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153
153
제153화
151.
웅성웅성
“와, 루팅이야.”
“루팅이다!”
“저기 봐! 천사 일리타도 있어!”
“루팅 팀이 왜 나타난 거야?”
“리더 길드원 한 명 잡겠다고 팀 전체가 움직인 거야?”
“리더 길드에 루팅 팀이 전부 움직일 정도로 대단한 마법사가 있었어?”
유저들이 웅성이기 시작했다.
“돌아가시죠.”
에가르도가 말했다.
“그래, 가자.”
수혁이 사라졌다.
더 이상 있을 이유가 없었다.
루팅은 앞장서 길드 하우스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이번에 잘 이용하면 다른 파벌의 힘을 약화시킬 수 있을 것 같은데.’
악마 길드 때 수혁이 보여줬던 행동이 아예 먹히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범위 마법을 사용하면 분명…….’
수혁은 강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범위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많은 길드원이 죽었다.
악마 길드처럼 독고 길드 역시 엄청난 괴롭힘을 당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래.’
어떻게 할까 생각하던 루팅은 결정을 내리고 에가르도를 불렀다.
“에가르도.”
“예.”
“파벌 소집해. 전할 이야기가 있으니까.”
“네.”
* * *
“대박이지 않냐? 독고 길드까지 그렇게 만들다니.”
하기스가 놀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거절하길 잘했지?”
바알은 하기스의 중얼거림에 피식 웃으며 물었다.
얼마 전 독고 길드의 하위 길드인 고독 길드에서 의뢰가 들어왔다.
수혁을 죽여 달라는 의뢰였다.
조건도 어마어마했다.
한 번 죽일 때마다 5만 골드!
수혁과 관련된 일에는 다시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던 바알 역시 흔들릴 정도로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그러게, 그때 내 말대로 의뢰받았으면…….”
하기스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바알은 엄청난 조건에 흔들렸지만 결국 거절하기로 결정했었다.
그러나 하기스는 바알의 거절을 반대했다.
한 번 죽일 때마다 5만 골드였고 무엇보다 고독 길드와 함께한다는 것은 독고 길드와 함께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독고 길드와 함께인데 두려울 것 없었다.
그것이 수혁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하기스의 반대에도 바알은 선택을 바꾸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바알의 선택은 신의 한 수였다.
독고 길드도 수혁에게 엄청난 피해를 받은 상황이다.
그런데 악마 길드가 수혁을 감당할 수 있을까?
절대 아니다.
예전처럼 피를 말리는 복수극이 시작될 수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수혁의 복수극을 떠올린 하기스는 다시 한 번 몸을 부르르 떨고는 바알에게 물었다.
“전쟁 상황?”
“어.”
바알의 반문에 하기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리더 길드와 독고 길드의 전쟁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바알의 생각이 궁금한 하기스였다.
“내가 생각하기에…….”
바알은 말끝을 흐리며 생각했다.
‘진짜 피 말리는 괴롭힘이 이어지겠지만 결국 수뇌부한테는 먹히지 않겠지.’
수혁의 마법이 통하는 건 일반 길드원들뿐이다.
독고 길드의 수뇌부들은 말 그대로 괴물.
수혁의 마법에 일방적으로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전쟁은.”
생각을 마친 바알이 입을 열었다.
“독고 길드가 이길 것 같아.”
결국 길드 간의 전쟁은 독고 길드가 이길 것이다.
“그런데 이겨도 이긴 게 아니겠지.”
물론 길드 간의 전쟁에서 이겼다고 해서, 이겼다고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아마 끝까지 가지는 않을 거야. 적당한 선에서 합의할걸?”
그리고 전쟁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끝을 보지 않을 것이다. 아마 적당히 시간이 흐르면 합의를 할 것이었다.
“……?”
바알의 말에 하기스는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바알을 보았다.
전쟁에 이긴 거면 이긴 거지 왜 이긴 게 아니란 말인가?
거기다 합의를 한다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금 상황에서 끝을 보지 않고 합의를?
하기스의 표정에 바알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끝장내는 건 불가능해.”
“왜?”
“리더 길드가 해체되면 수혁이 어떻게 할 것 같냐?”
“아!”
바알의 말에 하기스는 탄성을 내뱉었다.
“리더 길드가 망하면 독고 길드도 결국 망하게 될 거야.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고. 그러니까 적당한 선에서 합의될 거다.”
“누가 먼저 합의 제안을 할까?”
하기스가 또 물었다. 만약 합의를 한다면 누가 먼저 합의를 제안할까?
“당연히 독고 길드지.”
바알은 일말의 고민 없이 답했다.
“가진 게 더 많으니까.”
* * *
-제목 : 오늘 비욘드 난리 났음. 독고 길드 개망신ㅋㅋ
퀘스트 때문에 잠시 비욘드에 갔었는데.
다들 알다시피 비욘드는 독고 길드의 영역이잖아.
그런데 리더 길드원 하나가 비욘드에 나타났더라?
처음에는 잘못 본 줄 알았다.
전쟁한다고 들었는데 리더 길드원이 나타났으니까.
그런데 그 리더 길드원이 와…….
대박이더라.
그냥 혼자서 독고 길드원 수십 명을 죽였다.
마법 쏘는 족족 죽더라.
결국 루팅 팀이 나타났는데
한바탕하다가 갑자기 사라졌음.
진짜 대박이더라.
마법사가 진짜 좋은 직업이라는 거 오늘에서야 깨달았다.
-홀릭 : 거짓말ㄴㄴ, 독고 길드가 어떤 곳인데 마법사 하나에 수십이 죽음 ㅋㅋ 리더 길드에 그런 마법사 없음.
-웨스트 : 홀릭 / 진짜예요. 저도 봤어요. 이번 전쟁의 시발점이 된 연중 님 지인분 같더라구요.
-마스코트 : 그래도 루팅이 진짜 장난 아니긴 하더라. 독고 길드 최강자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던데?
-갓연 : 근데 루팅 팀 전부 왔던데 루팅 팀이 전부 움직일 정도로 그 사람이 강한 거예요?
-홀릭 : 헐? 한 명 잡자고 루팅 팀이 전부? 독고 길드 개망했네.
“호오…….”
글과 댓글을 읽은 김석천은 놀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괜히 전쟁을 건 게 아니구나.”
어쩔 수 없이 전쟁을 걸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닌 것 같았다.
“근데 아무리 강해도 그렇지 어떻게 혼자서 갈 생각을 했지?”
연중의 지인은 혼자서 비욘드에 갔다.
아무리 강하다고 하지만 생각이 일반 사람들과 살짝 다른 느낌이었다.
“응?”
바로 그때였다.
“뭐야 이 댓글?”
시야에 들어온 댓글에 김석천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데가르 : 제가 들었는데 비욘드에서 독고 길드원들 죽인 마법사가 수혁이래요! 악마 사냥꾼 수혁! 연중의 지인이 악마 사냥꾼 수혁이었어요. 여러분! 대박입니다!
“악마 사냥꾼 수혁이라고?”
악마 사냥꾼 수혁, 김석천 역시 알고 있었다.
“허…….”
김석천은 탄성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독고 길드 이거 까딱하다 엄청 타격 입겠는데?’
수혁이 악마 길드를 어떻게 했는지 알고 있다.
독고 길드가 악마 길드처럼 당하지는 않겠지만 껄끄러운 상황임에는 분명했다.
오늘만 해도 꽤나 많은 이들이 죽었다.
벌써 게시판에는 독고 길드는 끝났네 뭐네 하며 이미지가 깎이고 있었다.
띠링! 띠링! 띠링! 띠링!
바로 그때 알람이 울렸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김석천은 알람을 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얼마까지 오르려나.”
그리고 캡슐로 들어가 판게아에 접속했다.
-장사의신 : 오셨습니까.
접속과 동시에 부길드 마스터 장사의신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리프 : 네, 지금 경매장이세요?
리프는 장사의신에게 귓속말을 보내며 경매장으로 향했다.
-장사의신 : 예, 경매장입니다. 그런데 진짜 미어터집니다.
-리프 : 들어갈 자리가 없는 건 아니죠?
-장사의신 : 그 정도는 아닙니다. 하하.
그렇게 장사의신과 귓속말을 나누며 경매장에 도착한 리프는 탄성을 내뱉었다.
‘이야, 진짜 많네.’
장사의신 말대로 한적했던 경매장에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저벅저벅
사람들의 수를 보고 잠시 걸음을 멈췄던 리프는 왼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실시간 경매장 구역에 들어선 리프에게 실시간 경매 창이 나타났다.
수많은 아이템들의 경매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리프는 아이템들을 보며 시간을 확인했다.
‘1분 남았다.’
현재 시간은 7시 59분.
앞으로 1분 뒤면 야리온의 분노의 실시간 경매가 시작된다.
‘1시간만 보고 가자.’
어차피 72시간 동안 경매가 진행된다.
오늘 아무리 경매에 참여해 봤자 낙찰을 받지 못한다.
그럼에도 리프가 경매장에 온 것은 바로 경매 취소 때문이었다.
경매 시작 후 1시간 안에는 경매 취소가 가능했다.
만에 하나 예상했던 만큼의 금액이 나오지 않는다면?
수혁이 경매 취소를 해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 리프는 1시간을 지켜볼 생각이었다.
“떠, 떴다!”
“오오오오오!”
“와, 옵션 개쩐다!”
“와, 특수 옵션 구라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
“그러게요. 물음표로 나올 줄이야.”
이내 1분이 지났고 주변에 있던 유저들이 함성을 내뱉었다.
‘물음표?’
유저들의 외침에 리프는 검색 창에 야리온의 분노를 치고 확인을 눌렀다.
그러자 실시간 경매 창에 야리온의 분노가 나타났다.
제한 : 없음
물리 공격력 증폭 : 5
마법 공격력 증폭 : 3
??? [개방 : X]
??? [개방 : X]
마검사 야리온의 분노가 담겨 있는 검. 마법의 광물 라이오디렘으로 만들어져 마법을 증폭시켜 준다.
‘이런 식으로 나오는구나.’
실시간 경매 창에 올라온 야리온의 분노는 연중이 올렸던 야리온의 분노 사진과 살짝 달랐다.
‘하긴 특수 옵션으로 거짓말을 할 수도 있으니.’
특수 옵션이 없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혹시 모를 사기를 방지하기 위함이 분명했다.
아이템 정보를 확인한 리프는 고개를 내려 경매 정보를 확인했다.
-현재 입찰 금액 : 200,000
-남은 시간 : 71 : 59
‘응?’
경매 정보를 확인한 리프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벌써?’
1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20만 골드가 입찰되어 있었다.
‘이런 미친, 초반부터 이렇게 달리면…….’
리프는 미간을 찌푸렸다.
입찰 금액 올라가는 속도가 너무나 빨랐다.
“와, 대박!”
“30만 돌파!”
“야, 이거 개인이 살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닌데?”
“무슨 템 하나에…….”
“나도 전설 무기 득템하러 간다!”
입찰 금액은 끊임없이 올라갔다.
그리고 구매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유저들 중 상당수가 경매장을 빠져나갔다.
다시 경매장은 한적해졌다.
그리고 1시간이 지났다.
다행히도 경매 취소는 일어나지 않았다.
‘……후.’
리프는 속으로 한숨을 내뱉으며 입찰 금액을 보았다.
-현재 입찰 금액 : 970,257
-남은 시간 : 71 : 00
‘97만 골드…….’
1시간이 지난 지금 97만 골드가 되어 있었다.
‘무슨 1시간 만에 1억이야?’
97만 골드는 현금으로 따지면 1억이나 마찬가지였다.
1시간 만에 1억이라니?
‘미친 새끼들.’
미쳤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포기해야 되나?’
모든 자금을 끌어모았고 500만 골드를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을 보니 500만 골드로는 절대 낙찰받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
잠시 고민하던 리프는 결정을 내렸다.
‘이 정도면 작전도 못 들어가고.’
원래 리프는 경매가 끝나기 직전에 입찰을 해 단숨에 낙찰을 받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지금 입찰 금액이 올라가는 속도를 보니 500만 골드로는 부족할 것 같았다.
아니, 500만 골드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포기하자.’
리프는 결국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얼마나 오르려나.’
포기하기로 결정을 내린 리프는 끊임없이 올라가는 입찰 금액을 보며 생각했다.
과연 야리온의 분노는 얼마에 낙찰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