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9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98화(98/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98화
어쩐지 쓰러지기 전보다 신유하의 그림자가 2% 내려가 있어서 의아하긴 했다.
‘……죄책감이 조금은 덜어진 건가.’
미션은 일주일 정도 남았고, 대여받은 골드도 충분하지만 나는 이것을 잠시 보류하기로 했다.
‘생각이 필요하다.’
무작정 신유하에게 특성을 써버리기에는, 걸리는 부분이 많단 말이지.
그나저나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으드득!
빌어먹을 방송국 놈들, 감히 뒤통수를 치다니…….
유닛 경연에서 우승하면, 엄청난 베네핏들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 혜택 중 가장 큰 것은 단언컨대 3차 경연의 결정권이었다.
하지만 멤버들의 말에 따르면, 내가 실려 나가고 결과 발표를 하기 직전 메인 PD가 류인을 대표로 불러냈다고 한다.
그리고 1위가 라이트온임을 미리 알려주며, 다음 무대 주제를 자신이 정해줬다고.
힘없고 백 없는 아이돌이 거기서 별수 있나? PD가 시키는 대로 했단다.
“그렇구나.”
멤버들 앞에서는 그저 태연자약한 얼굴로 고개나 끄덕이고 있었으나, 속에선 분노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사실 애초에 베네핏을 손에 쥐었다고 타 그룹에게 X같은 곡을 지정해 준다거나, 우리만 유리하게끔 판을 만든다거나, 그런 건 불가능하다.
‘괜한 비호감 이미지 쌓을 일 있나.’
아무리 그래도 이건 농간이었다.
과연 다른 그룹이 1위를 차지했어도, 그런 말을 했을까?
“어디 몸이 안 좋으십니까? 안색이…….”
차윤재가 내 눈치를 잔뜩 살피며 물어왔다. 아, 표정 관리도 못 했나.
괜찮다는 의미로 고개를 휘적거린 뒤 TV 화면에 시선을 다시금 집중했다.
5화 본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갑자기 되지도 않는 몰래카메라를 당하며 펜션에서의 1박 2일 촬영을 한 날 말이다.
지금은 다른 그룹 멤버들이 우리가 당했던 몰래카메라를 그대로 당해주고 있었다.
– 언제 적 몰래카메라야 노잼
– 이렇게 놀래키면 재밌나? 난 좀 보기 그렇던데
이런 부정적인 반응과
– 아 ㅅㅂㅋㅋㅋㅋ 졸라 웃김 아ㅠ 자다 깨서 당황하는 거 완전 애기임
– 클락션 미친놈 같음 개웃김
– 오늘 경연 아니어서 실망했는데 더 재밌음 역시 엔넷 욕하면서도 끊을 수 없음
이렇게 재밌다는 반응이 동시에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이제 우리 차례일 것 같은데.”
류인의 말에 여기저기서 한숨이 터져 나왔다.
“얼마나 바보같이 나올지…….”
가장 격하게 속아 넘어갔던 차윤재가 해탈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팬분들은 귀여워하실걸.’
그리고 예상대로였다.
– 아아악 차윤재 tlqkf 캬아아악! 개귀여워 미쳤나 !!
– 딸꾹질하는 거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우리 고양왕국 왕자님을 놀래키지 말아주세요… (GIF)
“아이고오오 우리 윤재 저렇게 놀랐단 말이야? 이거 화면으로 보니 새롭네.”
최승하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차윤재 놀리기에 시동을 걸었다.
당사자는 어지간히 수치스러운지 얼굴을 바닥에 고정한 채 중얼거리듯 놀리지 말라고 읊어댔다.
하지만 그런 부탁, 최승하에게 통할 리가 없다.
“뭐라고? 이거 안 들리네…….”
“노, 놀리지 마십시오!”
그때 화면 속 내가 입을 열었다.
[ 성해온) 국내 투표 6위, 해외 투표 6위. 저희 경연 성적이고 아, 참고로 출연진은 여섯 팀입니다……. ]자폭과 다름없는 내 멘트를 여러 번 돌려감기하며 다른 멤버들의 넋 나간 얼굴을 비추는 편집이 이어졌다.
– 아 성해온 돌았나 봐 진짜 은은하게 돌아 있음 아 ㅋㅋㅋ
– 성해온 확신의 S 인간임 N 비율은 한 1프로 나올 듯
└ 공감
– 웃긴데 왜 눈물이 나냐…?
└ 잠만 나도 울고 있음
– 유하랑 윤재 당황한 거 아련한 얼굴로 보고 있었는데 아 해온이 때문에 갑자기 웃참챌린지하고 있음
“아, 잠깐, 잠깐만! 저때 형 몰카인 거 알았어요? 어떻게 그렇게 빨리 눈치챘지? 심각한 상황인데 웃음 참느라 죽을 뻔했잖아요.”
음, 그러는 자기도 진즉에 눈치챘으면서?
나는 최승하의 말을 한 귀로 흘린 뒤 화면에 집중했다.
화면 속 라이트온은 한마음 한뜻으로 ‘조작? ……우리 회사가 그럴 리가 없는데 무언가 착오가 있는 게 아닐까요’를 주장하고 있었다.
명훈이의 행보를 아는 고인물들은 배를 잡으며 웃고 있었고, 입덕한 지 얼마 안 된 뉴비들은 그 분위기에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 애들 명훈이를 이상한 쪽으로 신뢰하고 있잖아
– 미쳤나 봐 ㅅ발 ㅋㅋㅋㅋㅋㅌㅋ
– 이거 웃어야 되는 거냐 울어야 되는 거냐 알 수가 없네
라이트온의 몰래카메라까지 끝이 났고, 본격적으로 촬영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다음 무대는 유닛으로 이루어진다는 MC의 폭탄 발언과도 같은 멘트에 당황스러운 얼굴의 출연진들이 연이어 잡혔다.
표정이 다들 볼만하군.
그중에서도 가장 웃긴 얼굴을 뽑으라면 역시 우리 쪽이다.
– 라이트온 세상 잃은 표정인데
– 근데 그럴 만함 라이트온만 래퍼 없음
나는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반응을 모니터링했다.
커뮤니티에선 알음알음 케이와 내가 유닛 무대를 했다는 사실이 퍼졌기 때문에, 다들 내가 리더로서 희생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지 의문의 성해온 올려치기가 벌어지고 있었다.
– 해온이가 진짜 멤버들 잘 챙기고 약간 리더로서 양보…? 이런 걸 되게 잘하는 것 같음 좋긴 한데 본인도 욕심이 있었을 텐데ㅠㅠ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 없다
└ 222…
└ 본투비 리더 성 리더 ㅠㅠㅠ
이런 반응들, 내가 봐서 망정이지 저놈들이 봤으면 뒷목을 잡아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고개를 끄덕입니다!]다음으로는 각 그룹이 숙소에 들어가서 짐을 푸는 장면이 나왔는데, 촬영용으로 방 정하기 게임을 한 덕인지 라이트온의 분량이 꽤 컸다.
– 룸메이트 다 너무 새로운데? 해온 유하 / 윤재 수현 / 류인 승하 !!
– 막내들은 또 룸메인 거야? 둘이 뭔가 통하는 게 있는 게 분명
– 악 미친 조합 너무 좋아 보컬즈 막내즈 복근즈(?)
└ 마지막 뭔데 씹덕아
└ 쉿
└ 보지도 않았으면서 어떻게 알아 미친놈아
└ 내가 장담하건대 저 둘은 언젠가 깐다…
“음.”
냉철한 예상에 흠칫 놀랐다.
언젠가 콘서트를 하게 된다면 저 두 놈을 벗겨야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감이 좋으시군.
다른 놈들은 까봤자 별 반응이…… 흠.
정정하겠다.
현재 내 안에서 난리를 치고 있는 오타쿠 자아의 논리에 따르면 다른 놈들도 괜찮은 것 같다.
‘알겠으니까, 진정해라. 이해성.’
지금 이 정도를 모르는 자아는 웃통을 까야하는 이유를 논문 수준으로 읊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나 내 웃통을 까는 건 내키지 않으니, 누굴 벗겨야 한다면 저 두 놈을 벗겨야…….’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당신의 간악한 마음씨에 경악합니다!]이제는 여섯 그룹이 거실에 둥글게 모여 앉아 유닛을 어떻게 나누어야 할지 회의하는 모습이 나왔다.
여러 그룹이 나오는 만큼, 짤막한 분량들이 이어졌지만 내가 봐도 라이트온 쪽은 꽤 화목하게 편집이 되었다.
서로 랩 유닛을 자처하는 모습이 내가 봐도 감동적이었다.
이미 팬들은 눈물바다가 된 지 오래였다.
– 아이고… 아이고… 이 천사 아이돌 어떡하면 좋음
– 서로 하겠다고 ㅠㅠㅠㅠ 마음이 너무 착하다
– 화목의 다른 말? 그건 라이트온입니다.
– 이렇게 순해서 애들 싸운 적도 없을 듯ㅜㅜ 아 해온이는 진짜 리더다
스크롤을 내리며 잡념에 빠져 있을 무렵, X같은 장면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
[ 클락션) 제가 지목할 노 리스펙 그룹은 라이트온입니다! ] [ 훤) 저희 그룹이 생각하는 노 리스펙 팀은 라이트온. ] [ 대현) 올타임이 생각하는 노 리스펙 팀은 바로……. ]스피디에 이어, 블랙보이즈, 올타임까지.
숨 쉴 틈도 주지않고 몰아치는 3연속 지명에 이미 겪어본 것임에도 정신이 아득해졌다.
타 팬들은 실시간으로 ‘ㅋㅋㅋㅋ’을 남발하며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고, 라이트온 팬덤은 급격히 말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심지어 트웰브의 지목 차례가 다가오자, 나는 편집의 악랄함에 기함할 수밖에 없었다.
<친해지길 바래> 속 라이트온과 트웰브의 모습을 교차편집 해서 과연 트웰브도 라이트온을 뽑을 것인가에 대한 구도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트웰브의 대답.
[ 도진) 아무래도, 으음…… 라이트온? ]하하.
재밌다. 아주 재밌어…….
우리를 땔감으로 편집을 기가 막히게 살렸다.
마지막으로 러쉬까지 기름 바른 혀로 라이트온을 지목한 후에야 이 지옥 같은 지목 릴레이가 끝이 났다.
옆을 둘러보니 멤버들은 이미 해탈한 얼굴로 너털웃음을 짓고 있었다.
“하핫, 그래도 결과는 저희가 1등이었잖아요!”
“맞는 말씀이십니다!”
아무래도 유닛 최종 결과가 나온 시점이어서, 타격이 크지 않은 모양이었다.
– [속보] 라이트온 충격의 5연속 노리스펙 지목
– 아 개웃김 다들 망설임 없이 그 그룹만을 뽑음 근데 나였어도 거기 뽑을 듯 ㅎ
편집의 빅재미로 웃음과 조롱이 난무하는 가운데, 약간의 동정 여론도 생성되고 있었다.
– 근데 나만 쟤네 불쌍하냐… 내가 저 상황이었음 그냥 냅다 울었음
– 괜찮아 너희 이름은 제대로 모르지만 얼굴은 너네가 이겼어
└ ㅅㅂㅋㅋㅋㅋㅋ
– TTT 봤을 때 라이트온 무대 잘하던데 왜 다 노리스펙으로 뽑히는 거임?? 궁금
└ 망돌이라 만만해서 그러는 거 아님?
└ 아앗ㅜ
그리고 대망의 라이트온의 지목 파트가 돌아왔다.
그리고 거실의 분위기가 급속도로 냉각됐다.
“……펴, 편집이.”
아연한 얼굴의 차윤재가 입을 달싹거렸다.
[ 성해온) ……러쉬! ]“……?”
나는 화면을 바라보다가, 그대로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분명 나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가장 우승이 유력한 팀을 경쟁자로 뽑겠다며 입에 잔뜩 기름칠을 한 뒤에 러쉬를 호명했다.
촬영 현장에서 봤던 영상 속에서는, 분명 그 장면이 잘리지 않고 전부 나왔었고.
편집으로 그걸 또 건드렸군.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만, 음…….
예상대로 러쉬 팬들은 아니꼽다는 반응의 연속이었다.
– ㅎㅎㅎㅎ
– 우리 애들은 리스펙한다며 선의의 경쟁자로 뽑았는데 저기는 그냥 냅다 노리스펙으로 낙인 찍어버리네ㅋㅋㅋㅋㅋ 근데 걱정 하나도 안 됨 ㅠ
서로를 지목한 러쉬와 라이트온이 유닛으로 매칭되자, 러쉬 팬들의 언짢음은 커져만 갔다.
– 왜 이렇게 자꾸 얽히는 느낌이지… 망돌 부비지 말아주라…
– 저쪽 팀 왜 이렇게 예의 없지 ㅋㅋ
– 할말하않
사실 1화 선공개 영상에서 신유하가 악편을 당했을 때부터, 러쉬의 몇몇 팬들은 라이트온에게 비호감에 가까운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현장 투표 1위를 거머쥔 라이트온이 2차 경연 순서 정하기에서 러쉬의 구애를 무시하며 연차로 정렬, 이때도 말이 크게 나오지 않았지만 아마 물밑에선 라이트온에 대한 혐오 기조가 잔잔하게 깔려 있었을 것이다.
그러한 분위기에 바로 오늘 장작…… 아니, 가스통이 던져진 거다.
“……음.”
벌써부터 어질어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