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491)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491화(491/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491화
라이트온 숙소에는 애매모호한 기류가 감돌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신유하가 숙소로 돌아오기 무섭게 성해온과 방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고 있으니까.
– 룸메이트 간에 긴히 할 대화가 있으니 방해하지 말고 각자 놀아라.
성해온의 이 뜬금없는 말이 마지막이었다.
굳게 닫힌 문을 빤히 바라보던 한수현이 운을 뗀 것도 그때였다.
“해온 형과 유하 형은 문밖으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으시네요.”
“내 말이 그 말이야!”
웬일로 생각이 통한다는 생각에, 차윤재가 손뼉을 맞부딪혔다.
“갑자기 왜 저러시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
“부러운데요.”
“그래!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 뭐, 뭐라고?”
차윤재가 얼빠진 얼굴로 되묻자, 한수현이 진지하게 말했다.
“부럽다고 말했습니다.”
“……!”
“마음 같아서는 저도 끼워달라 하고 싶지만, 해온 형이 당부하셨으니 가만히 있어야겠죠…….”
말끝을 늘린 한수현이 고개를 돌려 차윤재와 시선을 마주했다.
“윤재 형도 부러우신 모양이시군요.”
“그럴 리가!”
차윤재의 경악 어린 목소리를 한 귀로 흘린 게 분명한 한수현이 차분하게 물었다.
“윤재 형도 저 안에서 무슨 대화가 이루어지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내, 내가 한 말을 대체 어디로 들은 거야!”
* * *
차윤재가 뒷목을 부여잡고 있을 그 시각.
나는 양심 없는 짓을 이어가고 있었다.
“뭐, 뭐, 뭐 하시는……!”
당황한 신유하가 답지 않게 큰 목소리로 외쳤고, 나는 뻔뻔한 낯짝으로 답했다.
“낮잠.”
“그러니까, 그걸…… 왜 제 침대에서.”
접촉할 때마다 자비 특성이 발동되니 기력은 좀 죽을 맛이다만, 이 정도는 내 선에서 해결할 수 있다.
신유하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굴 수 있다는 뜻이다.
“그걸 질문이라고 해?”
나는 싱그럽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오해를 풀어야지.”
“……! 그, 그, 그!”
신유하의 귀가 붉어졌고, 나는 미묘한 기분을 느꼈다.
으음…….
반응이 이러니 뭔가 희롱하는 것 같은데.
“저 이제! 믿…… 믿어요!”
“거짓말.”
신유하의 손목을 잡자, 신유하의 몸이 크게 떨렸다.
“도망만 안 갈 뿐이지. 아직 못 믿잖아.”
“……!”
“내 말이 틀려?”
신유하는 내 질문에 곧바로 답하지 못했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깊숙이 자리 잡았던 의심이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간편하게 사라질 리 없지 않은가.
“그러니까, 네가 아니라는 걸 스스로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말끝을 늘린 나는 신유하의 손목을 잡아 이끌었다.
그러자, 신유하가 맥없이 내 옆으로 쓰러졌다.
“이러고 있을 생각이다.”
“……해, 해온 형!”
“내가 말했잖아. 내 상태, 직접 확인하라고.”
* * *
신유하는 말문이 턱 막힌 상태로 눈을 질끈 감았다.
병원에서 성해온이 제안할 때만 해도 설마설마했는데…….
진짜로 이러실 줄은!
“내가 잡아먹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는데.”
“…….”
“복잡하게 생각할 거 없잖아. 뭐, 수학여행 왔다고 생각하든지.”
신유하는 순간적으로 울컥했다.
……어떻게 그 허무맹랑한 소릴 믿어주실 수가 있는 거지?
솔직히 병원에서부터 이해할 수 없었다.
만일, 자신이었다면 믿어줄 수 있었을까?
“무슨 생각 하고 있는지 다 티 난다.”
끝없이 이어지던 상념을 깬 건, 성해온의 목소리였다.
“혼자 땅굴 파지 말고, 당장 해야 할 거나 생각해.”
몸을 반쯤 돌려 자신과 시선을 마주한 성해온이 짧게 하품하더니, 이내 눈을 내리감았다.
“난 잘 테니까, 내 상태나 지켜보든지.”
그리고 얼마 안 가, 고른 숨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자고 있는 척, 특성을 컨트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리 없는 신유하가 잠든 성해온을 가만히 내려봤다.
성해온은 평온했다.
계속해서 자신과 접촉했음에도, 불행이 닥치지 않는다.
“정말…… 내 착각이었던, 걸까.”
성해온의 손등 위에 조심스럽게 손을 겹치자, 편안한 느낌이 몰려왔다.
그래.
홀로 이상한 생각에 빠져들기 전까지만 해도 좋아했던 그 감각이었다.
– 예? 해온 형님…… 뭔가 체온이 낮으셔서 닿으면 기분이 좋긴 합니다!
– 저도 그렇게 느낍니다만…… 갑자기 이 질문은 왜 하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유하 형.
신유하는 미국에서 멤버들이 했던 말들을 다시금 떠올렸다.
자신이 의문을 느꼈던 지점은 이런 접촉 이후 성해온의 상태였다.
그러나, 지금 성해온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우연…….”
단어 하나를 입안에서 굴리던 신유하는 재차 확인하는 것처럼 성해온의 손을 더 세게 그러쥐었다.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신유하는 눈을 내리감았다.
사실은, 아직도 그 악몽 같던 꿈이 떠올랐다.
교통사고 때의 성해온.
멤버들을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성해온.
“내가 만들어낸 꿈인 거야.”
작게 혼잣말한 신유하가 자기 자신을 세뇌하듯이 되뇌였다.
“내가 만들어낸…….”
* * *
그리고 다음 날.
눈을 떠올린 나는 어처구니없다는 얼굴을 했다.
“뭐 하는 거냐.”
“방 청소요! 오늘, 날씨도 좋고…….”
나는 두꺼운 이불에 돌돌 말려 있는 내 몸뚱아리를 바라봤다.
신유하의 작품이다.
창문을 열기 전에 이렇게 만들어놓더라고.
“혹시, 감기…… 걸리실까 봐.”
묻기도 전에 제 발을 저리는군.
얼굴만 간신히 나온 상태로 최선을 다해 꼼지락거리던 나는 이내 포기했다.
“혼자서는 못 풀겠는데.”
“잠시만요!”
신유하가 허겁지겁 환기를 위해 열어뒀던 창문을 닫더니, 내게 달려왔다.
그리고 이불을 풀며 밝게 웃었다.
“잠은, 잘 주무셨어요?”
“그래.”
사실은 자는 척을 하느라 한숨도 못 자긴 했다만, 미치지 않고서야 그걸 말할 리 없다.
나는 웃는 얼굴을 하고 있는 신유하를 빤히 바라봤다.
– 내가 만들어낸 꿈인 거야.
– …….
– 내가 만들어낸…….
자는 척을 하고 있을 때, 신유하가 중얼거리듯이 했던 말이 영 마음에 걸리거든.
뭐, 확인해 보면 될 일이긴 하다만.
마침 이불을 풀어준다는 이유로 나와 닿고 있으니, 이 틈에 쓰면 된다.
[감정의 전이(轉移)가 이루어집니다.]이 특성은 말 그대로…… 상대방이 느끼고 있는 감정이 전이되며 어렴풋이 느껴진다.
선명하지는 않지만, ‘어떤’ 종류의 감정인지 느낄 수는 있을 정도로.
흘러들어 오는 감정을 계속해서 느끼던 나는 눈알을 굴렸다.
[감정의 전이(轉移)가 이루어집니다.]불안과 초조가 일렁이는 감정.
하지만 자신의 그런 감정을 부정하며, 떨쳐내려 하고 있다.
그러니까.
잊으려고 하고 있는 거다.
‘애매한데.’
최근 신유하가 땅굴을 파고 있을 때 가지고 있던 감정과 비슷했기에 유추할 수가 없었다.
‘꿈이라고 했으니…… 내가 쓰러진 걸 보고, 그와 비슷한 악몽을 꾼 건가.’
기껏 해봐야 이런 결론이 최대.
침음을 흘리던 나는 이내 생각을 털어냈다.
신유하의 감정에서도 이것들을 망각하려는 의지가 컸기 때문이었다.
본인도 잊으려 하는 걸, 내가 캐낼 필요는 없지.
“그나저나, 너는 왜 이렇게 눈을 반짝이고 있는 거냐.”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요!”
나는 픽 웃었다.
“어디 한번 들어볼까.”
“네!”
신유하가 환히 웃으며 나와 시선을 마주했다.
“감사해요.”
“……!”
“정말, 감사하…….”
“우리 사이에 낯간지럽게 무슨.”
신유하의 말을 자른 나는 어깨를 까딱였다.
“이제 괜찮다는 말 한마디면 된다.”
“……이제 괜찮은 것 같아요.”
왜인지 조금 망설이던 신유하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리고 씩씩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괜찮, 아요!”
나는 피식 웃으며 그런 신유하의 머리칼을 헤집었다.
“그것참 다행이네.”
* * *
라이트온의 팬덤은 날이 갈수록 어깨가 올라가고 있었다.
– 죄송한데 이거 공백기 맞아요? 팬덤 유입이 미쳤는데?
– 전부터 느낀 거지만 라이트온은 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그룹이길래 유입이 365일 이루어지는 거냐고 나 진짜 어이없어 죽겠어 진짜로
비활동기임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보여주긴커녕…….
오히려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에!
– 미국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ㄹㅇ 라이트온 요즘 심상치 않다
– 기존 팬들 이탈 안 되는 것도 놀랍지만 해외팬들 엄청 늘어났다는 것도 엄청 체감됨
– 근데 이거 진심으로 반쯤 예견된 일임 ㅋㅋㅋㅋㅋㅋㅋ 라이트온은 투더탑 서바 때부터 퍼포 무대로 찢은 그룹인데 ㅋㅋㅋㅋㅋㅋㅋ 지금까지 홍보가 안 되어서 그렇지 이제 불탈 일만 남았다
화제성은 화제성을 불러 모은다.
그리고 라이트온에게 주어진 화제성은 착실히 그 부피를 키워 나갔다.
뮤직비디오, 무대 영상, 자체 컨텐츠.
라이트온과 관련된 컨텐츠들의 조회 수가 폭발하기 시작했고, 덩달아 알고리즘이 움직였다.
– 될놈될이 이런 거구나… 라이트온 기세 진심 찢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 보니, 팬덤의 분위기는 최상일 수밖에 없었다.
팬덤 내에서 컴백과 관련된 소문이 돌기 시작했기에 더더욱.
– 물론 소문이니 어그로 거짓말일 가능성 ㅈㄴ 크지만 난 그냥 기대하고 있을래 오늘부터 컴백 기원 정권 찌르기 들어간다
– 벌써부터 심장이 아프다면 비정상인가요?
– 사실 나는 이번 컴백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임 ㅋㅋㅋㅋㅋ 라이트온 위치 굳히기 들어가야지
그렇게 팬덤에 기대감이 넘실거릴 무렵…….
당사자들은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 * *
라이트온이 탄 밴이 쭉 뻗은 도로를 시원하게 달렸다.
“후하!”
차창을 내린 차윤재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가, 이내 파르르 떨며 팔을 쓸어내렸다.
“으으, 아직 춥긴 합니다!”
“윤재 오늘 신나 보이네~?”
“당연한 말씀을 하십니다!”
차윤재가 들뜬 얼굴로 말을 이었다.
“이렇게 다 함께 놀러 가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는걸요!”
바깥 풍경에 시선을 고정했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그대로, 우리는 오늘 오랜만에 여행을 간다.
그 어떤 촬영도 하지 않는 여행.
최근에 이런저런 사건 사고들이 많았지 않은가.
컴백 전에 리프레쉬를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내가 먼저 추진했다.
“…….”
“…….”
“…….”
팔짱을 낀 채로 앉아 있던 나는 안광이 없는 눈깔을 굴렸다.
“헤헤.”
지금 내게 철썩 붙어 있는 녀석이 있거든.
최승하가 멤버들에게 스킨십이 많은 거야 일상이었지만…….
최근 들어 더 심해졌다.
아니, 정확히는 ‘나’에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