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455)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455화(455/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455화
나는 첫 무대를 마친 다음 날, 곧바로 유인성을 찾았다.
갑자기 생각이 바뀐 게 아니라 원래부터 이럴 생각이었다.
– ……이미 끝난 마당에 그걸 캐내겠다고? 굳이?
– 예, 굳이.
이번은 타이밍 좋게 막혔다지만, 작정했던 놈이면 한 번으로 순순히 포기할 리 없지 않겠는가.
아마도 다시 한번 라이트온의 상승세를 꺾으려 들겠지.
안 봐도 뻔한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불안 요소를 남겨둘 마음이 전혀 없었다.
– 기자님도 아시잖아요? 이건 고작 논란 생성을 위한 용도가 아니었을 거란 거.
– ……!
– 이건, 정확히 라이트온만을 노린 겁니다.
이 논란을 터뜨리려 했던 놈은, 정확히 라이트온의 컴백 ‘직전’을 노렸다.
이게 뜻하는 바는 무척이나 간결했다.
– 이번은 실패로 끝났대도, 저희가 물릴 때까지 아가리를 벌리겠죠. 노골적일 정도로 라이트온의 하락세를 원하는 것 같으니.
차라리 논란의 대상이었던 ‘나’를 노리는 거라면, 이렇게까지 신경을 쓰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라이트온’을 노리는 이상, 다음 논란은 내가 아닌 멤버들일 가능성도 컸다.
그런고로.
나는 서둘러 싹을 밟아놔야만 했다.
아직까지는 누구의 짓인지 알지 못하지만…….
확실히 배는 뒈지게 아프겠군.
지금 그렇게 견제하던 라이트온이 완벽한 상승세를 타지 않았는가.
나는 스마트폰으로 호선을 그리고 있는 입매를 톡톡 두드렸다.
* * *
초동 집계 3일 차.
팬덤은 연일 놀라움에 휩싸였다.
– 진짜 커리어하이 뽕이 이런 거임? 아니 어떻게 한 번도 주춤하질 않아?
– 아 짜릿해 이 맛에 덕질하지 스위치가 최고다
……불과 3일 만에 이전 기록을 갈아치웠기 때문에!
– 그러니까 지금 3일 차 초동만으로 초동 누르고 레전드 커하 찍었다는 거죠? 1일 차 66만 장, 2일 차 42만 장, 3일차 27만 장으로 135만 장 팔아치웠다는 거죠?
– 말도 안 돼 진짜 초동 3일 만에 커리어하이 갱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이트온 진짜 뭐하는 그룹이냐고 미쳤단 말밖에 안 나온다고
– 내가 어제의 나를 이긴 기분이 듦… 버튼 소녀들 한다면 하는 소녀들이거든요…
– 팬싸가 그렇게 많이 잡힌 것도 아닌데 이 기록 해냈다는 게 진짜 미친 거라니까?
그야말로 가파른 상승세.
한 번도 끊기지 않고 계속되는 커리어하이는 팬덤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 이 정도면 초동으로 200만 넘는 거 기대해 봐도 되는 거 아닌가? (저도 힘들거라는 거 알아요 걍 김칫국 조금만 마실게 조금만)
– 근데 아깝긴 하다 되게 200만 고지가 눈앞인데 손가락만 빨아야 한다니
반응을 모니터링하던 나는 흠 소리를 냈다.
말마따나, 기세가 좋긴 하지만 200만 장이라는 기록을 세우는 건 쉽지 않아보였다.
초동의 특성상, 1일 차가 가장 강세고 이후엔 점점 약해지거든.
‘고작 3일 만에 이전 활동의 초동 기록을 갈아치운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지.’
아마 이 정도의 기세라면 초동 기간인 일주일 동안 180만 장은 너끈히 넘을 수 있을 거다.
욕심을 내본다면, 일주일 동안 190만 장 정도를 목표로 둘 수도 있겠고.
그리고 이 정도면 아쉽기는커녕, 놀랍기 그지없는 성적이다.
* * *
그리고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정말이지, 예상도 못한 게 터졌기 때문에.
– 진짜 미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구라 안 치고 지금 벅차올라서 소름 돋음 이게 전율인가 미쳤네
– 와 이거 뭐야? 아니 오류 아니고 진짜야? 진짜 이게 맞아? 진짜? 진짜?
[ 1일 차 – 662,0** ] [ 2일 차 – 421,3** ] [ 3일 차 – 270,5** ] [ 4일 차 – 210,1** ]보다시피, 4일 차까지는 내 예상대로 전일 대비 하락폭을 보이며 마감했다.
하지만 그조차도 21만 장이라는 대단한 판매량이었기에, 모두가 축포를 터뜨렸다.
그런 상황에서 변수가 터진 건 5일 차였다.
[ 1일 차 – 662,0** ] [ 2일 차 – 421,3** ] [ 3일 차 – 270,5** ] [ 4일 차 – 210,1** ] [ 5일 차 – 392,2** ]원래라면, 10만대로 떨어졌어야 자연스러울 판매량이…….
돌연 역주행을 시작한 것이다!
– 5일 차 초동 합계 195만 장 찢었다 이게 라이트온이야 이게 라이트온이라고
– 왜 그러세요? 제가 스위치처럼 보이시나요? ^^
– 타팬인데 기세 ㄹㅇ 개쩔긴 한다;; 이러다가 다음 활동에서 300만 장 찍는 거 아님?
심지어 아직 초동 집계가 끝난 것도 아니었다.
나머지 이틀의 기록까지 더해진다면…….
이전 활동 초동 기록의 2배에 가까운 성적을 낼 수도 있는 셈이다.
“허.”
나는 헛웃음을 흘렸다.
만일, 이전 활동이 아쉬운 성적이었다면 2배, 3배, 4배가 손쉬울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의 이전 활동은 초동 집계가 끝나기도 전부터 밀리언셀러를 가볍게 뛰어넘은 성적이었다.
“이전 활동에 비해 커리어하이를 찍을 거라는 확신은 있었지만…….”
솔직히 이 정도는 예상하지 못했다.
– 6일 차 7일 차까지 더해지면 초동 성적 얼마일까 220만 장? 아니면 욕심 내서 230만 장 기대해 볼까? 이건 좀 오바려나 개떨려 진심
– 도파민 미쳐서 오프라인 앨범 사러 감 약소하지만 초동 기록에 보탭니다 (사진)
– 다음 활동에선 초동 300만 장 가보자고 가보자고 가보자고
분명 내 두 눈으로 보고 있는 기록인데도 영 믿기지가 않았다.
나는 나사 빠진 멍청이처럼 눈을 껌뻑이며 중얼거렸다.
“봐도봐도 거짓말 같은데.”
인정하겠다.
라이트온은 스위치에게 뒤통수를 제대로 얻어맞았다.
“역시 우리 팬들이로군.”
* * *
내가 놀랄 정도였다.
그렇다면, 다른 녀석들은 어느 정도인지 예상이 가는가.
“윤재야, 커피.”
“어헉, 죄송합니다!”
자기 몸에 쏟아놓고 사과라니.
나는 급한 대로 근처에 있는 물티슈를 뽑아 차윤재의 허벅지를 문질렀다.
“찝찝하겠는데. 그나마 설탕이 안들어간 음료라 다행인가.”
“제가, 제가 하겠습니다! 그리고 검은색 바지라서 괜찮습니다!”
물티슈를 받아 든 차윤재가 허둥지둥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대기실에는 잠시간의 정적이 흘렀다.
“푸핫…….”
그리고 그 정적을 깬 건, 다름 아닌 신유하였다.
“저도 어제, 다른 생각 하면서 밥 먹다가 옷에 쏟았는데…… 저희, 요즘 조금 바보 같아요.”
“요즘 너무 잘되기만 하니까 현실감각이 없어져서 그런 것 같아. 꿈을 꾸는 것 같기도 하고…….”
류인이 멋쩍게 웃으며 볼을 긁적였다.
당장 본인만 해도 어제 닭가슴살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데우다가 다 태워먹을 뻔했으니까.
– 형, 형, 형, 전자레인지에서 연기 나요!
– ……!
– 와아, 이거 너무 돌려서 좀 탄 것 같은데요? 딱딱해졌어요. 버리고 새로 데워야겠다.
평소 류인답지 않은 행동이었지만, 대부분의 멤버가 류인과 비슷한 상태였다.
정신을 어딘가에 두고 있는 상태 말이다.
하긴, 나도 믿기지 않는데 이 녀석들은 어련할까.
내가 고개를 주억이고 있을 때였다.
한수현이 뜬금없는 말을 내뱉은 것이다.
“지금 문밖에 누가 있는 것 같은데요.”
대기실이 넓기도 하고 문과 멀어서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는데, 귀도 좋군.
“밖에?”
“네, 스태프분일까 했는데 앞에서 망설이는 걸 보니 아닌 것 같아요.”
* * *
라이트온의 대기실 바깥.
데뷔한 지 반년이 갓 지난 신인 그룹 하나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넥스트(NEXT).
꽤 규모 있는 중소형 기획사에서 데뷔했지만, 아직까지 인지도가 없는 그룹이다.
“들어가자. 얼른 사인 앨범 드려야지.”
“잠, 잠깐!”
메인보컬인 찬영이 대기실 문에 노크하려던 멤버를 다급하게 막아섰다.
“심호흡 조금만 더 하고! 너무, 너무 떨리는데? 후, 하, 후, 하! 어떡하지? 더 떨리는데?”
찬영은 라이트온의 팬이었다.
“나 이날만을 기다린 거 알지. 라이트온 선배님들이랑 활동 겹치는 날만! 이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지!”
“모를 수가 있냐. 라이트온 선배님들 컴백 기사 뜨자마자 난리 쳤잖아. 좁아터진 숙소에서.”
“라이트온 선배님이랑 챌린지 찍는 게 소원인데…….”
설레는 얼굴로 말을 잇던 찬영의 말을 끊어낸 건, 리더인 현준이었다.
“찬영아, 그런 부탁은 하지 말자. 곤란해하실 수도 있잖아.”
실제로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그룹은 유명세를 타지 않은 그룹과 그런 류의 영상을 찍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찬영이 본 라이트온은 그런 그룹이 아니었다.
실제로 자신들처럼 별 인지도가 없는 그룹의 계정에 올라온 영상.
그러니까, 라이트온과의 챌린지를 몇 개 보았기에 꺼낸 말이었으니까.
“선배님들은 요청하면 같이 해주시는 것 같던데…… 아, 물론 거절하실 수도 있지만 한 번쯤 부탁드려 보는 건 괜찮지 않을까?”
“……음.”
잠시 고민하는 듯 미간을 좁혔던 현준이 작게 말한 것도 그때였다.
“그건 과장된 이야기일 수도 있잖아.”
“……과장?”
“응, 내 생각엔 인사만 드리는 게 나을 것 같아. 찬영아.”
찬영은 의문을 띠었다.
현준이 무언가를 숨기는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틀린 말도 없었기에, 찬영은 무어라 대꾸하려다가 입을 닫았다.
– 아, 어…… 예, 넥스트! 올라갈 준비 하실게요!
음악방송의 스태프조차 그룹명을 헷갈려 할 정도의 인지도니까, 정말 요청해 봤자 기분만 나쁘실 수도…….
이 바닥에서 성적으로 눈칫밥을 먹는 건 익숙했기에, 찬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형 말대로 안 하는 게 낫겠다.”
“잘 생각했어.”
“성해온 선배님을 드디어 뵐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지!”
“그렇게 좋냐? 그렇게 좋아?”
그룹 내에서 래퍼를 맡고 있는 멤버가 혀를 끌끌 찼다.
정작 찬영에겐 그 어떤 타격도 주지 못했지만 말이다.
“당연하지. 장난하냐? 완전 꿈만 같은데.”
“물은 내가 바보다…….”
“내 바람은 선배님께 이름을 알리는 거야.”
“이름?”
“어, 다음에 마주쳤을 때 선배님 입에서 내 이름이 나오면…… 와, 나 어떡하지? 상상만 해도 말문이 막히는데.”
“진짜 지독하다. 지독해.”
“너희도 알잖아. 나 연습생 때부터 성해온 선배님 진짜 세상에서 제일 존경…….”
찬영이 입을 연 순간이었다.
갑작스레 눈앞에 있는 문이 열린 것이다.
──타악!
“아, 죄송합…….”
부딪힐 뻔한 걸 사과하려던 찬영이 그대로 굳었다.
지금 열린 문이 라이트온의 대기실 문이라는 것을 뒤늦게 인지했기 때문이었다.
“어, 어, 어…… 어.”
찬영의 머리가 팽글팽글 돌았다.
아직 마음의 준비를 못 했는데!
심호흡도 못 했는데!
우리 그룹을 모르실 테니까 인사!
그래! 일단 인사부터 공손히 드리자!
허리를 숙이려던 찬영의 턱이 빠질 것처럼 벌어지기 시작한 것도 그때였다.
……지금까지 문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던 인영이 빼꼼 얼굴을 드러냈기 때문에!
“들어와도 되는데.”
성해온이 사르르 눈을 접어 웃었다.
“반가워요. 넥스트,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