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327
327
제 327화
325.
???가 있는 지도이다.
일리인 공국의 마을 ‘캐슈’에서 얻은 지도.
지도는 나그네의 쉼터라는 여관을 가리키고 있었다.
무엇이 있을까 직접 가보았지만 여관은 텅 비어 있었고 아무런 메시지도 뜨지 않았다.
다른 곳의 키메라들을 처리해야 했기에 수혁은 일단 나중을 기약하고 여관을 떠났다.
이후 여러 일로 지도를 잊고 있었던 수혁은 아이템 정보를 보며 생각했다.
‘뭐가 있는 걸까.’
아이템 정보를 보면 무언가 있는 것은 확실했다.
그것이 무엇인지 꽤나 궁금했다.
‘거기 도서관 갈 때 한번 가봐야겠네.’
캐슈에는 도서관이 있다.
당시 키메라 사태 때 큰 피해를 입기는 했지만 지금쯤이면 복구가 됐을 것이었다.
수혁은 캐슈 도서관에 들를 때 여관에 무엇이 있는 것인지 확인을 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다음 아이템들을 확인했다.
‘이 지도도 해독해야 하는데…….’
아이템들을 확인하던 수혁은 또 하나의 지도를 발견할 수 있었다.
대도 켈타의 비밀 장소를 가리키는 지도다. 해독이 필요하다.
바로 대도 켈타의 비밀 동굴에서 얻은 지도였다.
특수 퀘스트 ‘켈타의 유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지도.
‘전설 등급이라 쉽게 해독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도의 등급은 무려 전설이었다.
전설 등급의 지도를 해독할 수 있는 NPC는 많지 않다.
‘그러고 보니…….’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용병왕 하드락, 그는 하드락을 세우고 많은 부와 명예를 얻었다. 그리고 죽기 전, 재미를 위해 모든 부를 숨겼다. 하드락의 부가 숨겨져 있는 장소를 찾아라!
퀘스트 보상 : ???
파르빌 상단을 만든 대상인 파르빌, 파르빌은 죽기 직전에도 과거에 자신이 저지른 잘못 때문에 후회를 하고 있었다. 평생 후회를 하며 살아온 파르빌, 파르빌이 후회를 느낀 장소를 찾아라!
퀘스트 보상 : ???
대도 켈타, 피붙이 하나 없던 켈타는 평생 훔친 보물을 비밀 장소에 숨겨 두었다. 그 비밀 장소를 찾아라!
퀘스트 보상 : ???
유산 퀘스트.
퀘스트를 받은 지는 정말 오래됐지만 켈타의 유산을 제외하고는 단서가 없어 시작도 하지 못했다.
‘생각해 보면 컨텐츠가 참 많아.’
책부터 시작해 판게아는 할 것이 너무나도 많은 게임이었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다시 인벤토리를 확인했다.
‘버릴 게 없어.’
잡템이 하나도 없었다.
‘경매장에 들러서 더 올려야겠네.’
수혁은 조만간 한 번 더 인벤토리에 있는 전설 등급의 장비를 경매에 올리기로 결정을 내리고 인벤토리를 닫았다.
그리고 워프 마법진을 통해 발록의 사원과 가장 가까운 마을 ‘카상’으로 워프했다.
카상에 도착한 수혁은 유령마를 소환했다.
그리고 유령마를 타고 발록의 사원으로 향했다.
‘근데…….’
발록의 사원으로 향하던 수혁은 문득 든 생각에 미간을 찌푸렸다.
‘이상하게 생각하는 거 아냐?’
마족들은 수혁이 11마계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외부에서 오면 당황하지 않을까 싶었다.
‘새로운 길을 찾은 거냐고 물으면…….’
수혁은 어떻게 답을 할까 곰곰이 고민했다.
* * *
“흐음…….”
아소멜은 미간을 찌푸렸다.
“정리합니까?”
기로스는 아소멜의 침음에 물었다.
이제 독산은 끝났다.
마탑에서 수많은 마법사들이 출발했고 각 나라에서도 정예들을 보냈다.
이제 며칠이면 독산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정리해야겠지.”
아소멜이 말했다.
독산이 정리당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여러 흔적이 남아 있고 분명 그 흔적을 찾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암당의 존재까지 알려지게 된다.
독산의 끝은 막을 수 없지만 암당이 알려지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
“알겠습니다. 그럼 깔끔히 정리하겠습니다.”
기로스는 인사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로 그때였다.
스악!
검은 로브를 입고 있는 누군가 방 안에 나타났다.
“헛.”
기로스는 갑작스레 나타난 존재에 화들짝 놀랐다.
“……!”
놀란 것은 기로스뿐만이 아니었다.
아소멜 역시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에리멘 님?”
물론 기로스가 놀란 것과는 다른 이유였다.
“예, 아소멜 님. 오랜만입니다.”
검은 로브의 정체는 바로 에리멘이었다.
로브를 벗은 에리멘은 자연스레 걸음을 옮겨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아소멜이 앉자 에리멘이 이어 말했다.
“독산이 발각됐다고 들었는데…….”
말끝을 흐린 에리멘은 히죽 웃었다.
“예, 지금 깔끔히 정리를 할 예정입니다.”
“그럼 라모스 님 역시 처리를 하는 건가요?”
“그래야지요. 가장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자니까요.”
에리멘의 말에 아소멜은 고개를 끄덕였다.
독산의 수장인 라모스는 상당히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흑월의 휘하 세력을 전부 아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를 알고 있었고 암당에 대한 것도 알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흑월의 마스터와 에리멘에 대해 알고 있었다.
물론 금제가 걸려 있기에 흑월에 대한 정보를 누설하지는 못하겠지만 암당과 다른 몇몇 단체에 대해서는 아니다.
정보를 누설하기 전 죽여야 했다.
“그렇군요.”
에리멘은 아소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말입니다.”
그리고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어 말했다.
“제가 직접 가도 되겠습니까?”
“직접요?”
“예, 마침 갈 일이 있었거든요.”
“에리멘 님이 직접 가주신다면야…….”
아소멜은 에리멘의 능력이 어떤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에리멘이라면 아주 깔끔히 처리를 해줄 것이었다.
“그럼 제가 직접 가는 걸로 하지요.”
“도와드릴 일은…….”
아소멜이 말끝을 흐리며 물었다.
아무리 에리멘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하지만 독산에 남아 있는 흔적을 다 지우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아, 괜찮습니다. 저만 온 게 아니라서요.”
에리멘은 다시 한 번 히죽 웃으며 말했다.
“……!”
그리고 아소멜 역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누구와 함께 온 것인지 예상이 됐기 때문이었다.
“아아, 맞다.”
자리에서 일어나던 에리멘은 문득 든 생각에 탄성을 내뱉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살성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살성이요?”
“예, 한번 찾아봐 주셨으면 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에리멘은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하고는 나타났던 때처럼 스르륵 사라졌다.
그렇게 에리멘이 사라지고 자리에 서 대화를 경청하던 기로스가 아소멜에게 물었다.
“……어떻게 할까요?”
“모두 멈춰. 어차피 보내봤자 방해만 될 테니까.”
암당의 인원들이 가면 도움이 아니라 방해가 된다.
오히려 보내지 않는 게 돕는 거였다.
“알겠습니다.”
기로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살성이 뭡니까?”
그리고 이어 물었다.
에리멘은 사라지기 전 살성이 나타났으니 찾아 달라는 부탁을 했다.
흑월의 모든 정보를 담당하는 암당의 부당주인 기로스였지만 살성에 대한 이야기는 단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살성은…….”
아소멜은 말끝을 흐렸다.
* * *
몇 시간 뒤 수혁은 발록의 사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본대와 함께 느릿느릿 휴식을 취하며 움직였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이 단축됐다.
“엇?”
“응?”
입구를 지키고 있던 마족들은 수혁을 발견하고 하나같이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물론 마족들은 수혁에게서 의아함을 풀지 못했다.
마족들에게 수혁은 너무나 높은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수혁은 간단히 인사를 하며 입구를 지나쳐 곧장 포탈로 향했다.
“헛, 상급 마족 클라소넨. 수혁 님을 뵙습니다.”
밤이 되었기 때문일까?
포탈을 이용하는 마족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인파에 묻어가려 했던 수혁은 살짝 아쉬운 표정으로 클라소넨의 인사에 답한 뒤 물었다.
“가도 될까요?”
“예, 물론입니다. 근데 언제 오신 건지 여쭈어 봐도 되겠습니까? 기록에 남아 있지를 않아서…….”
“아아, 기록에 없을 겁니다. 이상한 마법에 공간 이동을 당했는데 10마계였거든요.”
“예?”
클라소넨은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가도 될까요?”
수혁은 다시 한 번 물었고 클라소넨은 고개를 끄덕였다.
클라소넨의 끄덕임에 수혁은 걸음을 옮겨 포탈로 들어갔다.
[11마계에 입장하셨습니다.]그렇게 11마계에 도착한 수혁은 연중이 오라 했던 장소로 향하며 귓속말을 보냈다.
-수혁 : 나 도착했어. 가는 중이야.
-연중 : 응.
연중의 답을 끝으로 귓속말은 끝이 났고 수혁은 곧 약속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고생했다.”
“아니야, 근데 다들 로그아웃하셨어?”
약속 장소에 있는 것은 연중뿐, 리더 길드원들이 보이지 않았다.
“응, 퀘스트 완료는 내일 아침에 하기로 결정했어. 사냥왕 님이 꽤 먼 곳까지 가셔서.”
“아아.”
수혁은 어째서 리더 길드원들이 보이지 않는지 알 수 있었다.
“바로 할 거야?”
“응, 바로 실험하자. 시간도 다 됐고.”
“……그래.”
연중은 비장한 표정으로 답했다.
“근데 만약 나 죽으면 어떻게 하지?”
“음…….”
수혁은 연중의 말에 침음을 내뱉었다.
연중의 방어력은 엄청나다.
하지만 수혁의 공격력 역시 엄청났다.
기본적으로 지혜가 높기도 했고 무엇보다 무(無)의 증폭이 너무나도 컸다.
만에 하나 연중이 죽는다면?
부활 장소를 바꾸지 않은 연중이었다.
죽으면 다시 중간계에서 마계로 와야 하는 것이다.
“괜찮아, 안 죽을 거야. 보호막도 있잖아.”
수혁은 연중을 안심시켰다.
연중이 맨몸으로 매직 미사일을 맞는 것은 아니었다.
수혁은 보호막을 걸어 줄 생각이었다.
보호막 역시 마법 공격력에 비례하여 단단해진다.
사제가 아닌지라 계수가 높지는 않지만 매직 미사일을 버틸 수는 있을 것이다.
“보호막에 효과 터졌으면 좋겠다…….”
물론 한 가지 문제점이 있기는 했다.
보호막에 옵션이 터지지 않을 경우였다.
마력의 저주 옵션이 터지는 것은 마법 공격이 성공했을 경우였다.
공격 성공이란 옵션은 2가지 종류가 있었다.
첫 번째로 데미지에 관계없이 대상에게 공격력이 적중했을 때.
두 번째로 대상에게 1이라도 데미지를 입혔을 때.
첫 번째라면 괜찮겠지만 두 번째라면?
옵션을 터트리기 위해서는 보호막 없이 매직 미사일을 받아내야 한다.
“성스러운 보호막.”
수혁은 연중에게 보호막을 시전했다.
그리고 장비 창을 열어 무(無)를 제외한 모든 장비를 빼기 시작했다.
“준비됐다!”
장비를 빼는 사이 방패를 든 연중이 외쳤다.
“날린다?”
마저 장비를 다 뺀 수혁은 장비 창을 닫고 연중에게 말했다.
“응!”
연중이 답했고.
“매직 미사일.”
수혁은 바로 매직 미사일을 시전했다.
스악!
매직 미사일은 등장과 동시에 빠르게 연중에게 날아갔다.
콰아앙!
그리고 보호막에 닿은 순간 엄청난 폭음을 만들어냈다.
‘무슨 소리가…….’
최근 들어 매직 미사일을 사용하지 않았던 수혁은 폭음에 살짝 당황했다.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스킬이 바로 매직 미사일인데 기본 스킬이라 할 수 없는 폭음이었다.
이내 매직 미사일에 만들어진 먼지구름이 가라앉았다.
그리고 수혁은 연중을 볼 수 있었다.
“……?”
연중을 본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