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476)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476화(476/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476화
계획은 간단하고도 확실했다.
자신의 영혼을 성해온에게 흡수시키려는 것이었으니까.
인간의 영혼에 그 어떤 저주가 깃들었대도, 자신의 영혼은 그 모든 걸 해결해 줄 수 있었다.
그만한 힘이 있으니까.
처음으로 자신의 힘이 기껍게 느껴진 포포는 자신의 영혼을 성해온의 영혼과 접촉시켰다.
────화아아악!
그러자, 눈이 멀어버릴 것처럼 환환 빛이 터져 나왔다.
지금 이 선택이 성해온을 살릴 수 있는 정답이었다고 알려주는 것 같았다.
그뿐인가.
아무리 애를 써도 해결되지 않던 성해온의 영혼에 얽혀 있던 저주가 조금씩 해금되어 갔다.
그리고 반대로 자신의 의식은 조금씩 흐려졌다.
[역시 이게 옳았어.]소멸되고 있음을 느낀 포포가 작게 혼잣말하며 눈을 내리감은 순간이었다.
……조금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긴 것이다!
성해온의 영혼이 흡수되고 있는 자신의 영혼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의 희생을 원치 않는다는 것처럼.
[……!]그리고 그 순간.
서로가 서로를 위해 희생하려 든 이 상황이 어떤 ‘열쇠’였다는 것처럼…… 자신의 영혼과 성해온의 영혼이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을 만큼 눈부신 빛이 공간을 채우기 시작했다.
* * *
창을 통해 부드러운 햇살이 들어왔다.
내 주변은 그다지 고요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인간! 인간! 인간!]고막이 떨어져나갈 것 같은 목소리가 계속해서 울려 퍼지고 있거든.
상당히 시끄럽군.
[정신이 드느냐! 어서 눈을 떠보도록 해라!] [왜 눈을…… 못 뜨는 거지? 혹시 무슨 문제라도…….]안절부절못하는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망할 눈꺼풀이 내 의지대로 떠올려지지 않았다.
통증을 견딜 때 눈물을 줄줄 흘려댔던 건 기억하는데, 이렇게까지 헐어버렸을 줄은 몰랐지.
이건 뭐, 온몸이 밟힌 것처럼 아픈…….
“어라.”
나는 멍청한 목소리를 냈다.
끔찍한 통증에 절여졌던 상태에서는 근육통처럼 사소한 축에 속하는 통증이 느껴질 리가 없다는 것을 한박자 늦게 깨달았기 때문에.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말해보거라. 인간!] [……며, 명령, 명령이다!]글쎄, 지금 상태는 조금 다채로워서 말이지.
일단 이곳저곳이 살려달라며 아우성을 치는 것처럼 욱신거리고 아프다.
하지만 두 번은 겪기 싫은 그 통증이 사라졌지 않은가.
그런고로…… 내 답은 이러했다.
“멀쩡해.”
이 정도의 통증은 간에 기별도 안 가거든.
[정말인 거냐! 인간, 정말로…….]나는 계속해서 울리는 포포의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이며, 상체를 벌떡 일으켰다.
“의심도 많…… 억.”
곧바로 처참한 꼴을 하고 고꾸라졌지만 말이다.
[나흘간 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주제에 그렇게 대뜸 일어나다니!] [제정신인 것이냐!]이봐, 안 그래도 비참하니 조용히해라.
갓 태어난 송아지처럼 매가리 없이 바닥에 엎어진 나는 눈을 도로록 굴려, 내 주위를 빙글빙글 맴돌고 있는 포포와 시선을 마주했다.
“그나저나…… 성공적으로 끝났나 본데.”
[그게…… 그…… 어느 정도는 해결이 되긴 했는데.]“되긴 했는데?”
[인간, 네 영혼이…….]“내 영혼이?”
[이상하게…… 심술을 부리…… 면서, 막…….]우물쭈물대던 포포가 갑작스럽게 분기탱천하기 시작했다.
[생각하다 보니 분노가 차오른다! 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영혼인 것이냐!] [너 같은 인간은 처음 본다!] [내 영혼을 그대로 흡수했으면 분명…… 완전히 괜찮아질 수 있었을 텐데! 그걸 왜 거부하느냔 말이다!]“잠깐만. 그게 무슨…….”
말문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누가 누구의 영혼을…… 흡수해?”
[내가 아무리 애를 써도…… 해결되지 않았어.] [네 영혼은 거의 죽기 직전이었고, 그 외엔 방법이 없었단 말이다!]자기 목숨에 큰 미련이 없다는 건 눈치채고 있었지만…… 이런 짓을 벌일 정도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아니.
그 전에, 이렇게 자신을 희생하는 방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 내 과실이다.
[……왜 그런 얼굴을 하고 있는 거지?] [차, 차라리 완벽히 성공하지 못한 나에게 책임을 물으며 화를 내거라!]나는 자신을 깎아내리며 빠르게 말을 쏟아내던 포포와 시선을 마주했다.
“만약 내가 너를 위해 목숨을 내건다면, 넌 뭐라고 말할까.”
[미쳤냐고 말할 거다!] [살고 싶으면서 왜 그런 덜떨어진 짓을 하느냐고 화를 내겠지!]“나도 그래.”
[하지만 나는,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말했지 않느냐. 원래부터 그냥 죽고 싶었다고.] [나는 그 죽음의 수단으로 인간, 너를 이용하려 했던 것뿐이다!]거짓말을 하는 게 분명한 포포가 빽 소리쳤다.
[……고작 너를 살리고 싶어서 그런 일을 벌인 게 아니란 소리다!]“내가 가장 싫어하는 건…….”
얼굴에서 모든 감정을 지워낸 나는 말을 이었다.
“소중한 이가 나를 위해 목숨을 내거는 거야.”
요즘도 종종 그런 생각이 들거든.
어린 내가 생일을 핑계로 여행을 가자고 조르지 않았다면…….
그리고 사고 당시에, 엄마의 품에 안기지 않고 엄마를 밀어냈더라면…….
지금쯤 부모님은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이해성 역시 다정한 부모 아래에서 어리광을 부리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생각들의 결론은 매번 이렇게 귀결된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 희생하는 건…… 차라리 내가 죽는 게 나을 정도로 싫어.”
[……!]멤버들을 살리겠다고 핸들을 틀었던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나는 원래 이기적이게 생겨먹어서 말이다.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나는 놀란 것처럼 굳어 있는 빛 쪽으로 손을 내밀었다.
“참고로, 약속하지 않는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너를 떼어낼 거다.”
“협박이라기보다는 회피지. 무섭거든.”
[……!]“나를 위해 희생할 사람이 있다면, 나는 먼저 도망갈 거야.”
눈을 접어 웃은 나는 어서 선택하라는 것처럼 손을 흔들었다.
“그래서 포포는 나와 함께하고 싶지 않은 건가? 이거 꽤나 서운한데.”
[인간! 너는 정말 구제불능이다! 감히 내게 그런!]작은 빛이 분노를 내뿜으면서도 슬금슬금 내 손바닥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내 눈치를 살폈다.
[……왔으니 도망가지 않겠다고 약속해라!]“그럼, 그럼. 약속해야지.”
양심 없는 낯짝을 걸친 내가 의아함을 느낀 것도 그때였다.
계속 긴가민가했는데, 이렇게 손바닥에 올라오니 체감이 된다.
“그나저나…… 크기가 조금 작아진 것 같은데.”
[작아지긴 뭐, 뭐가 작아졌단 말이냐! 인간, 네 착각이다!]착각이라기엔, 반응이 열정적인데.
그러고 보니…….
제대로 끝마치지 못한 대화가 하나 있다.
“내 영혼이 완벽하게 마무리 지어지지 않았다고 했지.”
나는 포포와 시선을 맞춘 채로 덧붙였다.
“나무라는 게 아니니, 겁먹지 말고 편하게 말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간, 너는 원래 당장 죽었어야 할 운명이었다.] [그리고 이번 일로 네 운명은 죽음의 경계선에서 어느 정도 멀어졌지.]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포포가 말을 이었다.
[문제는 그 과정이 비정상적이었고, 완전하지 않다는 거다.]어느 정도 해결은 되었는데, 비정상적이고 완전하지 않다?
“반쪽짜리 성공이란 건가.”
내가 작게 혼잣말하자, 포포가 그런 셈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 내 영혼을 너에게 녹이겠다는 선택지는 정답이었다.] [내 영혼이 닿은 순간, 네 영혼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반응했으니까.]이제야 이해가 간다.
그 결과로 포포가 작아진 거로군.
[그러나 네 영혼은 나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했지.] [나를 받아들였다면, 영혼에 새겨진 죽음의 저주가 해금되고도 남았을 거다! 왜…… 왜…… 나를 거부해서는 이런 애매한 꼴을…….]“뭐, 내 영혼도 나랑 같은 생각이었던 모양인데. 그리고…….”
나는 포포와 시선을 마주했다.
“네 태도를 보니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닌 것 같거든.”
[맞는 말이다. 내 영혼과 네 영혼이 닿는 순간,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연결되었으니까.]이어지는 설명은 간단했다.
포포가 깨어 있을 때는 영혼이 나름대로 멀쩡하게 구실하지만…….
반대로 포포가 수면 상태에 들어가면, 내 영혼은 일종의 시한부 상태가 된다.
[나 역시도 너에게 영혼을 건네려 했던 타격이 큰 탓에, 꽤 오랜 시간을 불규칙하게 수면에 들어야 할 것이다.]“흐음.”
[완벽하게 성공해 내지 못해서 미안하다. 이 말은 꼭 하고 싶…….]“이 정도면 성공이네.”
내가 명쾌하게 답을 내리자, 침울해하던 포포가 경악했다.
[인간! 드디어 미쳐버린 것이냐!] [나는 꽤 자주, 그리고 오래 수면에 들 테고…… 그때 너는 계속해서 견뎌내야 한다!]“버티다 보면, 점점 나아지는 거잖아?”
[그건 확실하지 않다. 단지…… 연결된 영혼의 상태를 볼 때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거다.]“나는 어쩐지 그럴 거라는 예감이 드는데.”
팔을 들어 올린 나는 손바닥 위에 올려진 포포와 시선을 마주했다.
그리고는 히죽 웃었다.
“역시, 내 빌어먹을 운명을 바꿔줄 존재는 너였어.”
[……!]“살려줘서 고맙다. 그리고…….”
나는 살갗을 타고 느껴지는 온기를 느끼며 말을 이었다.
“살아 있어줘서 고마워.”
* * *
나와 대화를 나누던 포포는 원석 속으로 들어갔다.
정확히는 상태가 말이 아니기에, 내가 욱여넣은 것에 가깝지만.
“으음.”
사실, 포포가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 정신 나간 영혼이 어떻게 반응할지 내심 궁금했는데 말이다.
나는 금세 그 궁금증에 대한 답을 찾아낼 수 있었다.
포포가 수면 상태에 빠지며 연결이 약해지는 느낌이 들자마자, 바로 반응이 나왔거든.
──후두둑.
나는 코에서 뚝뚝 흐르는 피를 물끄러미 내려다봤다.
“이런 식으로 나타나는 건가.”
뭐, 통증도 없으니 이 정도면 약과다.
이것만 봐서는 그냥 허약해지는 쪽에 가까운 것 같은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지.”
이렇게 시각적으로 티가 나는 종류면, 내가 애쓰고 말고 할 것도 없이…… 재수 없으면 들키게 되거든.
차라리 이후에 올 이상들이 나만 느낄 수 있는 가벼운 통증으로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꼴이 장난 아닌데.”
내 시야에 사건 현장이라고 오해받아도 할 말이 없는 거실이 들어온 것이다.
“……우선 씻고, 난장판을 해결해 볼까.”
내가 물에 젖은 솜처럼 무거운 몸뚱아리를 천천히 일으킨 순간이었다.
갑작스럽게 인터폰 소리가 울려 퍼진 것이다.
나는 고개를 기울였다.
시킨 것도 없는데 갑자기 울릴 리는…… 없지.
그리고 내 주변인들은 내가 이 아파트를 매입했다는 걸 알지 못한다.
“잘못 누른 건가.”
위와 같은 이유들로 이런 결론을 낸 나는 별생각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이 얼굴을 보게 될 거라고는…… 조금도 예상하지 못한 채.
[ 해온아. ]인터폰에 비치는 익숙한 얼굴에, 장난을 조금도 보태지 않고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여기는 어떻게?
아니, 아니, 그 전에…….
이 자식, 왜 눈깔이 반쯤 돌아가 있는 거냐.
[ 안에 있는 거 알고 있는데. ]의현이 싱그럽게 웃었다.
나는 눈알을 도로록 굴렸다.
지금 집안은 붉은 피로 난장판이 되어 있었고…….
내 몸뚱아리 역시 비슷한 상태였다.
“…….”
상황 파악을 마침과 동시에 대가리에서 사이렌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Q. 의현은 업자라도 불러서 이 문을 열 놈인가?
A. 당연한 걸 묻는군. 제정신이 아닌 놈에게 뭘 바란단 말인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 1초 만에 답을 뱉어냈고, 나는 짧게 심호흡했다.
그래, 이렇게 넋을 놓고 있을 시간에 수습을 하는 게 낫다.
빠른 판단을 마친 내가 머릿속으로 동선을 정리하며 침을 꿀꺽 삼킨 순간이었다.
인터폰에 비치던 의현이 사라진 것이다.
……마치, 이곳으로 오고 있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