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385)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385화(385/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385화
오늘과 내일 출국 일정이 잡힌 그룹들의 팬덤은 아침부터 분노를 금치 못했다.
– 진짜 지랄 염병을 떤다 한국에서나 해 제발
– 왜 방송국이 나대서 애들을 해외로 데리고 다니냐고
방송 3사 중, KBC는 오래전부터 월드투어라는 명목으로 아이돌들을 동원해 왔다.
싱가포르, 자카르타, 파리, 베를린, 칠레 등등…….
그리고 이런 방송사의 콘서트 기획은 언제나 뒷말이 많았다.
KPOP 열풍에 숟가락을 얹는다는 주제로 말이다.
– 돈이나 많이 주면 몰라 돌들 개헐값에 쓴다며 공중파인 거 믿고 개나대는 건 일류임
– 혈압 오름 일단 내가 못 가서 짜증나는 게 제일 큼
– 재주는 아이돌이 부리고 떡은 KBC가 먹는 이 상황… 몇 번을 봐도 별로네…
게다가.
해외에서 자리를 채우려면 정상급 인기의 가수들을 섭외해야만 하는데…….
이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압박이 없을 리가 없지 않은가.
– VX랑 KBC 싸워서 VX 소속 아티스트들 KBC 음방이랑 연말무대 싹 빠지더니 이번에 화해했나 보네 ㅋㅋㅋㅋㅋㅋ 백퍼 KBC가 빌빌 기었을 듯 ㅋㅋㅋ 라인업 봐
당장 라인업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여태껏 방송사의 월드투어에 동원된 적이 없었던 밀리어스가 라인업에 존재했던 것이다.
그리고 방송국은 이번 미국 월드투어가 역대급이라며 신나게 언론플레이를 해댔다.
뒷목을 잡는 건 라인업에 속한 그룹들의 팬덤이었다.
– 와 라인업 믿고 설치는 것 같아서 더 재수 없어
– 한국 가수들한테 내한해 달라고 외쳐야 하는 이 상황
– 내가 보기에 한국은 국뽕컨텐츠 중독이다
– 모르겠고 그냥 부러워서 눈물이 남… 나도 눈 있는데 왜 실물로 못 보냐고…
* * *
그리고 그 시각.
팔짱을 낀 나는 눅눅한 눈깔을 껌뻑였다.
좌석이 두 개씩 붙어 있는 비즈니스석 특성상, 누군가와 함께 앉으리란 건 알고 있었지만…….
“헤헤.”
이 녀석과 붙을 줄이야.
나는 제 덩치를 구겨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최승하를 보며 혀를 끌끌 차올렸다.
“제대로 앉아.”
“하지만~ 형이랑 이렇게 붙어서 가는 게 얼마만이냐고요.”
최승하가 서러운 얼굴로 덧붙였다.
“밴에서도 같이 안 앉아주고!”
“그거야 네가 이렇게 달라붙으니까 그런 거 아니냐.”
“형이랑 닿으면 기분이 좋단 말이에요.”
당연히 좋겠지.
[자비(慈悲)의 손길이 베풀어집니다.]이 녀석들에게 나는 걸어다니는 효과 좋은 비타민 혹은 캣닢일 테니까.
물론.
멤버들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그저 ‘뭔가 편안해져요!’, ‘기분이 좋아요!’쯤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말이다.
“형, 식사 뭐 할 거예요?”
“비빔밥 먹을래.”
“그럼 나는 스테이크 먹어야겠다~!”
얼마안가.
나는 이 녀석의 메뉴 선정에 담긴 계략을 알게 된다.
최승하가 스테이크를 내 쪽으로 건넨 것이다.
꽉 차버린 테이블을 조용히 내려다보던 나는 물었다.
“이걸 왜 나를 주냐.”
“밥반찬으로 고기가 많아지면 좋은 거 아니에요?”
“아주 당당하군…….”
“그리고 형, 요즘 잘 먹잖아요.”
말 그대로다.
요즘은 이 녀석들에게 괜찮음을 어필하려 평소보다 식사량을 늘렸거든.
아무리 내가 멀쩡하게 군대도…….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기절했던 것은, 상식적으로 이 녀석들에게 꽤나 크리피한 일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러는 넌 뭐 먹게.”
“아~ 저는 형이 먹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른, 어업.”
등짝이 후려쳐진 최승하가 등을 살살 쓸어내렸다.
“간식으로 라면 주문해서 먹으려고요. 먹고 싶었거든요.”
“진작 그렇게 말해야지.”
나는 스테이크를 절반 썰어 최승하에게 돌려줬다.
“나오기 전에 같이 먹어.”
“어……?”
최승하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리고 이내, 감동이라도 받은 것처럼 손으로 입을 가렸다.
“이거 칼질해서 건네주는 거 드라마에서 많이 봤는데?”
“…….”
“그럼 제가 여주인공이고 형이 남주인공? 와…… 이거 잠깐만, 브븝.”
“먹기나 해라.”
최승하의 입에 스테이크를 크게 한 조각 욱여넣은 내가 다소 흐릿한 낯짝으로 식사를 시작했을 무렵이었다.
[system] 이번에도 실패인가?“……!”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에, 나는 침을 느릿하게 삼켰다.
그러자.
메시지가 다시금 떠올랐다.
[system] 보여? 인간! 보여?내가 고개를 작게 끄덕이자, 메시지가 연달아 떠올랐다.
[system] 드디어 성공했나 봐! 어떡해! 너무 기뻐! [system] 인간, 넌 정말 똑똑해! [system] 정말 대단해!메시지만으로도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군.
[system] 어떻게 이렇게 소통할 생각을 했어? [system] 신들의 눈에 닿지 않게끔 소통할 방법을 찾느라 고생하긴 했지만 결국 성공했어! [system] 인간, 네 덕분이야!신났는지, 시스템 관리자들이 계속해서 메시지를 보냈다.
[system] 그리고 인간! 네 예상이 맞았어! [system] 페널티를 뒤틀어서 그 효력을 없애니, 미션 자체는 보내져!역시 예상대로군.
현재 ‘시스템’은 ‘나’에게 간섭하지 못한다.
그러니, ‘실패 시 사망’ 같은 게 걸려 있던 미션이 발송될 리가 없는 거다.
그걸 제외한 ‘의미 없는’ 미션은 발송이 되는 거고.
[system] ……인간. 그런데 정말 이래도 되는 걸까?내가 이들에게 제안한 건, 일종의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시스템이 불가침 영역이기에 시도할 수 있는 거지.’
이론은 간단하다.
‘시스템’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척 내게 ‘가짜 미션’을 보내고.
‘나’는 그 미션을 수행하는 척한다.
[system] 신들에게는 평범한 미션처럼 보일 거야. ‘실패 페널티’로 ‘사망’이 걸려 있는…….말 그대로다.
계획을 짠 나와 시스템 관리자를 제외한 이들에겐, 흠 없이 멀쩡한 미션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미션에 실패해도 죽지 않을 것이다.
효력 자체가 없는 가짜 페널티니까.
‘영혼의 계약’을 하면, 내가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아도 내 생각을 읽을 수 있다더니, 시스템 관리자들은 곧장 동의했다.
죽지 않는다.
하지만 동시에.
[system] 들켜 버릴 거야.그래.
모든 게 탄로날 것이다.
[system] 그럼 우리도 소멸되겠지만, 너도 무사하진 못할 거야.알고 있다.
‘통제’를 벗어난 카드를 그냥 둘 리 없으니까.
나는 이들에게 질문했다.
‘새로운 미션은 아직인가?’
[system] 다음 미션은 아직 시일이 남았어! [system] 왜냐하면, 인간! 네가 속한 그룹이 원래 보내졌어야 할 미션을 예상보다 훨씬 일찍 해내 버렸거든!알 만하군.
아마, 내게 닿지 않았던 미션의 주제는…….
[system] 정말 놀랐어! 음원차트 1위를 바로 달성할 줄이야! [system] 그때는 정말 우리 목숨줄이 달랑이는 느낌이었는데! 헤헤! [system] 쓸데없는 소리는 하지마. 바보야!‘아, 그리고 부탁했던 건?’
[system] 골드의 처리 말이지?그래, 나는 시스템 관리자들에게 협박…….
아니, 아니.
부탁을 했다.
[system] 협박이었어! [system] 세면대 꼭지를 다시 틀었었잖아! [system] 골드의 사용처를 가져오지 않으면 얼굴을 다시 박겠다면서!나는 양심 없는 낯짝으로 미소 지었다.
사실, 시스템 관리자들을 만나자마자 머리를 박았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거였다.
골드의 유의미한 사용처를 얻어내기 위해서.
나는 이들을 만나기 전부터 시스템의 휘하에 있는 모든 것들이 내게 간섭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지 않나.
미션의 보상이나 성좌들의 후원 등으로 골드는 계속 쌓일 텐데, 처치곤란이면 곤란하지.
하지만 다행히도, 행운은 내 편이었다.
[system] 뻔뻔해! 뻔뻔해! [system] 우리에게 골드를 중간에서 가로채서 시스템 휘하에 있는 게 아닌, 신계의 물건으로 바꿔 오라고 으름장을 놨으면서!정답이다.
이때, 시스템 관리자들은 경악하며 인간은 신계에서 나는 것을 쓸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가 그걸 예상하지 못했겠는가?
미안하지만, 나는 ‘나’를 염두에 두고 말한 게 아니었다.
나의 소중한 기력지킴이를 위해서 말했던 거지.
[system] 신수를 새로운 포션포션이라고 소개하면서 ‘우리 포포 먹이 구해 와’라고 무섭게 웃었잖아! [system] 맞아! 기특한 포션인데 이 정도 값도 못 치르겠냐면서 사악하게 웃었잖아!기억력이 좋군.
[system] 골드가 신계에서 쓰이는 화폐를 변환한 거라는 건 어떻게 안 거야?그거야 간단하지.
매번 성좌들이 돈자랑을 하며 골드주머니를 짤랑대는데 모를 수가 있겠는가.
[system] 진짜 무서워! 무서워! 협박범! [system] 그 위대한 신수에게 그런 이름을 붙이다니! [system] 포션포션이라니! 정말 기절할 것 같은 작명센스야! 미친 게 틀림없어!나는 만면에 화사한 미소를 띠었다.
서러움 토로가 끝났으면…….
얼른 내놔야지?
[system] …….* * *
한편.
전용기를 보유하고 있는 밀리어스는 다른 그룹들보다 느지막이 출발해 목적지로 향하고 있었다.
조용한 기내 안에서 힐끔 눈을 뜬 건 백한이었다.
‘어색해 죽겠네~!’
백한은 성해온에게 들이댔던 그때 이후로 의현의 눈치를 어마어마하게 살피고 있었다.
물론.
그 이후로, 의현은 백한에게 별다른 말을 건네거나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그냥 백한 혼자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
‘아니, 사람이 뭐 저래?’
의현은 이런 속마음이 절로 튀어나올 정도의 분위기를 가진 인간이었다.
지금도 부족한 잠을 채우거나, 영상을 시청하며 웃고 있는 멤버들과 다르게.
……그려낸 듯이 완벽한 자세로 앉아 창밖으로 시선을 두고 있지 않는가!
‘그것도 몇 시간째 저러고 있어!’
이쯤 되니 백한은 무서울 지경이었다.
‘혼자 화보를 찍는 거야 뭐야…….’
칭찬인지 욕인지 모를 말을 삼킨 백한이 눈을 내리감았다.
라인업에 라이트온이 있는 걸 알게 된 이후, 은은하게 심란했다.
‘얼굴을 어떻게 보냐.’
함께 참석하니, 아마 마주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성해온 말이다.
‘이렇게 고민 많이 하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닌데.’
백한은 순간 억울해졌다.
‘그래! 내가 이렇게 남 눈치를 보는 사람이 아닌데!’
백한은 결심했다.
‘프로그램 우승 축하한다고, 우승할 줄 알았다고 전해줘야지.’
그 정도야 할 수 있는 거지!
내가 그 정도도 못 하는 사람은 아니지!
‘아무렴!’
홀로 고개를 끄덕이던 백한은 실눈을 얕게 떠올렸다.
그리고 시야에 의현이 들어온 순간.
백한은 약간 비굴한 태도로 계획에 살을 붙였다.
‘……근데 가능하면, 저 형 몰래 인사하자!’
그렇다.
백한은 여전히 의현의 눈치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