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224
224
제224화
222.
“A 전초기지를 관리하고 있는 상급 마족 립타에게, 이건 B 전초기지를 관리하고 있는 상급 마족 알라드에게 가져가시면 수혁 님과 연중 님을 잘 보필할 겁니다.”
이미 데헬른에게 들어 수혁과 연중이 올 것을 알고 있던 크라노손은 미리 편지까지 작성을 해둔 상황이었다.
[크라노손의 편지A를 획득합니다.] [크라노손의 편지B를 획득합니다.]“그럼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편지를 받고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연중 역시 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그…….”
크라노손은 수혁과 연중이 가려고 일어나자 재빨리 입을 열었다.
“키라드 파벌 마족 중 조심하셔야 할 마족이 하나 있습니다.”
당부할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헤르타나라고. 키라드의 딸입니다. 현재 알린에 와 있습니다. 아직 상급이지만 최상급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강합니다.”
“알겠습니다.”
수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연중과 함께 방에서 나왔다.
“어디부터 갈 거야?”
방에서 나오자마자 연중이 물었다.
수혁은 연중의 물음에 방금 전 크라노손에게서 받은 전초기지 지도를 꺼냈다.
그리고 아일롬에서 A 전초기지와 B 전초기지까지의 길을 확인했다.
‘산맥이나 B 지역을 통과해야 하네.’
A 전초기지를 가기 위해서는 거대한 산맥을 넘거나 혹은 B 지역을 지나쳐야 했다.
“B부터 가자.”
* * *
B 지역 아밀레타 파벌의 전초기지.
“끙…….”
기지장 알라드는 앓는 소리를 내뱉었다.
알라드는 심각한 표정으로 지도를 보고 있었다.
B 지역의 지형을 확대한 지도였다.
“이곳에서 더 이상 밀리면 안 되는데…….”
현재 B 지역의 상황은 매우 좋지 않았다.
B 지역을 100으로 본다면 90을 키라드 파벌에서 장악했다.
거기다 얼마 되지 않는 10의 지역도 야금야금 빼앗기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B 지역을 완전히 빼앗기고 만다.
문제는 B 지역을 빼앗기는 순간 A 지역 역시 고립된다는 점이었다.
즉, 어떻게 해서든 A 지역으로 가는 통로는 막아야 했다.
“레드카스라면…….”
B 지역 키라드 파벌의 수장은 상급 마족 레드카스였다.
“이곳이 아니라 이곳을 집중 공략하겠지…….”
레드카스는 힘이 약하지만 뛰어난 두뇌로 약한 힘을 보완하는 전형적인 참모 스타일의 마족이었다.
분명 숨통을 조일 수 있는 방향으로 진격을 해 올 것이었다.
“본성에서 지원은?”
지도를 보며 알라드는 부기지장이자 상급 마족인 하라간에게 물었다.
“지금 G 지역이 완전히 먹혀 H 지역이 고립됐다고 합니다.”
“뭐?”
하라간의 답에 알라드는 미간을 찌푸리며 반문했다.
지원이 오지 않는다는 소리였기 때문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알라드 님!”
천막으로 중급 마족 오렉사나문이 들어왔다.
“지금 그분들이 오셨습니다!”
“……?”
오렉사나문의 말에 알라드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분?’
누굴 말하는 것일까?
“아!”
그러다 문득 든 생각에 알라드는 탄성을 내뱉으며 표정에 가득했던 착잡함을 지웠다.
“설마 에브라탐의 그분들?”
그리고 물었다.
“예!”
오렉사나문이 고개를 끄덕였다.
‘됐다!’
알라드는 활짝 미소를 지었다.
오렉사나문이 말한 그분들은 얼마 전 도시 ‘에브라탐’에서 발록들을 연달아 처치한 수혁과 연중이었다.
‘발록을 잡은 그분들이라면 지금의 상황을 뒤집을 수 있어!’
둘이서 발록을 셋이나 잡았다.
그 둘의 힘이라면 키라드 파벌의 공격을 막아내는 것은 물론 전황을 완전히 뒤집을 수도 있다.
“어서 모셔 와!”
알라드가 외쳤다.
“옙!”
오렉사나문은 알라드의 외침에 답하며 천막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인간과 함께 천막으로 들어왔다.
‘아밀레타 님께서 증표를 주셨다고 하더니…….’
천막으로 들어오는 인간 중 한 명에게서 아밀레타의 기운이 느껴졌다.
알라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정중히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B 구역 개척 기지를 관리하고 있는 알라드라고 합니다.”
“아, 네. 안녕하세요. 수혁이라고 합니다.”
“연중입니다.”
알라드의 정중한 인사에 부담을 느꼈는지 수혁은 어색한 미소로, 연중은 뿌듯함을 느꼈는지 활짝 미소를 지으며 인사에 답했다.
“여기 크라노손 님의 편지입니다.”
수혁은 알라드에게 크라노손의 편지B를 건네주었다.
알라드는 수혁에게서 편지를 받아 바로 읽기 시작했고 이내 미소를 지었다.
“전쟁을 도와주신다니 감사드립니다.”
이내 편지를 다 읽은 알라드가 감사를 표했다.
“아닙니다.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수혁은 감사를 표하는 알라드에게 답을 하며 생각했다.
‘내가 알고 있는 마족의 이미지랑 너무 다르단 말이야.’
마족은 보통 악랄하고 잔인하고 전투를 좋아하고 파괴를 일삼는 종족이었다.
중간계에 나타난 마족들은 대부분 그랬고 많은 이들이 마족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밀레타 파벌의 마족들은 수혁이 알고 있는 마족의 이미지와 너무 달랐다.
마족 같지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크, 큰일입니다!”
생각에 잠겨 있던 수혁은 귓가에 들려오는 목소리에 뒤를 보았다.
외침의 주인공은 오렉사나문이었다.
수혁과 연중을 안내한 뒤 밖으로 나갔던 오렉사나문이 다급한 목소리와 다급한 표정을 지은 채 천막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키라드 녀석들이 오고 있습니다!”
“……!”
알라드는 오렉사나문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빨리?’
이미 수혁과 연중이 오기 1시간 전 크게 한바탕 전투를 치렀다.
적어도 몇 시간 동안은 잠잠할 것이라 생각했던 알라드는 미간을 살짝 좁혔다가 다시 풀고 수혁과 연중에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바로 부탁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알라드가 말했다.
“네, 말씀하세요.”
“이곳.”
수혁이 답하자 알라드는 ‘라네타 계곡’을 가리켰다.
“이곳을 통해 녀석들의 별동대가 올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별동대요?”
“예, 만약 별동대가 들어온다면 아주 큰 피해가 생길 겁니다.”
보급로가 끊길 수 있고 아니면 뒤치기를 당할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해도 문제다.
존재 자체만으로 껄끄러움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곳에 가서 녀석들을 막아주시겠습니까?”
알라드가 말했다.
그러자 또 퀘스트가 나타났다.
‘또?’
전쟁이라 그런지 확실히 퀘스트가 많았다.
수혁은 퀘스트를 보았다.
알라드는 키라드 파벌에서 별동대를 파견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별동대가 파고들 지역은 ‘라네타 계곡’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선 안쪽으로 절대 통과시켜서는 안 된다.
라네타 계곡으로 가 키라드 파벌의 별동대를 막아라!
[키라드 파벌의 별동대 : 0 / ???]퀘스트 보상 : 별동대가 올 경우 기여도 20만, 별동대가 오지 않을 경우 기여도 3만
‘오지 않을 수도 있어?’
퀘스트를 보며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올 경우와 오지 않을 경우 얻을 수 있는 보상의 차이가 너무나 컸기 때문이었다.
“만약 오지 않으면요.”
수혁은 퀘스트를 보며 알라드에게 말했다.
오지 않는다면?
기여도를 받을 수 있긴 하지만 마냥 기다리는 것으로 시간을 날리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을 날리는 것이 너무나도 아까운 수혁이었다.
“제가 계곡을 통해 역으로 침투해도 될까요?”
그래서 수혁은 키라드 파벌의 별동대가 오지 않는다면 역으로 별동대가 되고 싶었다.
‘별동대가 되면 더 빠르게 전쟁을 끝낼 수 있겠지.’
이렇게 수동적으로 시키는 것만 하는 것보다는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전쟁을 더 빨리 끝낼 수 있을 것이었다.
“오! 그래 주시면 정말 감사드리지요!”
알라드가 탄성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잘됐어!’
그렇지 않아도 오지 않으면 역으로 쳐들어가 달라고 하고 싶었다.
다만 너무나도 위험했고 수혁과 연중의 신분이 신분인지라 말하지 못했는데 수혁이 해준다니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웠다.
“그럼 그렇게 하는 걸로 하고.”
[퀘스트 ‘라네타 계곡을 수호하라’를 수락하셨습니다.]알라드와 마찬가지로 만족스럽게 이야기를 끝낸 수혁은 퀘스트를 수락했다.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한 번 ‘라네타 계곡’까지의 동선을 확인했다.
그리고 연중과 함께 천막에서 나왔다.
“와, 진짜 실감 난다. 전쟁이라니.”
천막에서 나오자마자 연중이 흥분 가득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수혁이 책을 좋아하는 만큼 연중 역시 좋아하는 것이 있었다.
바로 전쟁이었다.
이런 대규모 전쟁.
시도 때도 없이 전투가 일어나는 큰 전쟁을 연중은 매우 좋아했다.
소설 혹은 만화 또는 영화로만 접하던 전쟁에 직접 참여하게 되니 날아갈 것 같았다.
수혁은 헤벌쭉 미소를 짓고 있는 연중을 보며 피식 웃고는 유령 마차를 소환했다.
라네타 계곡으로 출발할 시간이었다.
* * *
B 지역 키라드 파벌의 전초기지.
“흐음.”
지도를 보며 레드카스는 침음을 내뱉었다.
“그래, 그런 식으로 하면 딱 되겠어.”
생각을 마친 레드카스는 만족스러운 미소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천막에서 나왔다.
천막 밖에는 수많은 마족들이 대오를 갖춰 서 있었다.
“다 왔나?”
레드카스는 부기지장이자 부관인 엘라미에게 물었다.
“예, 100명 전부 왔습니다.”
“리인카 님은?”
“아직…….”
엘라미는 말끝을 흐렸다.
바로 그때였다.
“나 왔어!”
상급 마족 리인카가 모습을 드러냈다.
“늦어서 미안!”
리인카는 대오를 갖춘 100명의 마족들 앞에 섰다.
“연락받고 최대한 빨리 온 거야!”
그리고 능글맞은 표정으로 레드카스에게 말했다.
“갑작스레 연락드려 죄송합니다.”
“아니야, 근데 무슨 일이야? 애들까지 이렇게 모은 걸 보면…….”
리인카는 뒤쪽에 서 있는 마족들을 보고는 말끝을 흐리며 물었다.
“이제 녀석들의 숨통을 끊고 B 지역을 완전히 장악할 생각입니다.”
레드카스가 리인카와 100명의 마족들을 부른 이유.
그것은 바로 B 지역에 남아 있는 아밀레타 파벌을 완전히 몰아내기 위해서였다.
“호오.”
리인카가 탄성을 내뱉었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그럼 우리가 할 일은?”
따로 부른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주어질까 기대가 됐다.
“뒤를 잡을 생각입니다.”
리인카의 물음에 레드카스가 씨익 웃으며 답했다.
“뒤?”
“예, 이제 녀석들이 정신 못 차리게 몰아붙일 생각입니다. 그사이 라네타 계곡을 통해 녀석들의 뒤를 잡아 주십시오.”
레드카스는 아밀레타 파벌 안쪽에 별동대를 침투시킬 생각이었다.
“근데 그런 거면 내가 아니라 다른 애들을 쓰는 게 낫지 않아?”
리인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 육체 능력으로는…….”
상급 마족들은 대부분 육체를 단련한다.
하지만 리인카는 신체가 아닌 마법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별동대는 육체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쉬지 않고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었다.
즉, 리인카는 별동대에 어울리지 않았다.
정확히는 더 어울리는 이들이 많이 있었다.
“아닙니다. 제가 필요한 건 리인카 님의 마법 능력입니다.”
레드카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정확히는 파괴력이라 해야겠죠.”
리인카가 필요한 이유는 바로 엄청난 파괴력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파괴력에서는 마법을 따라갈 수가 없다.
더구나 마법의 경우 이미 최상급 마족과 대등한 리인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