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155
155
제155화
153.
* * *
독고 길드 하우스 소회의실.
소회의실에는 루팅 파벌에 소속되어 있는 독고 길드원들이 모여 있었다.
“그럼 저희는 비욘드를 뜨는 겁니까?”
약남이 물었다.
“예, 정확히 말하자면 당분간 길드 하우스에 오지 않아야 합니다.”
루팅은 약남의 물음에 미소를 지은 채 답해 주었다.
“그 수혁이라는 자 때문입니까?”
이번에도 약남이 물었다.
“맞습니다.”
루팅은 고개를 끄덕였다.
비욘드를 뜨는 이유는 바로 수혁 때문이었다.
악마 길드 때를 생각해보면 수혁은 계속해서 비욘드에 나타날 것이다.
수혁의 힘이 약하다면 모를까 수혁은 강하다.
즉, 악마 길드 때만큼은 아니지만 분명 큰 피해를 볼 것이다.
“질문하실 분 있나요?”
루팅은 약남을 시작으로 자신의 파벌 길드원들을 쭈욱 둘러보고 물었다.
“…….”
“…….”
길드원들은 아무런 말도 없었다.
“그럼 이만 회의는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나중에 상황이 바뀌면 연락드리겠습니다.”
루팅은 회의를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에가르도.”
그리고 회의실에서 나와 에가르도를 불렀다.
“예.”
“그때 실패한 그곳으로 갈 거야. 준비하고 있어.”
“다시 도전하실 생각이십니까?”
“응, 이번 전쟁에서 우리는 철저히 빠진다.”
“다른 파벌에서 그걸 용인할까요?”
“모르게 해야지.”
에가르도의 물음에 답하며 루팅은 씨익 웃었다.
* * *
메시지를 보며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읽었던 책들을 반납한 뒤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8시네.’
현재 시각은 8시.
‘슬슬 가 볼까.’
아직 도서관도 정복하지 못했고 로그아웃도 할 시간이 아니었다.
그러나 수혁은 도서관을 나설 생각이었다.
갈 곳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경매장과 비욘드였다.
‘일단 들러서 입찰 금액 확인하고.’
수혁은 우선 경매장에 들러 입찰 금액을 확인할 생각이었다.
‘지금쯤이면 경계 좀 수그러들었겠지.’
그리고 그 후 비욘드에 가 다시 독고 길드원들을 잡을 예정이었다.
계획을 다시 한 번 점검한 수혁은 도서관에서 나왔다.
‘경매장이 없는 게 좀 아쉽네.’
유스 왕국의 마을 에딜에는 경매장이 없었다.
즉, 경매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곳으로 가야 했다.
워프 게이트에 도착한 수혁은 유스 왕국의 수도로 워프해 경매장으로 향했다.
‘와, 엄청 많네.’
경매장에 도착한 수혁은 놀랐다.
유저들이 정말 많았기 때문이었다.
‘이거 실시간 경매 창은 볼 수 있으려나.’
실시간 경매 창이 뜨는 조건은 실시간 경매가 이루어지는 일정 범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유저가 너무나도 많아 구역에 들어가는 것도 힘들 것 같았다.
“잠시만요. 잠시만요.”
수혁은 일단 유저들을 지나쳐 최대한 왼쪽으로 향했다.
‘떴다.’
다행히도 얼마 지나지 않아 실시간 경매 창이 나타났다.
수혁은 바로 야리온의 분노를 검색했다.
“……!”
그리고 경매 상황을 확인한 수혁은 다시 한 번 놀랐다.
-현재 입찰 금액 : 315,000
-남은 시간 : 71 : 50
고작 10분이 지났을 뿐이다.
‘31만? 벌써?’
그런데 벌써 입찰 금액은 30만이 넘어갔다.
‘……취소할 필요가 없겠네.’
수혁은 입찰 금액을 보고 생각했다.
입찰 금액을 보니 취소할 생각이 싹 사라졌다.
1분간 경매 현황을 지켜보던 수혁은 경매장에서 나왔다.
‘얼마까지 올라가려나.’
기대가 됐다.
경매가 끝났을 때 야리온의 분노의 입찰 금액은 얼마일까?
“어디로 가십니까?”
“페이드 제국의 비욘드요.”
워프 게이트에 도착한 수혁은 NPC의 물음에 답했다.
“40골드입니다.”
“여기요.”
수혁은 40골드를 지불해 다시 한 번 비욘드로 워프했다.
이미 여우 가면을 착용하고 있던 수혁은 곧장 워프 게이트에서 빠져나왔다.
“와, 저기 봐!”
“악마 사냥꾼 수혁이다!”
“이야, 또 독고 길드 잡으러 온 건가?”
“이번엔 여우 가면이네!”
“허니잼.”
여우 가면과 리더 길드 마크를 보고 수혁을 알아본 유저들이 웅성이기 시작했다.
‘바로 알아볼 줄이야.’
수혁은 자신을 알아보는 유저들의 대화를 들으며 생각했다.
‘이렇게 빠르게 알려지면 루팅이 금방 나타날 텐데.’
지금 상황에서 루팅을 만나면 후퇴를 할 수밖에 없다.
바로 그때였다.
“크하핫! 5만 골드짜리가 제 발로 나타나다니!”
거구의 사내가 수혁의 앞을 막아섰다.
“……?”
수혁은 앞을 막아선 사내를 보고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얘는 또 뭐야?’
독고 길드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5만 골드는 또 무슨 소리지?’
사내는 수혁을 5만 골드라 칭했다.
‘설마 나한테 현상금 걸었나?’
혹시나 독고 길드에서 현상금을 건 것일까?
“야! 레소드 촬영 준비됐어?”
거구의 사내는 뒤쪽에 있던 동료 레소드에게 외쳤다.
“어! 준비됐어!”
레소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고 거구의 사내는 히죽 웃으며 수혁을 보았다.
“5만 골드는 잘 쓰마! 혹시 살아나면 다시 나 찾아오고! 나는 레이드 길드의 길드 마스터 호우라고 한다.”
거구의 사내는 독고 길드의 동맹 길드인 레이드 길드의 마스터 호우였다.
휙!
호우는 수혁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피할 수 있었지만 수혁은 피하지 않았다.
스윽
그저 팔을 들어 호우의 주먹을 막았다.
쾅! 주르륵!
굉음과 함께 수혁은 뒤로 밀려났다.
[유저 ‘호우’에게 공격받으셨습니다.] [유저 ‘호우’와 적대 상태가 됩니다.]수혁이 피하지 않고 막은 이유, 그것은 바로 범죄자 수치 때문이었다.
상황을 보아하니 말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
결국 전투를 해야 하는데 먼저 공격을 하면 범죄자 수치가 올라간다.
수혁은 범죄자 수치를 올릴 생각이 없었다.
메시지를 본 수혁은 생명력을 확인했다.
‘5천밖에 안 닳았어?’
팔로 공격을 막았기 때문일까?
깎인 생명력은 5천밖에 되지 않았다.
“파이어 스피어.”
생명력까지 확인을 한 수혁은 재차 주먹을 날리려는 호우에게 파이어 스피어를 시전했다.
쾅!
호우는 수혁의 바로 앞에 있었고 파이어 스피어는 등장과 동시에 폭발했다.
그리고 주먹을 날리려던 호우의 몸에 검은빛이 나타났다.
털썩
호우가 쓰러졌다.
* * *
[독고 길드원 ‘야리’를 죽이셨습니다.]수혁은 독고 길드원들을 죽이며 계속해서 전진했다.
물론 독고 길드원들만 죽인 것은 아니었다.
호우 이후로도 다른 길드의 유저들이 수혁의 앞을 막아섰다.
당연히 독고 길드원들과 마찬가지로 앞을 막은 유저들 역시 죽음을 맞았다.
‘이상하단 말이지.’
그렇게 많은 이들을 죽이며 목적지로 향하던 수혁은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이상했다.
‘왜 안 나타나?’
루팅이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벌써 나타나고도 남았어야 할 시간이었다.
‘설마 로그아웃했나?’
혹시나 로그아웃을 한 것일까?
바로 그때였다.
저벅!
수혁은 걸음을 멈췄다.
“이야, 여기까지 왔어?”
“대박이네. 다른 파벌 새끼들은 뭘 하는 건지.”
“큭큭, 약해 빠졌으니까.”
“좀 한다 싶은 새끼들은 보나 마나 사냥하고 있겠지.”
“길드에 애정이 없으면서 왜 있는 건지. 에휴.”
전방에 독고 길드원 다섯이 다가오고 있었다.
“독의 사슬.”
수혁은 독의 사슬을 시전했다.
“아이고야, 이런 건 안 먹힌다.”
사투리를 쓰는 사내가 지팡이를 휘둘렀다.
스아악!
그러자 지팡이 끝에서 하얀빛이 뿜어져 나와 독의 사슬과 충돌해 사라졌다.
수혁은 사라진 독의 사슬을 보며 생각했다.
‘이 녀석들도 진짜구나.’
이곳에 오며 상대했던 이들보다 수준이 높았다.
이들도 진짜가 분명했다.
“와, 저기 저 다섯 아캉 팀 아니야?”
“뭐? 아캉 팀? 독고 길드 10위 안에 든다는 그 팀?”
“어, 최근에 길드 내전에서 8위 했다고 들었는데.”
구경을 위해 수혁의 뒤를 따라 오던 유저들이 웅성이기 시작했다.
유저들의 말에 수혁은 나타난 이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수혁의 예상대로 진짜들이었다.
“매직 미사일, 파이어 스피어, 포이즌 스피어, 포이즌 볼, 파이어 볼, 불놀이.”
수혁은 마법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1대5. 수적으로 불리했다.
선제공격으로 수혁은 수를 최대한 줄여 볼 생각이었다.
‘다 막지는 못하겠지.’
물론 독의 사슬을 막았던 것처럼 상쇄를 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다 막지는 못할 것이다.
“플레임.”
거기다 애초에 유저라면 막는 것이 불가능한 플레임도 시전했다.
플레임의 대상은 제거 대상 1순위인, 독의 사슬을 없앴던 마법사였다.
“빛의…… 어?”
앞서 수혁이 시전했던 마법들이 도착하기 전 플레임이 시전되었고 플레임의 대상이 된 마법사는 당황스러운 침음을 내뱉었다.
[독고 길드원 ‘루미넨’을 죽이셨습니다.]그리고 그대로 검은빛이 나타나며 쓰러졌다.
수혁의 무차별 마법 난사를 본 유저들이 웅성거렸다.
“야, 근데 원래 시전 시간이 없는 거야? 저렇게 난사가 가능해?”
“아니, 이상한데. 시전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혹시 무슨 특별한 아이템이 있나? 시전 시간 줄여 주는?”
유저들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수혁의 마법이 아캉 팀에게 작렬했다.
루미넨이 막아 줄 것이라 생각했는지 공격을 준비하고 있던 나머지 넷은 고스란히 마법과 마주했다.
[독고 길드원 ‘헤리스’를 죽이셨습니다.] [독고 길드원 ‘나나나’를 죽이셨습니다.]‘둘 살았네.’
추가로 둘이 죽었고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1대2라면 충분히 해볼 만한 싸움이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독고 길드원 ‘에르메스’를 죽이셨습니다.]하나가 또 죽었다.
‘독?’
독 마법이 아니더라도 스킬 ‘대마도사’의 효과로 수혁의 마법은 일정 확률로 대상에게 중독시킨다. 매직 미사일을 맞은 에르메스가 죽은 것은 독 때문이 분명했다.
“너 이 새끼 뭐야?”
홀로 남은 사내가 놀람과 당황이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어떻게 마법 한 방에…….”
그러나 그사이 불놀이의 특수 효과가 터졌고 불놀이가 사내에게 날아갔다.
[독고 길드원 ‘아캉’을 죽이셨습니다.]‘얘가 아캉이었구나.’
사내의 정체는 팀의 리더 아캉이었다.
“와, 아캉 팀이 5분도 안 걸려?”
“5분은 무슨, 나타난 지 1분은 됐냐?”
아캉을 마지막으로 아캉 팀이 전부 죽음을 맞았고 여태까지 그래왔듯 유저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수혁은 유저들의 웅성거림을 들으며 아캉 팀이 드랍 한 아이템을 확인했다.
[황혼의 망토를 습득하셨습니다.] [대장장이 하이든이 만든 강철 방패를 습득하셨습니다.]망토와 방패가 드랍 되어 있었다.
전리품을 챙긴 수혁은 다시 길드 하우스로 전진했다.
* * *
“…….”
로니아는 입을 다문 채 파벌의 2인자 에오가 보낸 귓속말을 보고 있었다.
-에오 : 아캉 팀이 전멸했습니다.
-에오 : 어떻게 할까요?
‘아캉 팀이 전멸을 해?’
믿기지 않았다.
‘고작 한 놈한테?’
아캉 팀은 로니아 파벌 소속이었다.
그래서 로니아는 아캉 팀의 진짜 힘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한 놈한테 전멸을 당했다?
믿기 힘든 게 당연했다.
-로니아 : 길드 하우스로 오고 있다고 했지?
로니아는 에오에게 물었다.
-에오 : 예.
-로니아 : 내가 직접 나설 거야. 애들한테 전해. 쓸데없이 나서지 말라고.
-에오 : 다른 파벌에는…….
-로니아 : 걔들이 죽든 말든.
-에오 :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