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ded the God's Warehouse RAW novel - Chapter (2)
마신의 창고를 털었습니다-2화(2/675)
제 2화
-제우스의 번갯불이 작렬합니다.
콰르르릉!
“그어-어어!”
세운은 천장을 뚫고 모습을 드러낸 아우터를 향해 망설임 없이 아스트라페를 집어 던졌다.
하늘에서 땅으로 작렬하는 번개의 상식을 무시하고, 날카로운 뇌전은 아래에서 위로 역행하며 녀석의 머리에 꽂혔다.
천둥소리가 창고를 가득 채우고, 아우터가 그에 못지않은 큰 소리로 비명을 내질렀다.
“효과 좋은데?”
세운이 서 있는 이곳. 크로노스의 모래시계를 찾기 위해 들어온 창고의 최심부에는, 모래시계 못지않은 최고의 보물들이 가득하다.
방금 사용한 아스트라페는 물론.
[ 태풍을 부르는 번개, 바즈라 ]– 뇌신 인드라가 아수라들을 물리칠 때 사용한 무기로써 그 어떤 것이라도 베고 꿰뚫을 수 있다.
주신급의 성좌들이 사용한다는 최고의 무기가 사방에 가득했다.
“어차피, 가져가지도 못할 거!”
콰르르-!!
바즈라의 주인인 성좌, 인드라마저 애지중지한다고 알려진 무기를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우터에게 집어 던졌다.
투창.
주신급의 성물을 일회성 소모품처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본래 주인이었던 인드라가 이 장면을 보았다면 크게 노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과율을 어기고서라도 세운을 갈가리 찢어 버렸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미 모든 성좌가 아우터에게 삼켜진 지금에 와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걱정이지만 말이다.
“그어어-어어!”
아우터의 비명이 더욱 커졌다.
만마전의 황금을 깨부술 만큼 단단한 녀석의 피부에 바즈라가 뚫고 들어간 흔적이 남았다.
주신급의 무기를 사용한 만큼, 아무리 아우터의 잔재라 하더라도 데미지가 충분히 들어가고 있었다.
하나하나가 지고의 성물로 불릴 만한 무기들을 연달아 날려 보내는 게 영 아까웠지만, 어쩔 수 없다.
크로노스의 모래시계의 능력에 따라 결국 이곳에 있는 물건들을 과거로 가져갈 수는 없을 테니까.
그런데.
‘이것들을 전부 어떻게 모은 거지?’
한창 신나게 성물을 집어던지고 있을 때,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겨났다.
창고의 입구에서 보았던 마검이나 성물이라면 모를까, 창고의 끝자락에 있는 이 주신급의 성물들은 어떻게 구한 것일까?
아스트라페라면 하늘의 신, 제우스의 주무기로 알려져 있다.
그런 무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훔쳐 창고에 박아 넣었다고?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었으면서, 신마대전에서 패배했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진짜가 아니구나.’
세운은 창고에 존재하던 수많은 보물의 정체를 깨달을 수 있었다.
사실, 당연한 것이었다. 이 성물들이 진짜라면 아무리 일회성으로 대충 내던지는 용도라도, 초월자도 아닌 일반 인간인 세운이 사용할 수 있을 리가 없었으니까.
이 정도의 성물이라면, 해당 신의 사도급 플레이어 정도는 되어야 성물이 가진 힘을 간신히, 극히 일부나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짜가 아니라고 이것들이 모두 가짜라는 소리는 아니다.
‘흔적을 주워서 재현한 건가.’
이 아스트라페를 예로 들자면, 실제로 제우스가 아스트라페를 사용했던 흔적을 토대로, 힘을 증폭시켜 본래에 가깝게 재현시킨 것이다.
다른 것들 역시 마찬가지.
간단하게 말하자면, 일종의 레플리카.
‘모조품’인 셈이다.
탐욕이 얼마나 강했으면, 모조품을 만들어서 창고에 보관하고 있었을까?
이것들을 보고 있자니 탐욕의 마신이라는 성좌의 집념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
“뭐, 나야 상관없지만!”
[ 멸망의 검, 레바테인 ]– 세상을 불태우기 위해 존재한다는 불타는 거인, 수르트의 검으로써 로키가 니플헤임에서 룬 문자로 이용하여 만들었다는 무기.
화르륵!
이번에는 불의 검이다.
앞서 내던졌던 무기들처럼 관통력이 좋지는 않았지만, 레바테인이 아우터의 몸에 박히는 순간 뜨거운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다.
그 열기가 얼마나 강력한지 세운의 피부에까지 화끈거리는 열기가 느껴졌다.
“그어-어어어!”
쾅, 콰앙!
아우터의 몸부림이 심해진다.
천장을 이루던 금덩이가 우르르 쏟아져 내리고, 그 아래로 탐욕의 마신이 평생을 걸쳐 모았던 보물이 묻히며 사라져 간다.
녀석의 몸에 난 상처는 괴이하리만큼 빠르게 아물었지만, 그보다 세운이 새로운 무기를 던지는 속도가 더욱 빨랐다.
“드디어 본체가 드러났네.”
아우터는 정형적인 형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슬라임처럼 흐물거리는 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 대부분 다른 생명체를 뒤덮어 틀을 형성한다.
지금 무너진 천장 사이에서 꾸물거리는 녀석 역시 마찬가지.
공격이 반복되며, 표면의 꾸물럭거리는 액체가 벗겨지며 본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멧돼지?”
정확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아우터의 힘은 집어삼킨 생명체의 힘에 따라 더욱 증가한다.
그런 만큼, 만마전을 무너트린 저 본체의 힘 역시 어마어마하게 강력할 게 분명하다.
-모래알이 모두 떨어지기까지 남은 시간 28초…….
어느덧 시간은 삼십 초도 채 남지 않았다.
십 분 동안 사용한 무기의 수만 해도 열 개가 가뿐히 넘어가는데, 이제야 겨우 표면을 벗겨 내다니.
저런 녀석이 진짜 아우터도 아닌, 아우터의 몸에서 흘러내린 잔재의 일부분이란다. 대체 저런 존재가 어디서 떨어진 것인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 광휘의 창, 브류나크 ]– 스스로 움직이며, 빗나가지 않고, 모든 것을 꿰뚫는다고 알려진 빛의 신, ‘루 라바다’의 창.
일종의 분풀이랄까?
어차피 시간이 돌아가면, 녀석이 어찌 되든 상관은 없지만, 세운은 자신의 손으로 아우터 한 마리라도 처치하고 싶었다.
이건 크로노스의 모래시계를 통해 회귀한 후, 자신이 아우터를 상대할 것이라는 선전포고이기도 했다.
“흡!”
쐐애액!
하체에 힘을 주고, 허리를 비틀며 팔을 힘껏 내뻗었다. 지니고 있는 모든 마나와 힘을 쥐어짜, 전신의 근육을 크게 뒤틀었다.
아득한 통증이 찾아오고, 입에서 비릿한 피 맛이 느껴졌지만, 후회는 없었다.
푸욱!
황금보다 더 눈부신 섬광이 아우터의 몸을 꿰뚫으며 새로운 구멍을 만들었다.
아우터의 움직임이 거짓말처럼 멈추었다.
그리고 세운의 공격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파아앗!!
아우터의 몸 깊숙하게 파고들어 간 브류나크에서 섬광이 뿜어져 나왔다.
녀석의 몸 곳곳에 뚫려 있던 구멍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며 몸이 서서히 붉게 부풀어 올랐다.
“그어-어-어!!”
자신의 최후를 직감한 듯이, 아우터가 거북한 괴성을 내뱉었다.
브류나크에서 뿜어져 나온 섬광이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밝아지는 순간.
퍼엉!
물풍선이 터지듯이, 아우터의 몸이 터져 나갔다.
흐느적거리는 아우터의 본체를 죽이기는 힘들지만, 생명체를 삼킨 녀석은 마치 기생충처럼 숙주가 죽는 순간 자신도 사망하고 만다.
이것으로, 플레이어 중에서는 최초로 아우터를 무찌른 것이다.
-플레이어로서 최초로 아우터를 무찔렀습니다.
-위대한 업적을 달성하였습니다.
-보상으로 500,000,000point를 획득하였습니다.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많은 공적치가 들어왔지만, 그런 것 따위 눈에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모래시계가 작동하는 순간 초기화될 포인트였으니까.
그리고 아우터가 죽기를 기다렸다는 것처럼 모래시계 내부의 모래알이 완전히 흘러내렸다.
-크로노스의 모래시계가 작동합니다.
-플레이어 ‘정세운’의 인과율이 역행합니다.
-지니고 있는 모든 스킬이 사라집니다.
-탑에서 쌓은 능력치가 모두 사라집니다.
…
모래시계에서 뿜어 나온 빛이 시야를 가득 뒤덮었다.
의도하지 않게 탑에 들어와 살아남기 위해 악착같이 굴러오며 쌓았던 모든 힘이 사라져 갔다.
각종 업적과 히든 피스로 쌓았던 능력치는 물론, 세운이 가진 최고의 고유 스킬인 ‘여정의 지침표’까지.
단지 과거로 돌아가는 것뿐인데.
나름대로 지금까지 성장해 온 것을 증명하듯, 충만한 힘이 빠져나가며 무기력함이 몸을 가득 채워 나갔다.
‘그래도 나는 할 수 있다.’
세운은 다짐했다.
여정의 지침표가 없더라도, 지식의 양으로 따졌을 때는 탑의 플레이어 중에서 그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자신했다.
여정의 지침표 덕분에 알아낸 지식과, 힘이 부족한 탓에 알면서도 얻지 못했던 수많은 히든 피스.
그 모든 것들을 독식하여, 이 빌어먹을 것들을 씹어 먹을 정도로 강해지고 말리라.
그렇게 다짐하는 순간, 난데없이 새로운 메시지가 시야를 채워 나갔다.
-‘탐욕의 보물창고’가 무너져 내렸습니다.
-창고의 주인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현재 창고에 입장 중이며 황금열쇠를 소지 중인 플레이어 ‘정세운’이 ‘탐욕의 보물창고’의 주인으로 인정됩니다.
-‘탐욕의 보물창고’가 권능으로써 흡수됩니다.
“어?”
모래시계가 작동하고 힘이 빠져나가며 정신이 없는 와중이었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이 창고의 주인이 되었다는 것을.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인가? 어차피 회귀를 하게 되면 창고를 가져가는 것은 불가능할 텐데?
게다가, 떠오른 메시지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폭식의 마수를 쓰러트렸습니다.
-‘폭식의 권능’이 주인을 잃습니다.
-폭식의 마수를 쓰러트린 플레이어 ‘정세운’에게 ‘폭식의 권능’이 깃듭니다.
“이건 또 뭐야?”
폭식의 마수라니? 방금 쓰러트린 아우터가 숙주로 삼고 있던 몬스터가 폭식의 마수였나? 그게 문제가 아니라, 폭식의 권능이라면 분명 일곱 마신 중 하나가 가진 권능일 텐데?
크로노스의 모래시계가 발동하는 그 짧은 시간에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휘저었다.
정보를 정리하기 위해 메시지를 다시 한번 읽고 싶었지만, 시간은 더 이상 세운의 편이 아니었다.
스팟!
찬란한 빛으로 하얗게 물들었던 주위의 풍경이 한순간에 꺼지며 어둠으로 물들었다.
야구 방망이에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둔탁한 충격이 느껴졌다.
모든 감각이 사라지고, 내장이 뒤틀리는 통증과 함께 평형감각이 무너지며 구역질이 올라왔다.
마치 우주의 한가운데에 버려진 듯한 기분이다.
‘정신을 놓으면 안 된다!’
세운은 자신을 괴롭히는 통증을 동아줄 삼아 정신을 꽉 붙잡았다.
구역질을 삼키고, 주먹을 꽉 쥐었다.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정세운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끝없이 되뇌었다.
크로노스의 모래시계.
모조품이라 그런 것인지, 인과율을 역행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후유증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여기서 정신을 잃으면 시간의 틈새 속에서 영원히 버려질 것만 같은 기분이다.
그렇게 자신의 이름을 몇백 번이나 되뇌었을까?
스르르.
꽁꽁 언 것처럼 무뎌진 피부 사이로, 따스한 온기가 찾아들었다.
꼭 감은 눈꺼풀 안으로, 환한 빛이 느껴졌다. 막혀 있던 후각으로 향긋한 풀 내음이 흘러들어 왔다.
멈췄던 숨을 천천히 들이쉬며, 조심스럽게 눈을 뜨자, 그렇게나 오래되었지만, 결코 잊을 수 없었던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튜토리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탑의 외곽.
한 명의 플레이어로서 탑에 입장할 자격이 있는지를 가리는 시험.
튜토리얼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