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49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498화(498/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498화
여러모로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미션이었다.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제한 기간 내에 타깃의 초동 기록 300만 장을 달성하세요!
타깃 – Light on
제한 기간 – 100일
성공 시 ▶ ■■■■■
실패 시 ▶ 사망 (환생 랜덤)
우선, 달성하라는 목표부터가 그랬다.
이 바닥의 인플레이션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는 걸 감안해도…… 300만 장은 부정할 수도 없을 정도의 톱급 수치거든.
현재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 중에서도 밀리어스만이 꾸준히 달성하고 있는 수치라고 한다면, 대충 감이 오겠는가.
현시점에서 라이트온은 밀리어스보다 뒤떨어져 있다.
그런데 여기서 이런 초동 수치를 달성한다면?
‘동일선상은 아니래도…… 같은 1군급에 묶이게 되겠지.’
그 정도 난이도의 미션이었다.
그리고 기간 역시 평소보다도 촉박했다.
고작 100일.
이 세 달 남짓한 제한 기간이 뜻하는 건 간단했다.
……기회가 ‘단’ 1번이라는 것.
‘현실적으로 이 기간 내에 두 번의 활동은 불가능하니까.’
내가 미간을 설핏 찌푸린 순간이었다.
시스템 관리자들의 메시지가 떠오른 것이다.
[system] 갑작스럽게 내려온 지시여서 미리 말하지 못했어! [system] 미안해! 미안해!애초에 시스템 관리자들은 미션을 ‘관리’하고 ‘전달’하는 입장이지, 미션의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할 입장이 아니니, 미리 말해줬대도 상황이 달라지진 않았을 거다.
괜찮다는 듯이 시선을 까딱이자, 시스템 관리자들이 의지를 불태웠다.
[system] 우리가 도울 게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도울게! [system] 우린 한편이니까!뭐, 든든하긴 한가.
한참 조잘대던 시스템 관리자들이 의문을 띤 건 내가 상념에 빠져 있을 때였다.
[system] 인간 분위기가 뭔가 심각해! 심각해! [system] 혹시 두려운 거야? 아닌데, 이건 두려운 얼굴이라기보단……. [system] 그래! 꼭 무언가가 석연치 않은 얼굴 같아!이제는 눈치도 꽤 쓸 만해졌군.
정확히 맞혔다.
나는 눈알을 도로록 굴렸다.
이 그룹을 ‘1군’으로 만드는 건, 내 영혼을 이 몸에 집어넣은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다.
그걸 알고는 있지만…….
‘왜 이렇게 꺼림칙한 행동을 하는 거지?’
그래, 내 의문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우선적으로, 이 메인 미션은 내가 이 몸뚱아리에 들어온 순간부터 떠올랐다.
라이트온이 입지를 가지기 전에는 무차별적으로 떠올랐지만…….
라이트온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이후로는, 그룹의 ‘방향’을 잡아주고 싶을 때 등장하는 식으로…… 추구하는 경향성이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예를 들어 해외 입지를 키울 타이밍이라고 판단되면, 관련된 미션을 내리는 식으로 말이다.
‘글로벌 차트와 관련된 미션이 그 대표적인 예시고.’
내가 국내 활동에 집중하고 있으니, 최정상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 가져야 할 해외 파이를 챙기라는 것을 목숨이 걸린 미션을 통해 ‘지시’한 거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라이트온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해외 파이를 성공적으로 얻었다.
심지어 그 기세를 몰아 국내 활동까지 준비하고 있지 않나.
‘굳이’ 이런 미션을 내리며 목숨을 협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나는 그들에게도 쓸모 있는 패가 됐을 테니까.’
확실한 성과를 보여주며, 라이트온을 빠르게 정상으로 이끄는 데 한몫을 했다.
그 결과로 라이트온이 가파른 상승세를 탄 지금.
나를 목숨으로 협박해 봤자…… 그들에겐 득이 될 게 조금도 없다.
만일, 내가 컴백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미션이 떠오른다면 이해가 되겠지만…….
지금은 미션이 시키지 않아도 컴백 준비에 열중하고 있었지 않은가.
막말로, 내가 이번 미션에서 미끄러져 비명횡사라도 하면 어쩔 건데?
물론, 이 몸뚱아리에 새로운 영혼을 집어넣기야 하겠지만…….
‘그건 빠른 길을 두고 빙빙 돌아가는 멍청한 짓이지.’
이걸 그들이 모를 리가 없을 텐데.
그들은 나를 적당히 겁박하면서 순종시키고 싶어한다.
이렇게 이유도 없이 무작정 위험한 상황으로 밀어버릴 리 없다는 소리다.
‘다른 이유가 있다면 모를까.’
과한 짐작일 수도 있겠지만, 느낌이 좋지 않았다.
석연치 않은 낯짝을 걸친 내가 침음을 흘린 순간이었다.
망설이던 시스템 관리자들이 무언가 결심한 듯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system] 있잖아, 인간! 이건 확실하지 않은 건데…….그리고 그들이 말한 내용은…….
“……하하.”
실소에 가까운 웃음을 흘린 나는 다시 한번 확신했다.
역시, 괜한 불안함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 * *
“워!”
살금살금 다가와 나를 놀래킨 차윤재가 뒷짐을 진 채로 기웃거렸다.
아무래도 내 반응을 살피는 것 같은데.
“전혀 놀라지 않으신 겁니까?”
“발걸음 소리 다 들렸거든.”
“나름대로 조심한 건데…… 눈치가 너무 빠르십니다!”
“그래서, 찾아온 이유는?”
“그게…….”
차윤재가 조금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을 이었다.
“뭔가 생각이 많아 보이셔서…… 무슨 일이 있으신 거라면 제게 말씀해 주셔도.”
“뭐, 별다를 게 있나. 컴백 생각 뿐이지.”
말을 자른 나는 차윤재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피식 웃었다.
“괜한 걱정 말고, 할 일이나 해라.”
얼마 안 가 차윤재가 멀어졌고, 나는 낯짝에 걸쳤던 웃음기를 지워냈다.
바른 대로 불자면, 차윤재가 제대로 봤다.
지금 내 대가리를 지끈거리게 하는 게 한두 개가 아니거든.
첫 번째로는 최승하가 있겠다.
최승하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하느라 밤을 꼬박 새운 게 무색하게도…….
그 일이 있었던 다음날.
– 우리 불편하게 지내진 말아요!
– ……!
– 으음, 나는 형 사랑하니까?
내게 다가와 이렇게 속삭이더니, 지금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굴고 있다.
문제가 있다면…… ‘정말’ 평소처럼 군다는 것이다.
– 형, 형, 형, 나랑 편의점 가요!
– 잠깐 기대서 자도 돼요? 으으, 피곤해라.
그런 일이, 그런 대화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처럼.
가끔은 스스로도 그 새벽의 대화가 허상같이 느껴질 정도니 말 다 한 거다.
어색하지 않게 굴어주는 건 고맙다만, 오히려 더 불안하다.
최승하의 행동력까지 고려하자면…… 분명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을 텐데.
“…….”
“…….”
“…….”
생각하면 할수록 더 답이 없는 미래가 펼쳐지는 것 같으니, 그만 생각하도록 하자.
최승하가 아무리 영리하대도 쉽게 알아챌 수 없는 비밀들이지 않은가.
끝없이 뻗어나가던 생각을 잘라낸 나는 고개를 털어냈다.
“……그래, 일단.”
확실한 게 있다면, 지금 이러고 있을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당장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끊긴 신계와의 연락.
마치 여유를 잃은 것처럼, 원래 계획보다도 급히 이 그룹을 정상으로 올리는 것 같은…… ‘강수’에 가까운 미션.
그리고 관리자들이 내게 전해준 이야기까지.
“계획을 변경해야 해.”
원래는 이럴 생각이 없었지만, 미션을 받은 순간 결심했다.
지금은 내 직감을 믿을 타이밍이었으니까.
머릿속으로 생각을 정리한 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 * *
“아하하.”
“왜 웃어.”
“으음…… 얼굴을 보니까 기분이 좋아서.”
지침서 특성으로 인해 격주마다 얼굴을 보는 놈이 이런 말을 하니 어이가 없군.
“당장 저번 주에도 만났다만.”
“봐도 봐도 보고 싶은가 봐.”
“…….”
“그래서 기뻐, 해온아.”
의현이 눈을 사르르 접어 내렸고, 나는 말문이 막힌 채로 혀를 끌끌 찼다.
어떻게 모든 대답이 이딴 식으로 출력될 수 있는지 놀라울 정도다.
그때였다.
의현이 나와 시선을 마주한 것이다.
“나에게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
“내가 틀린 걸까?”
나는 오늘 의현에게 부탁을 건네야 한다.
의현에게도 쉽지 않을 게 분명한…… 어려운 부탁을.
게다가, 나는 이 자식이 내 부탁에 무조건적으로 고개를 끄덕일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 않은가.
아무리 나여도 양심이 찔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입을 달싹이며 할 말을 굴리던 나는 처음부터 본론을 말하기로 결심하고는, 테이블에 고정했던 시선을 들어 올렸다.
“……사실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서 만나자고 한 거다.”
“그렇구나.”
의현이 쿡쿡 웃기 시작했고, 내 낯짝엔 강렬한 의문이 떠올랐다.
다른 말을 한 것도 아니고…….
부탁할 게 있다는 말밖에 하지 않았는데, 뭐가 좋다고 웃는 거지?
“해온이가 나를 받아들여 줬다는 게 느껴져.”
“그게 무슨 헛소…….”
“지금도 나를 신경 써주는 얼굴이잖아.”
“……!”
“덧붙이자면, 미안해할 필요 없어. 애초에 내가 원했던 거잖아?”
“허.”
“나는 오히려 좋은걸.”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팩트만 놓고 보자면, 지금 나는 의현이 나를 살리고 싶어 한다는 것을 이용해 도움만 받고 있다.
서로 윈윈이 되는 거래라고는 하지만…….
애초에 의현이 원하는 건 내 ‘생존’이었고, 이건 내가 바라는 것과 일맥상통하지 않나.
어떻게 봐도 내게 이득만이 되는 거래라는 뜻이다.
“아하하, 무슨 생각을 하고 있기에 그렇게 심각한 얼굴인지 궁금한데.”
“…….”
“해온아, 너는 모르고 있는 것 같지만…….”
말끝을 늘린 의현이 나와 눈을 맞췄다.
“너는 다정해.”
“……!”
“자신을 희생하는 데는 거리낌이 없지만, 타인이 희생하는 건 보지 못하지.”
의현이 매끄럽게 웃었다.
“그래서, 나는 해온이가 나를 의지해 줬으면 좋겠어.”
“……!”
“이제 말할 준비가 됐을까?”
끝까지 망설이던 내가 천천히 입을 열자, 이야기를 듣던 의현의 눈이 조금 동그래졌다.
역시, 무리한 부탁이라는 걸 느낀 거겠지.
설명을 끝낸 나는 곧바로 덧붙였다.
“……나도 양심이란 게 있어. 거절해도 된…….”
“정말 좋다.”
말이 잘린 나는 스스로의 청각을 의심하며 고개를 기울였다.
……좋다고 한 건가, 지금?
심지어 정말 기분이 좋아 보였다.
봐라.
생글생글 웃고 있지 않나.
“심각한 분위기에서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
의현이 수줍게 눈을 내리깔았다.
“아무리 봐도 이건 나에게 선물인 제안 같아, 해온아.”
“…….”
“뜸을 들이기에, 당장 네 옆에서 사라지라는 부탁이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는데.”
“…….”
“어째서 고민한 걸까? 이렇게 기쁜 제안을.”
입이 벌어질 뻔한 걸 간신히 가다듬은 나는 생각했다.
……이거, 진짜 미친놈인가?
* * *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어느날.
스위치와 밀러스.
두 팬덤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