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248
248
제 248화
246.
“따로 움직이겠습니다.”
부대에 배속받아 활동하기에는 너무나도 불편했다.
전부터 같이 활동한 게 아니라 쉽게 어우러질 수 없을뿐더러 명령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싫었다.
‘빨리 완료해야지.’
거기다 목표했던 1억을 달성했으니 전쟁을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한다.
따로 활동하는 것이 전반적으로 더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었다.
“예, 알겠습니다.”
아밀레타가 답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시죠!”
그리고 천막 밖으로 나갔다.
수혁과 연중은 아밀레타의 뒤를 따라 천막에서 나왔다.
천막 밖에는 수많은 마족들이 줄을 서 있었다.
마족들의 시선을 받으며 아밀레타는 단상 위로 올라갔다.
단상에 도착한 아밀레타는 마족들을 한번 스윽 훑어보았다.
“이제 끝을 낼 시간이다.”
이내 아밀레타의 연설이 시작됐다.
그리고 아밀레타의 연설이 끝날 즈음 수혁은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퀘스트 ‘알린 전투’가 퀘스트 ‘총공격’으로 변경되었습니다.]메시지를 본 수혁은 바로 퀘스트를 확인했다.
알린을 함락하기 위해 아밀레타 파벌의 총공격이 시작되었다.
알린에 있는 키라드 파벌의 마족들을 몰아내라!
[죽인 마족의 수 : 0 / ???]퀘스트 보상 : 알린 함락
설명이 약간 달라졌을 뿐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와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
퀘스트를 보고 있던 중 아밀레타의 연설이 끝났고 마족들이 함성을 내뱉었다.
함성을 들으며 아밀레타가 내려왔다.
수혁은 아밀레타가 다가오자 퀘스트 창을 닫았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옙.”
그리고 아밀레타의 말에 답했다.
아밀레타는 다시 걸음을 옮겨 기지 밖으로 향했다.
그 뒤를 마족들이 따랐다.
“우리도 바로 가면 되나?”
연중이 물었다.
“그러면 될 것 같아.”
수혁은 연중의 말에 답하며 기지 밖으로 나왔다.
‘장관이네.’
기지 밖으로 나온 수혁은 근처에 있는 다른 기지들을 확인했다.
수많은 마족들이 기지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총공격의 시작이었다.
* * *
“어이가 없군.”
키라드가 말했다.
“…….”
“…….”
근처에 있는 마족들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니, 애초에 할 말이 없었다.
키라드가 말을 걸고 있는 대상은 발록들의 시체였기 때문이었다.
“인간 둘에게 죽은 게 분명한가?”
발록들의 시체를 보던 키라드가 다시 말했다.
이번에는 발록들에게 말한 게 아니었다.
“예, 그렇습니다.”
뒤쪽에 있던 상급 마족 에오스가 답했다.
‘나였다면 어땠을까.’
에오스의 답에 키라드는 생각했다.
키라드였다면 어땠을까?
지원을 받고 있는 발록들을 단숨에 죽일 수 있을까?
‘힘들다.’
상황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일반 발록들만 있다면 모를까 상급 발록도 둘이나 있었다.
더구나 많은 상급 마족들의 지원이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단숨에 발록들을 죽이는 것은 힘들었다.
바로 그때였다.
“키라드 님!”
에슈타르가 나타났다.
“녀석들이 또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그래, 녀석의 기운이 느껴지는군.”
키라드는 고개를 돌려 아밀레타의 기운이 느껴지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할까.’
그리고 고민했다.
‘인간들을 막아야 하나?’
아밀레타가 있는 곳과 상당히 떨어진 곳.
그곳에 작지만 아밀레타의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인간들이 분명했다.
아밀레타를 막아야 할까?
아니면 인간들을 막아야 할까?
‘미치겠군.’
고민을 하던 키라드는 헛웃음을 내뱉었다.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도 아밀레타를 막아야겠지.’
키라드는 고민을 끝냈다.
아무리 인간들이 위협적이라고 하지만 아밀레타가 날뛰게 만들 수는 없다.
‘지금쯤이면 의식도 시작했겠고.’
키라드는 아밀레타가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기며 헤르타나를 떠올렸다.
수도로 향한 헤르타나.
지금쯤이면 아슐이 의식을 시작했을 것이다.
의식이 끝나는 데에는 꽤나 긴 시간이 필요하다.
최대한 시간을 끌어야 했다.
* * *
“진짜 대박이다!”
마차를 몰던 연중이 흥분 가득한 표정으로 외쳤다.
어떻게 해서든 성벽을 오르려는 아밀레타 파벌의 마족들.
어떻게 해서든 올라오는 것을 저지하려는 키라드 파벌의 마족들.
전방에는 아밀레타 파벌의 공성과 키라드 파벌의 수성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었다.
“흐음.”
연중과 마찬가지로 공성과 수성을 지켜보던 수혁은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구멍만 뚫어주면 금방이겠는데?’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성벽만 아니라면 벌써 제압을 했을 정도였다.
“연중아.”
생각을 마친 수혁은 연중을 불렀다.
“응?”
“성벽으로 가자. 구멍을 뚫어야겠어.”
“응!”
연중은 수혁의 말에 마차를 몰아 빠르게 성벽으로 향했다.
“수혁 님과 연중 님이 오셨다!”
“몰아붙여!”
“우와아아아아!”
수혁과 연중이 다가오자 성벽 위로 마법을 날리던 마족들은 물론 성벽을 오르던 마족들이 함성을 내질렀다.
마족들의 함성을 들으며 수혁은 마족들이 없는, 구멍을 낼 만한 곳을 찾기 시작했다.
“저기로.”
이내 마족들이 보이지 않는 곳을 발견한 수혁은 손을 들어 말했다.
연중이 마차를 몰았고.
“파이어 스피어, 매직 미사일, 다크 스피어, 파이어 볼.”
도착과 동시에 수혁은 성벽을 향해 마법을 시전했다.
쾅! 쾅! 쾅!
방어 마법진이 나타났지만 이어진 수혁의 마법에 마법진은 그대로 사라졌고 성벽 역시 파괴되어 구멍이 생겼다.
그렇게 구멍을 만든 수혁은 연중에게 말했다.
“저쪽으로 가자.”
구멍 하나로는 부족했다.
아밀레타 파벌 마족들은 매우 많았다.
수혁은 돌아다니며 구멍을 더 만들 생각이었다.
연중은 수혁의 말에 성벽을 따라 마차를 몰기 시작했다.
“저기 인간들을 공격해!”
“히아앗!”
구멍 만드는 것을 보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동안 해왔던 일 때문일까?
성벽 위의 키라드 파벌 마족들이 수혁과 연중에게 마법과 화살을 퍼붓기 시작했다.
물론 그 공격들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성스러운 보호막.”
수혁 그리고 수호자로 연결된 연중의 몸 주위로 보호막이 나타났고 키라드 파벌 마족들의 마법이나 화살은 보호막을 뚫지 못했다.
그렇게 수혁과 연중은 보호막의 보호를 받으며 구멍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 * *
‘수혁과 연중 님!’
아르옹은 수혁과 연중을 발견하고 침을 꼴깍 삼켰다.
‘왜 오시는 거지?’
어째서 수혁과 연중이 오고 있는 것일까?
설마 도움이 필요해 보인 것일까?
“……”
고민을 하던 아르옹은 이어진 상황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쾅! 쾅! 쾅!
‘서, 성벽이…….’
마법 몇 번에 성벽에 큰 구멍이 났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쉽게 파괴될 성벽이 아니었다.
쉽게 파괴되었다면 성벽을 오르는 수고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분명 마법진이 보였는데?’
마법진이 없는 곳도 아니다.
등장과 동시에 사라지긴 했지만 분명 방어 마법진이 있었다.
‘무슨…….’
너무나도 어이가 없어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는 느낌이 들었다.
“다들 구멍을 통해 진입해!”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 정신을 차린 아르옹이 외쳤다.
더 이상 힘들게 성벽을 오를 필요가 없다.
아르옹의 외침에 마족들은 구멍을 통해 알린 내부로 진입했다.
구멍을 보던 아르옹은 고개를 돌려 수혁과 연중을 보았다.
수혁과 연중은 성벽을 따라 올라가 새로운 곳에 멈춰 서 있었다.
쾅! 쾅! 쾅!
이내 폭음과 함께 또다시 성벽에 구멍이 났다.
아르옹은 두 번째 구멍을 보며 생각했다.
‘더 빨리 끝나겠군.’
이미 전쟁은 끝났다.
빨리 끝나냐 늦게 끝나냐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수혁과 연중이 성벽에 구멍을 만들고 있었다.
점점 알린으로 진입하는 마족들이 많아질 것이고 알린 장악에 걸리는 시간은 점점 빨라질 것이었다.
수혁과 연중을 보던 아르옹은 재빨리 구멍을 통해 알린으로 진입했다.
그리고 시야에 들어오는 키라드 파벌 마족들을 향해 뛰어들었다.
* * *
“네 생각대로네.”
연중의 말에 수혁은 씨익 웃었다.
성벽을 따라 움직이며 구멍을 10개 이상 만들었다.
수많은 아밀레타 파벌 마족들이 구멍을 통해 알린으로 진입해 전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우리도 들어갈까?”
“그러자.”
연중의 물음에 수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구멍은 충분히 만들었고 이제 구멍을 만드는 것보다 직접 알린으로 들어가 키라드 파벌 마족들을 죽이는 것이 전쟁 시간 단축에 더 도움이 될 것이었다.
수혁의 말에 연중은 마차를 몰아 구멍으로 향했다.
그리고 구멍을 통해 알린으로 진입한 순간.
[경고!] [상급 마족 에스카티나가 나타났습니다.] [경고!] [상급 마족 호렛이 나타났습니다.]메시지가 나타났다.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주변을 확인했다.
챙! 챙! 쾅! 쾅!
근처에서 4명의 마족들이 혈전을 벌이고 있었다.
둘은 아밀레타 파벌의 마족들이었고 나머지 둘은 메시지에 나온 키라드 파벌의 상급 마족임이 분명했다.
어우러져 공방을 주고받는 상급 마족들을 응시하던 수혁은 고개를 돌렸다.
상급 마족 에스카티나와 호렛을 죽이고 싶었지만 마법을 쓰자니 아밀레타 파벌 상급 마족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었다.
밀리고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개입했겠지만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으니 굳이 개입할 필요가 없었다.
수혁은 근처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지만 조금씩 밀리고 있는 키라드 파벌의 마족들을 향해 마법을 날리기 시작했다.
-중급 마족의 영혼석 9개
드랍 창이 차근차근 업데이트되기 시작했다.
수혁은 드랍 창을 보며 생각했다.
‘그냥 아예 확 안으로 들어가 버릴까.’
꾸준히 죽이고 있었지만 지금 상황이 너무나 답답했다.
범위 마법을 사용할 수 없어 한 명씩 죽여야 했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깊숙이 들어간다면?
아군 걱정 없이 범위 마법을 난사할 수 있을 것이었다.
“연중아, 그냥 안으로 쭉 들어갈까 하는데 네 생각은 어때?”
“나야 뭐 네 생각대로 가는 거지! 안으로 들어가?”
연중의 말에 수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연중이 마차를 몰기 시작했다.
“어어?”
“엇!”
아밀레타 파벌은 물론 키라드 파벌 마족들 역시 놀란 목소리를 내뱉었다.
“매직 미사일, 다크 볼.”
수혁은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키라드 파벌 마족들에게 마법 날렸다.
또다시 드랍 창이 업데이트되었고 마차는 쓰러진 두 마족의 시체를 지나 쭉쭉 안으로 향했다.
바로 그때였다.
쾅!! 쾅!! 쾅!!
거대한 폭음이 들려왔다.
수혁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폭음이 들린 곳을 보았다.
꽤 떨어진 곳에서 엄청난 먼지 구름이 피어올라 있었다.
쾅!!
다시 한 번 폭음이 울려 퍼졌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아밀레타 파벌의 수장 아밀레타와 키라드 파벌의 수장 키라드가 전투를 시작했습니다.] [퀘스트 ‘전투의 승패’가 생성되었습니다.]“……?”
상급 마족의 등장인가 했던 수혁은 내용을 확인하고 의아해했다.
‘전투의 승패?’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
그리고 퀘스트 ‘전투의 승패’를 확인한 수혁은 말없이 미간을 찌푸렸다.
“연중아.”
퀘스트 창을 닫은 수혁은 연중을 불렀다.
“응.”
“마차 돌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