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ded the God's Warehouse RAW novel - Chapter (253)
마신의 창고를 털었습니다-257화(253/675)
제257화
“어르신, 괜찮으시겠습니까?”
“허허, 걱정하지 말게. 자네 반응을 보니 그리 어려운 곳도 아닌 것 같은데 뭘 그러나.”
“그래도 기왕이면 정보를 얻고 도전하심이…….”
“늦든 빠르든 도전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저 섬의 광석이 좀 특이해 보여서 말이네. 한번 조사해 보고 싶어.”
따개비 바위섬.
확실히, 딱히 강한 몬스터가 있을 만한 보물섬은 아닌 것 같았다.
게다가 고창석은 저래 보여도 디아블로 길드에서 강한철 다음으로 근력이 뛰어난 플레이어다. 직접 만든 A급 이상의 장비들로 무장하고 있으니, 솔직히 어지간한 보물섬은 문제없이 공략할 수 있을 거다.
“할아버지, 나도 같이 갈까?”
“허허, 걱정해 주는 게구나? 고맙지만, 마음만 받으마. 우리 아가씨들은 나중에 가고 싶은 곳이 보이면 가도록 하려무나.”
“그래도…….”
“이 할아비를 못 믿는 게냐? 오히려 지금이 젊을 때보다 더 팔팔하다네! 허허!”
고창석이 옷을 걷어 굵은 팔뚝을 보여주었다.
제련을 통해 단련된 그의 팔뚝은 쇠처럼 단단해 보였다. 저 팔뚝으로 휘둘린 배틀 해머에 맞으면 제아무리 단단한 몬스터라도 명이 끊기고 말리라.
“알겠습니다. 원하신다면야.”
“미니 보트 만들어 둔 거 있어! 그거 타고 가면 돼, 할아버지!”
“고맙구나.”
그렇게 첫 번째 도전자는 고창석이 되었다.
너무 가까이 배를 몰고 갔다가는 암초에 걸릴 수도 있었기에 적당히 다가간 후에 쌍둥이 자매가 만들어 둔 작은 배를 타고 이동하였다.
그가 강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대부분 걱정하고 있는 눈치였다.
‘한 번 지켜볼까.’
걱정도 걱정이지만, 기다리는 사이 딱히 할 것도 없다.
망원경으로 관찰하기에는 바위섬의 지형이 워낙 울룩불룩했기에, 세운은 새로운 방법을 사용하였다.
– 탐욕의 보물창고를 개방하였습니다.
[ 퍼밀리어 스피릿(Familiar spirit) ]– 소환사가 사용하는 기본적인 마법으로써, 작은 동물을 사역하여 절대적인 주종 관계를 맺는다.
퍼밀리어 스피릿.
사역마를 두어 주변의 경계를 지시하거나 시야를 공유하여 정찰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쓰이는 마법이다.
다만, 작은 동물이라고 해도 한 존재와 절대적인 주종 관계를 맺기는 쉽지 않다. 계약할 존재를 눈앞에 두고 압도적인 격의 차이를 인지시켜 굴복하게 만들어야만 한다.
제법 까다로운 사항이지만, 세운은 그걸 가능케 할 방법이 있었다.
– 성흔이 혈랑전설의 설화에 반응합니다.
– 성흔의 첫 번째 능력, ‘공포’가 깨어납니다.
성흔에서 뿜어나온 빛이 하늘을 향했다.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던 갈매기 한 마리가 몸을 흠칫 떨었다.
본래 공포의 힘을 사용할 때는 공포의 매개체가 필요하다. 압도적인 힘이라든지, 동료의 죽음이라든지, 주변에 낭자된 혈액 등 말이다.
하지만, 갈매기 한 마리 정도는 매개체가 없어도 충분히 제압할 수 있었다.
“끼룩-”
갈매기의 눈이 붉게 변하더니 추락하듯 떨어져 내렸다.
세운의 앞에서 날개를 접고 고개를 숙인 채 다리를 부들부들 떨고 있다.
정신적으로 공포에 완전히 잠식당한 녀석을 향해 세운이 손을 내뻗는다.
우웅-
퍼밀리어 스피릿.
본래 수많은 시도를 통해 실패와 실패를 겪으며 극악의 확률을 뚫어야만 계약이 가능한 마법이지만.
“끼룩!”
– 플레이어 정세운이 ‘갈매기’와 주종 관계를 맺었습니다.
– ‘갈매기’가 첫 번째 사역마로 인정되었습니다.
세운은 너무나도 쉽게 주종 계약에 성공했다.
“와! 오빠, 이거 어떻게 한 거야?”
“귀여워어!”
먼저 간단하게 몇 가지 테스트를 해 보았다.
의지를 이어 생각대로 움직이게 한다든가 시야를 공유해 보는 등.
의지를 잇는 건 할 만했지만, 시야를 늘리는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두 개의 시야를 관리하자니 어지러운 느낌이 들어 눈을 감고 갈매기의 시야에만 집중해야 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효율적인 방법이 있었다.
지잉-
“어?”
“우리다!”
“와아! 이거 갈매기가 보고 있는 거지? 신기하다!”
세운이 마나를 투사하여 갈매기의 시야를 그려냈다.
빔프로젝터와 비슷하게 갈매기의 시야가 함선의 벽면에 그려졌다.
화면 안에서 방방 뛰며 즐거워하는 쌍둥이 자매와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고 있는 유서아의 모습이 담겼다.
“가라.”
“끼룩!”
갈매기가 명령을 듣는 즉시 날개를 펴고 날아올랐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세운이 쏘아낸 마나 스크린으로 갈매기의 드높아진 시야가 비쳤다.
“예쁘다아!”
“멋져! 우리 나중에 비행기도 만들자!”
“응!”
마나 소모가 생각보다 컸지만, 바위섬의 크기가 그리 크지 않은 만큼, 고창석이 공략할 때까지는 사용할 수 있을 듯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제 막 배에서 내려 바위섬에 상륙한 고창석의 모습이 마나 스크린에 비쳤다.
* * *
[ 한아름 : 할아버지, 우리 지금 할아버지 보고 있다? ] [ 한다운 : 신기하지! ] [ 고창석 : 음? ]따개비 바위섬에 막 상륙한 고창석이 의아한 표정으로 클랜챗을 바라보았다.
보고 있다니. 방금 막 상륙했다지만, 각도 상 함선에서 이쪽이 보일 리가 없는데.
어리둥절하게 주위를 둘러보던 고창석은 곧 허공에서 파닥이고 있는 갈매기와 눈이 마주쳤다.
“허허, 이런 것도 되는 겐가? 신기하구먼.”
나이가 들었다고는 해도 그 누구보다도 탑에 잘 적응하고, 또 만족하고 있는 게 바로 고창석이었다.
남들이었다면 ‘설마’하고 넘어갔겠지만, 그는 곧 세운이 저 갈매기를 통해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이거 쑥스럽구먼. 별로 볼 것도 없을 텐데.”
고창석이 바위섬에 상륙하자마자 행한 것은 망치질이었다.
쾅!
바위를 부수고 그 재질을 확인한다.
부스러기를 만지작거리던 그는 곧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허허, 역시 특이한 재질이로구먼. 내구력은 단단하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수분을 머금고 있어.”
– 성좌, ‘금관을 쓴 병사’가 아무래도 수관석의 일종인 것 같다며 물 속성 장비를 만드는 데 쓸 수 있겠다며 고개를 주억거립니다.
이런 좋은 광석을 내버려 둘 수는 없다.
고창석이 배틀 해머라 불리는 거대한 망치를 꺼내 주변의 바위를 부숴 품에 챙겼다.
물론, 바위를 전부 챙기는 게 아니라 바위 중에서도 순도 높은 부위만 골라서.
그렇게 바위를 몇 개나 부쉈을까?
드디어 첫 번째 적이 나타났다.
“치릇.”
“호오, 신기한 몬스터로구먼. 이것과 같은 재질인가?”
고창석이 방금까지 부수었던 바위와 같은 형태의 갑각으로 덮인 게.
게라고는 해도 그 크기가 성인 남성만 했다.
집게는 몸의 절반만 했는데, 인간의 허리 정도는 단숨에 잘라 버릴 수 있어 보였다.
그러나.
콰직!
고창석의 배틀 해머는 게의 갑각을 너무나도 깨트렸다.
몬스터가 허무하게 쓰러지는 순간, 뒤쪽에서 숨어 있던 게 한 마리가 기습 공격을 해 왔지만.
캉!
“치릇?”
고창석의 해머가 게의 갑각을 깨트린 것과는 반대로, 집게는 작은 흠집조차 내지 못하고 튕겨 나갔다.
그가 직접 만든 A+급 방어구의 방어력은 어지간한 물리 공격은 가볍게 무시할 정도였다.
콰직!
곧이어 녀석의 갑각 역시 박살 나고, 사방으로 거무칙칙한 내장이 튀어 나갔다.
“이건 순도가 더욱 높아 보이는구먼! 쓸 만하겠어!”
바위가 길을 막으면 부순다. 몬스터가 길을 막아도 깨부순다.
고창석은 단순하지만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바위섬의 크게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았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섬의 중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쩌저저적-
마치 섬의 일부인 것처럼 거대한 바위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거대한 조개.
그 크기는 직경 6m를 가뿐히 넘겼고, 서서히 입이 벌어지면서 드러난 두께 역시 엄청났다.
그 맨들맨들한 속살 안에는 뽀얀 진주가 숨겨져 있었다.
“허허, 이게 보스 몬스터인 모양이구먼.”
녀석이 보스 몬스터인 걸 알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이 보물섬의 이름인 따개비 바위섬.
여기서 말하는 따개비가 바로 저 녀석이리라.
– 플레이어 고창석이 ‘장인의 숨결’을 사용합니다.
고창석이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전신의 근육이 붉게 달아오르며 크기를 불리며 배틀 해머의 손잡이를 으스러트릴 듯이 꽉 쥐었다.
“다들 지켜보고 있으니 최선을 다해 보겠네.”
고창석이 배틀 해머를 높게 들어 올린 채로 보스 몬스터를 향해 달려간다.
따개비가 날카로운 수압을 뿜어대고, 뽀얀 속살을 촉수처럼 내뱉었지만 그럼에도 멈추지 않았다.
체력 소모는 감수하고, 방어구의 방어력을 믿는다.
자신이 직접 만든 방어구이기에 신뢰할 수 있는 것이다.
성큼성큼 내뻗은 앞발이 어느새 따개비의 코앞에 다다른 순간, 장비를 제련하기 위해 천 번이고 만 번이고 휘두르며 단련한 근육이 일순간 터져나가듯이 부풀었다.
– 플레이어 고창석이 ‘장인의 일격’을 사용합니다.
콰아앙!!
공격이 어찌나 강했는지 거센 풍압으로 인해 주위에 먼지가 일었다.
먼지가 완전히 걷히자…….
“흠? 이거, 죽은 겐가?”
배틀 해머에 갑각이 완전히 박살 난 채, 속살이 처참하게 뭉개져 있는 따개비의 형체가 드러났다.
* * *
“……어?”
“끝난 거야?”
“아니, 설마……. 보스 몬스터가 아닌 거 아니야?”
한편, 고창석의 보스 몬스터 사냥을 지켜보던 디아블로 길드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단 한 방.
그것도 전투계 플레이어가 아닌 고창석이 보스 몬스터를 일격으로 보내 버렸기 때문이다.
마나 스크린 속의 고창석은 멋쩍은 듯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허허…….’하고 웃음을 내보이고 있었다.
[ 고창석 : 이거, 정말 끝인가 보구만. 메시지가 떠 올랐네. ]“진짜 보스 몬스터였다고?”
“혹시 저곳이 제일 약한 섬이었나?”
“아니.”
사람들의 수군거림에 세운이 고개를 저었다.
방금 보았던 몬스터, 생긴 건 그저 큰 조개처럼 생겼지만 절대 약한 몬스터가 아니었다.
갑각이 광석으로 이루어진 만큼 어지간한 창칼을 뚫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갑각. 바위도 뚫는 수압과 적의 움직임을 막아내는 촉수까지.
플레이어들이 하나의 파티를 구성해야만 간신히 공략할 법한 몬스터였다.
‘게다가, 진짜 힘을 쓰기도 전에 죽여 버렸으니.’
전투 시작 전.
따개비가 입을 잠깐 벌렸을 때, 세운은 보았다. 녀석의 입 안에 숨어 있던 진주에서 마나가 영롱하게 일렁거리는 것을.
분명 그 힘을 사용하여 무언가 마법 비슷한 능력을 사용할 수 있었으리라.
“그냥, 어르신이 강하신 거다.”
이게 정답이었다.
“와아아! 할아버지, 멋져!”
“할아버지, 세다아!”
“이거 분발해야겠는데?”
“안 그러면 어르신한테 따라잡히겠어. 하하.”
질투 따위는 없었다. 디아블로 길드원 모두 같은 팀으로서 고창석의 승리를 축하해 주었다.
곧이어 떠 오르는 클랜챗.
[ 고창석 : 음? 이거, 복귀 기능이 있구먼. ] [ 정세운 : 복귀요? ] [ 고창석 : 함선으로 바로 복귀할 수 있다는데, 바로 눌러보면 되겠나? ] [ 정세운 : 일단 마무리부터 하시고 복귀하세요. 보스 몬스터의 소재나, 주변도 간단하게 탐색해 보시구요. ] [ 고창석 : 허허, 알겠네. ]복귀 기능이라.
세운이 모르고 있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길드끼리 시련을 도전했을 때 나타나는 편의 기능 중 하나인 모양이다.
회귀 전의 세운은 해적과 함께한 터라 이런 기능을 알지 못했으니까.
얼마 후, 탐색을 마무리하고 고창석이 순간이동을 하듯이 함선으로 이동하였다.
‘이러면 기다릴 필요가 없겠는데.’
사람이 많아진 만큼 오랜 시간이 소모될 거라 예상했는데, 복귀 기능을 이용하면 사람들을 원하는 섬에 떨어트리고 바로 다음 섬을 수색하는 식으로 움직이면 될 듯했다.
혼자 다니는 것에 비해 시간만 끄는 거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세운의 생각은 달랐다.
‘어차피 나도 여러 섬을 확인할 생각이었으니까.’
기왕 보물섬을 탐사할 거, 보상이 좋은 보물섬에 도전하는 게 이득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보물섬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가자, 다음 섬으로.”
“가자아!”
“다음은 나!”
“어르신, 멋있었습니다. 하하.”
“허허, 고맙구먼. 난 잠시 아래에 내려가 있겠네. 이 광석들로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서 말이야.”
디아블로 함선이 돛을 활짝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