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344
344
제 344화
342.
귓속말을 마친 수혁은 도서관에서 나왔다.
그리고 워프 마법진으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바로 가는 게 나으려나.’
2일 뒤 하프 블러드의 본부가 기록되어 있는 지도를 받게 된다.
‘아니지, 일단 받고 도서관 다 끝내고 가자.’
하지만 바로 가기에는 10마계 도서관이 마음에 걸렸다.
남은 도서관은 총 4곳.
책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르지만 2일 동안 4곳을 정복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수혁은 10마계의 도서관을 전부 정복하고 하프 블러드 본부에 방문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워프 게이트에 도착한 수혁은 다음 도서관이 있는 도시 ‘할라클라스’로 워프했다.
그리고 수혁은 표지판을 따라 도서관을 찾아 움직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서관에 도착한 수혁은 기대 가득한 표정으로 마족 사서 NPC에게 증표를 보여주며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나 도시에 있는 도서관이라 그런 것일까?
수많은 책장과 수많은 책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겹치는 게 많긴 하네.’
물론 반짝이는 책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는 것이지 그 수는 객관적으로 결코 적지 않았다.
수혁은 도서관 내부를 한번 쭉 둘러보았다.
‘역시 없구나.’
조건을 충족한 책은 이번 도서관에도 없었다.
수혁은 하얀빛을 뿜어내는 책 다섯 권을 챙겨 책상으로 향했다.
그리고 책상에 도착한 수혁은 독서를 시작하기 전 캐릭터 창을 열었다.
레벨 : 642
경험치 : 12%
생명력 : 163700
마나 : 530800
포만감 : 84%
힘 : 30
민첩 : 19
체력 : 1088 [544]
지혜 : 26540 (+2550)
맷집 : 10
보너스 스텟 : 720
‘이번 도서관 정복하면 2만8천 되겠는데.’
도서관 내부를 돌아다니며 반짝이는 책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했었다.
지금 지혜를 보니 할라클라스 도서관을 정복하면 2만 8천 정도가 될 것 같았다.
수혁은 캐릭터 창을 닫으며 생각했다.
‘3만 찍고 싶다.’
얼마 전 공식 홈페이지에서 글을 하나 봤었다.
사냥왕, 연중의 마계 이야기를 제치고 인기글 1위를 차지한 글이었다.
글에는 스텟과 관련된 내용이 쓰여 있었다.
바로 스텟 3만을 달성할 경우 해당 스텟의 특수 퀘스트가 생성된다는 내용이.
물론 스텟이 3만 이하로 떨어질 경우 특수 퀘스트는 삭제된다.
일시적으로 넘겼던 것이기에 글을 올렸던 유저는 퀘스트를 진행할 수 없었다.
보상 역시 물음표로 되어 있어 완료할 경우 어떤 보상이 주어지는지 확인이 되지 않았다.
일시적으로 넘기는 게 아니라 상시 3만이 넘을 예정인 수혁은 퀘스트 삭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어떤 보상일까.’
해당 유저가 달성했던 스텟은 체력이었다.
지혜와는 분명 다른 조건을 갖고 있을 것이다.
어떤 조건을 달성해야 하는지 어떤 보상을 줄지 너무나 기대됐다.
수혁은 스텟 3만 그리고 3만을 달성하는 순간 생성될 특수 퀘스트에 대한 생각을 접고 책을 펼쳤다.
그리고 독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지혜가 1 상승합니다.] [지혜가 1 상승합니다.].
.
책 넘기는 소리와 함께 메시지가 주르륵 나타나기 시작했다.
* * *
유저 ‘날씨’는 히죽히죽 웃으며 걸음을 옮겼다.
현재 날씨는 페이드 제국의 도시 ‘비욘드’에 와 있었다.
해결할 의뢰가 있는 것도 아닌데 비욘드에 온 이유.
그것은 바로 리더 길드의 길드 하우스에 가기 위해서였다.
‘이 지도 덕분이야.’
날씨는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인벤토리 첫 번째 줄 첫 번째 칸에 자리 잡은 지도를 보며 생각했다.
‘드디어 뵙는구나.’
길드 하우스에 가는 이유는 지도를 전해주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 지도를 받는 이는 날씨가 그토록 만나길 바랐던 수혁이었다.
저벅!
이내 리더 길드의 길드 하우스에 도착한 날씨는 걸음을 멈췄다.
“후우…….”
그리고 긴장을 풀기 위해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었다.
숨을 내쉬며 긴장을 살짝 풀어낸 날씨는 다시 걸음을 옮겨 문 앞으로 다가갔다.
쿵쿵!
문 앞에 도착한 날씨는 문고리로 문을 두드려 노크했다.
끼이익!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며 한 유저가 나왔다.
리더 길드의 부길드 마스터 비둘이었다.
“누구세요?”
비둘은 날씨의 머리 위를 힐끔 보고 물었다.
“날씨라고 합니다.”
“아아, 날씨 님이시군요. 리더 길드의 부길드 마스터 비둘이라고 합니다.”
이미 연중에게 날씨가 올 것을 들어 알고 있던 비둘은 악수를 청하며 자신을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날씨는 비둘의 인사를 받으며 안쪽을 힐끔 보았다.
‘계신 건가?’
수많은 리더 길드원들이 홀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보였다.
“수혁 님은 지금 오고 계신다고 하시네요. 5분 정도 걸리실 겁니다.”
“아, 그렇군요.”
“안에서 기다리시겠어요?”
“예!”
리더 길드의 길드 하우스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했던 날씨는 비둘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진짜 크다.’
이미 밖에서 보았을 때 크다는 것을 예상했지만 직접 보니 느낌이 달랐다.
‘다 이렇지는 않겠지?’
리더 길드는 현재 페이드 제국 최강의 길드였다.
그리고 페이드 제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 자리 잡은 길드들과 비교해서도 명성이 높은 길드였다.
모든 길드의 길드 하우스가 이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서 기다리시면 됩니다!”
이내 손님 방에 도착한 비둘이 날씨에게 말했다.
“옙!”
날씨가 답했고 비둘은 방에서 나갔다.
그리고 날씨는 인벤토리를 연 채 수혁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얼마 뒤.
끼이익
문이 열렸다.
날씨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문을 보았다.
비둘이 아니었다.
‘수혁 님!’
날씨는 확신했다.
수혁이 분명했다.
“안녕하세요. 수혁이라고 합니다.”
날씨의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문을 열고 들어온 이는 바로 수혁이었다.
“안녕하세요!”
날씨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인사했다.
실제로 수혁을 보게 되어 그런지 날씨의 목소리는 살짝 떨리고 있었다.
“여기 있습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거래를 걸어 지도를 올렸다.
“이게 하프 블러드 본부가 나온 지도인가요?”
“네, 그 지도가 맞습니다.”
“감사합니다.”
거래가 성사되었고 지도를 받게 된 수혁은 감사를 표했다.
“아닙니다! 필요하시다는데 당연히 드려야죠!”
날씨는 껄껄 웃으며 답했다.
“근데…….”
수혁은 난감한 표정으로 말끝을 흐렸다.
“……?”
날씨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수혁이 이어 말했다.
“제가 마찰이 좀 생길 것 같은데 괜찮을까요?”
하프 블러드 본부에 가게 되면 마찰이 생길 것이다.
전투가 벌어질 것이고 수혁이 죽든 하프 블러드가 와해되든 한쪽은 크게 다칠 것이었다.
문제는 날씨가 하프 블러드 소속이라는 점이었다.
다칠 확률이 높은 것은 하프 블러드였다.
하프 블러드가 와해된다면?
날씨는 배경을 잃게 되는 것이다.
“괜찮습니다.”
수혁의 물음에 날씨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활짝 웃으며 답했다.
“이미 많은 걸 얻었고 암살 길드가 하프 블러드 하나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하프 블러드가 와해되어 사라진다고 해도 상관없다.
이미 날씨는 하프 블러드에서 얻은 정보들을 저장해두었다.
전부 고가에 판매할 수 있는 고급 정보들이었다.
그리고 하프 블러드가 아니라도 들어갈 암살자 길드는 많았다.
“근데 혼자서 가시는 건가요?”
날씨는 수혁에게 물었다.
“예, 아마 혼자 갈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수혁의 답에 날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수혁 님이라면…….’
걱정은 들지 않았다.
수혁에 관한 수많은 글들을 보았다.
보통 글이라는 것이 과장되기 마련이지만 날씨가 보기에는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오히려 과소평가된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날씨였다.
암살자가 마법사에게 강하다고 하지만.
하프 블러드의 암살자들이 특히 강한 편이긴 하지만.
수혁에게는 안 될 것이다.
“혹시 친추 가능할까요?”
“……친추요?”
고개를 끄덕이던 날씨는 수혁의 말에 끄덕임을 멈췄다.
그리고 놀란 목소리로 반문했다.
“네, 여쭤볼 게 있을 수 있고 혹시나 갔다가 알려드려야 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고 겸사겸사해서요.”
“물론입니다!”
“옙! 그럼 친추 걸게요.”
“받았습니다!”
“지도 주신 거 정말 감사드려요.”
날씨와 친구 추가를 한 수혁은 다시 한 번 지도를 준 것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아닙니다! 제가 정말 팬인걸요. 가셔서 원하시는 대로 일 해결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수혁의 말에 날씨는 감격이 듬뿍 담긴 목소리로 답했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날씨가 말했다.
수혁이 직접 말한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 급한 일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날씨는 수혁의 시간을 뺏고 싶지 않았다.
“아, 그럼 밖까지 안내해드릴게요.”
“옙!”
수혁은 날씨의 답을 듣고 앞장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안녕히 가세요!”
“옙! 안녕히 계세요!”
길드 하우스 앞에 도착해 헤어짐의 인사를 다시 한 번 나누었고 날씨는 워프 게이트가 있는 곳으로 떠났다.
날씨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수혁은 길드 하우스로 들어갔다.
“수혁 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그리고 들어감과 동시에 홀에서 대기하고 있던 길드원들의 인사를 받을 수 있었다.
수혁은 길드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비둘의 방으로 향했다.
똑똑 끼이익
“비둘 님?”
“네, 수혁 님. 일은 잘 끝나셨나요?”
“예, 잘 끝났습니다.”
비둘과 대화를 나누며 수혁은 연중이 비둘에게 전해달라 부탁했던 아이템들을 전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네, 다음에 뵙겠습니다.”
아이템을 전한 뒤 수혁은 비둘의 방에서 나왔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아공간에 도착한 수혁은 워프 마법진으로 걸음을 옮기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날씨에게 받은 지도를 꺼내 펼쳤다.
하프 블러드의 본부 위치를 확인한 수혁은 미간을 살짝 좁혔다.
‘이런 비밀 조직들은 다 미개척지에 본부가 있는 건가.’
본부는 도시나 마을에 있지 않았다.
미개척지에, 그것도 상당히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가는 데 시간 좀 걸리겠네.’
워프 마법진에 도착한 수혁은 지도를 인벤토리에 넣었다.
그리고 10마계의 도시 ‘켈랑브’로 워프했다.
* * *
“…….”
장경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말없이 모니터를 바라보던 장경우가 이내 입을 열었다.
“왜 또 이렇게 된 거지?”
전혀 접점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두 유저가 만났다.
바로 수혁과 날씨였다.
문제는 날씨가 수혁에게 건넨 아이템이었다.
“본부 지도라니…….”
날씨는 수혁에게 지도를 건넸다.
하프 블러드의 본부 위치가 기록되어 있는 지도였다.
“왜 받은 거지?”
지도를 주게 된 경위도 궁금했지만 받은 이유도 궁금했다.
“설마 하프 블러드 본부에 쳐들어갈 생각인가?”
아니, 솔직히 말해 받은 이유는 예상이 됐다.
본부에 가려는 것 말고는 지도를 받을 이유가 없다.
“아직 하프 블러드는 안 되는데…….”
장경우는 말끝을 흐리며 한숨을 내뱉었다.
“본부 위치를 옮겨? 아니지, 옮겨봤자 날씨가 알려줄 것 같은데. 그냥 내버려 둬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