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6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68화(68/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68화
– 팬덤명 공모 공지 떴어요! http://twit……
– 폐관수련 들어감 아이디어 깨달음 얻고 나올게
└ 벽곡단? 맞나 그거 던져주면 되는 거냐?
└ 아니 라이트온 직캠 계속 재생되는 패드 부탁할게
– 2년 채우기 전에 공식 만드는구나
– 와 채택되면 사인 폴라랑 사인 앨범? ㅇㅇ 오늘부터 머리 박박 굴리기 시작해 줄게
– 세상에서 가장 어색하다 명훈이가 일을 해…?
– 오늘 유라이브 애들 팬 사랑 미친 거 아니냐고 눈물 흘리면서 녹화함 (영상)
– 폴라 너무 탐나는데 이거 어떡함
└ 폴라 내가 받는다 ㅅㄱ
└ 누구 맘대로???? 내가 침 발라놓은 지 오래임
사측과 미리 협의했던 내용이라, 라이브가 종료되자마자 공지가 올라온 모양이다.
회사는 아무런 상품 없이 팬덤명 공모를 열자는 입장이었는데 내가 뜯어말렸다.
쯧쯧, 어딜 날로 먹으려고.
나는 스크롤을 빠르게 내렸다.
다행히 분위기가 좋은 편이었다.
간혹 예리하게 의혹을 주장하는 분들도 있지만, 어느 정도 사실이라 할 말이 없다.
– 귀찮아서 공모하는 거 아님? 뭔가 명훈이라면 가능성 있어
└ 그래도 명훈이 뇌에서 나온 팬덤명 쓸 바엔 이게 훨씬 나음 ㅅㅂㅋㅋㅋㅋ
– 팬덤명은 보통 짜잔~ 하고 공개 아님? 이런 건 또 처음 보네
이상한 팬덤명을 픽스해 버릴까 봐 공모로 돌리자는 아이디어를 냈던 거니까.
팬들도 즐겁고, 나도 마음 놓이고.
공모받은 아이디어를 종합하여 회사가 아닌 우리가 직접 고를 거다.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당신의 끊이지 않는 의심에 감탄합니다!]회사는 죽어도 믿지 못한다. 아니, 믿지 않을 거다.
좋은 아이디어들 사이에서도 기가 막히게 이상한 거 고를 놈들이다.
명훈이 말고도 정신 나간 윗놈들이 있을 줄 누가 알아.
정재진같이 정상적인 인간도 있겠지만, 아닌 사람이 배는 넘을걸.
“근데 뭔가 뭉클하네요. 드디어 저희 공식……!”
최승하의 말에 차윤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은 허황된 이야기지만……! 나중에는 콘서트도 열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저는 벌써 팬분들이 어떤 아이디어를 내실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나도 팬덤명 공모 참여해야지!”
호기롭게 말을 꺼냈던 최승하가 고개를 저었다.
“아냐, 그러다가 당첨이라도 되어버리면…… 팬분들 드릴 상품이-”
“……꿈 깨.”
조곤조곤 진실을 말하는 신유하에 한수현이 같은 생각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팬분들 아이디어가 얼마나 많겠어요. 우린 못 이겨요.”
나는 멤버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래도 우리 참여하자.”
“역시 해온 형이 내 맘을 알-”
“그리고 그걸 유라이브에서 말하자. 아니다. 아예 컨텐츠를 찍어 올릴까.”
“이 형은 정말 정체가 뭘까…….”
“사실 다른 그룹이 팬분들 애칭으로 부를 때 조금 부러웠는데 우리도 드디어 생기네.”
스으으-
나는 고개를 느릿하게 돌려 류인을 바라봤다.
‘그런 말은 라이브 켰을 때 했어야지.’
이 녀석들은 아직 한참 멀었다.
그리고 우린 이다음 날 거대한 엿을 먹어버린다.
* * *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류인의 말을 가볍게 무시한 트웰브가 아니꼽다는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쯧, 싸가지 없는 놈들.
당연하게도 우리 여섯 명의 인사는 모조리 씹혔다.
물론 카메라는 꺼져 있었고 말이다.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자신들이 불공정한 거래로 미션 내용을 알고 있었으니 우리도 그랬을 거라고 확신한 모양이다.
첫 만남 때 떨던 가식은 집어치우기로 작정했나 보지.
그래, 우리는 연습할 시간도 모자란 이 시간에 무려 ‘친해지길 바래’의 연장선 촬영을 하고 있다.
‘더러운 Nnet 놈들.’
원래 이런 계획 없었는데, 시청률이 잘 나오니 갑자기 추가한 모양이다. 우리도 어제 늦은 밤에 연락받았다.
무려 촬영지는 분위기까지 좋은 카페의 루프탑.
감성 넘치게 꾸며진 공간 위에서 15명이 기 싸움을 하고 있었다.
저쪽에서 우리에게 적대감을 이렇게 드러내는데, 우리도 굳이 빌빌거릴 필요 없다.
물론 카메라 켜지면 빌빌댈 거지만.
“촬영 시작합니다~”
타악-!
슬레이트가 날카롭게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촬영이 시작됐고, 이 가식적인 놈들은 표정을 싹 바꿨다.
“밖에서 후배님들을 만나다니~ 반가워요!”
트웰브의 리더, 도진은 맞은편에 앉은 내 양손을 덥석 잡아채더니 저런 멘트를 치며 손을 흔들어댔다.
타인과 닿은 순간, 역겨움이 몰려왔지만 이 느낌도 이제 조금 익숙해졌다.
나는 가식적인 낯짝을 걸치고 카메라를 힐끗 바라봤다.
이런 데서 질 수 없지.
“선배님, 윽……!”
나는 한 손을 들어 눈 쪽을 가리며 얼굴을 찡그렸다.
순간적으로 표정 관리에 실패한 도진이 미간을 찌푸렸다.
“안전거리 지켜주세요. 선배님이 너무 잘생기셔서 눈이 부십니다.”
참고로 이놈은 팀에서 비주얼 라인에 속하지만 상태창 속 비주얼 등급은 B-, 내가 더 잘생겼다.
한마디로 기만이라고 할 수 있다.
내 멘트와 동시에 놀란 금붕어 얼굴이 된 멤버들이 잠시 흠칫하더니 열심히 받아치기 시작했다.
“하핫, 선배님들! 무대 아래에서도 이렇게 멋지시면 반칙입니다!”
“눈이 부십니다. 선배님들과 이렇게 마주 앉아 있으니 감개가 무량…….”
“하하, 예……. 라이트온도 잘생기셨습니다.”
트웰브는 뭐 이런 새끼들이 다 있냐는 얼굴이었다.
카메라가 돌아가니 금세 얼굴을 바꿨지만.
트웰브가 간과한 것이 있다면, 가식은 우리 쪽도 잘 부린다는 것이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우리’가 아니라며 정정을 요청합니다!]쯧.
그때 카페의 직원이 긴장한 듯 삐거덕대며 이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방송 출연이 처음인 일반인의 흔한 모션이었다.
“주, 주문받겠습니다.”
선배님 먼저 주문하라는 듯, 공손하게 손을 내밀었지만 트웰브가 우리 먼저 주문하라며 턱짓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4잔, 따뜻한 캐모마일 티 1잔, 자몽 에이드 1잔, 부탁드립니다.”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트웰브의 멤버가 말을 걸었다.
“오~ 멤버들이 좋아하는 음료 메뉴까지 다 외우고 다녀요?”
음, 좋은 질문이다.
촬영지가 카페라는 소식을 듣자마자 메뉴판을 검색해 멤버들에게 시킬 메뉴를 미리 캐냈었다.
이건 꼭 나왔으면 좋겠는데.
서로 절친한 그룹 이미지 메이킹에 아주 좋을 것 같거든.
“예. 당연히 가족 같은 존재니까요.”
“그런가요? 멤버분들이 놀라시는 것 같은데.”
이 새끼가.
“애들이 수줍음이 많아서 그런 편이죠. 낯 뜨거운 말만 들으면 이런다니까요. 하하.”
나는 쐐기를 박기 위해 멤버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얘들아 사랑해.”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지금 당신의 눈빛이 동태 같다고 합니다!]동태? ……그건 곤란한데.
나는 눈을 느리게 깜빡이며 눈에 생기를 충전한 뒤 멤버들을 바라봤다.
내 행동에 어지간히 놀랐는지 면면들이 조금 새하얗게 질려있었다.
하지만 카메라 앞에서 그런 감정을 티 낼 만큼 멍청한 놈들은 아닌지라, 녀석들은 이내 얼굴에 웃음기를 걸치기 시작했다.
“맞아요~ 형 사랑해요.”
“……제가 더요.”
최승하에 이어서 카메라를 다분히 의식하고 있는 한수현까지 방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나는 맑게 웃으며 화답했다.
“나는 너희의 리더라 행복해.”
내 말에 차윤재가 잠시 흠칫거렸으나 이내 표정을 정돈하고 하하, 웃었다.
이쯤 되니 트웰브도 공격 의지를 잃었는지 꽤나 어처구니없는 얼굴로 우릴 바라봤다.
“예…… 진짜 친하시네.”
“아무래도 그런 편입니다.”
나는 수줍은 얼굴을 한 채 말을 잇기 시작했다.
“……저흰 사실 트웰브 선배님과 친해지고 싶었습니다.”
“저희랑요?”
“팬이거든요.”
“해온 씨가 저희 팬이에요?”
“그럼요. 저 선배님들 웬만한 영상 다 봤습니다.”
나 말고 이해성이 본 거지만.
트웰브의 막내가 흥미롭다는 듯 상체를 기울였다.
“저희 영상을 다 봤다고요?”
나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원도 출신 맞으시죠.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음식이 감자, 하지만 유일하게 먹는 게 감자튀김. 감자튀김은 케첩 말고 그냥만 드시고, 감자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집이 감자 농사를 지…….”
“와하하, 맞아요. 그거 저희 자컨에서 나오는 건데 진짜 팬이신가 보네!”
이해성은 그쪽 팬은 아니었고, 모든 영상을 다 챙겨 보는 잡덕이었습니다만.
“저에 대해서도 아세요?”
“네. ENFP, 반려동물의 이름은 해피, 갈색 털에 특징은 매우 귀엽고……”
“그만! 와~ 그만하셔도 돼요. 어떻게 이런 걸 아시지?”
나도 놀랍다.
이해성은 트웰브 팬도 아니었으면서 이걸 왜 다 알고 있는 거지?
슬슬 분량에 위기감이 들었는지, 도진이 웃으며 말을 걸어왔다.
“저희 노래, 무대 해주셨잖아요. 저희 정말 놀랐습니다.”
똑같이 웃으며 멘트를 칠 생각이었는데, 예상외의 인물이 답을 자처했다.
“곡이 워낙 좋지 않습니까! 정말 명곡입니다. 저희는 한동안 숙소에서 그 노래만 들었습니다. 정말로요!”
도진은 곧바로 차윤재를 바라보며 웃었다.
“오~ 정말요? 이거 영광이네요. 저희도 정말 즐거운 무대였어요.”
거짓말.
그딴 으라차차로 즐거운 무대를 했을 리 없다.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방금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면 500골드를 후원하겠다고 약속합니다!]정말 열받는다.
나는 잔뜩 감동받은 표정을 걸치고 마른 얼굴을 쓸어내렸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선배님들이 저희 노래를 해주셨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서…….”
“아~ 그렇죠. 근데 아끼는 노래를 저희가 하게 되어버려서 아쉽지는 않았어요? 물론 고의는 아니었지만요.”
뼈가 있는 말이었다.
저쪽은 우리 역시 정보를 선수 쳤다고 생각하니까.
이건 인터뷰를 했던 내가 대답해야 할 문제 같아서, 입을 떼려는 순간 최승하가 대답을 낚아챘다.
“아앗, 물론 조금 아쉽기야 했는데요!”
나는 약간 놀란 눈으로 녀석을 바라봤다.
정말 진심으로 아쉬운 기색이었다.
나까지 속을 정도로.
“해온 형 말대로 저희 데뷔곡이라 의미가 남다르긴 했는데, 저희 그룹이 그냥 트웰브 선배님 팬이어서! 그 마음은 금방 사라졌어요! 오히려 너무 영광이었습니다!”
흠.
정말 의뭉스럽단 말이지.
어떨 때는 속도 없는 놈처럼 헤실대다가, 한 번씩 이렇게 묘한 모습을 보인다.
의문이 이어지던 와중, 직원 넷이 쟁반을 들고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멤버들이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음료를 받아들자 바닥에 앉아 있던 스태프가 입을 열었다.
“이거 오늘 트웰브 선배님들이 사시는 겁니다~”
아하, 이렇게 훈훈함을 연출하시겠다?
“……예?”
나는 잔뜩 충격받은 얼굴로 스태프를 바라봤다.
당황한 얼굴의 스태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기껏해야 ‘선배님, 감사합니다~’ 소리나 할 줄 알았겠지.
나는 결연한 얼굴로 손에 들린 커피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저 이거 못 먹습니다.”
“그게 무슨?”
“……이대로 박제하겠습니다. 아까워서 어떻게 먹죠? 방금 한 입 먹은 것도 아까워 죽을 것 같은데요.”
“……!!”
멤버들의 경악 섞인 시선이 몰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