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59)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59화(59/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59화
털썩!
일어서자마자 다시 침대에 주저앉아 버린 나는 긴 한숨을 내뱉었다.
무대 직전에 받았던, 집중도와 체력을 10%씩 높여준다는 특성을 사용했는데도 몸이 이 지경이라니.
그거라도 없었다면, 아마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했을 것이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귀를 쫑긋 세웁니다.]메시지를 흐릿한 눈으로 무시한 나는 눈짓으로 무언가를 불러냈다.
[힐링 포션(B)]을 사용하시겠습니까? [YES]◀ [NO]사실 웬만하면 아껴두려고 했으나, 열댓 명에게 두들겨 맞은 것처럼 온몸이 아팠다.
……두 발 딛고 서기도 힘들 지경이었다.
[힐링 포션(B)]이 발동됩니다!사아아아악-
메시지와 동시에 혈관 곳곳에 활력이 도는 게 느껴졌다.
“……!!”
피곤함은 물론, 젖은 이불같이 무거웠던 몸뚱아리가 순식간에 가벼워졌다.
“오.”
겨우 일주일뿐이라는 게 아쉬울 정도다.
아쉬움에 입맛을 다신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팔을 붕붕 돌렸다.
이렇게 멀쩡한 게 대체 얼마 만인지.
“형, 괜찮아요? 다리 마사지해 드릴까요?”
방금 전, 내가 병든 병아리처럼 다리를 후들거리다가 침대로 엎어진 걸 목격한 최승하가 걱정 담긴 눈길을 보냈다.
거절의 의미로 고개를 저은 나는 거실로 나갔다.
내일 2차 경연 주제를 알려주겠다고 했으니, 오늘만큼은 마음 편히 휴식이었다.
거실로 나간 나는 베란다 문을 열었다.
드르륵-
나는 멍하니 창밖을 바라봤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였다. 햇살도 좋고.
음, 이참에?
무언가 생각한 나는 곧장 방문을 열었다.
“최승하.”
“우리 나갈까.”
내 말에 최승하가 충격받은 얼굴로 손에 든 태블릿 PC를 툭, 떨어뜨렸다.
“형, 뭐라고요?”
“나가자고.”
“뭐, 뭐라고 하셨어요?”
슬슬 어이없어서 입을 닫고 있으니 녀석이 입을 텁, 하고 가리며 말했다.
“형이 저한테 나가자고 한 거 처음이에요!”
……이게 저럴 일인가.
“다 같이 나가자. 네가 애들한테 말해.”
내가 말하긴 어색하니까.
또 정신 나간 사람 쳐다보듯 할 게 뻔하기도 하고.
대체 성해온의 성격이 어땠으면, 정상적인 행동을 했을 때 더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는지 모를 일이다.
* * *
바깥으로 나서자 조금은 선선해진 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다들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저는 다 좋아요!”
“상관없어요. 아무 데나 가시죠.”
“저도 가리는 음식은 전혀 없습니다!”
“음, 나도 다 괜찮을 것 같은데.”
“……저도.”
나는 멤버들의 대답에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럼 룸 있는 식당으로 가자. 내가 알아봤어.”
이제 나름 얼굴이 알려져서, 뻥 뚫린 식당에서 먹는 건 조금 부담스럽긴 했다.
룸이 구비된 중식당으로 향한 우리는 앉자마자 메뉴판을 열었다.
“먹고 싶은 거 시켜. 내가 살게.”
“……?”
이 말과 동시에 여섯 개의 시선이 전부 나에게로 쏠렸다.
귀신이라도 본 것 같은 얼굴이었다.
어이없지만, 이럴 땐 이런 말을 해줘야 이 녀석들이 납득한다.
“……너네 좋으라고 사는 게 아니고, 내가 먹고 싶어서 온 거다.”
예상대로 놈들의 면면에 편안함이 깃들기 시작했다.
나는 곧장 메뉴판에 있는 것들을 다양하게 주문했다.
빠르게 나온 음식이 테이블 위를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나는 곧장 눈앞에 있는 칠리새우를 집어 입에 넣었다.
심각하게 허기가 졌다.
그 순간, 차윤재가 잔뜩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무, 무슨 일 있는 건 아닌 겁니까? 뭐든 털어놓으셔도…….”
성해온의 통장 잔고를 확인한 뒤로 마음이 너그러워진 김에 밥 한번 사려고 했더니, 이거 정말 못 해먹겠군.
숨 막히게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보려는 듯 류인이 말문을 열었다.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니까 어색하네.”
류인의 말에 최승하가 웃으며 대답했다.
“지금 이 시간엔 희승 쌤한테 혼나고 있어야 하는데.”
먹는데 구희승 이야기를 하니 밥맛이 떨어지는군…….
하지만 살기 위해 음식을 입에 욱여넣었다.
그때, 최승하가 옆에서 속닥거렸다.
“저희 밥값 많이 나온 것 같은데, 저랑 반씩 내요.”
“이미 계산했어.”
이럴까 봐 아까 미리 계산했다.
다들 나한테 쉽게 얻어먹어 줄 것 같지가 않단 말이지.
지금도 류인이 카드를 꺼내다가 내 말을 듣고 멈칫하고 있지 않은가.
“……!”
약간 놀란 기색의 최승하가 눈을 접어 웃으며 말을 이었다.
“형, 잘 먹었어요. 그럼 커피는 제가 사게 해주시는 거죠? 얼른 나가요!”
카페로 향하는 길.
나는 스마트폰을 높이 들고 멤버들에게 손을 까딱였다. 모이라는 뜻이었다.
‘공식 계정에 올려야지.’
자연광 속에서 사진이 잘 나온다는 건 공식 수준이기 때문에.
“흠.”
엉성하게 앵글 안에 들어오긴 하는데, 영…….
사진상으로 이렇게 떨어져 있으면 어떻게 보이겠는가.
더럽게 안친한가 보다, 싶겠지.
예전엔 몰라도 이젠 그 정도로 어색한 느낌은 아닌데, 스킨십적으론 아직 멀고도 먼 것이다.
“다들 붙어봐.”
싱긋…….
내가 만면에 미소를 띄우자, 멤버들이 후다닥 모이기 시작했다.
차차차찰칵!
차차차차차찰칵-!
갑작스런 연사 공격에 아직 혼이 돌아오지 않은 멤버들이 물음표를 띄우기 시작했다.
“방금 뭐가 지나간 거지?”
류인의 말에, 한수현이 입을 열었다.
“형들은 이제 적응할 때가 되셨습니다. 이후에 팬분들이 볼 수 있는 계정에 업로드될 테니 결론적으론 좋은 거죠. ……분명 좋아하실 테니까요.”
“맞아요……! 좋아, 하실 테니까.”
뒤에서 우다다 달려온 최승하가 한수현과 신유하의 어깨에 팔을 걸쳤다.
“으휴 귀여운 놈들~ 잠깐만, 저 형 지금 우리 버리고 혼자 가는 거야? 형! 해온 형!”
나는 메아리치듯 들려오는 최승하의 목소리에 피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너네가 너무 느려서 버리고 간다.”
“아잇! 잠깐만요! 그런게 어딨어. 거기서 딱 기다려요. 금방 간다! 딱 3초만!”
“1, 2, 3.”
“와아악! 저 형 딱 3초만 세고 등 다시 돌리는 것 봐!”
카페에 들어온 우리는 주문을 마쳤다.
음료는 테이크아웃해서 나갈 참이었는데, 한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여길 보며 소곤거리는 게 느껴졌다.
멤버들도 그걸 의식하는지 한껏 어색하게 굴고 있었다.
……말 걸어주길 기대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보통 어느 정도 인지도 있는 연예인은 모자나 푹 눌러쓰고 자리를 피할 텐데 말이다.
망돌의 비애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주문한 음료가 나왔다.
“감사합니다.”
그때, 테이블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우르르 다가왔다.
“……저기, 라이트온 맞죠!”
이렇게 정확하게 알아본 사람은 처음인지라,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어, 어어! 사, 사진 같은 건-”
음, 이번에도 사진 요청인가?
그건 죄송하지만 안 되겠다고 정중히 말하려던 참이었다.
“어차피 안 되는 거 아니까요……! 이거, 사인만 해주시면 안 될까요? 펜이랑 종이가 없어서, 여기에요……!”
눈앞의 사람들이 내민 건, 스마트폰 메모장이었다.
도리를 아는 사람들이었다.
“아, 이거 제대로 안 되네요.”
손가락으로 하려니 삐뚤빼뚤하게 선이 그어졌다.
“아니에요! 너무 감사합니다! 가보로 보관할게요! 프로그램도 응원할게요! 그리고 진짜 진짜 잘생기셨어요!”
메모장 사인을 받은 무리는 미련 없이 자리로 돌아갔다.
스윽…….
나는 멤버들을 조용히 둘러봤다.
누군가가 자신들을 알아봐 준 것이 기쁜지 미세하게 얼굴이 풀어져 있었다.
사실상 인지도가 올라간 지는 꽤 됐지만, 여태껏 연습실과 숙소만을 오가느라 체감하지 못했을 테지.
사실 오늘의 외출엔 꿍꿍이가 있다.
바로 친해지기!
이전보단 확실히 친해졌다지만, 요새 악랄한 편집이 난무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다 보니 점점 더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더 가까워져야 한다.’
아무런 건덕지를 잡을 수 없을 만큼 더 견고한 그룹으로 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성해온의 화려한 전적 탓에, 이 녀석들과 어느 정도 이상으로 가까워지는 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 오늘 휴식을 가지는 김에, 맛있는 것 좀 사주면서 호감도나 높여볼 계획이었지.
– 너네 좋으라고 사는 게 아니고, 내가 먹고 싶어서 온 거다.
좀 전의 식당에서의 일을 상기한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대차게 말아먹었군.’
이래서야 친해질 수나 있을는지 모르겠다.
“흠.”
원래 나부터가 남들과 친밀함을 나누던 성격이 아니었어서,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섰다.
……보통 친구들은 뭘 하지?
그 순간, 떠오른 생각에 나는 망설임 없이 입을 열었다.
“영화 보러 갈까.”
영화관보단 집에서 혼자 영화 보는 걸 좋아하지만, 보통 친구들은 이러고 놀지 않나.
“……?”
아무 대답이 없기에 고개를 휙, 돌렸더니 멤버들의 얼빠진 얼굴이 보였다.
“형, 솔직히 저희한테 뭐 숨기는 거 있죠……!”
최승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한수현이 그 프로그램이 그럴 줄 알았다는 얼굴로 읊조렸다.
“혹시 저희 프로그램 하차하래요?”
“아니면 혹시, 형님 탈퇴하십니까……?”
말문이 턱 막혔다.
X발, 이건 뭐…….
답도 없는 상황에, 그냥 등을 돌려 발걸음을 재촉했다.
숙소나 들어가서 잠이나 자야지.
제정신인 놈이 없어.
제정신인 놈이.
내가 홀로 앞질러 나가자, 류인이 보폭을 넓혀 단숨에 내 옆에 섰다.
그래 이 녀석은 그나마 정상적이었지.
류인은 입을 달싹거리다가 뒤에 놈들에게 들릴세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해온아, 무슨 일 있는 거야?”
“…….”
정정한다.
이 그룹엔 정상이 없다.
정상은 그나마 나뿐-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며 정색합니다!]이젠 그냥 이것도 스팸 메시지 같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대노합니다! 자신은 고귀한 존재라고 친절하게 설명합니다!]스팸 메시지는 차단할 수라도 있지.
쯧쯧.
진짜 어떻게 정상이 없냐.
정상이.
* * *
“난 해온이 형이 영화를 좋아하는지는 몰랐네~!”
그냥 숙소로 가겠다는 거, 말 나왔으면 가야 한다며 기어코 나를 질질 끌고 왔다.
“…….”
흐릿한 낯짝으로 영화관 내부를 훑어본 나는 곧바로 매점에서 간식거리를 샀다.
“앗, 형이 샀어요? 으하하하! 형 잠깐만요!”
영화표 예매를 위해 줄을 서고 있던 최승하가 갑자기 웃으며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찰칵-!
“아니, 무슨, 팝콘 그 큰 걸 세 통이나 껴안고 와요! 진짜 은근히 웃긴 사람…… 죄송합니다~”
나는 싱긋 웃으며 최승하에게 속삭였다.
“지워라.”
손을 씻고 오겠다던 다른 멤버들은 이쪽을 보자마자 빠르게 걸어오더니, 내 품에 있던 팝콘 통을 하나씩 나눠 들었다.
“그나저나, 볼만한 영화는 상영 시간이 너무 붕 떠 있거나 자리가 없네요.”
“그냥 아무거나 보자.”
이딴 말을 하면 안 됐었는데…….
* * *
“엄마! 저 형아들은 애기도 없눈데 이고 왜 봐?”
이봐, 꼬맹이.
……조용히 해라.
주위를 둘러보니, 아이들과 보호자뿐이었다.
그 사이에서 건장한 남성 6명이 주르륵, 앉아 있으니 정말 웃긴 광경이었다.
민망함에 정면만 바라보며 무표정으로 팝콘을 씹고 있었는데, 최승하 이놈은 이 상황이 웃겨 죽겠는지 옆에서 큭큭대고 있었다.
다른 멤버들은 나와 별다를 것 없는 상태인지, 귓불이 빨개진 채로 고개를 숙이고 있거나, 아무렇지 않은 척 스크린을 보고 있었다.
“수현아. 지금 네가 먹은 거 내 콜라야.”
“……아, 죄송해요. 형이 이거 드세요. 입 안 댔어요.”
저놈도 민망한가 보군.
아무거나 예매하라고 재촉해서 그냥 진짜 당장 시작하는 걸로 들어온 건데, 이게 유아용 애니메이션 극장판이었다니.
애니메이션인 줄은 알았으나, 제목부터 <모험가의 탐험일지>라서 이렇게 타깃층이 유아 연령일 줄은 몰랐다.
“쉿, 쉿! 형들도 볼 수 있는 거예요~”
“저 형아들두 애기야?”
……차라리 아무 말을 말아주세요.
영화가 시작되려는 듯, 스크린에 광고가 들어오자 어린이들이 집중하기 시작했다.
[ 우리는 아름다운 곳을 탐험하는 모험가~♩♪ ] [ 드넓은 바다~ 푸르른 초원~ 우거진 나무~ 우리가 못 가는 곳은 없지~ ♩♬♪ ]영화는 의외로 재밌었다.
보호자로 따라온 어른들도 나가면서 생각보다 재밌었다고 떠드는 걸 보면, 잘 만든 영화임은 확실했다.
“……킁.”
“뭐야? 우리 윤재 슬펐어요?”
“그, 그냥 코 한 번 훌쩍인 거 가지고 무슨!”
“아닌데? 눈가도 묘하게 벌건데?”
“아! 아니라고 했잖습니까……!”
차윤재 한번 도와줄까.
절대 오늘따라 최승하가 얄미워서 이러는 건 아니다.
“아까 보니까 승하가 훌쩍이던데.”
그렇다.
이건 생각보다 감동적인 스토리가 담겨 있는 애니메이션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최승하는 안 울었다.
그냥 건조한 눈빛으로 쳐다보던데.
“……!”
“뭐야, 형님! 저한테 덤터기 씌우신 겁니까? 해온 형님이 아니었으면 평생 모를 뻔했지 뭡니까! 참나, 다 소문내야겠습니다!”
“어어? 아냐! 나 안 울었어!”
최승하가 억울하다는 듯이 손을 파닥거렸고 류인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U라이브 때 말해야겠다. 승하가 이거 보고 울었다고.”
“그러게, 말해야겠다.”
“형들이 이러니까 나 억울해 죽겠네~?”
그 순간이었다.
“오늘, 데리고 나와주셔서…… 감사해요.”
신유하가 내 옷자락을 살짝 잡은 채 작게 읊조렸고, 한수현이 지나가듯 동조했다.
“밥도 맛있게 잘 먹었어요. 다음엔 제가 살게요.”
“저, 저도 살게요……!”
나는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됐다. 어린애한테 얻어먹을 정도는 아니라서.”
내 말에 한수현이 작게 발끈했다.
“……! 어린애 아닌데요.”
“맞는데.”
“제가 아직 열여덟인 건 맞지만, 저기 저 형보다 정신연령이 높습니다.”
“뭐엇?! 지금 왜 갑자기 나를 가리키지?”
“그래, 네가 최승하보단 낫지.”
“맞습니다.”
한수현이 곧장 긍정했고, 최승하가 왁왁거렸다.
다른 놈들의 웃음소리도 들려왔고 말이다.
종합하자면, 그래.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다음 날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까맣게 모른 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