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211
211
제211화
209.
“너 도서관 가고 싶지?”
연중이 말했다.
“……어?”
수혁은 연중의 말에 순간 움찔하며 반문했다.
“도서관 가도 돼.”
연중이 히죽 웃으며 말했다.
“안 그래도 요즘 감이 떨어진 것 같아서 혼자 사냥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
최근 들어 연중은 전투를 하지 않았다.
오로지 운전만 했을 뿐이었다.
며칠 동안 운전만 하다 보니 전투에 대한 감이 무뎌진 느낌이 들었다.
연중은 사냥을 통해 그 감을 되찾을 생각이었다.
“너 레벨 때문에 지금 장비도 착용 못 하잖아.”
수혁이 말했다.
연중의 레벨은 1로 초기화가 되었다.
거기다 이곳은 마계.
몬스터들의 강함이 말도 안 된다.
“스텟이 초기화된 건 아니니까. 거기다…….”
연중은 말끝을 흐리며 스킬 정보 하나를 공유했다.
숙련도 : –
특수 효과 : 1. 방패의 착용 제한을 무시한다.
2. 방패 방어력이 2배 증가한다.
3. 방패 공격 시 추가 데미지 100%
“방패는 낄 수 있다구.”
그리고 방패를 착용했다.
“충분히 사냥이 가능하단 말씀!”
방패가 없다면 불가능했겠지만 방패가 있으니 사냥이 가능하다.
“그리고 데드독 잡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또한 연중이 잡으려는 몬스터는 마계에서 가장 약한 몬스터 ‘데드독’이었다.
“그래, 알았다.”
수혁은 연중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일단 봐줄게.”
바로 도서관에 갈 생각은 없었다.
만에 하나 연중이 데드독을 잡지 못한다면?
‘수호자로 쩔해 줘야지.’
연중의 수호자를 이용해 레벨을 올려 줄 생각이었다.
“오케이! 그럼 바로 가자!”
수혁과 연중은 저택에서 나와 북쪽으로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이내 아일롬의 북쪽 성문을 지나 밖으로 나온 수혁과 연중은 성 주변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는 마계의 들개 ‘데드독’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갔다 올게.”
연중이 수혁에게 말하며 데드독에게 다가갔다.
비선공 몬스터인 데드독은 연중이 다가왔음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물론 레벨이 1인지라 강력한 스킬이 없던 연중은 방패를 휘둘렀다.
-컹!
방패에 맞은 데드독은 비명과 함께 뒤로 날아갔다.
땅에 떨어짐과 동시에 데드독은 자리에서 일어나 연중을 노려보았다.
-컹컹!
그리고 짖으며 연중에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연중은 점프를 해 앞발을 휘두르는 데드독에게 다시 방패를 휘둘렀다.
쾅!
앞발 공격을 하려 했던 데드독은 연중의 방패에 다시 날아갔다.
연중은 더 이상 데드독이 다가오는 것을 기다리지 않았다.
방패를 들고 다가가 후려치기 시작했다.
혹시나 멀리 날렸다가 그대로 도망갈까 봐, 큰 공격은 하지 않았다.
짧게 후려치며 데드독의 생명력을 깎아 먹었다.
-컹…….
3분의 일방적 폭행 끝에 데드독이 쓰러졌다.
[레벨 업!].
.
[레벨 업!]데드독이 쓰러지자마자 엄청난 수의 레벨업 메시지가 나타났다.
‘역시 경험치가…….’
연중은 캐릭터 창을 열었다.
소속 : 페이드 제국
길드 : 리더
직업 : 수호자
레벨 : 43
경험치 : 0%
생명력 : 102000
마나 : 5000
포만감 : 89%
힘 : 1430
민첩 : 467
체력 : 1754
지혜 : 250
‘한 마리를 잡았는데 43?’
연중은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면 300까지는 금방 복구하겠어.’
300레벨만 찍으면 모든 아이템을 착용할 수 있다.
그러면 더욱더 수월하게 사냥을 할 수 있다.
“봤지?”
연중은 수혁에게 돌아가 말했다.
“그래. 봤다. 진짜 안정적이네.”
레벨이 낮았기에 걱정했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느리긴 했지만 연중의 사냥은 매우 안정적이었다.
“그러니까 걱정 말고 도서관 가. 전쟁 시작되면 또 못 가잖아. 메인 에피소드도 있고.”
“그래, 혹시나 무슨 일 생기거나 하면 바로 귓 줘.”
“응. 그럼 난 다시 사냥하러 간다.”
연중은 다시 근처에 있는 데드독에게 다가갔다.
수혁은 잠시 연중의 사냥을 지켜보다가 아일롬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워프 게이트로 향하며 생각했다.
‘에브라탐에 갈까. 아니면 작은 마을들 먼저?’
마계 도서관 역시 정복자 칭호와 좋아하는 자 칭호를 줄 것이었다.
작은 도서관들을 돌며 좋아하는 자 칭호를 먼저 모은다면?
좋아하는 자 칭호는 스텟 경험치를 증가시켜준다.
즉, 똑같이 책을 읽어도 더 많은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래, 위치도 알고 있는데.’
* * *
“흐음…….”
파비앙은 침음을 내뱉으며 유리병을 들었다.
유리병 안에는 초록색과 검은색이 반반 섞인 액체가 들어 있었다.
“흐으음…….”
파비앙은 유리병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다시 한 번 침음을 내뱉었다.
“그 많은 키메라들이 이런 독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유리병에 든 액체는 바로 오늘 대륙 곳곳에 모습을 드러낸 키메라의 독이었다.
“이렇게 강력한 독을?”
보통 독이 아니었다.
정말 강력한 독이었다.
이런 독을 그 많은 키메라들이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 정도 독이라면…….”
파비앙은 생각했다.
독의 마탑에서도 만들기 힘든 독이었다.
이 정도의 독을 만들 수 있는 자가 누구일까?
바로 그때였다.
똑똑
“마탑장님, 페른 님이 오셨습니다.”
노크와 함께 목소리가 들려왔다.
‘페른 님?’
파비앙은 유리병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직접 문을 열었다.
“껄껄! 오랜만이다!”
페른은 문이 열리자마자 껄껄 웃으며 파비앙에게 인사하고는 자연스레 방으로 들어왔다.
“어쩐 일이세요?”
파비앙은 페른의 반대편에 앉으며 물었다.
“어쩐 일이긴.”
페른은 파비앙의 물음에 씨익 웃었다.
“이미 다 알고 있잖누.”
“키메라 때문입니까?”
키메라는 대륙 곳곳에 나타났다.
아마도 페른이 온 것은 키메라 때문이 분명했다.
“그렇지, 정확히는 키메라가 남긴 독.”
페른은 파비앙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 말했다.
“그 독을 정화시켜 줬으면 한다.”
“몇 곳이나요?”
“27곳.”
“키메라는 다 정리된 겁니까?”
“고럼! 우리 제국이 어떤 곳인데. 정화만 해주면 돼. 비용이 얼마나 들어도 상관없다는 황제 폐하의 허락까지 받고 왔다.”
“오호.”
파비앙은 페른의 말에 눈을 번뜩였다.
‘그렇지 않아도 필요한 게 있었는데.’
페이드 제국 보물 창고에서 가져오고 싶은 물건이 있었다.
어떻게 가져오나 했는데 의뢰비로 그 물건을 받으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짐작 가는 사람 있냐?”
페른이 물었다.
생각에 잠겨 있던 파비앙은 페른의 물음에 잠시 생각을 접고 입을 열었다.
“키메라요?”
“어, 그 정도 독을 만들 수 있는 자가 많지 않잖아? 그것도 그렇게 많이.”
“생각해보고 있어요. 누가 그런 독을 그렇게 많이 제조할 수 있을까.”
“개인이 한 건 아니겠지?”
“네, 독을 개발한 건 개인이겠지만 그 많은 양을 혼자서 만들 수는 없죠. 그리고 애초에 키메라가 많잖아요? 절대 혼자서 못 만들어요.”
강력한 독을 개발하는 것은 혼자서도 가능하다.
그러나 혼자서 만들 수 있는 독의 양에는 한계가 있다.
거기다 대륙 곳곳에 나타난 키메라들의 수를 생각해보면 분명 집단이 벌인 짓이었다.
‘왜 이런 짓을 벌인 걸까?’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일으킨 것일까?
‘분명 이유가 있을 텐데.’
이 정도 규모라면 목적이 있을 것이다.
“제국에서는 뭐 나온 거 없어요?”
파비앙은 페른에게 물었다.
제국이라면 무언가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독이 정화돼야 조사를 하지.”
페른이 답했다.
키메라를 잡았지만 조사를 시작할 수는 없었다.
독이 너무나 강력해 조사원들이 조사를 할 여건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 그렇구나.”
파비앙은 탄성을 내뱉었다.
“그럼 빨리 의뢰에 대해 이야기해야겠네요. 정화해야 할 곳이 어딥니까?”
* * *
[지혜가 1 상승합니다.] [지혜가 1 상승합니다.] [지혜가 1 상승합니다.]메시지를 보며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책을 반납한 뒤 책장으로 다가가 책을 꺼내며 생각했다.
‘중복된 책이 한 권도 없는데 하루면 정복이라니.’
수혁은 현재 마을 ‘토토킨’의 도서관을 이용 중이었다.
마을이 작아서 그런지 토토킨 도서관은 도서관이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작았다.
당연히 작은 만큼 있는 책들도 적었다.
중복된 책이 단 한 권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하루면 정복할 수 있을 정도였다.
‘칭호를 생각하면 좋긴 하지만…….’
도서관을 정복할 때마다 정복자 칭호와 함께 좋아하는 자 칭호가 주어진다.
칭호를 생각하면 도서관의 규모가 작은 것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수혁의 입장에서는 아주 괜찮다고 할 수 있었다.
이내 책을 꺼내 책상에 돌아온 수혁은 책을 읽기 전에 친구 창을 열어 봤다.
연중이 사냥을 잘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벌써 175야?’
연중과 헤어진 지 5시간이 지났다.
그중 30분은 점심시간이었으니 실질적으로 연중이 사냥에 투자한 시간은 최대 4시간 30분이었다.
‘빠르네 빨라.’
수혁은 친구 창을 닫았다.
그리고 가지고 온 책을 펼쳤다.
얼마 뒤 가지고 온 책을 전부 읽은 수혁은 반납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
자리에서 일어난 수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연중 : 수혁아.
-연중 : 귓 보는 대로 답 좀.
연중에게서 귓속말이 왔기 때문이었다.
-수혁 : 왜?
수혁은 연중에게 답을 보낸 뒤 책들을 반납한 뒤 책장으로 향했다.
책장에 도착했을 때 연중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연중 : 지금 길드에서 연락이 왔는데.
-수혁 : 설마 너 또 오래?
아무래도 연중이 필요한 일이 생긴 것 같았다.
-연중 : 아니, 내가 아니라 너한테 온 연락이야.
하지만 이어진 연중의 답에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수혁 : 나한테? 나한테 연락이 왔다고?
당연히 길드에서 연락이 왔다기에 연중에게 온 연락인 줄 알았다.
-연중 : 응.
-수혁 : 무슨 연락? 어디서?
-연중 : 독의 마탑에서 연락이 왔어.
-수혁 : 독의 마탑에서?
-연중 : 응, 급한 일이 생겼다고 제국 지부로 빨리 와 달라는 말을 남기고 갔다는데?
수혁은 미간을 살짝 좁혔다.
무슨 급한 일이 생긴 것일까?
-연중 : 그리고 하나 더 알려 줄 게 있어.
그사이 연중이 또 귓속말을 보냈다.
-연중 : 지금 중간계 난리 났다. 메인 에피소드 시작됐어.
-연중 : 대륙 곳곳에 키메라들이 나타나고 사람 죽이고 건물 파괴하고 장난 아니래. 아무래도 독의 마탑에서 널 부르는 이유가 키메라 때문이 아닌가 싶다.
“…….”
연중의 귓속말을 본 수혁은 아무런 답도 할 수 없었다.
‘건물을 파괴해?’
수혁의 시선은 연중의 귓속말에서 ‘건물 파괴하고’에 집중되어 있었다.
‘아닐 거야.’
뚫어져라 집중하던 수혁은 이내 인상을 힘껏 구겼다.
‘별 피해 없을 거야.’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
제발 자신의 생각이 틀리기를 수혁은 간절히 바랐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수혁은 아공간으로 워프했다.
책을 읽을 때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