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19
19
제19화
* * *
“이야…….”
수혁은 감탄을 내뱉었다. 감탄을 내뱉은 수혁의 앞에는 거대한 크기의 건물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오렌이랑은 비교도 안 되게 크네.”
건물의 정체는 바로 마탑 도서관! 마탑 도서관은 오렌의 도서관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거대했다.
“책도 엄청 많겠는데?”
크기 자체가 다르다. 책 역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있을 것이다. 수혁은 기대감을 가득 갖고 도서관 입구로 향했다. 역시나 오렌의 도서관과 마찬가지로 마탑 도서관 역시 입구를 지키고 있는 이가 있었다.
수혁은 입구를 지키고 있는 사내에게 다가갔다. 사내 역시 책을 읽고 있었는데 수혁의 인기척을 느꼈는지 고개를 들어 수혁을 보았다.
“도서관을 이용하려고 하는데요.”
사내의 시선에 수혁이 말했다. 수혁의 말에 사내는 책을 덮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증표를 보여주시겠습니까?”
“여기요.”
수혁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증표를 꺼내 사내에게 내밀었다. 사내는 증표를 받은 후 잠시 뒤 수혁에게 말했다.
“가실 때 받아 가시면 됩니다.”
“네.”
오렌의 도서관을 이용할 때와 같았다. 수혁은 사내를 지나쳐 도서관으로 들어갔다. 도서관에 들어 온 수혁은 그대로 걸음을 멈췄다.
“……?”
걸음을 멈춘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야?’
수혁이 고개를 갸웃거린 이유.
‘왜 이렇게 사람이 없지?’
그것은 바로 사람 때문이었다. 마탑 도서관의 크기는 어마어마하다. 그래서 사람 역시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나 없었다. 지금 눈에 들어오는 이들은 단 둘뿐이었다. 수많은 자리가 비어 있었다.
‘뭐, 나한테는 잘된 일이지.’
사람이 없는 게 나쁘다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수혁에게는 좋은 상황이었다. 사람들이 많을 경우 읽고 싶은 책을 읽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수혁은 책상에서 시선을 돌려 책장을 보았다.
“……?”
그리고 다시 한 번 고개를 갸웃거렸다. 수혁이 또다시 고개를 갸웃거린 이유, 그것은 바로 책장 속 책 때문이었다. 오렌의 도서관에 처음 갔을 때에는 단 한 권 ‘가이드북’을 제외하고는 전부 반짝였다.
그런데 이곳 마탑 도서관은 아니었다. 반짝이는 책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반짝임이 없는 책도 꽤나 많이 보였다.
‘오렌이랑 많이 겹치나?’
반짝임이 없다는 건 이미 읽었다는 것을 뜻한다. 물론 확실한 건 아니었다. 다른 이유에서 반짝임이 없는 것일 수 있다. 수혁은 확인을 위해 책장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반짝임이 없는 책들을 확인했다.
‘역시…….’
책을 확인한 수혁은 확신할 수 있었다. 반짝임이 없는 책들은 전부 오렌의 도서관에서 읽었던 책들이었다.
‘하긴 중복되는 책이 없는 게 말이 안 되지.’
도서관이 한두 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중복되는 책이 있는 게 당연했다. 확인을 끝낸 수혁은 책을 읽기 위해 반짝임이 있는 책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읽지 않은 책이 없다면 모를까 읽지 않은 책이 있는데 읽은 책을 또 읽을 생각은 없는 수혁이었다.
“……응?”
그렇게 반짝이는 책을 다섯 권 꺼낸 수혁은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미간을 찌푸린 채 한 곳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저건 뭐지?’
수혁이 응시하는 곳, 그곳은 바로 구석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수혁은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책장의 책을 응시하고 있었다.
‘파랑?’
파랑, 수혁의 시선을 끈 책은 파란색 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수혁은 고개를 내려 자신이 들고 있는 책을 보았다.
‘이건 하얀색인데.’
수혁이 들고 있는 책은 하얀색이었다. 이 책뿐만이 아니었다. 오렌의 도서관에서 읽었던 책들 역시 전부 하얀색 빛으로 반짝였다. 수혁은 다시 고개를 들어 파란색 빛으로 반짝이는 책을 보았다.
‘왜 파란색으로 반짝이는 거지?’
21.
어째서 파란색인 것일까? 잠시 생각하던 수혁은 걸음을 옮겼다. 왜 파란색으로 반짝이는 것인지 궁금했다.
스윽
책장 앞에 도착한 수혁은 책을 꺼냈다. 그리고 책의 제목을 확인했다. 책의 제목은 ‘파르빌의 일기’였다.
“…….”
책의 제목을 확인했다고 색에 대한 것을 알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수혁은 ‘파르빌의 일기’를 포함한 책 여섯 권을 들고 책상으로 돌아왔다. 책상에 도착한 수혁은 들고 온 책들을 전부 내려놓았다. 그리고 자리에 앉은 후 책을 펼쳤다.
당연히 펼친 책은 다른 책들과 달리 파란색으로 반짝이는 『파르빌의 일기』였다. 수혁은 『파르빌의 일기』를 읽기 시작했다.
* * *
대지의 마탑.
“뭐? 측정불가의 재능?”
마탑장 카코는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반문했다.
“확실해? 진짜? 진짜로 내가 개량한 수정구로 측정불가가 나왔어?”
쉴 새 없이 질문을 내뱉는 카코의 앞에는 한 사내가 서 있었다. 사내는 바로 부마탑장 레톨이었다. 레톨은 카코가 입을 다물자 입을 열었다.
“네, 그렇다고 합니다.”
카코는 레톨의 답을 듣고 생각했다.
‘엄청 늘렸는데?’
재능 측정의 한계를 어마어마하게 늘렸다. 다시는 측정불가의 재능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런데 측정불가의 재능이라니?
‘얼마나 큰 재능을 가지고 있길래?’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얼마나 거대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보고 싶다.’
한시라도 빨리 측정불가의 재능을 보고 싶었다.
“회의는?”
“아시다시피 마탑장 회의는 날짜가 딱 나오는 게 아닌지라.”
카코의 물음에 레톨이 답했다. 레톨이 답한 대로 마탑장 회의는 날짜가 정해져서 나오는 게 아니었다.
마탑장들이 협의를 해 회의 날짜가 정해진다. 회의 날짜가 정해져도 모든 이들이 참석하지 않는다. 몇몇 이들만 참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이번에는 다들 참여할 것 같긴 합니다만.”
하지만 이번만큼은 모든 마탑장들이 참석할 것 같았다.
“그렇겠지, 측정불가의 재능이니까. 그것도 역대 최강의 재능.”
카코 역시 레톨과 같은 생각이었다. 이번만큼은 다른 마탑장들 역시 참석할 것이다. 역대 최강의 재능이 아닌가?
‘나이가 좀 걸리긴 하지만.’
물론 마음에 걸리는 게 없는 것은 아니었다. 역대 최강의 재능이긴 하다. 그러나 나이가 마음에 걸렸다.
30년 전 측정불가의 재능을 받았던 카코와 31년 전 측정불가의 재능을 받은 불의 마탑장 브리니스의 나이는 당시 5살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측정불가의 재능을 받은 사내는 20살이었다. 20살, 조금 늦은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그래도 개량 수정구로 측정불가가 나온 거니까.’
늦긴 해도 기대할 만하다. 개량 수정구와 기존 수정구의 차이는 어마어마했으니까. 그저 살짝 마음에 걸릴 뿐이었다.
“날짜는 언제로 할까요?”
레톨이 물었다. 생각에 잠겨 있던 카코는 입을 열었다.
“오늘은 늦은 것 같고. 내일부터 다른 마탑장들 시간에 맞춰. 대신 최대한 빠르게.”
오늘 회의를 한다? 마탑장들이 모일 리 없다. 그리고 카코 역시 오늘은 회의할 마음도 생각도 없었다.
“예, 그러면 최대한 빨리 날짜를 잡겠습니다.”
카코의 말에 레톨이 답했다.
“그런데…….”
답을 한 레톨이 말끝을 흐리며 카코에게 물었다.
“카코님도 그자를 원하십니까?”
“나?”
“예.”
“음…….”
카코는 레톨의 물음에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곧 생각을 끝낸 카코가 입을 열었다.
“우리 마탑으로 데려오면 좋을 것 같긴 해.”
역대 최강의 재능이라 할 수 있는 사내가 대지의 마탑에 온다면? 현재보다 더욱 큰 명성을 떨칠 수 있을 것이고 더욱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카코 역시 측정불가의 재능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다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경쟁이 엄청날 것 같아서 말이지.”
바로 경쟁이었다. 마탑장들이 전부 모일 것이다. 30년 전, 측정불가의 재능을 받은 카코는 측정불가의 재능이 갖는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었다.
전부 탐낼 것이다. 본인들의 마탑에라도 소속시키고 싶을 것이다. 아니, 자신의 제자로 만들고 싶을 것이다.
“솔직히 선배들 사이에서 데리고 올 자신이 없어.”
현재 공석인 중앙 마탑장. 중앙 마탑장을 제외하고도 카코 본인을 포함해 마탑장은 10명이나 있다.
카코는 그 10명 중 가장 늦게 마탑장이 되었다. 거기다 나이 역시 가장 어렸다. 다른 선배 마탑장들을 물리치고 측정불가의 재능을 데리고 올 자신이 카코는 없었다.
“그러시군요.”
레톨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생각은 어때?”
카코는 레톨에게 물었다. 다른 마탑과 달리 대지의 마탑은 마탑장과 부마탑장의 격차가 크지 않았다.
부마탑장인 레톨이 욕심을 냈다면 마탑장의 자리를 넘볼 수 있을 정도였다. 아니, 욕심을 냈다면 현재 대지의 마탑장은 카코가 아닌 레톨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레톨은 욕심을 내지 않았고 카코에게 마탑장의 자리를 양보했다. 양보한 이유를 잘 알고 있는 카코는 레톨을 상당히 신뢰했다.
“꼭 원하시는 게 아니라면.”
레톨이 입을 열었다.
“일찌감치 포기하고 다른 것들을 챙기는 것이 어떻습니까?”
측정불가의 재능이 갖는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잘만 협상하면 포기하는 대가로 그에 상응하는 다른 것들을 받아낼 수도 있다.
“평소에 갖고 싶다고 하신 물의 마탑의 만년빙정이라든가. 독의 마탑에서 보유하고 있는 블랙 드래곤의 정수라든가. 많이 있지 않습니까?”
“……!”
레톨의 말에 카코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런 걸 과연 줄까?”
측정불가의 재능이 갖는 가치가 크긴 하다. 그러나 만년빙정이라든가 블랙 드래곤의 정수를 받을 수 있을 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일까? 카코는 의문이었다.
“다신 나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측정불가의 재능입니다.”
레톨은 카코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측정불가의 재능은 만년빙정, 블랙 드래곤의 정수.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측정불가의 재능. 그것도 카코가 만든 개량 수정구로 측정했는데 측정불가다. 그 가치는 만년빙정이나 블랙 드래곤의 정수보다 더 크다고 레톨은 생각하고 있었다. 아니, 확신하고 있었다.
* * *
하얀색으로 빛나는 보통 책들과 달리 파란색으로 반짝이는 『파르빌의 일기』. 수혁은 어느덧 마지막 부분을 읽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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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삶의 끝이 다가왔다.
나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막대한 재산? 인맥?
아니, 나에게 남은 건 후회뿐이다.
그때 그런 짓을 하지 않았더라면…….
마지막 문장을 읽고 수혁은 책을 덮었다.
스아악
책을 덮자 기다렸다는 듯 파란 빛이 사라지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특수 퀘스트 ‘파르빌의 유산’이 생성되었습니다.] [지혜가 1 상승합니다.] [지혜가 1 상승합니다.]“……?”
메시지를 본 수혁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퀘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