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215
215
제215화
213.
한 번도 보스 몬스터를 마주하지 못해 보스 몬스터가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수혁은 드랍 된 아이템을 습득한 뒤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증표를 확인했다.
‘호오?’
증표를 확인한 수혁은 탄성을 내뱉었다.
‘초록?’
이번 증표의 색깔은 초록이었다.
‘아이템 정보는…….’
수혁은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같네.’
이번에도 역시나 색깔만 달랐다.
수혁은 증표에 대한 관심을 끝내고 워프 스크롤을 꺼내 비욘드로 워프했다.
비욘드에 도착한 수혁은 줄을 선 뒤 시간을 확인했다.
‘오늘 S는 다 돌고 싶은데…….’
시간을 보며 수혁은 미간을 좁혔다.
키메라가 나타난 마을 중 S등급을 받은 곳들은 오늘 내로 전부 해결하고 싶었다.
그런데 시간을 보아하니 불가능할 것 같았다.
“어디로 가십니까?”
이내 수혁의 차례가 되었다.
“도마니안 왕국의 엘로미니스요.”
“40골드입니다.”
수혁은 마을 ‘엘로미니스’로 워프했다.
[중독되지 않습니다.].
.
엘로미니스에 도착함과 동시에 수혁은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1팀 저 하나 남았어요!”
“엘카 님 2팀으로 합류하세요!”
“파이어 월!”
워프 게이트 근처에 수많은 유저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같은 길드 마크를 쓰고 있는 것을 보아 한 길드에서 퀘스트를 깨기 위해 온 것 같았다.
유저들이 전투를 벌이고 있는 대상은.
보스 키메라 오우거트롤이었다.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고개를 돌려 유저들과 전투를 벌이고 있는 오우거트롤을 보았다.
‘기괴하다. 기괴해.’
오우거트롤은 상당히 기괴했다.
상체 중 몸통은 트롤의 것이었고 팔과 하체는 오우거의 것이었다.
그리고 오우거와 트롤의 머리가 각각 하나씩 달려 있었다.
‘재생력 때문에 몸통만 트롤을 쓴 건가.’
트롤의 재생력은 매우 뛰어나다.
그리고 그 재생력의 원천은 심장이었다.
아무래도 오우거에게 트롤의 재생력을 부여하기 위해 저런 식으로 합성을 한 것 같았다.
[특수 퀘스트 ‘엘로미니스를 장악한 키메라들’이 생성되었습니다.]퀘스트가 나타났고 수혁은 퀘스트를 확인했다.
‘한 마리!’
남은 키메라는 한 마리였다.
즉, 오우거트롤만 잡으면 이곳의 키메라들은 전부 죽는다.
-크허허허헝!
오우거가 포효했다.
“뒤로 빠지세요!”
전투를 벌이던 유저 중 한 명이 외쳤다.
그러자 오우거트롤을 공격하던 유저들은 재빨리 뒤로 빠졌다.
‘왜 빠지지?’
수혁은 의아했다.
‘거의 다 잡은 것 같은데.’
오우거트롤의 몸에는 상처가 가득했다.
조금만 더 공격하면 죽일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빠지는 것일까?
스아악!
의아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트롤의 입에서 초록색 연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독 연기가 분명했다.
바로 그때였다.
“어?”
독 연기를 피해 워프 게이트로 온 유저가 수혁을 발견하고 탄성을 내뱉었다.
“안녕하세요.”
수혁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다.
“아, 예. 안녕하세요.”
“혹시 저거 잡으시는 건가요?”
“네, 잡고 있긴 한데…….”
유저는 수혁의 물음에 말끝을 흐리며 오우거트롤을 보았다.
여전히 트롤의 입에서는 독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오우거트롤의 주변은 독 연기로 가득했다.
‘회복력 봐라?’
그리고 오우거트롤의 몸 곳곳에 나 있던 상처들이 빠르게 아물기 시작했다.
트롤의 회복력이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유저들은 아무는 상처를 보고도 달려들 수 없었다.
전전긍긍 독 연기에 밀려나며 오우거트롤을 바라볼 뿐이었다.
“못 잡을 것 같아요.”
오우거트롤을 바라보던 유저가 다시 수혁을 보며 말했다.
“주기적으로 이렇게 독 연기를 뿜어내면서 생명력을 회복해버리거든요. 벌써 40분째 트라이 중인데…….”
씁쓸한 표정으로 유저는 말을 끝냈다.
“그러면 제가 좀 공격해도 될까요?”
수혁은 유저에게 물었다.
원래는 지켜볼 생각이었다.
길드에서 트라이하는 보스 몬스터를 건드렸다가 분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상황을 보아하니 개입을 해도 될 것 같았다.
“네?”
유저는 수혁의 말에 반문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아, 예. 공격하셔도 됩니다.”
* * *
“와, 길마님 방금 그분 누구예요?”
일죽 길드의 부길드장 크랑이 물었다.
“…….”
크랑의 물음에 아이손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뭐지?’
당황스러웠다.
‘마법 몇 방에 죽었다고?’
어차피 잡지 못할 것 같아 공격해봐도 되겠냐는 유저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유저는 마법 몇 방으로 오우거트롤을 죽였다.
일죽 길드가 40분 동안 트라이했음에도 잡지 못했던 오우거트롤을 고작 마법 몇 방으로 말이다.
‘하이랭커인가?’
랭커는 확실하다.
그것도 보통 랭커가 아닌 탑급의 랭커인 하이랭커가 분명했다.
“길마님?”
아이손이 답이 없자 크랑이 재차 불렀다.
“죄송해요. 방금 좀 충격을 먹어서.”
정신을 차린 아이손은 크랑의 말에 답했다.
“아, 모르시는 분이었어요?”
크랑이 조금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네, 처음 본 분이에요.”
아이손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 번 유저를 떠올렸다.
‘처음 보는 길드 마크였어.’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마크였다.
즉, 도마니안 왕국이나 근처 국가에서 활동하는 유저는 아닐 것이었다.
“그런데 보상 뭐 받으셨어요?”
크랑이 물었다.
“잠시만요.”
아이손은 메시지를 확인했다.
[기여도에 따라 아이템을 획득합니다.] [도마니안 왕국 고급 훈장을 획득합니다.]“훈장이요.”
“훈장이요?”
“네.”
“어라, 이상하다.”
크랑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요?”
“여기 오메이스에서는 기여도 1등한테 배후의 증표를 줬었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지금 배후의 증표를 받은 길드원이 없어요.”
“……없다구요?”
아이손은 크랑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설마…….’
문득 떠오른 생각에 아이손은 방금 전 오우거트롤을 잡고 사라진 유저를 떠올렸다.
* * *
“호오.”
장경우는 모니터를 보며 탄성을 내뱉었다.
모니터에는 수혁에 대한 정보가 떠 있었다.
“도서관에 있을 줄 알았는데.”
연중과 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도서관에 갔기에 장경우는 앞으로 수혁이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었다.
“메인 에피소드에 참여할 줄이야.”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분 것일까?
“이러면 생각보다 일찍 끝나겠는데?”
키메라를 정리하는 데에만 한 달이 걸릴 거라고 예상했다.
지금 유저들의 상태로는 보스급 키메라를 잡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수혁이 이렇게 참여를 한다면?
그 시간이 엄청나게 단축될 것이었다.
“1주일이면 끝나려나?”
수가 수이기 때문에 하루 만에 끝나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
아무리 빨라도 1주일은 걸릴 것이다.
물론 이것도 수혁이 계속해서 키메라를 잡을 경우였다.
“내일 전쟁이 시작되면 어떻게 하려나?”
내일 마계에서의 전쟁이 시작된다.
수혁은 전쟁 퀘스트를 받아 둔 상황.
과연 수혁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했다.
바로 그때였다.
띠링!
알림 소리가 났다.
이미 모니터를 보고 있던 장경우는 바로 확인을 했다.
“……!”
알림이 울린 이유를 확인한 장경우의 표정에 살짝 놀람이 나타났다.
“호오.”
이내 장경우는 탄성을 내뱉었다.
“이거 일이 재미있게 돌아가는데?”
아주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발록들이 움직일 줄이야.”
포탈을 지켜야 할 발록들 중 일부가 움직이고 있었다.
그것도 근처를 배회하는 게 아니라 아밀레타가 다스리는 지역 깊숙이 들어왔다.
물론 탄성을 내뱉은 것은 발록들 때문만은 아니었다.
“전쟁도 빨라지고.”
원래 전쟁은 내일 오후 1시 예정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것인지 상황이 바뀌었다.
전쟁 시간이 크게 앞당겨졌다.
“이렇게 되면…….”
말끝을 흐린 장경우는 상상했다.
한창 키메라들을 처리하고 있는 수혁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더욱더 궁금해졌다.
* * *
연중은 시간을 확인했다.
‘11시니까 219까지는 찍을 수 있겠는데?’
하루 내내 사냥을 했다.
그 결과 1이었던 레벨은 216이 되어 있었다.
‘수혁이는 아직도 돌아다니고 있으려나.’
연중은 캐릭터 창을 닫았다.
그리고 친구 창을 열어 수혁의 상태를 확인했다.
‘돌아다니고 있나 보네.’
1시간 전보다 레벨이 하나 올라가 있었다.
레벨이 오른 것을 보아 아직도 대륙 곳곳을 돌아다니며 키메라들을 사냥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연중은 친구 창을 닫았다.
그리고 다시 사냥을 위해 걸음을 옮기며 몬스터를 찾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였다.
[경고!] [상급 발록 레몽이 나타났습니다.]“……?”
갑작스레 나타난 메시지에 연중은 의아했다.
스아악!
그리고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소리의 정체를 확인했다.
“……!”
매우 짙은 붉은색 기운이 날아오고 있었다.
이미 코앞까지 날아와 피하기는 늦었다고 생각을 한 연중은 방패를 들어 붉은색 기운을 막았다.
쾅!
굉음과 함께 연중은 뒤로 날아갔다.
연중은 날아가며 재빨리 생명력을 확인했다.
‘……!’
생명력을 확인한 연중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10만이 넘는 생명력이 5만밖에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방패를 제외한 나머지 아이템을 착용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분명 방패로 막았다.
방패로 막아서 받은 데미지가 대폭 줄어들었는데 5만이 넘게 닳았다니?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내 땅에 떨어진 연중은 붉은 기운이 날아온 방향을 주시했다.
‘망할.’
그리고 연중은 속으로 욕을 내뱉었다.
‘몇 마리나 온 거야?’
메시지에 한 마리만 나와 한 마리만 나타난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다섯?’
빠르게 거리를 좁혀오는 발록의 수는 총 다섯이었다.
연중은 재빨리 뒤로 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발록 다섯 마리에게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0%였다.
이대로 발록들과 마주했다가는 죽을 것이다.
로그아웃도 할 수 없다.
이미 전투 상태가 되어 1분이 필요했다.
1분 동안 발록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부활 갱신해둘걸.’
연중은 미간을 좁혔다.
부활 지점 갱신을 해두지 않았다.
죽으면 비욘드에서 부활을 하게 된다.
물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귀환 타이밍이 나와야 될 텐데.’
아일롬으로 워프할 수 있는 스크롤을 5장 구매했다.
스크롤을 사용 후 워프까지는 5초!
5초만 버티면 무사히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
스아악
귓가에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연중은 빠르게 뒤를 보아 붉은 기운이 날아오는 방향을 보았다.
붉은 기운은 엄청난 속도로 거리를 좁혀오고 있었다.
이대로 달리다가는 따라 잡힐 것이 분명했다.
연중은 방향을 살짝 틀어 달렸다.
붉은 기운은 그대로 연중을 지나쳐 땅에 작렬해 폭발을 일으켰다.
‘맞으면 끝이다.’
폭발을 보며 연중은 생각했다.
방패로 막아도 50% 이상이 깎였다.
한 방 맞는 순간 그대로 죽을 것이었다.
‘저기다!’
이내 연중은 전방에 있는 거대한 바위를 발견하고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바위 뒤에 도착하자마자 인벤토리에서 스크롤을 꺼내 찢었다.
스악
발밑에 작은 마법진이 나타났다.
‘제발, 제발…….’
연중은 연달아 제발을 외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3초가 지났을 때.
쾅!
바위가 파괴되었다.
그리고 이어 연중은 볼 수 있었다.
[사망하셨습니다.]사망 메시지를.
‘……하.’
주변 공간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