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390
390
제 390화
388.
‘일단 물 마법이나 습득하러 갈까.’
물 속성을 개방해 수많은 스킬 퀘스트들이 생성됐지만 단 하나의 퀘스트도 완료하지 않은 수혁이었다.
어차피 10분을 기다려야 했고 마냥 기다릴 바에 스킬이나 습득하러 가자고 생각한 수혁은 물의 마탑으로 향했다.
“무엇이 필요하십니까!”
얼마 뒤 물의 마탑에 도착한 수혁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메모지를 꺼냈다.
이미 여관에 있는 동안 어떤 아이템들을 구매해야 하는지 정리를 해놓았다.
“이것들 주세요.”
수혁은 메모지를 찢어 NPC에게 건넸다.
그리고 NPC는 메모지를 보고 조금 놀란 표정으로 수혁을 보았다.
“이걸 전부 다 말입니까?”
“네.”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예.”
수혁의 답을 들은 NPC는 창고로 들어갔다.
그리고 얼마 뒤 자루를 들고 돌아왔다.
“2535골드입니다.”
자루를 내려놓으며 NPC가 말했다.
“여기요.”
수혁은 골드를 꺼내 NPC에게 넘기고 자루를 받았다.
그리고 물의 마탑에서 나온 수혁은 바로 아공간으로를 시전했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아공간에 도착한 수혁은 워프 마법진으로 걸음을 옮기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완료 버튼이 활성화된 물 속성 스킬 퀘스트들을 완료하기 시작했다.
.
.
[스킬 퀘스트 ‘해일’을 완료하였습니다.] [스킬 ‘해일’을 습득했습니다.]해일을 끝으로 완료할 수 있는 모든 스킬 퀘스트들을 완료한 수혁은 스킬 창을 열었다.
그리고 스킬 정리를 하며 습득한 마법들의 정보를 확인했다.
‘밸런스 좋고.’
물 속성 마법은 공격과 방어가 고루고루 섞여 있는 속성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습득한 마법들 역시 공격, 방어가 고루고루 섞여 있었다.
워프 마법진에 도착한 수혁은 스킬 창을 닫았다.
그리고 12마계의 도시 ‘마코드르’로 워프했다.
역시나 마코드르는 고요했다.
바람 소리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워프 게이트에서 나온 수혁은 동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동문에서 쭉 직진이라고 했지.’
수혁의 다음 목적지가 마코드르의 동쪽에 있기 때문이었다.
이내 성문을 지나쳐 밖으로 나온 수혁은 펫 창을 열어 풍을 소환했다.
-엇, 아빠!
“잘 쉬었니?”
-네! 푹 쉬었죠! 이번에는 어딜 가는 거예요?
그리고 풍과 대화를 나누며 동쪽으로 날기 시작했다.
‘금방이네.’
비행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시야에 성벽이 나타났다.
도시 ‘로스캄텔’의 성벽이 분명했다.
-아빠가 말한 곳이 저기예요?
“응.”
풍의 물음에 수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수혁의 끄덕임에 풍은 고도를 낮추기 시작했다.
얼마 뒤 성문에 도착했고 수혁은 풍을 역소환했다.
그리고 성문 안으로 들어갔다.
[로스캄텔에 입장하셨습니다.]‘북서쪽에 있다고 했지.’
안으로 들어온 수혁은 왼쪽 성벽을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저벅!
걸음을 옮기고 5분 정도 지났을까?
수혁은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활짝 웃었다.
마코드르와 마찬가지로 책 모양의 간판이 걸려 있는 2층 건물이 시야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책이 얼마나 있으려나.’
수혁은 걸음을 옮겨 도서관으로 들어갔다.
“……?”
그리고 들어감과 동시에 수혁의 표정에 의아함이 가득 나타났다.
‘왜 책상밖에 없어?’
수혁이 의아해한 이유, 그것은 바로 1층에 단 한 권의 책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책뿐만이 아니었다.
책장 자체가 없었다.
있는 것이라고는 책상뿐이었다.
책 모양 간판으로 보아 도서관인 것은 분명했고 정복자 칭호가 뜨지 않은 것을 보면 책이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지하가 있나?’
즉, 2층에 책이 있다는 것인데 수혁은 2층에만 책이 있다는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도서관이 엄청 큰 것도 아닌데 2층에만 책이 있다니?
수혁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1층 내부를 구석구석 살폈다.
그러나 그 어느 곳에도 지하로 이어지는 통로는 보이지 않았다.
수혁은 아쉬움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2층에 올라갔다.
“……후.”
2층에 도착한 수혁은 책장 속 책들을 보며 짧게 한숨을 내뱉었다.
‘중복도 많네.’
아직 모든 책장을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일단 보이는 책들 중 절반 정도만이 하얀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말이 절반이지 똑같은 책이 있을 것을 감안하면 더욱 적을 것이었다.
‘금방 끝나겠네.’
도시에 있는 도서관임에도 금방 정복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수혁은 책장에서 책들을 꺼내 1층으로 내려갔다.
* * *
캡슐에서 나온 햇별 아니, 김현성은 욕을 내뱉으며 바닥에 있던 쓰레기통을 걷어찼다.
“아오! 시팡!”
욕을 안 하려 해도 안 할 수가 없었다.
“난이도가 무슨 그따구야?”
고독 길드원들은 어중이떠중이가 아니었다.
헤르딘의 대표 길드이며 라만 왕국에서 최강이라는 수식어를 얻을 정도로 강한 길드가 바로 고독 길드였다.
그런데 속절없이 밀렸다.
“깨라고 만든 거야?”
메인 에피소드와 관련됐다고 해도 난이도가 너무나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현성은 계속해서 칭얼거리며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리고 바로 길드 채팅방에 접속했다.
-커맨더(이호영) : 헐, 형도 죽었어요?
-햇별(김현성) : 어, 진짜 쎄더라.
-커맨더(이호영) : 수혁은요?
-햇별(김현성) : 몰라, 그 새끼 끝까지 가만히 있던데?
김현성은 수혁을 떠올렸다.
끝까지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던 수혁.
수혁이 전투에 참여했다면?
분명 전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햇별(김현성) : 우리 엿 먹이려고 하는 게 분명해.
수혁에게도 퀘스트가 떴을 것이다.
그런데 전투에 참전하지 않았다는 것은 엿을 먹이겠다는 뜻이 분명했다.
-커맨더(이호영) : 아직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걸까요?
-햇별(김현성) : 그렇겠지.
-커맨더(이호영) : 아오, 그 쫌팽이 녀석! 진짜 한 번 제대로 담가야 하는데!
바로 그때였다.
-레롯(황춘삼) : 헐, 지금 공홈 보세요!
-커맨더(이호영) : 왜요?
-레롯(황춘삼) : 챕터 2 시작됐다는데요?
-커맨더(이호영) : ……진짜요?
-레롯(황춘삼) : 네! 진짜요! 공지 올라왔어요!
“……?”
레롯이 채팅에 참여했고 김현성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챕터 2가 시작돼?’
갑자기 웬 챕터 2란 말인가?
-레롯(황춘삼) : 챕터명이 ‘배그 그리고 라만 왕국’이라는데요?
-커맨더(이호영) : 라만 왕국이요?
-레롯(황춘삼) : 네, 읽어보니 챕터 2 주무대는 저희 안방이네요!
-절대검왕(김혁수) : 헐, 진짜요?
-초능(최민혁) : 대박. 라만 왕국에서 진행되는 거예요?
레롯의 말에 무수히 많은 길드원들이 채팅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김현성은 확인을 하기 위해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레롯의 말대로 챕터 2에 대한 공지사항이 올라와 있었다.
“……망할.”
그리고 공지사항을 읽은 김현성의 입에서 욕이 흘러나왔다.
고독 길드의 안방이라 할 수 있는 라만 왕국이 메인 에피소드의 주무대가 된 것은 분명 좋은 일이었다.
“하필…….”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죽어 있을 때…….”
참여를 할 수가 없었다.
바로 사망 페널티 때문이었다.
물론 페널티로 접속을 할 수 없는 것은 단 하루.
하루 늦게 시작한다고 에피소드에 참여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하루가 말도 안 되게 큰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끙…….”
일반 퀘스트였다면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다.
메인 에피소드가 아니던가?
아마도 접속하지 못한 하루가 천추의 한이 될 것 같았다.
“수혁 이 새끼…….”
죽은 것이 수혁의 잘못은 아니었다.
그러나 괜히 수혁에게 화가 났다.
“아오!”
하지만 그뿐이었다.
화가 난다고 수혁에게 뭔가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해를 가하기에는 수혁의 위치가 너무나 높았다.
* * *
.
.
[지혜가 1 상승합니다.]수혁은 시간을 확인했다.
‘역시 이게 마지막이었네.’
자정이 되기 직전이었다.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로그아웃할 시간이었다.
수혁은 책을 들고 2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남은 책들을 보며 아쉬운 표정을 보았다.
‘내일이면 끝나겠는데…….’
똑같은 책이 많아도 너무나 많았다.
내일 오후 정도면 정복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수혁은 가지고 온 책들을 원래 자리에 돌려놓고 로그아웃을 했다.
그리고 캡슐에서 나온 수혁은 핸드폰을 확인했다.
문자가 여러 통 와 있었다.
수혁은 하나하나 답을 보내며 컴퓨터 앞으로 향했다.
‘응?’
그리고 마지막 문자를 확인한 수혁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연에게서 온 문자 때문이었다.
‘그게 들어 왔다니? 무슨 소리지?’
문자의 내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책 이야기 같은데…….’
정연은 소나무 도서관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누는 이야기도 대부분 ‘책’과 관련이 있었다.
들어왔다는 ‘그것’은 소나무 도서관에 들어온 책일 확률이 높았다.
만약 책이라면?
어떤 책이 들어왔기에 이런 문자를 보낸 것인지 궁금해진 수혁은 문자를 보냈다.
띠리리링!
문자를 보내자마자 벨 소리가 울려 퍼졌다.
정연의 전화였다.
“네, 누나.”
-수혁아! 깜짝 소식!
전화를 받자마자 정연의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소식인데요?”
수혁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놀라지 말고 들어!
-강철 작가 신작 들어왔어!
“……예? 강철 작가 신작이요?”
미소를 짓고 있던 수혁의 표정에 놀람이 나타났다.
-어! 러너 뛰는 자!
-대박이지?
“읽어보셨어요?”
-어! 완결까지 다 읽었는데 딱 내 취향!
“……도서관에 있는 거죠?”
-응응.
수혁은 정연의 답에 생각했다.
‘하루 정도는 안 들어가도 되겠지.’
12마계 도서관이야 언제든 가도 되는 것이고 메인 에피소드도 꼭 참여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수혁은 소나무 도서관에 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 * *
“다시 도서관이라…….”
장경우는 모니터에 나온 수혁의 위치를 보며 피식 웃었다.
“그럼 그렇지.”
메인 에피소드에 관심을 가졌나 싶었는데 아니었다.
혹시는 혹시로 끝났다.
장경우는 수혁의 캐릭터 정보를 확인했다.
“지혜가 끝없이 올라가는구나.”
스킬 ‘지혜의 샘’과 꾸준한 독서로 인해 수혁의 지혜는 얼마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져 있었다.
“10만도 금방 찍겠는데…….”
이 상태가 유지된다면 금방 지혜 10만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럼 특수 퀘스트를 또 받을 테고.”
스텟 3만 때처럼 스텟 10만을 돌파하면 특수 퀘스트가 생성된다.
그리고 특수 퀘스트의 보상은 스텟 3만 때와 마찬가지로 해당 스텟을 강화시켜주는 ‘강화의 구슬’이었다.
“이번에도 쿨타임을 강화하려나…….”
장경우는 말끝을 흐렸다.
만약 수혁이 다시 한번 쿨타임을 강화한다면?
“그럼 60%…….”
현재 수혁의 쿨타임 초기화 확률은 40%였다.
한 번 더 강화를 하면 20%가 증가해 60%가 된다.
60%는 결코 낮은 확률이 아니다.
만약 수혁의 고위 마법 쿨타임이 계속해서 초기화된다면?
“흐음.”
절로 침음이 나왔다.