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55)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55화(55/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55화
“여보!”
여자를 부른 남자가 눈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날도 더운데, 우리 달콤이 숙소에 가서 삼계탕이라도 놓고 올까요?”
“그럴까요?”
“얼굴은 못 봐도 음식만 놓고 오자고요! 달콤이 친구들도 한 마리씩-!”
남자의 말이 끝을 맺기도 전에, 여자가 진지한 어투로 입을 열었다.
“한 마리 가지고 되겠어요? 한창 클 애들인데 한 이틀 두고 먹으라고 3마리씩. 잠깐만, 그럼 애들이 여섯 명이니까 18마리를 해야 하나.”
“여보 말이 맞네요! ……근데 우리가 그렇게 큰 솥이 있던가?”
남자가 고민된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자 여자가 곧장 해답을 제시했다.
“당신도 참, 그게 무슨 문제예요? 하나 사면 되는 거지.”
“역시 난 여보가 너무 좋아!”
부부의 대화가 끝나기도 전에 딸의 방문이 열렸다.
끼이이-
“……? 무슨 얘기 하는 거야?”
“응~ 달콤이 숙소에 삼계탕 좀 놓고 오-”
남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딸이 질색하며 입을 열었다.
“아, 아빠! 엄마! 애들은 그런 거 부담스러워 해!”
순식간에 시무룩해진 남자가 중얼거렸다.
“……얼굴 보고 오겠다는 것도 아니고.”
“버터야, 아빠 속상해하시잖니.”
“그 애칭 좀 관둬! 이 나이 먹고 내가 무슨 버터야! 아무튼, 그런 거 할 생각도 하지 마셔! 애들이 어련히 잘 챙겨 먹을까!”
휘익-!
딸이 등을 돌려 방에 들어가기 무섭게 부부는 작은 목소리로 속닥거리기 시작했다.
“달콤이랑 달콤이 친구들 먹을 삼계탕에 뭘 넣어야 맛있을까요?”
“수산 시장 가서 크고 싱싱한 전복을 구해볼까요. 이왕 하는 거 전복 삼계탕으로.”
여자의 제안에 남자는 눈을 빛냈다.
“세상에! 여보는 어쩜……! 너무 좋은 생각이에요! 그 어린 애들이 잘 챙겨 먹어봤자 얼마나 챙겨 먹겠어요? 김밥이나 라면 같은 거나 먹겠-”
끼이익!
문밖에서 들리는 대화 소리에 다시 문을 연 딸이 눈을 매섭게 떴다.
“아! 엄마! 아빠!”
순식간에 대화가 끊긴 부부는 눈을 깜빡였다.
“……우리 아무 말도 안 했어!”
“그래, 아무 말도 안 했다.”
“다 들었어! 전복 삼계탕이니 뭐니, 애들 부담스러워해, 차라리 돈으로 보내줘!”
남자는 짐짓 억울한 눈으로 딸을 바라봤다.
“애들 없을 때, 숙소에 잠깐 가서 놓고만 오-”
“엄마랑 아빠도 그 기사 보셨죠? 이제 뭐, 경연인가 뭔가로 바쁠 거예요. 우린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야.”
이제 눈썹까지 아래로 휘어진 남자가 입을 삐죽였다.
“하지만 달콤이랑 통화할 땐 그렇게 안 바쁘다구…….”
“이 부부 미치겠네!”
머리칼을 거칠게 쓸어넘긴 딸이 말을 이었다.
“그럼 부모님이랑 통화할 때 ‘예. 어머니, 아버지, 바빠서 황천길 건너기 직전입니다’ 하겠어요? 당연히 바쁘지! 근데 걱정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하는 거겠지!”
“하지만…….”
“하지만은 무슨 하지만이야! 절대 안 돼요! 가려면 프로그램 끝나고 가!”
“복날인데…….”
“복날에 삼계탕 파는 집 널렸어!”
“그래두, 아빠가 만드는 게 맛있잖아…….”
“안 돼!”
“……달콤이는 아빠표 삼계탕을 좋아하는데.”
“맞아, 달콤이는 당신표 삼계탕을 가장 좋아하지.”
“걘 그냥 주는 거 다 먹는 앤데 뭐! 진짜 둘이 가기만 해 봐! 애들이 퍽이나 편해하겠다!”
삐죽…….
딸의 단호함에 남자의 입이 조금 더 튀어나왔다.
“아니이, 현관 비밀번호만 알려달라고 해서…….”
“그럼 전날부터 다른 애들도 멤버 부모님 오신다고 방 청소하고 더 고생하겠지! 우리는 여기서 응원이나 해주는 게 도와주는 거야!”
“전복도 넣을 건데…….”
“전복이고 나발이고 절대 안 돼요! 엄마도 옆에서 은근슬쩍 입 삐쭉이지 말고! 가려면 프로그램 끝나고 가!”
* * *
‘가만 보면 묘하게 허술하단 말이지.’
요즘 이 녀석을 보며 드는 감상이다.
나는 눈을 굴려 류인을 흘겼다.
날카로운 인상과 대비되어서 그런가, 조금 의외인 면모다.
편견에 기반한 이유긴 하다만, 저 서늘한 얼굴 때문에 조금 더 특이해 보이는 게 있다.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게 생겨서는.’
게다가 평소 분위기 자체가 굉장히 무던한 편이라, 정말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를 정도의 은은한 허술함이라고나 할까.
그러면서도 그룹 내 연장자로서의 기둥 역할은 또 제대로 해서, 보면 볼수록 신기한 놈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저 멀리서 영 마주치고 싶지 않은 인물들이 다가왔다.
“음.”
나는 곧장 얼굴에 비즈니스용 미소를 걸친 채 다가오는 이들에게 상체를 꾸벅 숙였다.
“오늘 기대 많이 할게요?”
대기실 복도에서 마주친 트웰브 멤버가 잔뜩 비꼬는 어투로 인사를 받아쳤다.
곡 트레이드 이후, 트웰브는 우리에게 보이던 친절한 태도를 손바닥 뒤집듯이 바꿨다.
내가 입을 열려는 찰나, 최승하가 해사하게 웃었다.
“하핫, 선배님이 기대해 주신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저희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후배의 싹싹한 대답이었지만, 잔뜩 비꼰 말에 대고 저렇게 해맑게 대답하니 오히려 이쪽이 선배를 먹인 듯한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그걸 저쪽도 느꼈는지 트웰브의 표정이 단번에 썩어들어 갔다.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흥미로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불같은 싸움을 원합니다!]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콧김을 내뿜으며 골드 주머니를 짤랑거립니다!]음.
얼른 자리를 피해야겠군!
이러다 싸움이라도 나서 한 대 맞으면 메이크업으로도 못 숨긴다.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골드 주머니를 짤랑거립니다!]대체 나를 뭘로 보고.
나는 곧장 최승하를 흘겨봤다.
여전히 뭐가 문제냐는 듯이 눈을 곱게 휘어 접은 채 트웰브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지도 않고 있었다.
나는 상황 정리를 위해 입을 열었다.
“저희는 준비를 해야 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선배님.”
이번 무대 순서는 프로그램 측에서 임의로 결정했는데, 우리는 트레이드 상대인 트웰브의 무대 직전인 5번째였다.
‘아마 BK 엔터의 청탁 덕분이겠지.’
트웰브와 곡 트레이드가 아니었으면, 분명 첫 타자로 무대를 했을 거다.
그건 좀 고마울지도 모르겠군.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등을 돌리려는 순간 트웰브의 리더 도진이 내 팔을 낚아챘다.
타앗-!
갑작스러운 닿음에 기분이 급속도로 불쾌해졌으나, 눈을 도록 굴려 표정을 대충 만들어낸 뒤 고개를 들었다.
반쯤 맛이 간 듯한 도진이 눈을 사납게 뜨며, 경고하는 어투로 입을 열었다.
“너, 알고 있었지.”
나는 잔뜩 당황스럽다는 얼굴을 걸쳤다.
“선배님, 뭘 말씀하시는지…….”
“……하.”
도진은 잠시 한숨을 내뱉더니 별말 없이 내 팔을 거칠게 뿌리친 뒤 길을 떠났다.
‘아, 구겨졌네.’
구겨진 셔츠를 손으로 펴던 그 순간이었다.
띠링!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당신의 첫 경연에 어울릴 만한 선물을 고심합니다!]……선물?
단번에 눈을 빛내자 띠링, 소리가 연이어 울려 퍼졌다.
[수식언을 밝히지 않은 한 성좌가 의견을 냅니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고개를 끄덕이며 시스템과 협상을 시도합니다!]“형! 얼른 와요!”
최승하의 말에 나는 손을 파닥파닥 흔들었다.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고.
나는 허공을 향해 눈을 반짝였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특성을 내립니다!]별 도움도 안 줄 거면서 쓸데 없이 말만 걸고 귀찮게 굴어서 심한 말을 종종 하긴 했지만, 역시 성좌는 성좌구나. 앞으로는 나도 말을 조심히…….
[스포트라이트(C)]: 무대를 보는 이들의 집중도가 10% 증가합니다!
무대에 선 모든 이의 체력이 10% 증가합니다!
▲ 일회성 특성
사아아-
기대감이 반짝이던 두 눈은 어느새 무광 재질로 변해 있었다.
꽤 쓸만한 버프가 담긴 특성이지만, ……고작 일회성이다.
“이게 끝? ……이게?”
엄청난 걸 줄 것처럼 떠들어놓고?
일회성?
겨우?
허탈한 낯짝으로 중얼거리고 있을 때쯤, 차윤재가 다가왔다.
“형님! 서두르십시오! 곧 녹화가 시작됩니다!”
“……없어.”
“예?”
“쓸모가, 쓸모가 없어…….”
* * *
“함성만 지르세요. 개인 멘트 적발 시 바아~ 로 내보냅니다.”
관계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300명의 팬 앞에서 엄포하듯 으름장을 놨다.
곽덕배는 그것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주 적발되면 팬덤 전체를 내보낸다고 해라~!’
“개인 멘트 걸리면 그 라인 팬덤 싹 내보냅니다.”
“……!!”
자신의 속마음이 털린 순간 멈칫한 곽덕배는 주위를 둘러봤다.
휙! 휙!
‘라이트온 쪽 50명, 대부분 어디선가 봤던 얼굴들이로군.’
고인물로 생활하다 보면, 이런 스케줄에 참여하는 인원은 솔직히 거기서 거기기 때문에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관계자로 추정되는 남성은 한 번 더 말을 이었다.
“카메라! 특히 카메라! 걸리면 진짜 다 내보냅니다! 그리고 방송에 나올 수 있다는 건 사전에 공지했죠? 마스크나 모자 같은 걸로 얼굴 부자연스럽게 가리지 마세요. 슬로건도 안 됩니다.”
곽덕배는 성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원 열심히 해서 애들 기 살려줘야지!’
“자 그리고 아까 나눠 드린 스위치 다들 갖고 계시죠?”
“네!”
“이거, 3표 투표하시는 겁니다. 3표요.”
‘음~ 라이트온만 투표해야지!’
독심술을 하는 게 분명한 관계자가 헛웃음을 치며 말을 이었다.
“3표 안 지키시고, 1표 혹은 2표만 찍으시면 그거 무효표 됩니다. 이상한 생각 하지 마세요~”
“다 들으셨죠? 대답 한 번 해주세요.”
“……예에~”
곧이어 녹화가 시작되는 듯 웅장한 효과음과 함께 전광판에 프로그램 로고가 새겨졌다.
곽덕배는 침을 꿀꺽, 삼켰다.
무대에 MC가 올라서자 함성이 거대한 스튜디오를 메웠다.
“와아아아아악-!”
“과연 Top의 자리를 거머쥘 그룹은 누구일까요? 별들의 전쟁! To The Top,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와아아아아-!”
“이번 1차 경연은 특별하게 진행됩니다. 바로 곡 트레이드인데요.”
엥?
MC의 강렬한 헛소리에 팬 300여 명의 함성이 끊겼다.
툭……!
동시에 곽덕배의 이성도 끊겼다.
‘……곡, 트레이드? 그러니까 바꾼다고?’
곽덕배의 얼굴이 솜사탕을 물에 씻어버린 너구리처럼 비참해지기 시작했다.
‘아주 다 털어 가라! 다 털어 가!’
누군지는 몰라도 저런 거면, 가져갔겠지!
‘빌어먹을 세상~! 멸망해라~!’
곡 트레이드 방식까진 알 수가 없었기에, 당연히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당황한 팬들 사이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커졌다.
당연한 일이었다. 여기 있는 사람 모두가 각자의 노래로 무대를 꾸렸을 거라고 예상했으니까.
MC는 이런 술렁임을 예상했다는 듯 자연스럽게 멘트를 이어갔다.
“자, 그럼 첫 번째 팀들의 무대부터-”
곽덕배는 쿵쿵 뛰는 심장을 주체할 수 없었다.
‘분명 첫 번째 무대겠지!’
-라는 예상은 장렬히 빗겨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