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80)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80화(80/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80화
“쟤네 분위기 소개팅 아니야? 왜 이렇게 어색해~”
“친해지길 바래 이름값 한다!”
“우우~ 어색하다~ 어색해~”
주변에서 낄낄대는 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수줍은 얼굴로 작게 읊조렸다.
“존경하는 선배님인데, 어떻게 낯을 안 가립니까…….”
트웰브의 멤버들이 순간적으로 질색하는 게 여기까지 느껴졌지만, 역시나 무시한 뒤 스크린에 시선을 집중했다.
* * *
오늘 무대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중간중간 무대에 리액션 컷으로 나오는 라이트온을 보려는 자그마한 의지 하나로 곽덕배는 TV 앞에 앉아 있었다.
“아, 애들이 안 나오니까 영 재미가 없네.”
스마트폰이나 해야겠다는 생각에 화면에서 눈을 돌리려던 순간, 그녀는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1화에 잠깐 나왔던, <친해지길 바래> 매칭 영상이 짤막하게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헉, X발 설마?”
이유 없이 넣었을 리는 없을 거다.
예상대로 곧 화면에는 라이트온이 나오기 시작했다.
곽덕배는 다급하게 타자를 치기 시작했다.
– 긴급긴급긴급 지금 라이트온 나옴 라이트온 나옴
그러고는 화면에 가까이 다가가 볼륨을 높였다. 자세가 절로 경건해지기 시작했다.
이어지는 너무나도 훈훈한 그룹 분위기에 곽덕배는 정신이 아찔해짐을 느끼고 있었다.
‘사랑해? 지금 멤버들한테 사랑한다고 했나?’
심지어 지금 라이트온은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숨겨진 내막 따위 알 리 없는 라이트온 팬덤은 폭주하고 있었다.
– 미, 미, 미미미쳤나 저는 판타지 속 아이돌을 파고 있는 건가요?
– 진짜 가족 같은 존재래 미쳤나 봐ㅜ 이러는데 내가 어떻게 라이트온을 안 좋아해
– 애들 서로 사랑한다고 하는데 눈빛 꿀 떨어져 어떡함????
– 와 해온이 ㅅㅂ 애들 마시는 음료 다 외우고 있는 것 봐 진짜 발린다 리더미
“뭐, 뭐야?”
실시간으로 트웰브의 TMI를 읊어대는 성해온을 보며 곽덕배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세상 사람들에게 관심도 없게 생겨서는, 사실 K-pop 전문가……?
– 아니 성해온 뭔데? 케이팝 전문가야? 성 교수님!!!
└ 잠만 그거 어감이 좀
– 해온이랑 케이팝 지식 배틀하면 내가 질 듯… 나도 저 친구 집이 감자 농사를 짓는 줄은 몰랐지…
뒤이어 트웰브 멤버네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이름까지 맞추는 광경에 팬들은 기함할 수밖에 없었다.
“해온이는 진짜 정체가 뭐야?”
곽덕배의 진지한 궁금증이었다.
이 <친해지길 바래> 코너를 성해온이 하드캐리했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트웰브에도 예능 멤버가 있긴 하다만, 성해온이 주도권을 잡고 진행을 이끌어가고 있었다.
유쾌한 선을 완벽하게 지키면서 말이다.
그뿐인가, 라이트온 멤버들도 그에 맞춰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우리 애들 예능 천재야…….’
정신없이 화면에 집중하고 있을 무렵, 트웰브 쪽에서 1차 경연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고 곽덕배는 긴장했다.
불과 일주일 전, 이 주제로 트웰브의 팬덤인 트윙클과 큰 다툼을 겪었기 때문이다.
물론 쪽수가 달리는 관계로 라이트온 팬덤이 더 얻어맞긴 했지만.
……솔직히 불자면 일방적으로 얻어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 잠깐만.”
꿀꺽!
긴장감이 전신을 훑고 지나갔다.
트윙클 이 미친 것들이 또 쓸데없는 걸로 시비 걸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두통이 몰려오는 기분이었다.
다행히 라이트온 멤버들은 잘 대답했고, 편집도 괜찮았다.
이 정도면 별 논란은 없겠다 싶어서 곽덕배는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바로 그 순간, 트웰브의 멤버 한 놈이 입을 열었다.
“뭐어? X발, 저희가 그걸 하게 되어버려서 아쉽지는 않으셨어요? 고의는 아니었어요?! 저 새끼 저거 누구 엿 먹이려는 거야. 뭐야?”
곽덕배는 혈압이 치솟고 있음을 느끼며 중얼댔다.
“저, 저, 저 새끼들, 저거 일부러 저러는 거 맞지! 아니면 저런 말을 할 수가 있나! 저 자식 저거 이름이 뭐였더라? 존재감도 없는 못생긴 놈이…….”
곽덕배는 분노의 삿대질을 해댔고, 화면 속 최승하가 내면의 화를 없애주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무려 ‘그’ 를 소중하고 뜻깊은 데뷔곡이라고 입을 모아 말하는 라이트온을 보며 곽덕배는 눈을 감았다.
“그 그지발싸개 같은 노래를 데뷔곡이라고 저렇게…….”
곽덕배의 이 벅찬 감정은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되었다.
“김명훈 나가 죽어……!”
저런 애들을 가지고, 그딴 노래를 주고, 그따구로 수납을 시키고!
내가 수납 시절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명훈이 패고 싶어서!
훈훈한 토크가 짧게 이어지다가, 주문한 음료가 나왔고 자막으로 트웰브가 사 주는 것임이 작은 자막으로 나왔다.
곽덕배는 이를 냉랭한 눈으로 바라봤다. 저 몇천 원밖에 안 하는 걸로 트윙클들 또 지랄하겠네.
[ 어쩐지 망설이고 있는 라이트온의 리더… ] [ (망설) ]떠오른 자막과 함께 아연실색한 얼굴의 성해온이 비쳤다.
– 뭐야 뭔데
– 성해온 미모 무슨 일인데 사복 무슨 일인데 진짜 임종할란다 걍
– 우리도 같이 알자
그때, 짐짓 결연해진 성해온의 주접 섞인 멘트가 흘러나오자 SNS가 뜨거워졌다.
– 아 ㅅㅂㅋㅋㅋㅋㅋㅋㅋ 의문의 예능 천재… 저 진지한 얼굴로 저런 말 하는 게 진짜 미치게 웃김
– 성해온 이 남자 정체가 뭐임?
– 트웰브도 주접에 당황했어 얼빠진 것 봐 ㄱㅇㄱ
– 저 정도면 10잔 사 줘야 하는 거 아니냐 진짜 찐팬 텐션 아니냐고
그리고 화면 속 PD가 꺼내는 것에 팬들은 경악했다.
– 언제 적 거짓말탐지기?
– 어지간히 할 거 없나 보다 저거 솔직히 당하는 사람이 무서워하는 게 눈에 훤히 보여서 예능에서 하는 거 ㅈㄴ노잼임
이런 부정적인 반응도 잠시, 한수현의 귀여움 논란에 팬들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 한수현 착한 줄 알았는데 기만자네 어케 저렇게 생겨서 자기가 귀엽다고 생각을 안 할 수가 있음?
– 와중에 최승하 아득한 얼굴로 넌 귀엽다고 짤짤 흔드는 거 ㄱㅇㄱ 진짜 라이트온 해온이도 그렇고 막내 사랑그룹임
트웰브의 차례를 건너, 거짓말탐지기는 성해온의 손에 끼워졌다.
그리고 도진의 입에서 나오는 질문에 곽덕배는 얼어붙었다.
콰득!
곽덕배에 손에 들려 있던 종이컵이 사정없이 우그러졌다.
‘앞으로 저 새끼를 적으로 간주하겠다…….’
여태껏 트윙클이 X같아도 그룹 자체엔 별생각이 없었으나, 곽덕배는 앞으로 트웰브를 적대하기로 마음먹었다.
지금 도진은 이 곡을 하지 못해서 아쉬웠냐는 뉘앙스로 물었다.
물론 장난스러운 분위기였기에 가능했겠지만, 여기서 [거짓]이 뜨는 순간 트웰브의 팬덤은 물론 라이트온을 안 좋게 보고 있는 이들에게 먹잇감을 주는 것과 다름없다.
더 이상의 팬덤 싸움은 사절이었다.
지금 라이트온 팬덤도 내색은 안 하고 있지만, 온갖 시비에 너덜너덜해졌고 지쳤다.
유입들이 폭발적으로 들어오는 이 시기에는 평화를 유지해야만 했다.
“제발 진실!”
* * *
청아한 딩동 소리가 울려 퍼졌을 때, 출연진들은 의외라는 눈빛을 보냈다.
“오우 진짜 아쉬웠나 보네! 저거 거짓말탐지기 기계가 또 은근 정확하잖아.”
한 번씩 탐지기를 겪어본 연예인들이라 그런지, 다들 클락션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데뷔곡이라고 애정이 많이 가나 보다~”
클락션이 적재적소에 리액션을 넣어주기 시작했다. 이 사람은 아무래도 우리 그룹이 꽤 마음에 든 모양.
같은 팀의 브레이크도 고개를 끄덕였다.
“데뷔곡은 의미가 남다르긴 하죠.”
물론 우리는 나쁜 쪽으로 남다르지만, 지금 남들 눈엔 정말 그 쓰레기 같은 곡을 소중해하는 그룹이기 때문에 아련한 얼굴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쉽긴 했지만, 정말 저희가 존경하는 선배님들이 해주셔서 영광이었습니다.”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당신의 훌륭한 연기에 감동하며 200골드를 후원합니다!]정적도 잠시, 눈치를 보던 멤버들이 하나둘씩 맞장구를 치기 시작했다.
“맞아요. 인생에 두 번 다시 안 올 영광 아니었을까요~!”
“……감격스러워서 숙소에서도 트웰브 선배님 무대 여러 번 봤습니다.”
“이거 진짜입니다.”
“맞, 맞아요…….”
“정말이지 영광이라는 말이 아니고서는 이 감정을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을 내뱉는 녀석들을 바라봤다.
기특한 놈들, 발전했군.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근묵자흑이라며 통탄스러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 *
나는 곧바로 하얀 침대에 엎어졌다.
하루 종일 가짜 웃음이나 지어댔더니, 얼굴 근육이 아려오는 기분이거든.
심지어 루프탑 영상이 끝나자마자 트웰브의 무대가 이어져서 필사적인 리액션을 취하느라 고역이었다.
‘꽤 괜찮았지.’
를 가져간 탓에 처참했던 1차 경연을 만회하겠다는 듯, 무척이나 화려했고 돈 냄새가 폴폴 풍기는 무대였다. 하긴 소속사가 BK니까 당연한가.
같이 들어온 신유하는 말 한마디 없이 씻고 나오더니, 곧장 누워 이불을 머리끝까지 올렸다.
‘나도 씻어야겠다.’
목을 두둑 꺾으며 몸을 일으킨 나는, 김민성이 주고 간 캐리어를 뒤적거려 편한 옷가지를 챙겨 방을 나섰다.
1층에 위치한 욕실에서 씻고 나와 젖은 머리를 털며 계단 앞에 섰는데, 거실에 있던 류인과 최승하가 길을 막았다.
“뭐야?”
답지 않게 우물쭈물하는 놈들을 수상하다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으니 최승하가 헤헤 웃었다.
“형, 오늘 저희랑 자요!”
“싫은데.”
편한 내 침대를 두고 굳이 왜?
“해온아, 오늘은 우리랑 자자. 네가 불편하면 내가 거실에서 잘게.”
거실에서 노숙하는 게 취미인지 진지하게 묻고 싶었으나, 그럴 만한 기운도 없었다.
“난 잠만 잘 거야.”
망돌의 그림자고 뭐고, 나도 오늘은 신유하한테 말 걸 기력도 없다.
침대에 엎어지자마자 기절하듯 잠이나 잘 예정이라고.
‘이 정도 말했으면 됐겠지.’
곧바로 등을 돌려 계단을 오르려는데-
꽈아악-
최승하가 내 허리춤을 껴안은 것이다.
힘은 또 얼마나 센지, 걸음을 옮길 수가 없었다.
“형! 저희랑 밤새 얘기하고~ 놀아요~! 가지 마세요!”
“우리 나이가 몇인데, 여기가 수련회냐? 아주 과자 파티를 하지 그래?”
“오~ 그거 좋은데요. 과자 있나 물어보고 올까요?”
아무런 대답 없이 경멸 섞인 눈으로 부라리자 최승하가 팔에 더 힘을 줬다.
꽈아아악-
“그, 그러지 말고요!”
나는 한숨을 내쉬며 최승하의 팔을 툭툭 쳤다.
“이거나 빼.”
“그럼 저희 방에서 같이 자는 거죠?”
“그래. 해온아. 불편하면 진짜 내가 소파로 갈게.”
“넌 키도 큰 놈이 소파에서 자는 게 취미야? 어? 취미냐고.”
“아니, 해온아 그게 취미는 아닌데…….”
“그럼 얌전히 네 침대 가서 자. 나는 내 침대 가서 잘테니까.”
“해온아! 해온아, 그러지 말고 딱 한 번만 보고 가. 우리 침대 진짜 넓어.”
“맞아요! 형, 우리 침대 진~ 짜 넓어요. 굴러다녀도 돼.”
어차피 고작해야 싱글 침대일 텐데 넓어봤자…….
거의 끌려가듯이 발걸음을 옮기자, 그들의 방엔 킹사이즈 침대가 하나 놓여 있었다.
“…….”
“야.”
“응?”
“네?”
“너네나 자.”
쾅-
방문을 닫고, 2층으로 다급하게 향하다가 류인에게 붙잡혔다.
“해온아, 승하랑 편하게 자. 내가 나가서 잘게. 난 아무 데서나 잘 자서 괜찮아.”
“싫어. 난 침대 혼자 쓰고 싶은데.”
“아앗, 그럼 저도 밖에서 잘게요……!”
어떻게 된 게, 정상이 없어.
정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