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tin's youngest brother RAW novel - Chapter 65
제64화. 카운트다운. >
“반갑습네다. 내가 이땅의 독재자 김정일입네다. 하하하.”
김정일이 제 입으로 독재자를 거론하며 악수를 했다.
“하하, 반갑습니다. 국제금융의 특사, 가브리엘입니다.”
서로 악수를 하고 난 두 사람이 마주 앉았다.
“밖이 캄캄해서 놀라지 않았습네까?”
“예. 어렵다는 얘기는 들었어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가브리엘이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자 김정일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가브리엘 선생, 선생이 이 낙후한 북조선 땅에 온 것은 뭔가 중요한 일이 있기 때문일 것입네다. 우리 털어놓고 얘기하는 것이 어떻습네까?”
가브리엘이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러죠. 그럼 일단 한 가지 묻고 시작하죠. 지도자님. 시베리아합중국과 전쟁을 할 용기가 있습니까?”
어떻게 보면 상당히 무례한 언사다. 하지만 김정일은 잠깐 가브리엘을 주시하더니 말했다.
“그럼 우리가 얻는 이득은 뭡네까? 가브리엘선생.”
“모든 것이죠.”
“구체적으로 말해주시기요. 가브리엘선생.”
“첫째는 식량난이 해결될 것입니다. 우리가 부족한 식량 250만 톤을 살 돈을 5년간 매해 지급해주죠.
둘째는 핵탄두를 만들 기술과 기계, 원료가 이 땅에 들어올 것입니다. 셋째는 대내적으로는 지도자님의 위상을 높이겠지만 그건 우리가 상관할 것이 아니지요. 이 정도면 되겠습니까?”
그러자 김정일이 비죽이 미소를 지었다.
“차관으로 5,000억 달러를 주시오. 그럼 당신들이 해달라는 대로 해주겠습네다.
단 전쟁에서 우리 북조선이 밀릴 때 미국을 비롯한 강국들을 내세워 시베리아에 압력을 가해주어야 합니다.
설마 당신들이 시베리아합중국과의 전쟁에서 우리 북조선이 이길 것으로 생각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습네다. 또 그래야 전쟁을 평화적으로 끝낼 수 있지 않겠습네까?”
“그건 당연한 겁니다.”
“그럼 우리 비밀조약을 할까요?”
“그러죠!”
1994년 10월 15일, 유대 금융 카르텔과 북한의 김정일이 극비 조약을 맺었다. 마치 오래전 가츠라 –태프트 조약을 맺어 조선은 일본이, 필리핀은 미국이 먹고 서로를 지지해주기로 한 것처럼 말이다.
전쟁이란 강한 나라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김정일은 시베리아를 치면 손해가 막심하리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손해보다는 이득이 더 많은 전쟁이다.
핵폭탄제조기술과 기계, 원료를 들여오지 않는가?
또 부족한 곡물을 매해 250만 톤씩 5년간 받기로 했다. 그렇게 되면 얼마든지 배급을 내줄 수가 있다. 그리고 또 있다.
뒤숭숭한 북한 국민들은 전쟁이 발발하면 모든 것을 잊고 전쟁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이건 꿩 먹고 알 먹고 둥지 털어 불 때기다!
김정일이 거절할 이유가 없다. 뭐, 그 대신 많은 군대가 죽겠지만 그들은 어차피 소모품들이다.
지난 4개월 동안 북한은 군사훈련을 핑계로 대한민국과 총구를 맞대고 있던 인민군을 북으로 행군하게 했다.
고속도로는 전차와 장갑차, 스커드미사일 차량이 꾸준히 북쪽으로 움직였다.
휴전선의 군대를 북으로 옮기면 한국이 공격하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김정일로서는 휴전선은 하나도 걱정이 되지 않았다. 사실 북한이 공격하지 않으면 한국은 절대 북한을 선제 공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하나, 하나 전쟁을 위한 준비가 완성되어가지만, 흑의 장막 속에 잠겨 있는 북조선 내부를 들여다볼 수는 없었다.
그리고 연해주 일대의 고려인 중에는 북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북한 국적을 가지고 시베리아에 체류하는 고려인들로 임시영주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북한에서 주는 공작금을 받아먹으며 북한의 요구대로 연해주 일대에서 정보 활동을 벌렸다.
그들은 주로 하산지구의 시베리아군 병력과 국경의 군사 배치를 알아보고 북한에 알려 주었다.
그러나 연해주 일대의 고려인 중에는 북한의 영주권자들만 정보원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박민수는 시베리아합중국의 하산 시 주변에 있는 포시에트항의 해군 항에서 노무자로 일한다.
이곳은 하산지구의 어항이기도 하지만 북한의 나진-선봉지구와 잇닿아 있는 바다를 순찰하는 2,000톤급 초계함 “스테레구시함” 3척, 잠수함 2척이 있다.
“스테레구시함”은 27노트로 달리며 레이더와 능동소나가 설치되어 있다.
무기로는 100mm 아스널 함포가 1문, 14.5mm 기관총 2정, 322mm 2연장 어뢰발사관 4기, SS 대잠미사일 8기가 있다.
작지만 강력한 무기를 장착한 “스테레구시함”은 주로 연안을 순찰하며 잠수함의 침입을 감시, 공격하는 프리깃함이다.
하루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박민수에게 옆집에 사는 양순태가 찾아왔다.
“어, 자네가 어쩐 일로 나를 찾아왔나?”
“뭐하나 물어보려고 왔네. 그 노무자가 부족하지 않나?”
“자네가 노무자가 되고 싶어 그러나?”
“그래, 요새 물 고기잡이도 시원치 않고 해서 말일세!”
“글쎄, 초계함이 하나 더 생기면 받으려는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자리가 없을 걸세.”
“그래? 그럼 초계함이 하나 더 생기는가?”
“그런 말이 있더군, 최신식으로 만들어진 스텔스 초계함이 곧 생길 거라고,”
“그럼 굉장히 강력하겠지? 스텔스 초계함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그야 당연한 것 아니겠나?”
“무기들은 어떤 것이 장착되었는지 아나?”
“나야 모르지, 그냥 강력하다니 그런가 보다 하지!”
“그렇군!”
머리를 끄덕이는 양순태를 무심이 보던 박민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 자식이 좀 이상한데···.’
원래 군함에 관해서는 관심도 없던 사람이다. 그런데 초계함의 무기까지 알아보다니? 양순태가 돌아가자 박민수의 이마가 찌푸려졌다.
아무래도 취업이 목적이 아니라 초계함에 대하여 알고 싶은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가만 쟤는 북한 국적이지?”
퍼뜩 정신이 든 박민수는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예. 칼치 3호입니다. 아무래도 북한 영주자 한 명이 좀 이상해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박민수는 CFSB (시베리아합중국 국가정보국)의 민간 정보요원이다.
시베리아에 사는 고려인들의 약 1.2%가 북한 국적을 소유한 영주권자들인데 이들을 감시하는 것이 민간 정보요원의 임무이다.
“시베리아합중국”의 수도 이르쿠츠크 의장 궁.
새로 건설된 “시베리아합중국”의 의장 궁은 바이칼과 그곳에서 흘러나가는 안가라강의 합류 지점에 있다.
“의장 궁” 3층. 바다처럼 드넓은 바이칼의 출렁이는 푸른 물이 환하게 보이는 방에 이준이 사라 푸틴에게서 보고 받고 있었다.
사라 푸틴은 아빠가 보낸 요원들이 이준을 테러할 때 몸으로 막고 중상을 입었었다. 무려 3차례나 수술을 하고 몸이 회복된 사라는 더 이상 푸틴을 아빠로 인정하지 않는다.
“아르진, 아무래도 북한 쪽이 수상해. 남쪽에서 군대가 계속 올라와 나진-선봉지역에 숨어들고 있어. 이건 우리 정보 위성이 촬영한 사진들이야!”
시베리아와 국경선인 두만강 지역에서 가까운 산골짜기마다 위장한 전차들이 숨어 있었다.
하지만 북한은 산들의 90%가 민둥산이다. 나무를 다 찍어서 가구를 만들거나 난방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전차들이 숨어 있는 것도 위장을 하긴 했지만 엉성하다.
“이게 북한의 최신 전차 천마호인가?”
“응, 맞아. 그래봤자 T-62를 개조한 것이지만···.”
“북한 전차가 모두 몇 대라고 했지?”
“3,800대였는데 그새 좀 더 만들었으면 한 5,000대가량 되려나?”
“우리 국경 지역에 전차와 병력을 집결시키는 것을 보면 전쟁이라도 할 기세이지만···.”
이준은 조금 어이가 없었다.
북한이 무슨 배짱으로 시베리아합중국을 공격하려 한단 말인가?
애초에 전쟁을 일으키면 북조선은 망한다.
김정일이 미치지 않고서는 생각할 수 없는 짓이다.
“지금 러시아는 어때?”
“군사적인 움직임은 아직 없어. 푸틴이 아직 나라를 완전히 손안에 넣지 못했으니까!”
사라는 이제 아빠라 절대 부르지 않고 그냥 푸틴이라 부른다.
“중국은?”
“그쪽도 아무 움직임이 없어!”
“사라. 김정일은 미친놈이 아냐. 정말로 우리와 전쟁을 하려면 뭔가 믿는 구석이 있을 거야. 그걸 파고들어 봐. 러시아든 중국이든, 잠깐 FCI도 있겠군! 그자들이라면 북한을 도울 수도 있겠군!”
돈을 위해서는 아군도 적도 없는 것이 바로 국제 유대 금융 카르텔(FCI)이다.
“알았어!”
대답하는 사라의 어조에 투지가 넘쳐난다. 하지만 북한은 전쟁을 위한 명분을 만들기 위해 이미 작전에 들어갔다.
“그러니끼니 우리 잠수함과 같은 로미오급이 포시예트만에 정박하고 있단 말이디?”
“예. 그렇습니다. 지도자동지.”
김정일의 질문에 북한 해군 사령관 김억기 대장이 대답했다. 그들의 앞에는 동해의 나진-선봉지역, 그중에서도 서수라 항의 앞바다가 모형도로 놓여 있었다.
“그런데 3만 톤짜리 혁신호를 폭파하면 너무 손해 아니갔네?”
김정일이 아쉬운 눈빛으로 말했다. 그러자 북한 국가 보위부 부장 장성택이 말했다.
“지도자동지, FCI의 연락에 의하면 미국 정부도 우리가 시베리아합중국 공격에 찬성했다고 합니다.
시베리아가 러시아와 갈라지려 할 때는 미국도 시베리아를 응원했디요. 하지만 이제는 다릅네다.
시베리아가 하나의 국가로 떨어져 나왔고 그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따라서 견제를 할 수밖에 없습네다.
그러니 이번 전쟁의 명분을 이 정도는 해야 다른 나라도 믿을 것이고 정전협정을 할 때 미국이 나서서 우리에게 유리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그건 나도 아는데 정말 아깝다야!”
김정일이 이마를 찡그렸다.
“혁신호”는 북한에서 가장 큰 유조선으로 3만 톤급이다.
모든 원유를 해외에 의존해야 하는 북한으로서는 겨우 한 대밖에 없는 3만 톤급 유조선을 폭파하는 것이 아까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이미 전쟁이란 수레는 높은 언덕에서 구르기 시작했다.
이 수레는 제동 장치도 없어서 한번 구르기 시작하면 끝까지 가야만 멈출 수가 있는 것이다.
“뭐, 아깝긴 해도 이젠 어쩔 수가 없지. 그럼 5월 27일 새벽 3시에 우리 로미오급 잠수함으로 혁신호를 공격한단 말이디?”
“예. 혁신호는 침몰할 것이고 선원들도 바닷물 속에서 죽어갈 것입니다.
대부분 선원들이 죽고 몇 명 남았을 때 우리 청진급 초계함이 주변에 대기하고 있다가 가서 구출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입으로 러시아 잠수함이 공격하는 것을 봤다고 티브이 앞에서 증언하게 나는 겁네다.”
“좋아. 시작하라. 하디만 니들 명심하라우, 이번 일에 우리 공화국의 운명이 달려 있어, 알갔네?”
“옙!”
그렇게 북한 유조선 “혁신호”의 운명은 결정되었다.
김정일이 혁신호를 격침하는 데 동의한 것은 바로 FCI가 제공하는 핵탄두 제작 기술과 기계, 원료다. 벌써 FCI는 핵탄두 제작 기술을 보내왔다.
곧 핵탄두 제조 기계와 원료가 도착할 것이다. 핵은 김일성 때부터 북한이 가지려고 발버둥 쳐온 무기다.
그깟 시베리아를 한번 침공했다가 쫓겨와도 핵무기만 가질 수 있다면 얼마든지 병사들을 죽음의 구렁텅이에 몰아넣을 수 있는 김정일이었다.
그리하여 전쟁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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