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409)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409화(409/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409화
근돌은 천천히 눈을 끔뻑였다.
“와, 이거 진짜야?”
서유현과 함께한 이번 자체 컨텐츠가 유튜브 재팬에서 어마어마한 화제를 몰았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평소 친분이 있는 일본인 홈마가 그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으니까.
그럼에도…….
– 오리콘 차트 역주행 폼 미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예상 못 했지!”
사실, 오리콘 차트인 자체가 최초는 아니었다.
활동부터 차트인을 해왔고, 그 이후 활동은 매번 기록을 갱신하며 준수한 순위로 차트인했으니 말이다.
마실 수준의 번안곡 활동을 제외하면, 별다른 현지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일본엔 스위치가 꽤 많았다.
“라이트온의 그 개쩌는 얼굴이 일본인들 취향에 스트라이크긴 하니까.”
고개를 주억이던 근돌이 불현듯 정신을 차린 것도 그때였다.
“아니지, 아니지, 지금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야.”
라이트온의 이전 기록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그래, 차트아웃 상태인 게 당연한 비활동기 시점에서 갑작스레 역주행을 하기 시작했다는 게 중요한 것이다!
– 아니 일본인들 사이에서 지금 라이트온 화제성 미침 ㅋㅋㅋ 본인 일본 유학 중인데 그 컨텐츠 영향인지 뭔지 SNS에서도 라이트온 관련된 거 알고리즘으로 ㅈㄴ 많이 뜨고 그래
일본에서 서유현의 인지도는 두말하면 입 아플 수준이다.
그런 이가 출연한 흥미로운 컨텐츠는 일본에서 단번에 화제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화제성은 자연스레 라이트온에게까지 전해졌다.
“애초에 일본에서 라이트온의 인지도가 꽤 있었으니 가능한 일이지.”
생소하지 않은 인기 아이돌.
그렇기에, 화제성이 더더욱 빠르게 번질 수 있었던 것이다.
기존의 팬층이 존재하니까.
“이걸 내다봤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단하네.”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영리한 판이 짜여졌지 않은가.
‘실’은 전혀 없고 ‘득’만 존재하는.
“이야…….”
생각하면 할수록 놀라웠다.
해외 차트 역주행은 정말 흔치 않은 일이었기 때문에.
근돌은 짜릿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게 진짜 덕질 도파민이지.”
* * *
이른 새벽.
지하 주차장에 선 우리는 아직 오지 않은 매니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해온 형.”
“어.”
“여쭙고 싶은 게 있습니다만.”
“편하게 물어봐라.”
슥, 슥, 슥, 슥, 슥.
“아까부터 제 머리칼은 왜 이렇게 쓰다듬어 주시는 건가요.”
“별다른 이유는 없어.”
그냥 네가 복덩이 같을 뿐…….
그것도 아주 기특한 복덩이 같을 뿐…….
내가 다소 양심 없는 낯짝을 걸친 채 고개를 주억이고 있을 무렵이었다.
의문을 띄우면서도 내 손길을 피하지 않은 한수현이 하나의 질문을 더한 것도 그때였다.
“어제부터 궁금했는데, 대표님과는 어떤 이야기를 하신 건가요?”
“아, 그거.”
생각해 보니,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곯아떨어진 탓에 멤버들에게 말하지 못했군.
나는 곧바로 대답했다.
“대본 받고 왔는데.”
“아, 컨텐츠 대본이라면 현장에서 주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거 말고 드라마 대본. 로맨스 웹드라마 제안이 들어왔다더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던져진 폭탄 발언에, 순간적으로 어마어마한 정적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입을 쩍 벌린 채 굳은 다섯 녀석을 바라봤다.
“이게 그렇게까지 놀랄 일이냐.”
“혀, 형은 그런 말을 왜 지금 해요? 이 사람 좀 보게!”
가장 먼저 정적을 깬 최승하가 내 어깨를 붙잡고 흔들기 시작했다.
펄럭! 펄럭! 펄럭! 펄럭!
“배신자! 배신자! 그 중요한 걸 어떻게 지금 말해애애애! 뭐어어? 로맨스? 로맨스?”
“…….”
빨랫감처럼 흔들리던 나는 안광 없는 눈깔을 끔뻑이며 말했다.
“거절했으니 진정해라.”
“……!”
“그러니까 유난 떨 필요 없어. 안할 거니까.”
결론을 입 밖으로 꺼냈음에도, 멤버들은 여전히 충격받은 얼굴이었다.
“와아, 와아아…… 로맨스? 로, 로맨스 드라마? 이게 우리 그룹에 존재할 수 있는 단어였나? 와, 이거 느낌이…….”
최승하의 말에, 멤버들이 동의한다는 것처럼 고개를 훅훅 끄덕였다.
그리고 나는 그런 녀석들의 등짝을 차례로 후려쳤다.
“악!”
“으아!”
“아얏!”
가지각색의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고, 나는 음산한 낯짝을 걸치고는 중얼거렸다.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건데, 너희도 그런 로맨스 드라마는 꿈도 꾸지 마라.”
“……!”
“아니, 하지 말라는 건 내 욕심이겠지. 막을 권리도 없고.”
이 녀석들도 이 배우 기획사에 올 때 연기라는 꿈을 품고 왔을 수도 있지 않나.
“하고 싶다면 최소 7년 차 이후에…… 최대한 로맨스가 없는 대본으로…….”
“형니이이이임!”
내 말이 끝마쳐지기도 전에 버럭 한 차윤재가 다급하게 말을 이었다.
“할 생각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지, 진지하게 말하지 마십시오!”
“흐음~ 아마 우리 멤버들 중에 연기에 관심 있는 사람 없을걸요?”
“저도, 생각 없어요……!”
“나도 연기는 전혀 생각 없어, 해온아.”
“가족의 활동은 응원해 줘야 하는 게 맞지만 저는 라이트온으로서의 활동에 집중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나는 조금 감명받은 얼굴을 했다.
이 녀석들.
내 생각보다 더…….
“뭐지? 우리 형 눈에 안광이 들어왔는데, 지금?”
최승하가 고개를 휙휙 돌리며 주변을 살폈다.
“카메라 설치 안 됐는데? 카메라 없는 곳에서 이렇게 눈이 살아나는 형이 아닌데?”
“그냥 너희가 잘 컸다는 생각이 들어서.”
“……! 갑자기 이런 말로 감동을 준다고?”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그렇게 훈훈한 상황이 아니라고 말합니다!]미안하지만, 최승하는 그렇게 순진하지 않다.
내 생각을 모를 리 없다는 뜻이다.
아마 지금 내가 ‘연애하면 파국’ 가스라이팅에 성공했다는 것을 흐뭇해하고 있다는 것도 눈치채고 있을 걸.
“헤헤.”
자신보다 덩치도 작은 내 몸뚱아리에 매달린 최승하가 헤실 웃으며, 내게만 들릴 정도로 속닥였다.
“형이 잘 키웠지~ 그렇죠?”
“그래.”
나는 뻔뻔한 낯짝으로 긍정했다.
내가 잘 키웠지.
* * *
“도착! 도착!”
촬영장에 도착하자마자, 밴에서 가장 먼저 폴짝 뛰어내린 최승하가 분위기를 띄웠다.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여러분~”
오늘은 장안의 화제를 몬 컨텐츠의 마지막 촬영 날이다.
애초부터 총 두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짤막한 컨텐츠였거든.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 컨텐츠일 거고.’
단순 컨텐츠치고는 들어가는 비용이 상상을 초월해서 말이다.
그러니, 오늘은 더더욱 끝내주는 막장으로 마무리를 지을 필요가 있었다.
그런 내 눈에 서유현이 보인 것도 그때였다.
나는 눈가를 설핏 가느스름하게 좁혔다.
이제는 서유현이 사랑스럽게 보이는군…….
현실에 찌든 나는 내심 서유현에 대한 호감도를 대폭 조정한 상태였다.
‘솔직히 금광이 따로 없잖아.’
내가 이딴 야비한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최승하가 멀찍이 서서 매니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서유현에게 달려간 것이다.
“와아아! 서유현 선배님!”
저번 촬영 이후, 멤버들도 서유현과 이전보다는 가까워졌거든.
그럼에도 놀라운 친화력이로군.
최승하는 마치 서유현의 커다란 손을 마주 잡고 위아래로 반갑게 흔들고 있었다.
“식사는 하셨어요?”
“그럼요.”
“옷은 왜 이렇게 얇게 입으셨어요~ 감기 걸리시면 어떡해요!”
“저는 괜찮아요. 승하 씨가 오히려 추워 보이시는데요.”
“아앗! 저는 열이 많아서 별로 안 추워요!”
최승하가 장난스럽게 한쪽 눈을 깜빡이며 겉옷을 펄럭인 것도 그때였다.
“원하신다면 이걸 벗어드릴 수도!”
“아하하, 승하 씨가 감기라도 걸린다면 스위치분들에게 원망을 들을 것 같은데요.”
몹시 친밀해 보이지만, 다분히 비즈니스적인 상황이었다.
왜냐면, 비하인드 영상을 찍는 캠코더를 든 매니저가 돌아다니고 있거든…….
내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잘하는 최승하를 기특하다는 낯짝으로 바라봤다.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냐 묻습니다.]그야, 당연히.
금광에게 다가갈 생각 중이다.
나는 만면에 화사한 미소를 띤 채, 서유현에게 다가갔다.
“아, 선배님!”
서유현이 순간적으로 당황하는 게 보였으나, 알바 아니었다.
내 양심 없을 정도로 맑은 낯짝에 놀란 멤버들이 몸을 굳혔고, 나는 곱게 웃었다.
싱긋…….
멤버들이 다급하게 시선을 피했고, 나는 다정한 목소리와 함께 금광…… 아니, 서유현의 코트를 여며줬다.
“감기 걸리시면 어쩌시려고요.”
“……!”
“선배님이 감기에 걸리시면, 제 마음이 좋지 않은걸요…….”
* * *
그리고 그 시각.
이해성이 미간을 꾹꾹 눌렀다.
“으아아…….”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 퀭한 얼굴이었다.
“심란해 죽겠네!”
그래, 정말이지 신경 쓰여서 눈을 붙일 수가 없었다.
이 일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이틀 전이었다.
– 음?
이해성은 자신에게로 온 연락을 보고 고개를 기울였다.
그도 그럴 게.
연락을 보낸 이가 VX 측이었으니까.
업계에서 일을 하다 보면 굵직한 엔터테인먼트의 관련 부서쯤은 알고 있을 수밖에 없다.
– 왜 내 개인 번호로 연락을 했지.
TF팀으로 보낸 게 아니라, 이해성 ‘본인’에게 온 연락이었다.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해성은 여러 경우의 수를 떠올리며, 사무적으로 회신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한번 만나고 싶다’.
이런 경우는 주로…… 그래, 더 좋은 조건으로 스카웃하려는 속셈이 있을 때나 보이는 행동이었다.
– 와아아, 이거…… 곤란한데.
그런 뉘앙스를 깨달은 이후, 계속해서 머릿속이 복잡했다.
‘솔직히 말이 안 되잖아.’
라이트온이 급성장하긴 했다만, 자신은 별다른 경력이 없었다.
이 업계에서 날고 기는 경력을 지닌 이들이 향하는 곳이 VX인데, 그런 곳에서 자신을 원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지 않나.
처음엔 라이트온의 기밀을 원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야.’
부족한 게 없는 엔터테인먼트에서 그런 추잡한 수를 둘 리 없지 않나.
‘역시 이해가 안돼.’
이해성은 손가락을 탁탁 두드리다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침내 결심이 선 것이다.
‘그래, 만나서 정중하게 거절하자.’
* * *
이해성은 사고회로가 마비됨을 느꼈다.
상황을 파악하려 애썼지만, 쉽지 않았다.
연락을 주고받았던 관계자가 아닌 다른 이가 싱그럽게 미소 지으며 손을 내밀었기 때문에.
“안녕하세요, 이해성 씨.”
원래의 이해성이라면, 악수를 받아들이며 가볍게 인사를 나눴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만은 쉽지 않았다.
손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허공에서 달싹이던 이해성이 손을 아래로 거두려던 찰나였다.
커다란 손이 그런 이해성의 손을 부드럽게 맞잡은 것이다.
그와 동시에.
상체를 숙인 의현이 이해성과 시선을 마주하며 옅게 웃었다.
“정의현입니다.”
순간, 이해성은 숨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이 상황이 전혀 이해되지 않았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