무리 전능하다 해도 그건 마찬가지지!]확실히…….
포포를 완벽하게 숨길 수 있을 정도로 강대한 권능을 가진 그 성좌조차 시스템은 불가침 영역이라 확답했지 않은가.
[그분들이 할 수 있는 건 관리자인 우리를 재판에 회부시켜 소멸시키고, 다음 시스템 관리자를 만드는 것 뿐이야!]시스템 관리자가 가슴을 통통 쳤다.
[우리가 살아 있는 이상! 시스템을 건들 수 있는 건 우리뿐이라고!]“그럼 대체…….”
[그러니 의문인 거지. 이 시스템을 건들 수 있는 존재가 없는데, 건드려졌으니까!] [신이 아닌 ‘누군가’가 건든 게 분명해!] [그리고 내가 보기엔, 너에게 ‘호의’를 가진 누군가야.]“……!”
[그뿐만이 아니야. 인간, 그날을 기억해?]“……어떤?”
[네가 회사에서 전생의 가족을 처음 마주친 날 말이야!]“그래. 그날도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지.”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는 날이다.
[기억■ 파■을 ■금하시겠■니까?] [기■의 파편을 해금■시겠습니■?] [■억의 파편■ 해금하■겠■니까?]이런 메시지가 연달아 떠오르더니.
두통과 함께…….
– 이건 엄마 아빠한테 비밀인데.
기억에 없던 어린 시절의 장면이 언뜻 떠올랐었다.
동시에 숱한 에러 메시지가 떠올랐고.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본체와 빙의체의 동기화가 흔들립니다!] [SYSTEM ERROR CODE : 520 UNKNOWN ERROR!]나는 그대로 기억나지 않는 ‘과거’를 ‘열람’했다.
발음이 샐 정도로 어린 나이의 나는 이해성과 함께 죽을 만들었고.
첫눈을 보았고.
이상하리만큼 ‘나’를 낳은 이후의 사진이 없던 엄마의 얼굴도 보았다.
그러니까.
야위고 병색이 짙은 얼굴을 말이다.
그리고 분명 이 이후에.
발리의 바다에서도 이런 메시지가…….
지끈!
갑작스럽게 치고 들어오는 두통에, 나는 숨을 삼켜냈다.
……뭐지?
아니, 통증은 둘째 치고.
방금 내가 무얼 생각했더라?
이해성과 죽을 만들고, 첫눈을 보고, 엄마의 얼굴을 봤다.
……그리고 분명 무언가를 생각한 것 같은데.
──지끈!
날카로운 두통이 다시금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마치.
떠올리면 안 된다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